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모임에서 어떤 얘기를 나누면 좋을지 가볍게 생각하며 정리해 놓은 질문들인데
이렇게 정성껏 답해주시다니 ^^: 감사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
[동네 산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이 읽기
D-29
him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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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동안 타오른 불길이 그가 평생 해온 일을 거의 다 수포로 돌려놓았다."(77p)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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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꼬리를 좇다
1.낙천성의 방패
"벼락 사고와 수전의 죽음 두 가지 일에서 재빨리 회복한 것에 대해 데이비드는 살면서 언제부턴가 "낙천성의 방패"를 갖추게 된 것 같다는 말로 설명했다. ~
"나는 이미 지나간 불운에 대해서는 절대 근심하지 않는다."하고 데이비드는 설명한다. 그의 어조에서 어깨를 으쓱하는 느낌이 배어난다.~
결국 그는 1891년 스탠퍼드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나이 갓 마흔 살이 되었을 때다."(81~81p)
2. "하지만 그가 유감을 품은 상대는 ...
손쉬운 표적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사기꾼이 아니라 손쉬운 표적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허술한 사고, "진실이 아니란 걸 우리가 분명히 아는 것을 믿으려 하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엄청난 고통"을 초래한다고 그는 썼다. 바꿔 말하면 헛된 희망을 품는 뇌, 그러한 상상의 비약에 취약한 뇌가 악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88p)
*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유감을 품는다?... 그런 사람들이 "악의 도구"가 된다 라니?
3. 질서의 감각
"이 우주에서 아직은 미지의 한 조각에 불과한 새로운 물고기를 한 마리 한 마리 잡아나가고, 새로운 이름을 하나씩 붙일 때마다 믿을 수 없는 도취적인 감정이 몰려왔다. 혀에 닿는 그 달콤한 꿀,
전능함에 대한 환상,
그 사랑스러운 질서의 감각.
이름이란 얼마나 좋은 위안인가."(89p)
* 읽으면서 느끼는 답답함을 우린 더 참아야 합니다. ㅠㅠ .
저는 그래도 다행히 뒤로 갈수록 재밌어지는 듯 합니다.
비관주의자인 저는 "낙천성의 방패"가 좀 부럽긴 했는데요.
'오늘부터 난 낙천성의 방패를 갖겠어.' 라고 말해도 맘대로 되는 게 아니기에,
여전히 좀 부정적이고 우울한 시선으로 살아가지만
혹시 책에서 나를 변하게 할 어떤 구절을 발견할 수 있을지 하는 기대를 갖고 다음 책장을 넘겨 봅니다.
그렇구나
같은 책을 읽고 있어, 지역과 모임이 다르지만, 궁금하여 여쭤봅니다.
이 책은 소설인가요? 왜 인용표시(각주, 출처)가 있 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너무 거슬려서 집중이 안 됩니다. 어제는 이 책을 먼저 읽은 남편한테 이런 저런 질문을 하다가 그냥 읽으라는 소리를 듣고, 집중이 안 됩니다.
100쪽을 넘겼는데도 안 읽히는 책 오랜만입니다.
himjin
제가 알기론 소설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도서관 분류번호도 "490"번대로 "자연과학/동물학"(다른 도서관은 470번 생명과학)으로 분류되어 있어요. 그렇다고 동물학은 아닌 것 같긴 한데요. 저는 전기물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아서, 뭐로 분류해야 할지 애매한, 이상한 책인 것 같아요.
저자의 의도일지 모르겠지만, 저도 읽으면서 너무 소설 같긴 했습니다.
중반부까지 잘 안 읽힌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좀 답답하고 짜증 이 난다고 해야 할지
그래도 뒤로 갈수록 몰입이 되고, 나름 반전도 있고, 괜찮은 구절들이 많이 나오는 책인 것 같아요~::
그렇구나
정보 감사합니다~ 분류번호는 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내용이 너무 과거부터 이어져서 절대 에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ㅎ
뒤로 갈수록!!! 반전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읽어보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개
ㅎㅎㅎ 좀 소설같은 구성이긴 하죠. 저자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 이란 실존했던 분류학자에 대한 삶을 추적하며 자기 얘기를 엮어나간 일종의 에세이입니다. 인용부호는 조던의 저직물과 관련 연구물, 그때 사건들, 논쟁들 대한 자료 출처를 달아놓은 거에요. 미주표시는 거슬리죠.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읽으면 흐름이 끊겨서 전 중간에 보지 않고, 나중에 꼭 궁금한 것만 찾아 봅니다.
