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아.] 5th. 모래 요정과 다섯 아이들

우선 비룡소 버전을 읽고 있습니다. 서문을 읽는데 뭉클합니다.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책을 읽고 쓰는 엄마라면 이 서문을 쓸 때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절절히 느껴집니다. 존 블랜드에게 우리 램은 너무 어려서 책을 읽을 줄 모르지. 어떤 책도 그 오동통한 손이 괴롭히는 걸 견디어 내지 못하네. 이 책은 널 위해 쓰긴 했지만 네가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책장 위에 올려놓을게. 오, 지나가는 나날이여, 아아, 그날은 너무도 빨리 오리라! 아이가 젖먹이일 때는 책을 보는 것도 미션이죠. 전자책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유일하게 패드로 책 보던 시기가 있었지요. 책을 물고 뜯는 아가. 침 바르고 손 힘 조절이 안 되어 찢겨나가고 또 그 종이를 먹는 아가, 정말 염소인 줄..ㅠ 그때는 아이가 얼른 커서 나에게 말하고 스스로 글도 읽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도 한편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는 모순된 마음이 들었지요. 너무 예뻐서 크는 게 아깝다는 말. 아이 둘 키우며 일하며 정신 없이 바쁘게 살아온 10년. 초2인 둘째랑 보내는 오후 시간이 금쪽같이 소중합니다. 1시에 교문을 나오는 아가를 꼭 안아줘야지 생각합니다. 첫 책을 쓰던 네스빗 작가의 마음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