[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2-1  우선, 결혼 말고 동거라는 문화가 전혀 파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고 있어 옛날 사람인 저에게는 그 시작부터 신선함을 안겨줍니다. 연인과의 동거를 끝내고 본가로 들어가는 보현의 집에서는 하리와의 동거역사를 알고 있는 것일까요?  하리는 어느정도 홀로서기가 잘 되는 친구로 보여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집에다 일일이 보고하고 보살핌을 구하고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보현은 혼자 자면 가위에 눌리기도 하는, 다소 의존적이면서도 관계 맺은 이들을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배려하고 스스로 챙겨야 비로소 평화를 얻는 성격으로 보입니다.  주차장 구석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피우던 담배를 끄며 등장할 때부터 보현은 헤어짐을 원치 않는 무거운 모습이었고 영화 중간 하리가 마음이 바뀌어 (하리보와) 못 헤어지겠다는 말을 하자 안도하고 반색하던 모습이 찰나에 그치면서 하리에게 들킬세라 시치미를 뚝 뗐지만 보현을 덮친 깊은 실망을 숨길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하리보 문제로 들어가기 전에 보현의 가려진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영화는 장면장면 빼놓을 곳이 없게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는데 그래도 한 장면을 고르자면, 치열하게 냥육권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상황에서 하리가 던진 "그럼 쟤를 갖다버리기라도 하라는 거야?"라는 뼈 아픈 말을 들은 하리보의 표정과 이후 두 사람에게 다가와서 무심히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머물던 모습, 보현이 하리보가 들을까봐 가슴 졸이며 코딱지만한 소리로 "너 진짜 실수한 거야. 이거 진짜!"라며 하리의 양심을 공격하던 모습, 그리곤 "하리보, 일단 나가있자~"  슬며시 문을 밀어 닫는 모습까지. 양심이 양심에게 건네는 공격과 방어가 퍽 흥미로웠습니다. 2-2 동물이 나오는 작품으로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것은 많이 오랜된 영화 '워낭소리'입니다. 이 영화 속 동물은 지금 우리시대 반려동물 이미지와는 꽤 거리가 있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연상시키는 존재는 아니지만 반려가족으로서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와 이별의 고통, 그 빈 자리를 두고두고 되새기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끌어안고 숨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아니어도 충분히 가깝고 애틋하며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더라구요. 2-3 아직 보지는 못한 영화인데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예고편을 보고 이 영화 '말맛'이 제대로일 것 같다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2-1. 지난 편보다 흥미롭게 봤습니다. 커플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고양이를 누가 데려갈 것인지를 두고 싸우는 과정이, 결혼한 부부가 양육권 다툼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씁쓸했던 건 아이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부모의 모습에 이미 아이는 상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고양이가 누굴 선택하나 보자'라고 장난처럼, 게임처럼 행동하는 그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고양이였지만, 실제로는 자녀들이 되겠죠. 자녀는 그 과정에서 평생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남을 것 같고요. "너 엄마 따라갈래, 아빠 따라갈래?"라는 그 질문이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어려서 뭘 모를 거라는 부모들의 안일한 모습이 가슴아프게 느껴집니다. 고양이라 다행이었을까요. 누구도 선택하지 않고 밥그릇을 향해 저벅저벅 뒤돌아가는 모습에 통쾌했습니다. 2-2. 동물이 나오는 작품들 중 좋아하는 작품은 아예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들도 괜찮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온킹과 백 한마리 달마시안을 좋아합니다. 2-3. 맞아요. 저도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는데, 현실 고증을 담은 것 같기도 하고요(다들 헤어질 때 저렇게까지 하나요?). 저는 오래전에 봤던 '연애의 온도'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2-2. <장화신은 고양이>요^^ 저는 특히 더빙판을 좋아해요. 카리스마넘치는 귀여운 고양이 목소리가 인상적입니다. 게다가 귀염뽀짝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은 압권이죠. 2-3. <장르만 로맨스>란 영화가 생각나요. 코믹영화답게 주고받는 모든 말들이 허를 찌르며 감탄을 자아내요.
