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연남동 끝자락에 위치한 에세이 전문 서점
'무슨 서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독서 모임입니다.
5월에는 하재영 작가의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를 같이 읽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어머니답지 않은' 어머니가 있다. 딸에게 끝없는 희생과 양보를 요구하는 어머니가 있고, 아들만 귀하게 여기는 어머니가 있고, 어린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어머니가 있고,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어머니가 있다. 그러나 자식에게 상처를 주는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과 별개로 '어머니다움'에 대한 정의는 일종의 신성(神聖)이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처럼 이상적 어머니상은 신에 필적하기에 모든 어머니는 실패한다. 반드시 실패한다. 어머니가 ‘실패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어머니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계속할 것이다.』
엄마가 구술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딸이 옮겨 적은 책입니다. <슬픔의 방문>을 쓴 장일호 기자는 이 책을 두고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와 ‘이해하고 싶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들에게 주요한 참고문헌"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 쉴 틈 없이 나와 내 엄마 이야기가 포개어집니다. 도무지 혼자 끝까지 읽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임은, 끝까지 읽고 싶어 모두에게 청하는 SOS이기도 합니다.
이번이 여섯 번째 모임이고요.
이곳에서는 계속 에세이를 읽습니다.
5월 한 달은 우는 듯이 웃으며 이 책을 함께 읽읍시다.
◌ 5월 4일(목)까지 모집 후, 5일(금)부터 30일(화)까지 모임을 진행합니다. 모집 일정이 지나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책 읽으며 오래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기록해 봅니다. 그러다 생각난 기억, 하고픈 이야기도 나누고요. 책 읽다 문득 생각나는 것들 메모 남기는 마음으로 들러주세요.
◌ 모임 책은 '무슨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택배 주문도 가능합니다.) 구입을 원하시면 인스타그램 (@musn_books)으로 DM 보내주시면 됩니다.
◌ 모임 책을 서점에서 구입하거나 택배 주문해 주시는 분께는 서점에서 판매 중인 #무슨세트_필사set 를 선물로 드립니다.
[무슨 서점] 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같이 읽기
D-29
무슨모임지기의 말
무슨
이 글은 엄마에 대한 모름을 앎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되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서문중에서,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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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무슨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믐에서 하는 '무슨 서점'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아홉 분이나 참여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책은 자신만의 속도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보니까 서문을 제외하고 총 여섯 파트로 이루어져 있어 4~5일에 한 파트 씩 읽으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책 읽으며 주에 한두 번씩 들러 글도 남겨주시고, 다른 분들의 글도 읽어주시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믐'을 처음 사용해 보신 분들은 테스트해 볼 겸 이런저런 기능을 활용해 보세요.
책을 읽다 생각난 다른 책을 추천할 때는 '책 꽂기' 기능을,
남기고픈 구절은 '문장 수집' 기능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수집된 문장은 클릭해 이미지로 다운받을 수도 있답니다.
그믐은 독특하게 자신이 쓴 글을 삭제할 수 없어요.
29분 내 수정만 할 수 있는 점, 글 쓰실 때 참고해 주시고요.
다른 분과 대화할 때는 댓글(말풍선 아이콘)을 사용하거나 아이디 @태그를 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5월 30일까지, 남은 26일 동안 책 한 권 같이 즐겁게 읽어봅시다!
무슨
저는 최근 들어 엄마와 연락할 일이 자주 생겨, 여느 때보다 엄마에 대해 많아 알아가고 있는 중인데요. (그 알아가고 있다는 것도 결국 현재 몸 상태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지마는...;;)
서문을 다시 읽다 맞닥뜨린 저 구절(이 글은~~)부터 두 눈에 콕 박혔습니다. 저는 그 모름을 앎으로 바꾸고자 했던 적이 있었나...하는 마음에 괜히 뜨끔했던 탓이겠지요.
서문에서부터 마음에 담아둘 구절이 참 많더군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여러모로.
