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벌써 3주는 된 것 같은데.. 최근 저는 느즈막히 친절한 금자씨를 봤습니다. 더는 친절해보이고 싶지 않아서 새빨간 섀도우를 칠하고 한 번을 자연스레 미소짓지 않았던 우리 금자씨. 일평생을 살아도 금자씨의 마음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기에 그녀가 뱉는 한 마디, 그녀가 보여주는 행동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나 하나라도 그런 그의 이야기를, 그의 한과 설움을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관객이 아닌, 금자씨를 소개받는 한 사람으로써 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보다 보니 절로 그런 태도를 갖게 되더라구요. 훗날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 같아요. 친절한 금자씨를 만나기 위해서요.
영화 [라디오]를 소개합니다. 한국영화 아니고 미국 영화(Radio, 2003)입니다. 지능이 모자란 주인공(마이클 쿠바 구딩 Jr. 주연)의 열연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한 인간을 변화시키는 따스한 영화입니다. 10대, 20대 모두에게 특히 감동을 줄 것입니다. 지도자에게는 무엇이 진정한 리더십인지를 보여 줍니다. 진실한 마음의 위대함을 느끼게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첫 번째 에피소드 <프롤로그> ■■■■ 다양한 영화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미 본 영화도 있고 새로 알게 된 영화도 있네요. 천천히 다시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어제 저녁 7시 경 당첨되신 분들께는 이메일로 그믐무비클럽의 첫 번째 에피소드 링크를 보내드렸어요. 오늘부터 월요일 대체공휴일까지 있는 긴 주말인데요, 윤성호 감독님의 <프롤로그> 보시고 이야기 나눌게요 :) 저는 앞으로 매일 오전 이 곳에 찾아와 매 번 하나의 질문을 올릴 예정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대기업 ‘김과장’과 하청업체 ‘양사장’은 직원 부리기 꿀팁을 공유하며 서로 은밀한 애정을 키워간다. 1-1. 여러분은 이 에피소드를 어떻게 보셨나요? 기억 남거나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1-1.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로 신나게 이야기하는 모습 뒤로 아마도 알바생인 것 같은 사람의 모습이 비치는 부분이었어요.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삶에 치여서 부당하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 하고(혹은 애써 외면하고) 삶에 치여서 항의도 못하고 말할 언어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배경의 웃는 소리. 그와 달리 불안한 감정을 고조시키는 클로즈업과 배경 음악. 썩 유쾌하지 않은 대화 내용. 어느새 화면의 중앙을 차지한, 피사체가 비어있는 유리창은 거울이 되어 관객을 비춥니다. 시각보다는 청각에 집중하게 되면서 양사장의 끊이지 않는 말이 귀에 쏙쏙 박힙니다. 누가 들을까 겁나는 내용 뿐입니다. 그러다 유리창에 누군가 비치는데 아마도 카페의 종업원이겠지요. ‘그녀’로 대표되는 인물에서 관객은 누구를 떠올리고 있을까요. 그러나 알고 보니 노조를 불쾌하게 여기던 양사장은 운동권 출신이었습니다. ‘말’의 첫 번째 청자는 자기 자신입니다. 양사장은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혹은 누군가 자기에게 했던 가스라이팅을 사회적 가면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도요. 다른 이를 조롱하며 딱지를 붙이는 말은, 나 자신은 그와 다르다는 안도감을 줍니다. 물론 비열한 행위입니다. 그래서 양사장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합리화를 거칩니다. 자신의 귀에도 자기 말이 들리니까요. 자신을 피해자 위치에 놓음으로써 스스로를 연민하고 ‘나는 그렇게 말할 만하다’, ‘알고 보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핑계를 자신에게 제공합니다. 양사장의 속마음 대사가 그렇듯이요. 카페에 누군가 들어오자 양사장이 인기척을 느끼고 하던 말을 멈추고 돌아보는 장면이 우스운 이유입니다. 양사장에게 그의 말을 그대로 돌려 드립니다. “그게 아이러니거든.” 이야기를 듣기 싫었던 김과장이 하는 말도 가관입니다. “내가 오늘 진짜 사장님한테 많이 배운다. 대기업이 하청업체한테 배우고 그러는 거에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권력 관계라는 저울 위에 놓인 사물로 치환하는 사고 방식이 김과장에게서도 엿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하청업체 양사장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곧 ‘대기업’이라 칭하며 곧 죽어도 상대를 무시하려는 행태에 쓴 웃음이 납니다.
