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D-29
10-3 저는 이 책이 평전인 줄도 모르고(유인원에 초점을 둔 책인 줄 알았어요), 처음에 왜 이렇게 사생활 이야기를 많이 하나 생각했어요.^^ 너무나 뛰어나고 흥미로운 서술방식에 왠지 슈테판 츠바이크가 떠올라 사기 당하지 않으려고 경계하면서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멋지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또는 더 궁금하게 만드는) 여지를 많이 남겨두었다는 점과 (잘 표현이 안 되는데) 제 시야를 확 넓혀준 무언가가 전해졌다는 점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이며 문장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번역도 정말 훌륭해서, 번역서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저는 평전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어떤 어려운 사상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인물로 접근하면 그나마 나아서 읽는 경우가 있었네요.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나 (평전은 아니지만) 조너선 스펜스의 <천안문>을 읽은 기억이 나요. 저는 너무 개인의 심리나 성격, 가정환경에 초점을 맞춘 것보다 그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평전이 좋아요. 평전은 아니고, 인물 이야기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레드 로자>입니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삶도 만화로서 이 작품 자체도 멋있었습니다. 10-4 다이앤 포시가 제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지만, 본받고 싶고 가장 궁금한 사람은 비루테 갈디카스예요. 그래서 가장 먼저 <에덴의 벌거숭이들>을 읽으려고요. 모임이 곧 끝난다니 아쉽네요. 다른 분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읽어나가니 도움이 많이 되고 즐거웠습니다. 저는 긴 꿈을 꾼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김혼비 작가님의 추천사 예언 적중입니다.
레드 로자『레드 로자』는 사랑과 혁명에 불꽃같았던 로자 룩셈부르크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린 작품이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세워졌던 해에 태어난 로자의 탄생에서부터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사회주의자이자 혁명가이며, 연인들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여성으로서의 로자의 삶이 연대순으로 그려진다. 당대의 격변하는 시대 배경을 거침없이 묘사해내는 그림에, 드라마틱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유머러스한 로자의 투쟁과 일상 등이 한데 어우러져, 로자의 시대와 삶과 사상이 한손에
10-3. 루이스 리키로 시작된 유인원 연구의 인물을 묶어서 보면서 연구 대상에 따라 다른 모습을 비교할 수 있었네요. 제인 구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의 삶이 그들이 연구한 동물들의 특징처럼 서로 다른 점을 찾으면서도 각 동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똑같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평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처럼 무조건 추앙하는 내용이 아닌 객관적으로 한 인물을 볼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유인원과의 산책>은 세 인물의 긍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외부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까지 기술해주어 조금은 객관적인 평가를 해볼 수 있었어요.
10-4. 세 사람 모두 유인원 연구자로서 독특한 삶을 살아 왔지만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삶은 다이앤 포시였어요. 다이앤의 삶은 비록 인간과는 쉽지 않았지만 고릴라에게는 너무나 인자했고, 자애로웠고,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비극적인 결말 또한 다이앤같다는 느낌이었네요. 아무래도 다이앤은 이미 고인이 되었기에 작가가 제인이나 비루테에 비해서 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많이 담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잘 읽었어요.
