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두 인물의 쉴틈없는 대화로 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티키타카가 굉장히 빨라서 대사도 듣고 연출도 보느라 엄청 바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몰입이 됐던 것 같기도 하고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면서 점점 클로즈업되는 걸 보고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두 인물이 화면 밖으로 다 나갈 정도로 확대가 돼서 오 뭐지? 했는데 카페 직원 분이 나오실 때 보고 우와 했습니다.
테러를 위해 위장취업한 IS 조직원조차 국내 빡빡한 노동환경에서는 시간이 없어 테러가 불가했다는 살벌한 농담이 절절하게 와닿고, 서로가 서로를 쥐어짜게 만드는 상호착취의 시스템이 한치 오차없이 굴러갈 수 있는 힘이 대체 어디서 오는 겐지, 김과장과 양사장의 웃픈 대화가 잘도 말해줍니다. 노조는 주머니 많이 달린 이상한 조끼를 입고 막걸리와 친한 무리라는 괴상한 프레임, 은근슬쩍 흘리는 공고출신을 비하 발언, 모순으로 가득찬 인간사, 개인사, 그걸 더욱 조장하고 이용해먹는 얄팍한 꾀로 가득한, 배우고 가진 자들의 세 치 혀. 영화는 씁쓸한 세태를 실감나게 고발하는데.. 이 토 나오는 시스템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나는 어째야 하나 고민케 합니다.
‘이러다 남미가 되‘면 그게 뭐 어때서, 두 사람 대화하는 거 들으니 딱히 더 불행해 질 것도 없어 보이는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첫 번째 에피소드 <프롤로그>에 관해 오늘도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참고로 한 에피소드당 3일간 링크에서 상영이 되니 기간 내 관람해 주세요. 오늘은 윤성호 감독님께서 직접 여러분께 묻고 싶다고 보내주신 질문 올립니다. 1-2. 각자의 일터와 삶에서 만나본 '양사장' 또는 '김과장'이 있다면? 얘기를 듣고 싶어요. 또는 혹시 내 자신이 '양사장'이거나 '김과장'의 위치였던 적도 있었다, 솔직히 손! 그랬다면 고민과 궁리를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1-2. 알바하던 시절의 경험이었는데, 열흘도 일하지 못하고 그만둔 곳이었어요. 거대한 창고가 있는 곳이었고 창고 위치 못 외운다고 일한지 나흘째 되는 날부터 엄청 혼났어요. 뭔가 제대로 된 체계가 없어서 물어보려고 하면 아직도 모르냐고 엄청 혼났어요. 게다가 그렇게 혼나고 나서는, 저는 앞에서 일하는데 남은 분들이 뒤에서 자기들끼리만 무언가 얘기합니다. 제 얘기가 아니어도 이 상황에서는 눈치 볼 수밖에 없죠. 이렇게 혼나면 문제는 일터의 매커니즘이 아니라 일하는 나 개인의 문제로 인식되어 버려서 스트레스만 받다가 결국 그만두게 되더라구요. 그 자리는 나말고 또 다른 학생이 채웠겠죠.
양사장 같이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 줄 모르고 자신의 논지를 늘어놓는 사람과 이야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수년간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최대한 들었습니다. 한때는 반박도 해 보았는데요.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건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을 배설하고 싶은 것뿐이더군요. 그래서 토론이나 설득이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이 느린 탓에, 이 점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많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 세계는 넓어졌습니다만 상대는 무엇을 얻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상관도 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1-2. 양사장과 김과장 모두 프레이밍과 가스라이팅을 참 잘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인턴으로 일했던 곳에서 상사 한 분이 인턴들을 깎아내리던 게 기억이 나요. 인턴 두 명이 같이 일하는 팀이었는데, 인턴들을 비교하며 마음을 어렵게 만들었던 게 생각 나네요. 양사장, 김과장은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마음이 약해지고, 쉽게 흔들리는지를 잘 아는 것 같아요.
1.1 '구밀복검'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말 그대로 입에는 꿀이 있어 달가운 말을 늘어놓지만 배 안에는 칼이 있어 서로를 겨누고 깎아 내리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고깝게 생각하도록' 이라는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로 하여금 누군가를 경멸하도록 만드는 시도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1.2 나름 친절하고 매너 있게 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은근슬쩍 하는 뒷담화를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에서 못 할 얘기 뒤에서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앞에서 무슨 말이나 다 할 수 는 없으니까요. 고민이 되는 부분은 '뒷담화'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상사를 까내릴 때 나머지 사람들이 단합되는 아이러니...
