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짜리 꼬마가 아빠에게 '인생이 뭐냐'고 묻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물음을 저렇게 '허무하게' 대답해 준 것도 신기하다. (이건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를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버지의 말은, 종교에 기대지 말라고 말하는 걸까? 삶은 혼돈의 연속이라고 말해주는 걸까? 중요한 존재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므로,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걸까? 타인의 시선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ㄴ 말이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가 됐을까? 아닐까? 아이가 그렇게 말한 아빠의 삶을 지켜봤다는 것도. 아버지의 말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을 거 같다. 아버지의 가치관이 아이에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맞을테니까.
[동네 산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이 읽기
D-29
그렇구나
그렇구나
우생학에 대한 견해가 현재 우리 사회에도 존재하지 않나?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엄마 아빠가 스카이 출신인데, 아이가 공부를 못했다가(?) 잘하게 되면
"역시 유전은 못 속여" 이런 말들을 하는데,,
우성학과 유전학(?)은 어떻게 같고 다를까?
그렇구나
“ 10여 년 뒤 독일에서 히틀러가 최초의 겅제 불임화법을 통과시켰을 때 미국의 우생학자이자 의사인 조지프드자넷은 "우리의 게임에서 독일인들이 우리를 이기고 있다"며 우는 소리를 했다.
그러나 모든 미국인이 유전적 정화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계획에 열성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매우 큰 목소리로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1910년에 미국변호사협회장은 우생학 불임화를 "야만적"이라고 했고, 오리건주 반불임화연맹 소속 한 변호사는 "폭정과 억압의 엔진"이라고 말했으며, 가톨릭교회는 불임화가 생명의 신성함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1906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새뮤얼 페니패커는 세계 최초의 강제 불임화법이 될 뻔한 법안을 무산시키면서, "그러한 수술을 허가하는 것은 ... 주가 보호할 의무를 지닌 ... 무력한 사람에게 잔인한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과학적 이견도 점점 쌓여갔다.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우생학을 뒷받침하는 과학을 "부패한" 과학이라 평하며, 가난과 방탕, 문맹, 범죄성 등 우생학자들이 불임화로써 근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 특징들에서는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자신이 실질적 악화를 초래하ㅏㄴ다는 "퇴화" 개념 자체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들은 생명체가 "역행"한다는데 데이비드의 주장, 예를 들어 멍게가 다른 종들의 먹이에 의지한 결과 한자리에 고정된 주머니로 퇴보한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되지 않았다. 후에 이 회의론자들이 옳았음이 밝혀졌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86-187,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 데이비드는 <당신의 가계도>라는 우생학 선언서에서 "교육은 결코 유전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단언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이 문제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아랍의 속담이 하나 있다. '아버지가 잡초이고 어머니도 잡초인데 딸에게 사프란 뿌리가 되기를 기대하는가?'"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90,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지금 우리들도 이와 유사한 말을 많이 한다. "결국 유전이네~~"
이건 우리들의 합리화 과정일까?
교육은 결코 유전을 대체하지 못한다면서 교육은 왜 하는걸까?
유전 만능주의라면 유전이 발현되기만을 기다리면 되나?
유전이 엄마 아빠의 유전에서만 오는 것도 아니라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그 윗대 조상들에게 오는 거 일 수 있는데, 부모가 엑스라고 해서 자녀도 엑스이니 교육하지 마라??
우리들은 그럼 무얼 기대하며 그렇게 공교육을 못 미더워 '사교육'까지 퍼붓고 있는 걸까??
그렇구나
“ 내가 모델로 삼으려 했던 자는 결국 이런 악당이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이성도 무시하고 도덕도 무시하고, 자기 방식이 지닌 오류를 직시하라고 호소하는 수천 명의 아우성 - 나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요-도 무시해버린 남자.
