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든 일이든 떠나는 것에 연연하지 마. 더 나은 기회가 오려는 거니까." 라고 말했다. 그것은 지나가고 다가오는 것들 사이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꼿꼿하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해 온 이의 조언이었다. "어떻게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어?" 라고 묻자 엄마는 "책을 읽으면서" 라고 대답했다. 그 말은 나에게 일종의 경구(aphorism)다. 열렬히 읽는 삶이 그녀를 그녀이게 했다면,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사는 한 타인이 나를 훼손해도 나는 훼손당하지 않고, 타인이 나를 모욕해도 나는 모욕당하지 않으며, 타인이 나를 소멸시키려 해도 나는 소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p.212,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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