1-1 저는 영화를 보는 중간에 웃음소리가 들려서 다른 앱에서 어떤 영상이 동시에 실행된 줄 알고 놀랐는데 살펴보니 영화 자체에서 삽입된 웃음소리 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진지하게 보기보다는 코미디 단막극을 보는 봤는데 실제 내용은 현실적이고 암울했어요. 그 웃음소리가 지금의 현실을 비웃는듯 느껴지더라고요. 마지막 부분에서 여자 종업원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날 때도 마치 저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불편했던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우리는 얼마나 타인에 대해 무례한지도요. 그리고 영어제목이 citizen pane이던데 이렇게 붙인 의도를 알 수 있을까요? 유리천장같이 우리들에게 유리창처럼 보이지만 가닿을 수 없는 것을 말씀하시려는 것일까요?
이 영화의 영어제목이 citizen pane 인 이유는 제가 유추하기로는 유명한 명작 영화인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 <Citizen Kane> 에 대한 오마주, 그에 더해 pane 은 그냥 한국말 '폐인' 을 언어유희로 붙인 거 아닐까 싶습니다. '쟤 완전히 페인됐잖아' 그럴 때 폐인이요. 그냥 제 뇌피셜 추측입니다. 정확히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 <시민 케인> 영화 나무위키 링크 https://namu.wiki/w/%EC%8B%9C%EB%AF%BC%20%EC%BC%80%EC%9D%B8
어머 good guess입니다!
1-2 영화대사에서 생각난 경험인데 이직 생각 못하게 일시킨다는 말에 예전에 일했던 생각이 났어요. 허리가 아파 앉아있을수 없을 정도인데 이번주는 못한다 말했는데도 결국 사람이 없다며 이틀을 거의 서서 일하다 (조금 앉았다가) 그렇게 일을 했던 생각이 나요. 아직도 사람을 갈아서 일하는 현장이 많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는 '다음 소희'입니다. 주제를 보아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예상했고, 만나게 될 감정이 뻔하다고 생각해서 보지 않으려고 외면했어요. 하지만 주인공과 또래인 고등학생들과 함께 본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수업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고구마와 사이다를 반복하는 과정에 마지막에 배두나가 경찰인 자신에게는 말해도 된다고 힘든 일이 생기면 말하라고 해요. 남자 아이가 눈물을 후두둑 흘려요. 아무도 물어봐주지 않았던 그 학생들의 안부를 사회는, 학교는 물어봐줘야 하는데 배두나가 처음 물어봐준거죠. 그 남학생이 또 다음의 소희가 될까봐 두려웠어서 배두나의 대사에 안도감이 느껴졌어요. 동시에 그 경찰이 지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는 올바름 앞에서 자주 지칩니다. 과거보다 좀 더 지쳤다고 봐야겠죠. 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배두나 배우를 보며 조금 힘을 내봅니다. 저와 다른 영역에서 역량과 자원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의 공력을 이 메시지를 쏟는데 힘썼다는 사실 자체에서 희망 같은 것이 느껴지거든요. 1-1 야근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만둘 생각을 못한다는 것에서 웃픈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현실이니까요. 근데 계속 현실 속 현실을 적나라하게 팩트폭격하면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묘한 생각과 감정의 고리를 보여주는게 2023년판 하이퀄리티 개그이자 풍자처럼 느껴져서 씁쓸하고 웃음이 나왔어요. 난 전문직이니까 노조랑 안 친한게 어울릴 것 같은 비논리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 생각도 나고, 업계에서 평판 나빠질까봐 미움받을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살았던 내 모습도 생각 나고요. 물론 그 평판까지 고려해서 열심히 살았던 것, 정직하게 살았던 것을 어찌 나쁘다고만 할 수 있겠어요. 근데 그것까지 이용하는 이 못된 양사장!! 그런 사람이 운동권이었죠, 그게 현실이죠. 1-2 저런 사람들의 욕망과 생각을 저렇게 날 것으로 느껴보진 못했어요. 제가 일했던 영역에는 비교적 좋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저런 생각과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평판을 깎는 것이니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겠죠. 저 역시도 대표의 입장일 때가 있었어요. 분명 저는 노동자 입장에 서는 선량한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생각이 변하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특히나 노동시간과 보상에 있어 내 돈도 아닌데 법인의 돈을 아끼는 저를 보며 균형잡힌 경영이란 무엇일까, 내가 전문적이지 못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일까 많이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경영 대학원에 가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좀 더 밀고 나가보고 싶은데 혼자서는 여기까지. 첫 에피소드부터 정말 재미있었어요. 