데이비드의 정 서적 해부도를 쫙 펼쳐놓고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원흉은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두툼한 "낙천성의 방패"가 아닌가 싶다. 데이비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다 옳은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쓴 루서 스피어는 그가 자기 자신에게 갖는 확신과 자기기만과 단호함이 세월이 흐를수록 더 강화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자기 길을 막는 모든 걸 뭉개버릴 수 있다고 믿는 그의 능력은 자신의 길이 진보로 이어질 올바른 길이라고 확신하게 되면서 몇 배는 더 커졌다." 데이비드는 공개적으로는 자기기만을 그토록 공격했지만 사적으로는, 특히 시련의 시기에는 더욱더 자기기만에 의존했던 듯하다.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어해야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 그 심리학자들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01-202,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유전적으로 열성한 사람보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인 거 같다. 자신의 우월성을 믿고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밀고 나가는 것, 이 모습은 현대 정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거 같아 안타깝다.
나이가 들 수록 내 주장을 밀고 나갔던 나를 반성한다. 내 생각도 맞고 다른 사람 생각도 맞다.. 토론의 장이 마련이 되면 적극적으로 내 주장을 펼치고, 내 주장에 반박이 들어오면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분석적으로 따지고 공부하 고 그래서 내 생각을 깨뜨리고 싶다. 그래야 '데이비드'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테니까.
날개
저도 나이가 들수록 제 주장을 고집할까봐, 사고가 경직될까봐 스스로 많이 경계하고 조심합니다. 말씀대로 토론하는 습관, 경청히는 자세를 갖는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오랫동안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론과 경청의 자세는
단시일내 만들어 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구나
“ 나는 그에게 통쾌하게 반박해줄 말이 있었으면 싶었다. 현란하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해줄 방법이. 우리는 중요하다고, 우리는 사실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줄 방법. 그러나 주먹이 올라가는 게 느껴지자마자 내 뇌가 주먹을 다시 잡아당겼다. 왜냐하면 당연히, 우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이 진실을 무시하는 것은 정확히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우월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에 자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력을 저질러도 괜찬하다고 생각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럴 순 없다. 명민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호흡, 모든 걸음마다 우리의 사소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와 다르게 말하는 것은 죄를 짓고, 거짓을 말하고, 기만과 광기로, 그보다 더 나쁜 것들로 자신을 이끌고 가는 일이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21-222,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금세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26-227,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관점의 다양성이 마음에 들었다. 작가는 이렇게 결국 자신을 지배했던 아버지의 말도, 우주의 티끌같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구축한 부분인 거 같아서 반가웠다.
himjin
저도 읽으면서 관점의 다양성도 맘에 들고
종이나 집단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날개
그 점이 이 책의 진짜 장점인듯 해요. 초반에 자신이 매료되었던 인물- 자연에 대한 자세,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추구한 강인함을 스스로 계속 뒤집고 있거든요. 이런 서술방식은 어떤 ‘강인함’ ‘자신김’ ‘학자로서의 권위’ 등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게 하는 듯 합니다. 모든 경우에 항상 참이 되는
단 하나의 원리, 성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구나
“ "어류"가 견고한 진화적 범주라는 말은 실제로 완전히 헛소리라는 진실 말이다. 윤의 설명을 빌리면, 그것은 마치 "빨간 점이 있는 모든 동물"이 한 범주에 속한다는 말이거나 "시끄러운 모든 포유 동물은 한 범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뭐, 원한다면 그런 범주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무의미하다. 진화적 관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하는 범주이기 때문이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40,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책 제목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여서 너무 이상했다. 왜?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아??? 물고기는 물고기잖아!! 내가 내 상식을 편들어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나의 생각이 모자랐단 걸 알았다.
단순히 물고기는 물에 사니까 물고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땅에 사는 건 땅고기? 그러다 땅에 사는 애들은 뭉뚱그려 말하지 않는데, 왜 물고기는 뭉뚱그려 말하지? 아니야, 그래도 갑각류와 무척추동물 같은, 말을 쓰잖아~ 하다가.. 그래도 내가 물에 사는 걸 물고기로 통칭하고자 했던 어리석음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이 책이 주는 띵~ 이 이건가보다.