무슨
“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비로소 나 자신이 된다. 내가 엄마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엄마에 대한 '책'이 아니었다. "나 자신으로 살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엄마가 자기 삶의 저자가 되는 '사건'이었다. ”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p.15,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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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매미
[10쪽]
우리는 모녀라는 관계의 타자로서 영원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장에 밑줄을 그으면서 제가 엄마랑 대화할 때 느낀 숱한 ‘비껴남’(서로의 생각이 서로에게 온전히 가 닿지 못함)을 떠올렸고, 한편으로 안도했어요.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엄마란 존재는 원래가 ‘나와 가장 가깝고 내가 거의 모르는 한 여성’(10-11쪽)이구나, 싶어서요. 이어 아래의 문장에도 밑줄 그으며 생각했어요. 언젠가 나의 엄마에 대해 짧든 길든 글을 쓰는 건, 내가 시도해 봐야 할 불가능이구나, 라고요.
[10쪽]
글쓰기의 본질은 불가능을 ‘실현’하는 일이 아니라 ‘시도’하는 일이라 믿는다.
무슨
저도 '글쓰기의 본질은~~ ' 이 부분에 밑줄 쫙 그어 두었답니다. '실현'이 아닌 '시도'라고 발음 하는 그 순간부터 어디에선가 용기가 샘솟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겨울매미
[14쪽]
이야기는 단지 우리의 과거, 경험,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이거나 해방일 수 있다.
어린 시절 저희 집은 아주 화목한 가정이었지만, 아빠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엄마와 언니와 저는 주로 들었습니다. 아빠의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군대 시절, 청년 시절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는 일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우리 엄마에게 이야기의 주도권을 드리고 그 이야기를 들어야겠습니다. 이야기가 자유이거나 해방일 수 있다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 엄마도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해방될 수 있을 테니까요.
무슨
저는 두 분의 인생 이야기를 성인이 되어서야 조금씩 들을 수 있었어요. 사실 더 구체적으로 여쭈어 본 적도 없지만요... 책을 읽다 보니, 저희 부모님 역시 자신들의 목소리를 잃으신 게 아닌가, 각자 서로에게 암묵적으로 침묵을 강요해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사자만아는영역
저도 이번에 읽어보려고 해요~ 늦었지만 참여하겠습니다^^
무슨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서점 행사 준비에 정신이 팔려 그믐에 이제서야 출석했습니다 ㅎㅎ 남은 기간 동안 같이 찬찬히 읽어가보아요.
hyeyum32
이 글은 엄마에 대한 모름을 앎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되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7,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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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yum32
“ 글쓰기의 본질은 불가능을 '실현'하는 일이 아니라 '시도'하는 일이라 믿는다. 보여지지 않았던 것을 보이게 하는 것, 말해지지 않았던 것을 말하게 하는 것은 글을 쓰면서 품게 된 꿈이다. ”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10,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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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yum32
종종 가는 독립책방 지기님이 이 책 읽어 보셨어요? 라고 물었을 때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쩍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 옷을 사러 간다며 같이 가자 하여 만나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옷을 사고 헤어졌습니다. 어제 다시 만난 엄마는 그 날 헤어지기 싫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컸다고 헤어지기 싫었다고, 보내기 싫었다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엄마는 처음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엄마에 대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겠습니다
무슨
전 엄마랑 마지막으로 쇼핑을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나네요. 병원 투어도 쇼핑으로 쳐 준다면 모를까... 같이 쇼핑하러 다니시는 모습 자체가 부럽습니다. 그날 어머님은 어떤 마음이 드셨길래 그랬을까요. 제가 편지라도 써서 여쭙고 싶군요.
겨울매미
[27쪽]
착하다는 건 나의 의지가 아닌 남의 의지대로 사는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닐까?
언제부턴가 저도 ‘착하다’라는 칭찬을 듣거나 혹은 남에게 그런 칭찬을 하는 것을 경계해 왔는데, 바로 위의 문장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남들에게 착한 사람 되려 애쓰는 일을 그만두니 전보다 더 소신껏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 좋아요.