10-3. 몽고메리 작가가 세 여성의 발자취를 쫓아 그녀들의 삶을 서술하기까지의 고난이 조금은 엿보였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찬사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지는 곳곳의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유독 한 사람에게만 좋은 시선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구간도 있었지만, 그녀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유인원들과 그런 시간을 보냈으며, 그 시간들로 인해 어떻게 삶을 마감하였는지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었습니다. 평전을 읽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어찌보면 첫 평전이 매우 저에게는 훌륭하게 다가와서 앞으로 다른 평전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4. 세 여인에게 모두 배울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떠한 생명체를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순수함, 애뜻함, 열정.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나를 헌신하고 불태울 수 있는 희생. 선한 영향력과 올곧은 권위로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게 하는 힘. 단순히 유인원을 연구한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안겨 줄 수 있었던 여인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이 여인들의 삶을 엿본것에 그치지 않고, 변화된 인간으로서 조금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4-1. 관습에 도전했던 성향이 나온 초반부에 비해 여성 과학자들과의 관계가 서술된 후반부가 흥미 진진했어요. 두 번째 아내 메리도 있었고, 아들 리처드가 수양딸에 대해 질투한 것도 보면 루이스는 가정적인 성향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4-2. "키쿠유족에게 받은 훈련은 내게 가르쳐 주었다. 당연히 어떤 지점에 뭔가가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발견할 수 없다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을, 그게 거기 없는 게 아니라 관찰력이 부족하다고 결론지어야 한다는 것을." (134쪽)
8-1 위에 여러분이 글처럼 뒤늦게 침팬지와 환경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곰베에서 침팬지만를 연구하는 제인구달이 실험실 속의 침팬지에 관심갖지 못했던것을 탓할 순 없을것 같아요. 침팬지 문제를 인식하고 나서 바쁘게 다니는 제인구달의 모습은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있음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안쓰럽기도 합니다. 의학적 진보와 동물복지 문제는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인간을 위해서 무조건적 동물의 희생은 지향해야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침팬지를 위해 바쁜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아래 글을 통해서 그녀 개인의 삶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8-2 제인의 삶을 기쁨없는 회의와 강연과 비행기 여행의 연속으로만 묘사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인간종 자체는 오만할 수 있지만 제인은 그들 각각에게서 여전히 큰 기쁨을 발견한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이 이 세상에 기여한 게 대체 뭐요?하고 묻는다면 첫 번째 답은 '훌륭한 아들'을 키웠다.'는 것이다.
유인원과의 산책 사이 몽고메리
9-1 책을 읽기 전에 다이앤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때나 이 9장을 읽기 전에도 역시 다이앤의 행동 방식이 좀 괴팍하고 과하다 싶었는데, 이 장을 읽고난 후에는 많은 부분이 이해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먹힐만한, 자기가취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법! 아프리카인화 된 다이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 합니다.
다인앤은 아프리카인입니다. 그게 그녀가 19년 동안이나 백인 여성으로서 홀로 외롭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입니다. 그녀는 아프리카인이 같은 상황에서 했을 법한 행동을 한 겁니다.
유인원과의 산책 337, 사이 몽고메리