날개
이 부분이 진짜 가장 큰 반전이었습니다. 제게는..
결국 물고기라고 분류하는 것이 자명해 보였지만 오류인것 처럼, 우리가 당연하다고 보는 것, 과학적 상식이라는 기존 관념이 다 무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둬야 합니다. 그게 사실 다윈과 토마스 쿤의 지혜겠죠.
그렇구나
“ 어떤 인지 과제에서 동물들은 우리보다 뛰어나다면 - 예를 들어 특정한 새종들은 수천 개의 씨앗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기억할 수 있다-그들은 그것을 지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치부한다. 이와 같은 수많은 언어적 수법을 드 발은 "언어적 거세"라고 표현했다. 즉 그것은 우리가 언어를 사용해 동물들의 중요성을 박탈하는 방식이자, 우리 인간이 정상의 자리에 머물기 위해 단어들을 발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52,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그렇구나
'언어적 거세'가 갖는 폭력을 떠올려봤다. 인간은 가장 우월한 생명체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인간이고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만들어 냈고 전달을 하고 기록을 하여 역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어리석음일지도 모른다.
'우리'라는 단어도 너와 나 외 다른 사람과 선을 그으며 '관계를 거세'하는 말로 상처주는 폭력이다.
다른 생명도 너그러운 눈으로 보고 그들도 우리보다 뛰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마음을 다시 새겨야겠다.
himjin
9장 세상에서 가장 쓴 것
(1)SF소설에 대하여
책의 중심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샛길로 빠져 보면
(전 이런 게 좋더라구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구절들도 좋구요
"기상 데이터에 따르면, 제인의 인생 마지막 날의 날씨는 아주 아름다웠다. 맑은 하늘에 최고기온은 섭씨 15도 이상이었다. 하와이에서 지낸 지 일주일쯤 지나서 제인과 두 수행원은 마차를 타고 팔리 전망대에 가서 경치를 즐기기로 했다. 그들은 호텔 주방 직원들이 마련해준 피크닉 바구니를 가져갔다. 거기에는 갓 구운 신선한 진저브레드와 완숙으로 삶은 계란, 고기와 치즈 샌드위치, 초콜릿과 커피가 담겨 있었다.
그들은 그늘에 앉아 바다의 경치를 즐기며 간식을 먹고 서로에게 SF소설을 읽어주며 몇 시간을 보냈다."(156~157p)
Q. 그들이 서로에게 읽어준 "SF 소설"은 무엇인지 상상해 봅시다.
(상상이 안 된다면 각자 읽은 책중 가장 재미난 or 가장 맘에 드는 SF 소설에 대하여 생각해봅시다.)
저는 <우리들><노변의 피크닉>이 떠올랐습니다.
1차원적으로 단순하게 피크닉이 들어가서일지도 모르겠지만요~::
(2)명성에 기반한 거짓에 속지 않으려면
"데이비드의 명성, 권력, 섬에 대한 미국의 무시 등으로 인해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하와이 의사들의 이야기는 본토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167p)
우린 아니 저는
권위 있는 사람, 유명인, 전문가의 말을 쉽게 믿고 의지하곤 합니다. 너무 많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무지하기도 하지만, 알고 판단 결정해야 하는 골치아픈 과정이 피곤하고 힘들어서이겠지요. 게으름을 반성하고
작정하고 대중을 속이려는 "명성, 권력"을 가진 이들의 거짓을 어떻게 판별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들(페이퍼북)(MR KNOW 세계문학 3)
노변의 피크닉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전설적인 고전. 한국에 형제의 작품이 첫선을 보인 후 거의 30년 만의 사건이다. 이번 한국어판 <노변의 피크닉>은 스탈케르출판사의 2003년판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집> 11권 제2쇄(2차 수정본) 원고를 저본으로 삼았다.
책장 바로가기
himjin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다. 한 종에서 돌연변이와 특이한 존재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그 종이 자연의 힘에 취약하게 노출되도록 만들어 위험을 초래한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7, 룰루 밀러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