1-1. 제한된 공간 두 사람의 대화, 빨려드는 듯한 카메라 무빙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어요. 배경으로 깔리는 웃음소리는 TV 코미디쇼를 연상하게 했는데, 그래서인지 더 두 사람의 말이 얼마나 '웃긴 코미디'인가 생각할 수 있었어요. (소리가 자주 나와서 저는 살짝 아쉽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는데, 마지막 쯤 장면에서 내부>외부로 점점 클로즈업되다가, 다시 외부>내부로 클로즈업되며 카페 점원이 보이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노동자'로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점원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양사장과 김과장이 둘 다 누군가를 까내리고 비판하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그믐무비클럽 신청해주신 구글폼 답변을 보면 책과 영화 모두 사랑하는 분들이 참 많더라구요. 무비클럽이니만큼 최근에 본 영화를 이야기 하며 자기 소개를 갈음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어떤 영화 보셨나요? 재미있어서 추천하고픈 영화, 생각보다 별로였던 영화 모두 좋아요. 어땠는지 들려 주세요. - 저는 따끈따끈한 영화인 엘리멘탈을 추천합니다. 감독님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의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과 닮아있더라고요. 곳곳에 있는 한국적인 요소, 그리고 각 원소들의 특성이 드러나는 곳곳의 장면들이 좋았습니다.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대기업 ‘김과장’과 하청업체 ‘양사장’은 직원 부리기 꿀팁을 공유하며 서로 은밀한 애정을 키워간다. 1-1. 여러분은 이 에피소드를 어떻게 보셨나요? 기억 남거나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혼자서 이야기했으면 누군가에게 질타를 받았을지도 몰라서 잘 꺼내지 못했을 법한 이야기인데, 어떻게 쿵짝이 맞는 두 명이 만나 얼굴이 찌푸려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과정에서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주제들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1-2. 각자의 일터와 삶에서 만나본 '양사장' 또는 '김과장'이 있다면? 얘기를 듣고 싶어요. 또는 혹시 내 자신이 '양사장'이거나 '김과장'의 위치였던 적도 있었다, 솔직히 손! 그랬다면 고민과 궁리를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예전 회사에 일이 많아 충원을 해야 할 때였는데, 대표님이 '야근도 그렇게 많이 안하면서, 뭘!'이라는 말을 하셨었어요. 그때의 신선한(?) 충격이 아직 제 머리 속에 남아있습니다. 1-3. 윤성호 감독님께서 여러분께 시나리오 작가의 역할을 맡기셨네요.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계속 바쁘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양사장과 김과장의 마음 속 나레이션으로 끝납니다. 이 나레이션 대사를 여러분이 다시 쓰신다면요? 저는 둘이서 '보자보자하니 말도 안되는 말 하고있네!'라는 식의 같은 대사로 끝나도 좋을 것 같아요. 1-4. 이 질문은 저 클럽지기가 여러분께 궁금한 부분이에요. 이 에피소드는 독특하게 관객의 웃음소리가 삽입되어 있어요. 스탠딩 코미디나 미국 시트콤에서 접할 수 있었는데요. 한국 영화에서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저에게는 다소 낯설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코미디나 시트콤에서의 관객의 웃음소리는 웃긴 장면에 들어가는데요, 이 영화에서의 대화 내용 자체가 긍정적 의미의 웃음을 자아내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히려 이 웃음이 비웃음이나 영화를 보는 사람이 비판적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밌으면서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화면 구성에서 중반 이후에 카페 직원으로 보이는 배우가 희미해지다 점점 선명해지는게 인상적이었어요. 대사가 실감나고 실제 있을만한 일 한 토막을 잘 보여주면서도 서로 떠 넘기는 속마음까지 짧지만 곱씹을 작품이었어요
같은 장소에서 여러각도와 사람들의 여러가지 심리를 담아낸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사람들의 어디에서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들을 삼삼하게 담아낸 작품인 것 같습니다. 가벼워보이지만 그 안에 녹여지고 있는 심리들은 각 사람 안에 쌓여온 과거로 인해 그리 가볍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 영상에 들어간 웃음소리가 코미디 프로그램이 떠올라 인상적이었어요. 코미디라는 장르로 담아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저도 카페 직원분 모습이 선명해질 때 누군가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인상적이었어요.
서로 웃으면서 칭찬하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경멸하는 장면입니다. 정석적이다못해 클리셰에도 들어갈 정도이지만 이런 모범적인 장면을 통해서 현대 사회의 위선성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인물의 쉴틈없는 대화로 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티키타카가 굉장히 빨라서 대사도 듣고 연출도 보느라 엄청 바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몰입이 됐던 것 같기도 하고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면서 점점 클로즈업되는 걸 보고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두 인물이 화면 밖으로 다 나갈 정도로 확대가 돼서 오 뭐지? 했는데 카페 직원 분이 나오실 때 보고 우와 했습니다.