6-1. 다이앤은 제인과는 정말 다른 성격, 생활방식을 구가해서 좀 놀랐습니다. 본인들이 선호하는 유인원들과 비슷한 것 같기도 했고요. 그리고 우아했던 제인과 다르게 본인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반밀렵 활동에 에너지를 쏟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 읽고 드는 생각은 왜 그렇게도 그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유인원들이 인간과 더 가깝다는 것에 집착할까요? 인간과 가깝지 않은 동물이 생명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다이앤도 제인과 마찬가지로 고릴라에 대한 엄청난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아래 글처럼요. 6-2. p236 그녀는 그들 삶을 한사코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서 총체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p242 “나는 그때만 해도 다이앤이 고릴라인 줄은 미처 몰랐죠.” 그리고 아래의 글은 평생 절대 잊지 않을 명언이었습니다. 242p “이 동물을 사랑하라. 신은 이들에게 사고의 맹아와 고요한 즐거움을 주었다. 이들을 괴롭히지 말라, 이들을 귀찮게 하지 말라, 이들의 행복을 빼앗지 말라, 신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
9-1 다이앤 포시를 다룬 마지막 내용을 읽으면서, 두 가지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는 노무현 재단 유튜브채널 알릴레오 북스를 평소에 즐겨 보는데요.. 해당 채널에서 공개방송으로 다뤘던 책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 편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워딩은 정확하지 않지만 보통, 법을 대하는 태도가 세 가지로 나뉜다는 거예요. 첫 번째는 무조건적인 법 수용, 두 번째 는 수용할 수 없는 법이어도 일단 수용하면서 바 꾸기 위해 노력(조수진 변호사님은 이걸 택했고), 세 번째는 틀린 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겨가면서 바꾸려고 노력.(안진걸 소장님은 이걸 택했죠.) 당연히 다이앤 포시가 보였던 행동도 세 번째에 해당한다고 느낍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영상에서 직접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정말 필요한 가치라고 느껴요. 법치주의 가 분명, 잘못 작동중이니까요..) https://youtu.be/AnXS3qAjqLU 두 번째 떠오른 것은,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입 니다. 꽤 오래 된.. 찾아보니 10년 된 영상이네요. https://youtu.be/-AB2mTxS0Z8 해당 영상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가 나뉘어 집니다. 흔히들, 스티브 잡스를 까칠한 혁산가로 기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유명하신 조벽 교수님의 경우, 스티브 잡스의 유년시절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굉장이 잘 성장한 것이다." 라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해요. (자세한 것은 직접 영상을 보시길 권해드려요.) 스티브 잡스처럼 다이앤 포시 역시 불행한 유년 시절을 겪었기에, 어쩌면 그런 운명을 맞게 된 것 이 그녀가 선택했지만 선택하지 않은 힘이 작용 한 게 아니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9-2 주술사가 발설한 죽음의 저주처럼, 부두교 종사 자가 응징할 사람의 형상을 본뜬 인형에 가하는 형벌처럼, 자신의 희망사항에 기초한 다이앤의 말과 글은 그녀의 증오심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 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 이야기들이 그녀 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땅돼지 뼈를 들 이대는 것만큼이나 밀렵꾼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었다. 하지만 그녀가 르완다인 공원 감시인이 전 통적인 아프리카 식으로 밀렵꾼을 벌하는 행위를 묵인하거나 지시했든, 아니면 칼, 밧줄, 마취제 등 을 제공하면서 직접 정기적으로 그 학대 행위에 가담했든 여전히 난감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그 일의 합법성 여부를 떠나 수십만 년 동안이나 그 들 땅에서 살아온 아프리카인을 위협하고 고문할 권리가 과연 이 미국 여성에게 있는가? 그녀가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한 것은 대체 무 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러너드 J. 그랜트는 '그녀는 아프리카식 정의를 적용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p.347
7-1. 비루테 는 제인, 다이앤과는 다르게 수치화된 연구방식에 따라 조사를 해 초기에 업적을 많이 남겼다는 점도 특이했고, 다야크인 남편과 결혼해 서양권 문화 보다는 현지 문화에 많이 동화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7-2. 292p 이 개체들이 요구하는 것들은 미룰 수 없었지만 현장 보고서 출간은 제쳐 놓을 수 있었다. 295p “캠프에서는 오랑우탄이 ‘첫째’요, 과학이 둘째요, 지역 직원과 지역민이 셋째요, 우리 외국인 연구자는 ‘맨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라.” 아래 글은 세 명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 갖고, 저 또한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저런 태도에 공감합니다. 297p 하버드를 나온 어떤 과학자의 발언에서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샘플은 수가 너무 적어요. 