한번 더 봐야겠어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강조하는 자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늘 ‘양사장’ 이나 ‘김과장’ 과 같은 이야기를 했던 거 같아요. 그 속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지식이 없고 분위기를 망치지 마는데만 신경쓰던 저도 그 말들을 그대로 배우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1-1 양사장이 직원들 혹사시키는 노하우를 모사꾼 눈빛으로 설파하는 장면이 흥미로웠어요. 어찌보면 퇴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이 사회엔 곳곳에 끊임없이 돌을 밀어올리는 중생들만 가득할 뿐이라는 냉소처럼 들렸습니다. 1-2 양사장이 있었죠. 기관장이었던 그는(그도 운동권이었다고…)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이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정당하다는 것을 꽤나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실제로 다수에게 도움이 되기듀 했고요. 그러다 어떤 업무를 지시할때 지금 당신이 이걸 하지 않아도 이 자리에 오고 싶은 사람은 줄 서있다류의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로 인사청탁으로 들어온 이력서들이 쌓여있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지시한 업무(엄밀히 따지면 위법일수도 있는)를 하면서 저 인간이 나쁜 거지 난 지시한 업무를 할 뿐이라는 논리로 눈감았어요. 그 후 스토리는 좀더 지긋지긋한데요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그를 도왔다면 계속 그 곳에서 일을 하며 옆 자리를 지키고 있겠죠?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ㅎㅎㅎ
1-1 저에게는 생소한 대화 주제들이였어요. 아직 정식(?) 사회생활이 없다보니 대화 주제들이 100% 이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는 빠르게 오고 가는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정신 없었는데 현재 제가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보니 중간에 그 대화를 전부 듣고 있던 카페 직원이 등장하자마자 확실히 그때부터 몰입이 확 되어 보았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웃고 있어도 웃는게 아닌 두 배우의 표정이였어요. 상대방과의 대화가 즐겁고 서로 티키타카가 잘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마음 속은 사실상 서로를 하찮게 여기는 본심이 드러나는 장면은 '김과장'과 '양사장' 모두를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제가 웃는게 웃는게 아닌게 되던게 ,, 아이러니 했네요 ㅎㅎ,, 1-2 점차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떤 일이나 혹은 주제에 '양사장'이나 '김과장'처럼 확신에 차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논리를 넘어서 무언가에 확신이 있다는게 다른 의미로 ..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미련해보이기도 할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은데 .. 영화를 보고 난 후 나 또한 어떤 주제에 있어서는 '양사장'과 '김과장'처럼 얘기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1-1. 대기업 김과장의 느긋하고 건방진 앉은자세 그리고 반말에 간간히 섞이는 ‘~요’와 반대로 테이블쪽에 바싹 기울여 앉은 양사장의 비열하고 조심스런 말들이 대비되요. 노조가입 철회를 설득하는 시범에서 묘하게 설득되고 있는 듯한 카페 알바생의 끄덕거림이 겹쳐지네요. 내용의 압박감을 느낄 수 없게 가벼운 듯 툭툭 던져지는 말들에 코미디프로그램 방청객 웃음소리처럼 깔리는 효과음이 더해져 세상의 무심함과 거기서 오는 씁쓸함이 느껴지네요. 마치 니들은 웃지마! 라고 경고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영어제목에 대해서 이것저것 궁리해보게 돼요. 1-2. 저는 프리랜서 일을 하다보니 자주 겪는 일이 있어요. 여러 번 일을 주는 분들이 어느 날부터 편하게 말을 놓는 거요(결코!! 말놓는 친한 사이가 된 것이 아님에도). 마치 프롤로그의 김과장과 비슷하죠. 어쩌다 ‘~요.’ 라는 글자를 붙이긴 하지만 대체로 반말로 마감되는 1인칭으로 포장된 2인칭.
링크 이후 비밀번호 입력 후에 잘못된 번호라고 계속 나오는데 저만 그런 것인가요?
저의 경우는 플레이가 잘 되는데요, 혹시 창을 전부 닫고 다시 한 번 새 인터넷 창을 열어 틀어보시겠어요?
1-2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수작(?)은 책임을 져야하는 소유주보다는 중간관리자가 그런 경험이 많더라고요. 어떻게든 마음에 안드는 사람들 치울려고 하는게 제3자에도 보였습니다. 인간이란 역시 속물적이다싶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던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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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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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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