무슨
'착하다'라는 건 뭘까요. '성실하다' 라는 건 대체 뭐죠. 저마다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고 깊이도 다른 이 단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을 읽으며, 저도 그동안 이 두 단어가 뜻하는 바를 타인의 기준에만 입각해 해석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것에 자꾸만 나를 맞추려니, 스스로에게는 결국 채찍질 뿐. 이런 과정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몸에 입력돼 있어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겨울매미
[34쪽]
엄마에게 여성의 일생이란, 특별한 사람으로 고독하게 지내는 삶과 평범한 사람으로 원만하게 지내는 삶으로 이분되어 있었고, 양자택일해야 한다면 후자가 더 행복한 삶이라고 믿었다.
위의 양자택일이 저에게도 해당되는 거라면 저는 ‘특별한 사람으로 고독하게 지내는 삶’을 택해 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 양자택일 자체가 허구일 수도 있겠지만, 굳이 고른다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저는 결혼했지만 며느리에게 요구되는 많은 역할을 대부분 거부한 채 시댁 어른들을 그냥 인간적인 우정에 의해서만 대하고 있고 (서운해하시는 건 그분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비출산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비전공자로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고, 기타 등등 주변 사람들과 다른 점이 많은데… 때로 고독하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자기 삶을 살아가는 데에 행복이 있다고 믿어요.
무슨
다들 비슷한 부분을 많이 체크해 두셨군요!
@노니 님이 수집해 두신 문장도 그렇고요.
저희 엄마가 정말 딱 이러셨거든요. 평범하게 살지 않으면 세상이 두 동강 날 것처럼 굴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살아본 경험이 없으니 딸이 그러는 게 몹시 두려우셔서.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도 할머니가 살라는 대로 곧 죽어도 살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사람이었더라고요. 하지만 그랬던 삶이 너무 고되었기에 제게도 할머니처럼 이것저것 만류하셨던 것 같아요. 엄마의 지난한 역사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드문드문 이야기해 주시는 에피소드만 들어보아도....
예전에 비하면 빈도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같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지금은 이해하는 양 굴기라도 하지만, 어렸을 땐 도무지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체 왜 자기 딸이 평범해지는 게 좋다는거야? 왜 자꾸 남들이 사는 대로 살라는 거야? 왜 내 삶을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해? 내 삶인데? 하며 대들기도 많이 대들었지요, 까지 쓰고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너무 깜짝 놀랐네요.
차이브
너는 평범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기 바란다. 무난하고 평범한 삶이 행복한 거란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32p,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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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브
31페이지를 읽고 엄마에게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꼽으면 언제냐 물었더니 웃습니다. 제가 한번씩 본가에 가서 이것저것 질문을 퍼부으면 엄마는 늘 어려워합니다. 늘 같은 대답이고요. ‘아우 몰라 엄마는 그런거 몰라’ 딸은 이토록 자신의 삶을 부르짖으며 사는데 엄마는 어찌된 것이 늘 모른다고…
평생 서울서 자기 집 하나 없이 살다가 서울서 한 두 시간 떨어진 경기도로 이사오면서야 집을 살 수 있었는데요. 엄마는 집 걱정 없고 자식들 다 독립해 밥 벌이 하며 살고 있고 아빠 건강 회복한 (길게 병원 신세를 지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이 제일 좋다고 하세요. 지금? 이게 엄마의 가장 좋은 때라는 게 믿겨지지 않아 딸은 자꾸 의심하듯 되묻고 싶고요. ‘이것보다 더 좋은 때가 진짜 없었다고?’
엄마는 살면서 늘 힘든 순간을 회피하는 것으로 삶을 보호해왔는데 딸은 자꾸 질문을 던져 직면하라하니, 불편하답니다.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또 ‘그렇구나’ 말을 끝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이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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