2-2 혹성탈출 시리즈가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 중에서는 인상깊었습니다. 유인원들은 인간과는 다르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오리지널과 리부트 모두 그런 실패를 반복하고야 맙니다. 그런 실패를 보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에 무슨 특별함이 있나 약간의 우울함이 감도는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리부트 버전은 그래도 새롭게 살아가야한다는 교훈(?)을 주어서 위안도 못지않게 받았습니다.
2-1 현실에 있을법한 얘기. 티키타카가 재밌고 짧은 시간에도 남자는 원하지 않는게 보이고 여자는 고양이를 더 생각하려고 하는게 재밌어요. 마지막 고양이가 선택하지 않는 것까지 좋았습니다. 2-2 라이프 오브 파이를 좋아해요.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2-3 저도 바로 떠오른 건 비포 시리즈였고. 나오지 않은 영화 중에 떠올려보면 김종관 감독 더 테이블 생각도 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② <하리보> 연출/각본 김소형 | 김우겸, 김소형 벌써 두 번째 에피소드 <하리보>의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질문도 김소형 감독님의 질문입니다 :) 2-4 영화를 보다보면 과연 하리보가 무슨 생각을 할지 생각하며 보는 재미가 꽤나 큰데요! 만약 하리보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마지막에 하리와 보현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했을까요? 하리보에게 이입하면서 답변 작성해볼까요?
2-4처음엔 하리보를 서로에게 미루기만 하다가 (유사 ‘시댁’도 등장하고요) 마지막엔 애정을 확인하는게 영락없이 엄마아빠 중 넌 누구랑 살래? 라고 묻는듯 했어요. 하리보의 선택을 갈구하며 기대하는 모습에 애달펐습니다. 하리보라면 그 [그 고양이도 아닌 하리보]로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나 떠난다. 문단속 잘하고.”
오타가…그가 아닌.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하리보- 입니다.
2-4. “데려오는 것도 마음대로 하더니 떠나는 것도 마음대로 하려나 보네요. 됐고요. 밥이나 더 줘요. 둘다 미우니까.”
2-4. (하품 쩍) 좋다고 키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발로 목 옆을 탁탁탁 긁는다) 하리야, 보현아 나는 너희 없이도 자유롭게 두 발로 걸으며 잠자고 먹을 수 있어. 그런데도 너희가 좋아서 나는 야생성을 버렸어. 이제 와서 너희가 날 키우지 않으면, 그동안의 내 애정은 무슨 의미가 있니?
2-4. '바보들... 날 서로에게 미루는 사람들이었다니, 실망이네요. 전 밥이나 먹을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 외에도 영화 관련해서 자유롭게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내일은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로 돌아오겠습니다.
조금 늦게 & 천천히, 질문에 답변하며 따라갑니다 ^^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대기업 ‘김과장’과 하청업체 ‘양사장’은 직원 부리기 꿀팁을 공유하며 서로 은밀한 애정을 키워간다. 1-1. 27년차 직장인이므로 대단히 흥미롭게 봤습니다. 두 등장인물이 한 프레임 속에서 나누는 대화가 영화 대사가 아닌 현실 장면을 그대로 찍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예능으로 보아야 하는데 다큐로 보게 되면서 감정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1-2. 협력업체, 갑을관계, 노련하고 경험많은 '을' 입장의 하청업체와 상대적으로 신참인 '갑' 입장의 파트너사 사이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상황이고, '위치로만 봤을 때' '김과장'의 위치에 있은 적이 여러 번인 것 같습니다. 업무 관계의 인물 구도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자기만의 노하우=요령 같은 것을 조언=참견하고 '나이가 어린 쎈 사람'이 듣는 척 실제로는 무시하는 광경도 일상에서 벌어지므로 매일 마주하는 일입니다. '나이'로 가지게 된 '세속적 경험'을 무조건적인 정답인 양 '강요'하지 않길 바라고, '직위'나 '서열'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1-3. 감독님이 삽입하신 '마음의 소리'에 공감합니다. 저라면, 어쩌면, 조금 더 과격하게 비꼬고 조롱하는 내용을 더할 것 같습니다 ^^ 1-4. 처음에는 다른 영상의 소리가 삽입되었나? 싶어 다시 돌려보고 또 돌려보았습니다. 미국 시트콤에서는 매우 코믹한 장면에서 웃음소리를 삽입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조롱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여겨져 이색적이었습니다.
