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4-1. 언어의 민감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인터넷 상에선 각종 혐오표현이 난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멀쩡한 표현을 혐오 표현이라고 몰고가는 세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컵'이라고 했을 때, 누구나 당연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컵'의 형태를 떠올리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여지는 혐오표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런 말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컵은 하나의 예일 뿐이에요) 모르고 썼던 말이 잘못된 표현이라면 고쳐야하는 것이 마땅하고 진정성이라 생각하지만, 그 표현을 이상한 방향으로, 혐오로 양산해가는 인터넷 문화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SNS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청결함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4-2. 저는 사실 젠더 이슈에 대해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양 극단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솔직히 벽이 느껴져요. 이미 답을 정해놓고 저를 공격하려 든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요.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을 대변해서 말하면 같은 성별이라 편든다는 식으로 말하고,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을 대변해서 말하면 같은 성별이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식으로 몰아가는 느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말하는 진정성이 더욱 와닿아요. 음지에서 퍼지는 혐오 표현들을 모르는 것이 공격당할 대상이 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공격을 당하겠습니다.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허버버버?'가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아지가 밥을 먹는 모습이 정말 그렇게 보였다면 그 표현이 맞는 것 아닐까요? 일례로 저도 어떤 모습을 보고 의성어로 말했는데, 그게 흔히 말하는 '일베'에서 쓰는 말이라고 지탄(?)당한 적이 있거든요. 이런 무지함(이걸 무지라고 봐야할까요)이 잘못된 것일까요? 맞는 표현을 이상하게 비꼬아서 쓰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 아닐까요? 제가 하고 있는 SNS라고 해봤자 '그믐'이나 '카카오톡' , '브런치'정도일 것 같은데요. SNS의 과열이라고 생각되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모든 걸 비꼬아 보기 시작하면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걸 꼬아서 생각하고 사과하라고 다그치는 사람들이 문제지, 그걸 인정하면 덫에 빠지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아닌 것은 확실히 아니라고 '진정성있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1 ‘진정성’이 도대체 뭘까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혐오표현이라 지적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성은 뭘까?’ 생각이 들었네요. 그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 그런거 상관없이 혐오를 이용해 한 개인부터 조직까지 논란을 조장하는 것 그 자체만 생각하는거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과문을 작성하는 홍보팀장과 팀원이 부딪히는 것은 ‘허버허버’와 ‘오조오억’이 정말 혐오표현인가에 대한 사실 자체였지만 .. “시간이 지나면 허버허버가 진짜 남성혐오표현인지 중요하지 않아”라는 팀장의 말이 지금의 현실을 너무 잘 보여주는 말이라 씁쓸했습니다. 어느 새인가 ‘허법법법’를 보람씨 탓이 되는 현실까지 .. 마지막에 고구마 먹는 법부터 아깽이 단어 사용 논란 등 점차 무논리로 ‘혐오표현’을 조장하는 기업으로 낙인 찍는 장면은 특정 커뮤니티가 조장하는 논란들이 ‘사회적 기준을 흔들만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또 팀장 핸드폰에 비친 ‘좋은 어른이 될게’라는 문자처럼 끝으로 ‘이런 사회에서 좋은 어른이 된다는건 뭐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4-2 저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많아진 느낌을 받아요. ‘페미니스트’도 물론이고 ‘성차별’과 관련된 용어들이 언론을 통해서 혹은 SNS를 통해서 많이 노출되었기에 어떻게 보면 이제는 익숙한 용어들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정확한 의미나 진위는 알지 못한채 SNS에서 본 걸로 “요즘 이런 말 하면 큰일나지”라며 농담처럼 이야기하는게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생각했어요. 과거에는 직설적인 성차별 발언에 불쾌했다면 ‘나는 아니야’가 느껴지는 간접적인 성차별 발언에 불쾌해지는 요즘 같습니다.
4-2 레디컬 페미니즘이 한창 '유행'이었을때 그들의 논리 중 하나가 "여성 혐오를 미러링한다."라고 했는데 결국 이후의 젠더 갈등 강화는 그들의 자기예언으로 돌아오고 말았다는 것을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우리는 젠더간의 갈등과 차이가 무엇인지는 생각안하고 SNS와 기성언론, 제도권 정치인들의 먹잇감이 되어간채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대신 서로를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예속시키는 일종의 '적대적 공동의존'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여성들이 시작한 싸움이니 끝장을 봐야한다."식의 선언도 몇 번 보았습니다. 그 여성이 페미니스트인지 길거리 여성인지 자기 어머니인지 인터넷 속 만나지 못한 운명의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를 위해서 하는 싸움인지는 이제 성찰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를 논하기 이전에 이런 태도는 자기 자신에게 좋을 게 없는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날 젠더 문제는 참여 의식의 왜곡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0년 4월 총선 이후로 (레디컬) 페미니즘 관련 담론의 주목도가 줄어든것이나 2022년 3월 대선 이후로 이대남 담론이 크게 줄어든 것만 보아도 결국 젠더 문제는 언론과 정치권들이 요긴하게 써먹고 갖다버린 소재지, 사회구성원들 개개인에게는 그냥 와닿지 못했다고 봅니다.