그리고 이미 자금 지원을 받았다면 오랑우탄 한 마리쯤 죽는다고 해서 연구를 중단할 수는 없잖아요?’ 그가 말했고 내가 맞받았지요. ‘안 돼요. 한 마리라도 죽으면 그걸로 끝이에요, 끝장이라고요.’ 나는 양심상 오랑우탄에게 해가 되는 일이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어요. 300p 비루테가 제인이나 다이앤과 공유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이 그녀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은 그녀가 처음 이 분야에 발을 내딛게 한 계기는 되었을지언정 더 이상 그녀를 여기 머무르게 하는 힘이 아니다. 7-3. 직업상 하루에 만나는 한국인 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데, 그 외국분들도 한국에 와서 외로워서인지 아니면 이국땅에서의 낯선 무례함? 내지는 무관심 때문인지 저의 작은 친절에 매우 감동하곤 합니다. 말은 안 통해도 눈빛만 봐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알 수 있잖아요? 사실 직장에 돈만 벌러 다닌다는 생각을 하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 일을 하기 위해 처음에 노력했던 첫 모습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기 쉬운데요. 저는 따로 봉사활동을 못하는 상황이니 내 주변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진정한 행복 아닐까 싶어, 본래 성격은 좀 무뚝뚝하고 거침없는 편인데, 제 학생들(외국인들)에게 봉사정신과 같은 친절한 태도를 보입니다. 물론 저도 행복하고요. 특히 요새 같은 세상에선 월급이 곧 그 직업의 가치라 월급 적은 일에 왜 내가 성의와 정성을 다 해야 하냐는 투로 일을 하는 누군가를 보면 가끔 화가 납니다. (월급보다 넘치는 열정페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 일에 대한 성의입니다.) ‘가성비’와 ‘합리성’이 사람들의 가치관을 많이 망가뜨린 것 같고요. 나는 왜 저런 좋은(돈 많이 버는) 직업을 못 가졌지? 못난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보단 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제 기준에선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7-1. 제인이나 다이앤과 마찬가지로, 여성 과학자로서 비루테는 자신의 연구 업적만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마음일까요. 오랑우탄 곁에 있고 싶어 어떤 불편과 위험도 감수하는 마음은요. 사랑은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비루테가 자신의 삶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오랑우탄에게 내어준 건 그만큼 사랑한다는 의미겠지요. 말이 통하는 인간 사이에서도 긴 시간 사랑을 지속하고 사랑하는 이 곁에 대가 없이 머무는 일은 어려운데, 오랑우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던 비루테. 연구 결과가 없고 오랑우탄을 길들였다는 비난이 있었을지라도, 그녀의 헌신적인 삶은 경이롭게 느껴지고요. 7-3. 해야만 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취미처럼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일이라면 ‘좋아하는 마음’이 그걸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순전히 좋아하는 마음, 그걸 하는 동안 즐거워지는 마음이요. 거기에 조금 더 힘을 더하자면 그 일이 나 자신과 내 삶에 의미가 있고 가치를 부여한다고 느낄 때 그걸 놓지 않게 되는 것 같고요. 저에겐 그런 일이 독서와 글쓰기인데요. 순전히 좋아서 했던 일이고 그걸 하는 동안 즐거워 지속했어요. 그러는 사이 그 일을 통해 저 자신과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느꼈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이 쌓인다고 느꼈어요. 제가 들이는 시간만큼 그 일에 대한 애정도 커지는 것 같고요. 좋아하는 마음으로 어떤 일을 지속하다 보면 시간이 쌓이고 그 시간 만큼 애정이 두터워집니다. 그 일이 자신과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 여겨지고요. 그렇네요, 사랑. 제인과 다이앤, 비루테가 그들의 연구와 동물들에게 헌신할 수 있었던데 ‘사랑’이 있었던 것처럼요. 사랑이, 우리가 어떤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 아닐까요.
처음부터 비루테의 목적은 “그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내내 지켜보는 것”이었다. (…) 그녀는 그들 각각의 인생 이야기를 수집했다.
유인원과의 산책 278, 사이 몽고메리
9-1 이 장이 이 책을 통털어 가장 충격적인 챕터였습니다. 다이앤 포시의 광기라는 소제목 그대로요. 9-2 "다이앤은 아프리카인입니다. 그게 그녀가 19년 동안이나 백인 여성으로서 산에서 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입니다. 그녀는 아프리카 인이 같은 상황에서 했을 법한 행동을 한겁니다." (p.336-337)
“여기에서 그렇게나 오래 살았다 해도 내겐 이곳이 어쩔 수 없는 ‘외국어’처럼 느껴져요. 어려서 온대지방 숲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계죠. 하지만 여기에서 살아가는 다야크인에게 이 숲은 그들의 모국어예요. 그들은 완벽한 억양으로 숲의 언어를 말합니다.”
