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가랑비가, 가을 끝자락에 자주 오는 비가, 수직으로 내리는 가는 비가, 홀쩍거리며 물을 엮어내고, 대기를 시침질하며 평평한 운하를 바늘로 뒤덮어버리는, 끝없이 펼쳐지는 축축한 그물에 걸린 새처럼 정신을 사로잡고 얼어붙게 만드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
『죽음의 도시 브뤼주』 20-21p, 조르주 로덴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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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여인
정말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고 로덴바흐의 시나 다른 작품도 보고싶은 마음입니다.
스마일씨
비를 실삼아 엮어 그물을 만들어 대기를 덮어 그 안에 갇힌 새라는..어찌 이런 멋진 표현을!
난난독독
정말..... 감탄의 문장입니다.
두군
오늘같은 비오는 날에.. 이런 축축함에… 잘어울리네요. 여태 보아왔던 어떤 문장보다 아름답습니다.
흑백
"이런 날씨 속에서 종소리가 소리 가루들을, 수년 전 죽은 아내의 유골을 공기 중에 흩뿌리는 것 같았다." 이 문장도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출판사가 온라인서점 홍보페이지에 쓴 문장인데 전 한동안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댕댕댕거리는 종소리가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 같았어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처럼...
난난독독
더할 나위 없는 명문장이고 의미심장합니다.
흑백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 책을 분위기나 감각만으로 취급하고 읽어도 좋겠다는. 의미를 좇고 죽음에 탐미해가며 읽는 것도 무척 재밌습니다만 (저도 지금 그렇게 읽고 있어요 자연스레 ㅎㅎ) 나중에 몇 년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사진만 보거나 제가 좋아하는 음산한 문장만 골라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만한, 그럴 수 있는 작품 같아요. 모든 소설이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만큼 분위기가 주는 힘이 큰 작품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로덴바흐가 소설가이기 전에 시인이란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곱씹게 됩니다 ㅎㅎㅎ
저는 처음 이 책을 분위기나 감각의 선을 따라 읽었는데 작가의 표현력에 매료되었어요. 읽은 후 많은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는 작품이었습니다.
난난독독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함께 즐겁게 독서해주신 @스마일씨@달여인@흑백@두군 님들에게는 장강명 작가님의 브뤼즈(?)와는 다른 '상상의 동네 이야기' "아무튼, 현수동"을 주소지로 보내 드립니다. 호명된 분들께서는 spysick@shinbooks.com으로 책을 받으실 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6월 8일~9일 일괄 발송하겠습니다.
스마일씨
덕분에 저도 즐거운 독서가 됐습니다. 책이 예뻐서 소장가치도 충분합니다. 😆
난난독독
저도 책이 이뻐서 이 책의 디자이너와 편집자 각 한 분을 모셔와서 지금 한참 '조르쥬 페렉'의 작품을 다듬고 있습니다!!
스마일씨
조르쥬 페렉 어떤 작품일까요? 레모와 녹색광선에서도 신간이 나오더라고요.
난난독독
아..김호영 교수님이 작업 중이시라는 작품이 바로 '녹색광선'에서 출간하는 작품이군요. 저희 역자분께서 말씀한 작품은 '레모'에서 나오는거고...이번 년도 여름은 왠지 페렉 작품들로 풍성하고 싱그러울 듯 합니다.
난난독독
번개퀴즈에 당첨되신 @스마일씨@두군 께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 도 받아보실 수 있겠네요. 주소를 취합한 후 제가 요즘 신간 때문에 너무 바쁘신 @타민 님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스마일씨
감사합니다! 운이 많이 좋았네요.😁
난난독독
저도 수준 높으신 참여자분들 모셔서 운이 좋았어요. 다음에 윌리엄 포크너 한번 가게 되면 또 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