② <하리보> 연출/각본 김소형 | 김우겸, 김소형 결별한 동거 커플 ‘하리’와 ‘보현’은 고양이 ‘하리보’의 냥육권을 떠넘기려고 갖은 핑계를 대며 싸운다. 2-1. 두 사람의 지질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지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말 자꾸 바꿔서 미안한데, 나 진짜 못 헤어지겠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라는 대사에서 서로에 대한 미련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1초 가량 들었으나, 그게 아니라 냥이에 대한 말임을 알아차리면서 스스로 웃었습니다. 2-2. 『야생의 엘자』 『야성의 부름』 『하얀마음 백구』 『주토피아』 등등 여러 작품이 떠오르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스누피와 친구들』입니다. 출연 동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라이프 오브 파이』입니다. 실로 대단한 호랑이였습니다. 2-3. 김하늘, 윤계상 배우가 주연한 2008년 개봉작 『6년째 연애 중』이 먼저 생각납니다. 당시에 개봉관에서 이 영화를 같이 보았던 남자 후배가 연상의 선배를 흠모하고 있었어서, 이 영화를 저랑 보면서 필을 제대로 탔던 것 같은 기억입니다. 17년째 알고 지내는 중인 그 남자 후배는 이후에 다른 여성과 결혼하여 아들을 키우며 잘 살고 있네요 ㅎㅎ 오래된 연인의 티키타카가 돋보이기로는 요즘 대세인 스케치 코미디 장르의 대표 유튜브 『숏박스』 '장기연애' 시리즈에서 김원훈-엄지윤 배우가 보여주는 케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초대박 히트했던 '모텔이나 갈까?' 편뿐 아니라, '대실' '병문안' '벚꽃놀이' '크리스마스 파티' '맥주집' '막걸리집' '고기집' 등 에피소드들마다 깨알 재미가 있습니다 ^^ 2-4. (1) 한심한 인간 군상들을 굽어보며 크게 괘념치 않는다. (2) 둘 중 더 따라가고 싶은 쪽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싶지만 그러다 혹 버려질까 두려워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3) 두 남녀가 재결합하길 소망한다. 영화의 톤으로 보았을 때는 가장 가깝지 않은 쪽이지만, (3) 아직 서로 애정이 있잖아 ^^ 그만 싸우고 다시 화해해 ♡ 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1-3. (둘이 동시에) 아이고 병신새끼... 1-4. 어색한 느낌이 든 것은 사실이었지만 영화적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리보] 2-1 동갑커플은 저렇게 유치하게 싸우는구나(동갑이 아닐 수 도 있지만), 아이패드가 120만원이나 하는구나, 나도 고양이 알러지 있는데 고양이 키우고 싶다. 2-2 당장 떠오르는 동물 나오는 영화는 ‘파퍼씨네 팽귄들’(2011, 짐 캐리 주연)이요. CG가 아니라 실제 팽귄들이었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어요. 2-3 연인의 감정이 대사로 재미나게 드러나는 영화라면 단연 ‘엽기적인 그녀’가 아닐까 싶네요. 전지현, 차태현의 날 것 그대로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무려 22년 전이라니… 2-4 “그냥 같이 살아라~”
2-4. 하리보 왈 얘들이 맨날 싸우기만 하더니 오늘은 왜케 신났어? 화해했구나? 그러게 조용히 좀 살지. 밥먹다 말았는데 마저 먹어볼끄나. 오늘은 집사가 둘이라 입맛이 도네. 집사들아! 뭘 멀뚱멀뚱 보고 섰어? 간식이나 좀 꺼내보던가.
2-4. 그만들 좀 해. 지겹지도 않니? 나는 내가 알아서 살 거야.
2-4 "왔냐? 오랜만이다. 밥 잘 먹었다. 이제 잘테니까 남한테 피해 주지말고, 남한테 몰입하는 행동 그만하고 어른답게 굴어라." 시크하면서도 무심한 고양이다운 표현답지 않나요?
2-4 사랑이 꼭 인내와 관용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난 나의 반려인간들이 좀 성숙한 사랑을 하는 인간들이었으면 하고 늘 바랐어요. 책임을 모르는 사랑은 아무리 쿨하게 포장해도 토나올 정도로 추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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