유인원과의 산책 287, 사이 몽고메리
“캠프에서는 오랑우탄이 ‘첫째’요, 과학이 둘째요, 지역 직원과 지역민이 셋째요, 우리 외국인 연구자는 ‘맨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라.”
유인원과의 산책 295, 사이 몽고메리
비루테가 제인이나 다이앤과 공유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이 그녀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은 그녀가 처음 이 분야에 발을 내딛게 한 계기는 되었을지언정 더 이상 그녀를 여기 머무르게 하는 힘이 아니다.
유인원과의 산책 300, 사이 몽고메리
안녕하세요 4기 신청해놓고 참여가 어려워서, 그래도 모임이 닫히기 전에 글은 써야 될 것 같아서 몇 자 남겨봅니다. 제목에 이끌렸고, 3명의 멋진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그녀들의 삶에 대해 알고 싶어 신청하였는데, 책장이 잘 안넘어가지더라구요. 우선 제가 동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어떤 장면을 묘사하는데 그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체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근데 그게 그래서 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그것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실로 대단한 일이라는 건데, 그게 깊은 성찰로까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 동물에게 이름을 붙여 누구를 지칭할 때 그게 동물인지 사람인지 계속 체크해야 하더라구요. 유인원들의 행동이 사람이랑 유사해서 자주 사람의 행동인지 동물의 행동인지 이미지 형상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물론 소개가 있었겠지만 눈에 잘 안 들어왔나 봐요.) 마지막으로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삶과 연구가 합쳐져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어느 쪽에도 집중이 잘 안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 구달에 대해서만 표면적으로 알고 있었고 나머지 두 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삶이 궁금했는데, 연구와 그들의 삶, 업적이 섞여 나오니까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과학자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으면 이런 걱정이 전혀 없었을텐데 동물행동학 분야에 대한 책들을 접하고 이 책을 봤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아요. 완독은 했지만 단상을 남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함께 참여하지 못해 저도 안타깝습니다. ㅠㅠ 그러나 여기서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의견을 보며 제가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에 대해 깨달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음에 이 책을 재독할 때는 훨씬 더 깊이있는 독서가 될 것 같아요. 모임이 끝나는 시간까지 모든 분들이 끝까지 즐겁게 참여하기를 제가 옆에서 응원해드리겠습니다.^^
5-1 당시 원숭이를 인간의 심리학적 대용물로 생각해서 극단적인 실험장치를 통해 동물 실험을 한 과학자 할로의 이야기나, 동물을 범주화하고 수량화하라는 요구를 한 영장류학자의 이야기를 접하니 서술적, 개별적인 제인의 연구방법이 당시에 얼마나 파격적이고 공격받기 쉬운 것이었을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인이 소아마비에 걸린 ‘미스터 맥그리거’에게 ‘개입’한 사건도 그녀가 ‘연구’ 자체보다 그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얼마나 우선순위로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통제와 조작이라는 실험장치를 통해 명성 있는 상을 받은 할로의 ‘개입’과 크게 다른 행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5-2 그 순간 아무런 경계심도 없던 그와의 소통을 이해하기 위해 어떠한 과학적 지식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부드럽게 내리 누르면서 머리가 아닌 보다 원초적인 정서적 채널을 통해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인간과 침팬지가 각각 상이한 진화를 겪었던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 동안 두 종 사이에 가로 놓인 장벽이 그 몇초 동안만큼은 완벽하게 무너졌다. p177 좀더 최근에 제인은 대다수가 여성인 어느 물리치료사 집단에게 그 소아마비 유행병 이야기를 꺼냈다. 그 질병에 대해 처음 언급했을 때 그들이 던진 질문은 예상과 사뭇 달랐다. “선생님은 도와주려 애쓰셨나요?”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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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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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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