3-4. 글쎄요. 정말 상상치도 못한 것에서 온갖 차별과 혐오가 기다릴 것 같아요. 엘사도 저는 정말 예기치 못한 차별 포인트였거든요. 지금 막 생각나는건... 과일 사먹는 곳에 대한 차별도 있을 것 같은 느낌? 언젠가 인터넷에서 보니까 <찐부자들은 과일을 현대백화점에서만 사먹는다. 왜냐? 현대백화점은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마트 것과 섞일 일이 없기 때문> 이라는 글을 봤거든요. 사실은 아니라고 하지만, 어떤 혐오와 차별도 사실을 근거로 진행되는 것은 없었기에... 이런 것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어요. 4-1. 정말 재밌게 봤어요. 현 시대를 완벽하게 통찰한 작품이었습니다. 일부 남성커뮤니티 여론이 정말 도를 넘었죠. 본인들이 하던 여성혐오적 프레임은 생각치도 않고 그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과 제스처를 본인들의 성기나 키에 대한 열등감으로 혐오표현이라 낙인찍고 사이버 테러 하는 꼴이라니. 그 남성분들도 이 영화보면 웃을 것 같네요. 아니려나...? 보람씨나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4-2. 영화에도 나왔던 검지와 엄지로 무엇을 집는 손가락 모양 가지고 정말 많은 이슈가 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 일로 아직도 어떤 연예인은 남성혐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아직도 악플을 받아내고 있고 큰 기업들도 해당 문제로 사과문을 작성했었죠. 본인들이 만들어낸 의미로 기존의 단어들의 의미를 변질시키고 본인들이 혐오의 피해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우습죠 사실. 아니라고 백번 말해도 맞다고 우기면 정말 할 말 없거든요. 일련의 논란들로 제 스스로 변화된 것이 있다면, 인터넷을 특별히 열심히 하시는 분들의 열등감은 건드리면 안되겠구나. 라는 것을 깨달은 것? 그 정도입니다.
4-1 대사 곳곳에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들이 떠올랐고 짧은 시간에도 두 사람이 불꽃 튀듯 얘기하는게 인상적이었어요. 전 이 단편이 우리나라의 근거없는 여성 혐오와 언어가 변질 되는 걸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진정성이란 말도 변질되었죠. 사실 진정성 이라고 하면서 진짜 진심을 담아서 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우리도 제대로 확인 안하고 얘기하는 거는 없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4-2 전 작년 올해도 두 번이나 그것도 독서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우리나라 페미니즘 얘기를 하는 거 듣고 화가 났었는데요. 제가 화가 난 건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보거나 책 한 권 안 읽고 얘기를 맘대로 하더라고요. 여성 우월주의다 래디컬 페미니즘 얘기하고 남자가 불쌍하다 우리나라 여권 많이 올라갔다. 팩트를 얘기하자면 여성 남성 임금 차이 등등 기록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고 페미니즘은 그런 게 아닌데. 저도 가만히 있지 않고 얘기야 했지만. 전혀 듣질 않더라고요. 사실 래디컬 얘기하는 것도 답답한게 그것도 아주 소수거든요. 빙산의 일각처럼. 그냥 소수가 스피커가 큰 걸 그걸 꼬투리 잡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기혼미혼 할 거 없이 가부장제 하에선 누구나 거기서 벗어날 수 없고 전 페미니즘이 대세이고 그걸 부정하는 건 도태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냥 풍문으로 듣고 그걸 맘대로 얘기하고 정치나 언론에서도 소비만 하고 싸움만 붙이고 있으니 답답해요. 하지만 책을 읽고 공부하고 실질적인 운동을 하는 분들도 알고 있고 참여도 해봤기에 그런 움직임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신 영화 [진정성 실전편]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언어에는 내재된 뉴앙스와 진정한 의미 사이에 긴장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위의 어느 분이 말했듯이 '혐오'라는 표현도 그렇구요. 국어 사전적 정의와 현실 사회에서 실제 통용되는 의미가 많이 다를 때도 문제입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무분별하고 공격 주도용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심각하다고 봅니다. 더욱이 직유와 은유적 수사법을 동원해 선을 넘는 듯한 표현들을 남용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4-1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어째서 멍냥쩝쩝은 대국민사과에 가까운 사과문을 발표해야하는 것이고, 결백한 보람씨는 어째서 해고까지 당한 것일까요? 등장인물은 이 보다 더 큰일도 그냥 지나가는데 왜? 라는 반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억지스럽고 허접한 단어논란 이면에는 차별과 혐오가 담겨있습니다. 억지논란을 만든 이도, 사과를 해야하는 이도 사실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요. 