100p.정도는 오히려 지루한 부분인거 같아요. 반전은 9장부터 시작됩니다^^ 조금만 참으시면..ㅎㅎㅎ
그렇구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장 즈음 되니 이제 '글'처럼 느껴집니다.
포기하지 않고 읽어보겠습니다~~ ^^
날개
이 책을 함께 읽자고 따로 글 올리셨더라구요. 전 9장 이후는 재밌어서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읽으시면서 여기서 계속 함께 얘기나눠요^^
민초단
저만 읽기 힘든게 아니었다니 안심... 저도 읽다가 계속 (속았네...재밌다고 들었는데 속았어..하면서 읽었네요) 단순히 뭔가 전달하는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
날개
제 주위에도 많이 힘드셨데요. ㅎㅎㅎ 전 반전이 계속되서 즐거웠어요.
날개
한 사람을 계속 나아가도록 몰아대는 건 뭘까? (…) 모든 사람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그것을 카프카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고 불렀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30, 룰루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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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저는 이부분에 대한 탐구가 좋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의 동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저도 항상 궁금했거든요. 여러분은 뭐라 생각하세요?
날개
“ 어쩌면 개미보 다 나을게 없으니 겸손해야 한다는주장을 고수하느라 아버지가 나를 쓸데없이 헤매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진화가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은 “우리는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을 품을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41, 룰루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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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이 부분도 저자의 핵심 질문이자 큰 탐구 주제여서 생각을 이리저리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자연 법칙과 생명체, 혹은 진화에 대해 위의 두가지 중 하나를 취해야 한다면 어느 쪽이신가요?
himjin
"위의 두 가지"라 함은
겸손 vs 교만 인가요?
맞다면 A로 아니면 두 가지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헤깔려요 ^^::
A. 인간은 개미보다 나을 게 없기에 겸손해야 하지만
인간은 생물중 자신이 가장 우월하다는 믿음을 기폭제로 이렇게 문명을 발전시켜 온 듯요. 인간은 본성적으로 겸손하기 힘든 종인 걸까요? ... 히브리스(Hyris)란 단어가 문득 생각나 링크합니다~
히브리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98418&cid=58143&categoryId=58143
날개
겸손 vs 교만 맞습니다. 혼동되도록 쓴거 같아 수정하려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안되는 군요!
전 인간이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게 인간 중심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봅니다.
himjin
5장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1. 명명(命名)에 대하여 -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vs 이름과 상관없이 존재한다.
"누군가가 그것들의 이름을 만들어낼 때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본다.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개념은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실재"가 된다. 우리는 전쟁, 휴전, 파산, 사랑, 순수, 죄책감을 선언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 이렇듯 아이디어를 상상의 영역에서 세상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운송수단인 이름 자체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사상에 따르면, 이름이 존재하기 전까지 개념들은 대체로 불활성 상태에 있다고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으면 숫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오?"(93p)
2. 고백
"분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종의 물고기들이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모서리가 없는 조던. 뫼비우스 띠처럼 두 개의 면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인 면. 두 면 사이의 경계는 결코 찾을 수 없다. 데이비드는 왜 하필 이 생물이 자신을 반영한다고 느꼈을까?
이 선택에 일종의 고백이 담겨 있는 것일까? 그토록 능숙하게 사람들의 마음과 일자리와 각종 상을 얻어냈던 친절한 남자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어떤 어두운 면에 대한 고백일까?
그때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했다. "(97p)
3. "세계는, 그 거대한 세계는 조용히, 참을성 있게 앉아서 그가 틀렸음을 증명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101p)
* 차차 저를 답답하게 하고 헤깔리게 하던 자욱한 안개가 아주 쬐끔 걷히고
이제는 찜찌름한 단계로 넘어갑니다. 암시? 전조? 이런 것들이
문단들 구석, 문장들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계속 읽어나갑시다!
반디
안녕하세요.
마포독서가문의 독서동아리 중 하나인 '서로서로'의 이현정입니다.
그믐에서 독서 모임하신다고 밴드에 올려놓으신 게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들어와 봅니다.
책 페이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문장 수집으로는 쓰지 못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동네산책의 독서모임을 응원합니다!!!
날개
네~ 반갑습니다. 저도 인상적으로 읽은 구절입니다. 그
구절을 비롯해서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여러가지 태도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 태도때문에
생기는 갈등, 대립, 비극적 사건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고요.
‘서로서로’도 응원합니다. 저도 천명관 ‘고래’ 인싱깊게
읽었습니다. 여름에 그믐에서 독서토론 하신다니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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