테러를 위해 위장취업한 IS 조직원조차 국내 빡빡한 노동환경에서는 시간이 없어 테러가 불가했다는 살벌한 농담이 절절하게 와닿고, 서로가 서로를 쥐어짜게 만드는 상호착취의 시스템이 한치 오차없이 굴러갈 수 있는 힘이 대체 어디서 오는 겐지, 김과장과 양사장의 웃픈 대화가 잘도 말해줍니다. 노조는 주머니 많이 달린 이상한 조끼를 입고 막걸리와 친한 무리라는 괴상한 프레임, 은근슬쩍 흘리는 공고출신을 비하 발언, 모순으로 가득찬 인간사, 개인사, 그걸 더욱 조장하고 이용해먹는 얄팍한 꾀로 가득한, 배우고 가진 자들의 세 치 혀. 영화는 씁쓸한 세태를 실감나게 고발하는데.. 이 토 나오는 시스템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나는 어째야 하나 고민케 합니다.
‘이러다 남미가 되‘면 그게 뭐 어때서, 두 사람 대화하는 거 들으니 딱히 더 불행해 질 것도 없어 보이는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첫 번째 에피소드 <프롤로그>에 관해 오늘도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참고로 한 에피소드당 3일간 링크에서 상영이 되니 기간 내 관람해 주세요. 오늘은 윤성호 감독님께서 직접 여러분께 묻고 싶다고 보내주신 질문 올립니다. 1-2. 각자의 일터와 삶에서 만나본 '양사장' 또는 '김과장'이 있다면? 얘기를 듣고 싶어요. 또는 혹시 내 자신이 '양사장'이거나 '김과장'의 위치였던 적도 있었다, 솔직히 손! 그랬다면 고민과 궁리를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1-2. 알바하던 시절의 경험이었는데, 열흘도 일하지 못하고 그만둔 곳이었어요. 거대한 창고가 있는 곳이었고 창고 위치 못 외운다고 일한지 나흘째 되는 날부터 엄청 혼났어요. 뭔가 제대로 된 체계가 없어서 물어보려고 하면 아직도 모르냐고 엄청 혼났어요. 게다가 그렇게 혼나고 나서는, 저는 앞에서 일하는데 남은 분들이 뒤에서 자기들끼리만 무언가 얘기합니다. 제 얘기가 아니어도 이 상황에서는 눈치 볼 수밖에 없죠. 이렇게 혼나면 문제는 일터의 매커니즘이 아니라 일하는 나 개인의 문제로 인식되어 버려서 스트레스만 받다가 결국 그만두게 되더라구요. 그 자리는 나말고 또 다른 학생이 채웠겠죠.
양사장 같이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 줄 모르고 자신의 논지를 늘어놓는 사람과 이야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수년간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최대한 들었습니다. 한때는 반박도 해 보았는데요.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건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을 배설하고 싶은 것뿐이더군요. 그래서 토론이나 설득이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이 느린 탓에, 이 점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많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 세계는 넓어졌습니다만 상대는 무엇을 얻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상관도 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1-2. 양사장과 김과장 모두 프레이밍과 가스라이팅을 참 잘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인턴으로 일했던 곳에서 상사 한 분이 인턴들을 깎아내리던 게 기억이 나요. 인턴 두 명이 같이 일하는 팀이었는데, 인턴들을 비교하며 마음을 어렵게 만들었던 게 생각 나네요. 양사장, 김과장은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마음이 약해지고, 쉽게 흔들리는지를 잘 아는 것 같아요.
1.1 '구밀복검'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말 그대로 입에는 꿀이 있어 달가운 말을 늘어놓지만 배 안에는 칼이 있어 서로를 겨누고 깎아 내리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고깝게 생각하도록' 이라는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로 하여금 누군가를 경멸하도록 만드는 시도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1.2 나름 친절하고 매너 있게 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은근슬쩍 하는 뒷담화를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에서 못 할 얘기 뒤에서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앞에서 무슨 말이나 다 할 수 는 없으니까요. 고민이 되는 부분은 '뒷담화'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상사를 까내릴 때 나머지 사람들이 단합되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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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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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영상과 독서를 함께 해요.
[NETFLIX와 백년의 고독 읽기]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IMF외환위기 다시 보기1]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어요.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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