알지만서도 행합니다. 진정성의 가치는 이렇게 훼손되는 것 같습니다. 아닌 걸 알면서도 바로 잡지 않고, 바로 보지 않으려는 것. 영화는 우리 모두에게, 쉽게 말해 정신차리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ㅎ_ㅎ)! 4-2. 저는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페미니즘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본 적도 없고, 가치관을 세운 적도 없거든요. 하지만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면 바로 페미니스트가 되고, 갑자기 메갈이 되고, 남성혐오자가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감독님이 느낀 바와 같이 여성의 입장이나 사회적 혐오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에 긴장과 피로감이 더욱 커졌음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입막음 아닌 입막음을 당할 수록 저는 1차원적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어요. 어떤 이들은 이미 여권이 신장되었다 하는데, 대체 어느 부분이요? 여권이 뭐 새싹인가요, 몇 년 새에 쑥 자라게요?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채 수 년이 되지 않았고, 이조차도 정치적 소재로 쓰여 온전히 흐름을 잡아가기도 전에 엉망이 되곤 했죠. 혐오는 또다른 혐오를 부른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여성 운동(넓게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운동)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논란 되어야 하고, 담론화 되어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고 그것이 변화의 시작일 거라 생각해요. 어쩌면 인류의 긴 싸움 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인식에 변화는 찾아올 거라 믿고 저는 저만의 역할에 충실해보려 합니다.
4-1 신분증으로 등장한 홍보.람님은 반려견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흐믓합니다. 우린 이미 손가락 두개로 어림하는 이모티콘이라거나 별 뜻 없는 의성어에도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고 부들부들 떠는 찌질의 역사를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요. 홍보담당 홍보.람님의 진정성 있는 일상을 응원합니다. 4-2 일련의 남성혐오 논란 이후 바뀐 것이 있다면 비슷한 상황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풉하고 웃게 됩니다. 풉, 뭐야? 이것도야? 하고요. 냉소적이지만 웃픈 소리죠. 풉. 오해라고 말하기도 뭣할 별거 아닌 일에도 이입되어 자신들 수준에서 여성을 혐오하던 편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때문이겠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④ 최하나 <진정성 실전편> 연출/각본 최하나 | 오경화, 신사랑 안녕하세요, 그믐클럽지기입니다. 제가 매일 한 가지씩 질문을 올리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참여하는 분들의 대화에 섞여서, 저의 대화를 잘 찾기 어려운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럴 땐 가장 위에 ‘모임 제목’ 아래에 있는 [모임지기의 대화]를 클릭해보세요! 그러면 그동안 제가 남긴 이야기만 모아져서 편하게 확인하실 수 있어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진정선 실전편> 마지막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PC(‘정치적 올바름 : Political Correctness)'라는 말 자주 쓰시나요? 그에 관한 최하나 감독님의 질문입니다. 마음껏 생각을 나눠주세요! 4-3 “요즘 어떤 영화에 대해 말할 때 ‘PC해서 좋다’ 또는 ‘과도한 PC가 망쳤다’는 언급을 자주 봅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PC한 영화라고 생각하시나요? / 딱히 PC하지는 않은데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솔직하게 나눠보고 싶어요.
딱히 PC하지는 않은데 좋아하는 영화라. 질문이 생소합니다. 영화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있었고, 최근에야 등장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개념으로 영화를 분류하자니, 현대의 기준으로 과거 역사의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느낌입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상당히 고려한 영화는 있어도, ‘PC하지 않은 영화’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영화 중에서는 ‘딱히 PC하지는 않은데 좋아하는 영화’가 대부분일 겁니다.
