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처방] 3.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

사연자님, 안녕하세요. 저 역시 아주 오랫동안 같은 고민을 했기에 질문을 지나치기 어렵네요. 조금 우울한 답변을 먼저 드려야 할 지도 모르는데요, 이 질문은 쉽게 끝나지 않는답니다. 적어도 저의 경우에는 그랬어요. 저는 일에 대한 고민이 어쩔 수 없이 삶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더군요. 일과 삶을 무 자르듯 분리하는 것이 오랫동안 노력해 봤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내 삶을 닮아내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저버리기 어려웠습니다. '일'고민과 약간 떨어져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를 권해드립니다. 내 삶을 생각하면 내 '일'도 다시 정의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다른 결의 책도 소개해드려요.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한다는 것, 시키면 뭐든지 한다는 것.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것. 일과 일하는 사람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한국 소설이에요.

마지막으로 꿀꿀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책도 한 권 소개합니다. 위의 두 책이 진지 모드라서 마지막 추천은 코믹으로 갑니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 전 세계 공통이겠죠? 『명상 살인』의 주인공 비요른 디멜도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어요.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로서 그 역시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합니다. 사연자님의 친구가 취미를 권했듯 그의 돌파구는 명상입니다. 일단 완전 너무 너무 재미있고 웃겨요. 읽어 보심 짜증 나는 회사 생각, 이틀 정도는 까먹으실 거에요.

저도 번아웃에 시달리고 누군가에 대한 살의가 차오를 때 이 책을 읽어서 마음을 좀 달랠 수 있었습니다.

살인자가 주인공인 소설 중 가장 유쾌한 작품 아닐까 싶습니다. ^^

챠우챠우님의 이 글을, 작가가 분명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근데 이런 맘으로 책이 읽힐까??

마음이 엄청 싱숭생숭하실 것 같기는 해요. 일도 손에 잘 안 잡히실 것 같구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책처방을 의뢰하신것 같아요, 아마도요.

저는 아주 많은 상황에서 책이 위로가 되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어려워 단 돈 몇 천원도 마음대로 쓰지 못할 때도 도서관의 많은 책들은 거기 있어 주었어요. 상사에게 깨지고 별 생각없이 읽었던 힐링 에세이 몇 장에 사르르 마음이 녹기도 했고요, 저보다 앞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남긴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생각의 책들이 저에게 준 영감과 용기가 있고요. 저는 '이런 맘'일수록 더 책을 읽는 것을 사연자에게 권하고 싶어요. '이런 맘'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유튜브 수렁과 SNS 이미지 홍수 속에 있지 않아요. 물론 적당한 운동과 다양한 외부 활동은 좋겠지만요. ^^ 책은 그 어떤 문제도 직접 해결해 주지 못하지요. 문제는 '내'가 해결하는 것이고요, 책은 어두운 밤길 걸어가는 우리들 옆에 은은히 빛나는 달빛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어 공유해요. "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누그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몽테스키외 읽으면 분명 좋아질거에요. 독서는 힘이 있습니다.

1. 일하신지 1년정도 되셨다면, 경력이 되려면 적어도 3년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2. 지루하고 따분하더라도 지금 하는 일에 머무실거라면, 어떻게든 새로운 재미나 목표를 찾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일이 잘 안될때는 티 안나게 조금은 설렁설렁 하는 것도 한 방법, 혹은 연차를 쓰고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4. 월급을 받으며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월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꼭 보람이나 어떤 대단한 의미가 아니더라도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또는 월급을 받기 때문에 어떤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회사를 다녀야하는 거구나 라고 인정할 수 있게 된다면 마음에 균형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5. 지금 할 수 있는 가능한 일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라며, 아래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1년에 딱 하나! 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응원합니다!

고민이 많으시겠네요. 어떤 책 한 권이 딱 떨어지는 해답을 주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일단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시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보시면 어떨까요. 원하던 업계에서 일을 하게 됐지만 행복하지 않아 서핑을 시작하고, 호주로 ‘서핑홀리데이’를 떠난 분의 에세이입니다. 특별한 교훈을 얻겠다는 마음 없이,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가볍게 책장을 넘기며 보면 제일 좋을 책입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현대인이 굉장히 많고, 이것은 노동시장 변화라는 구조적인 원인에 따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예 정규직 시대는 끝났고, 모든 사람이 메뚜기처럼 N잡을 뛰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분석이 아주 심오한 것 같지는 않고,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들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약간 팁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 사이에 휴식을 가져라’라는 조언도 있네요.

그런 긱 이코노미 시대에는 가늘고 길게 살아야 한다, 게릴라처럼 자영업을 하는 게 답이다, 그게 무려 ‘생업’이 된다고 주장하는 괴짜도 있더라고요. 저는 이렇게 못 살 것 같지만 읽다 보면 유쾌한 기분은 들고, 간혹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힘줘서 추천하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성공에 이르는 한 가지 경로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적 성공으로 한정하더라도요. 저는 이 책 읽고 상당히 힘을 얻었어요. 책 소개나 부제가 약간 자기계발서처럼 적혀 있고 실제 내용에도 좀 그런 부분이 있지만 여러 통찰들이 담긴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고, 그랬을 때 우연히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고 자기만의 역량을 키워서 나름 성공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열정을 쫓아서 '이 일이 내게 맞은 일일까'를 고민하는 대신에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저는 맘이 심란하고 힘들때 책이 도움이 된 적이 많았습니다. 질문자님께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도 칼 뉴포트 작가를 처음으로 접했던 책인데, 자꾸 (없는) 열정을 좇으라고 하는 세상에 불만이 있던 차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한국어판 제목이 원래 달랐던 것 같은데 바뀐 제목이 훨씬 나은 것 같네요.

1. 스토너 -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일에 대한 고민이 결국 삶에 대한 고민이라서 일까요? 2. 인간의 조건 - 노동시장의 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거칠고 험한 일들을 한승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엮은 내용인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3. 건투를 빈다 - 직업을 계속 바꾸는게 꼭 나쁜가, 내 타고난 성향과 팔자가 그렇다면 굳이 거스를 필요가 있나, 선생님이 정말 원하는 게 무얼까 고민을 하다 떠오른 책인데요.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고 거기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나'다. 선택에 따른 기회 비용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다. 누구한테 물어봐서 답이 나올 일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먼저라는 김어준의 이야기에 공감했던 책입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