4-3 PC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요즘에는 ‘pc하다’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유난을 떤다거나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요. 또, 의도적으로 ‘pc한 척’을 한다고 보는 시각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그치만 저는 차별과 편견을 덜어내기 위해서 pc함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도 용어에서 비롯된 편견, 남녀갈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pc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사과문을 작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허버허버와 같은 단어에 논란이 생기는 것이 얼마나 웃긴 논란인지 꼬집고 있거든요. 흠 딱히 PC하지는 않은데 좋아하는 영화…. <불한당>? 어렵네요. ㅎㅎ
저는 주로 자주 쓰지 않는 표현인데, 독서모임에 가면 종종 쓰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어떤 상황에 써야할지 감을 잘 잡지 못해서 더 안 쓰게 됐던 것 같아요. 이 영화를 PC한 영화라고 봐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시의성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라 좋아하는데 말이죠. <메기>와 <벌새>입니다.
3-4 지역별 의료서비스 이용에 큰 차이가 있는 지금의 차별이 사회적 살인의 결과로까지 이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4-1 팀장이 보람님 강아지 먹방 영상을 끝끝내 보지 않았더라면, 사태의 본질과 진정성은 돈벌이 자체에 있을 뻔했어요. 고객의 심기를 건드려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그것이 감당키 어려운 수준이 되면 너도나도 해고될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닌지, 그렇게 되면 팀장의 우려와 같이 다른 것은 모두 부차적 말장난이 되어버리는 상황! 그나저나 팀장님이 휴대폰 문자를 보내는 대상 예지님은 누구신지요? 궁금한 인물입니다. 4-2 제가 유독 사회적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가 봅니다. 영화에 나온 허버허버나 오조오억 같은 표현이 남성혐오 표현으로 잘못 이해되어 세상이 시끄러웠던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습니다. 어쩌면 혐오니 뭐니 부정적 선동을 일삼는 이들이 노리는 건,  본인이 설정한 부조리한 상황에 뛰어들어 진정성을 담아 썰전을 벌이는 이들을 구경하면서 심심함을 더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4-3 에피소드마다 의미 있는 주제를 담고 있고 제대로 된 풍자가 곁들여져 매번 크게 웃는 가운데 깊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제 그 말 많은 이들을 피해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되지 않은 세계에서 단순하고 간결하게 생각하며 가볍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러한 @염상덕 안녕하세요. 저는 염상덕 님이 해석해주신 것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대상은 팀장의 연인이고, 보람씨의 부당 해고에 관해 팀장이 옳은 대처를 하지 못해서 페미니스트 애인을 실망시킨 상황을 상상하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팀장에게 회사 안에서는 남성 소비자들을, 밖에서는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를 달래야한다는 이중의 스트레스와 아이러니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군요.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잠시 영화속으로)덕윤님, 화이팅!
4-3 진정성 실전편이 pc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부조리를 지적하고 비판하면 그런 인간, 그런 글, 그런 영화로 명명하며 스윽 한쪽으로 치워버리려한다는 느낌을 받곤합니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의미가 한순간에 오욕되어 읽히기도 합니다. pc한 영화를 꼽으라면 최근 이슈가 있는 인어공주 실사판이 떠오릅니다. 단순히 주인공을 맡은 배우의 피부색을 거론하며 몰입이 안된다느니 어린시절의 추억이 훼손됐다느니 하면서 긴 시간 창작물의 순수성을 오염시키고 배우와 제작진들의 성과를 무시하고 있지요.
2-1. 하리보.. 일단 너무 귀여웠어요 ㅋㅋㅋㅋ 일단 반려냥이의 이름이 하리보인 것이 이 커플의 달달하고 풋풋한 처음부터 설거지 하나로 싸움이 번지는 끝까지를 상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극 중 관계에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두 사람이 가족으로서 하리보를 생각할까? 였어요. 정말 하리보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건 다 양보해도 하리보만큼은 포기 못 한다고 할 것 같아요. 하리보와 추억을 생각해서 서로 데려가겠다고 마음을 바꾸지만, 막상 이사하려는 순간에 또 마음을 바꿔 ‘아 아무래도 안돼, 못 데려가겠어’ 라고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갈대처럼 순식간에 바뀌는 사람의 감정에 희생되는 생명이 되지 않길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4-2. 직장에서 연배가 높은 남자들은 예전보다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긴 해요. 그리고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예전엔 대체 어쨌길래 이걸 좋아졌다고 하냐고 후배들이 말하죠. 제 주변엔 그리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분들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언론이나 sns에서 그에 관련된 이슈들이 넘치는 걸 보면 지나치게 갈등을 부추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4-3. <말이야 바른 말이지>를 통해 새롭게 배우는 말들이 많아요. PC라는 단어도 그렇구요. 네이버를 검색해봤어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일반적 의미 외에도 많은 걸 담고 있는 단어네요. '편견이 섞인 표현을 쓰지말자는 정치 사회적 운동'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적용해본다면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저에겐 PC한 영화라고 생각돼요. 편견과 그런 표현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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