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D-29
우리는 조작, 실험, 양적 연구로서 과학을 생각한다. 하지만 고유성을 박탈하고 수량화가 가능한 최소 공통분모만을 찾아내는 실험실용 기술은 실제 역사가 지닌 풍부함을 결코 온전하게 포착할 수 없다.
유인원과의 산책 p.209, 사이 몽고메리
5-1. 할로의 실험 이야기가 너무 끔찍했어요. “영장류의 정신과 감정을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정교한 수준으로까지 통제하는” (p.184) 할로와 달리 “제인의 힘은 바로 통제를 멈추었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p.209)는 부분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권위적인 과학의 실체을 보여준 것 같아요. 권위적인 과학 대신 <권위있는 과학>을 꿈꾸게 됩니다.
3-3. 저에게 유인원은 곧 킹콩이었지요. 이제 세 동물의 특성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어떤 자리를 두고 면접을 지원할 때 만일 세 지원자가 있는데 한명 밖에 만날시간이 없다면 루이스는 반드시 여성을 택했습니다.
유인원과의 산책 133, 사이 몽고메리
4-1. 제각각인 여성들. 그들의 관찰력을 눈여겨본 학자의 확신. 박사학위, 후원금 등 꾸준한 지원과 격려.
4-1 훌륭한 과학자에게는 훌륭한 스승이 있다는 말.. 을 누가 했으려나요? 비슷한 말은 있었던 것 같습 니다만.. 아무튼 저는, 해당 내용 읽으면서 최재천 교수님이 에드워드 윌슨 교수님의 제자로 들어가 게 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원래는 윌리엄 해 밀턴 교수님 밑에서 배우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 의치 않아서 차선책으로 하버드에서 에드워드 윌 슨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모셨다고 들었습니다. (둘 다 위대한 학자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윌리 엄 해밀턴 교수님에게 더 마음이 가긴 합니다.) 루이스 리키라는 인물을 솔직히 처음 알았어요. 대단한 혜안을 지닌 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은 언제나 급진적 변화를 주장한 사람으로 부터 큰 변화를 겪었다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데요. 갑작스럽게 떠올려서 생각나는 인물을 적 어 보자면 코페르니쿠스, 데카르트, 뉴턴, 찰스 다윈 등의 인물이 생각납니다. 루이스 리키, 앞 으로 두고 두고.. 절대 잊지 못할 인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얻게 된 나름의 큰 소득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4-2 루이스는 말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대형 유인원 에 관한 연구를 계획했다. 그가 제인 구달을 현장 으로 보낸 것은 그의 나이 쉰일곱의 일이고, 다이 앤 포시에게 줄 연구 자금을 확보한 것은 예순셋 의 일이었다. 그가 오랑우탄 연구를 지휘할 사람 으로 비루테 갈디카스를 선택한 것은 예순여섯 살 때였다. 이렇게 되자 남성보다 여성을 선택하는 그의 선호가 분명해졌다. 그는 자신이 여성을 선 호하는 이유로 또 하나의 '야생 이론'을 들었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 더 훌륭한 관찰자라는 것이 었다. '장기간에 걸쳐 대형 영장류를 근거리에서 관찰하는 연구' 라는 개념은 1959년 당시로서 아주 생소했다. 그때 케냐에서 남편 글린과 연구 하고 있던 고고학자 바버라 아이작은 이렇게 기 억한다. "그건 아주 유별났어요. 사람들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했지요. 루이스가 그 연구를 진 행할 사람으로 선택한 여성들 이름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어요." 루이스는 야생 침팬지 연구에 스물여섯의 전직 웨 이트리스이자 자신의 비서를 선택했다. 마운틴 고 릴라 연구에는 성적이 나빠 수의학을 포기해야 했 던 물리치료사를 골랐다. 오랑우탄 연구를 지휘하 는 데에 지목한 젊은 여성은 인류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었다. 루이스 리키는 시종일관 관습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의 신념을 꺾으려 드는 전문 가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 루이스가 자신을 지도한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들에게 아프리카에 서 초기 인류의 흔적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하 자 그들은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라며 묵살했다. 루이스가 나중에 회고했다. "그들은 한 사람도 예 외 없이 케냐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충 고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는 내가 그저 미치광 이일 뿐이었지요." p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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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6장 읽기 ■■■■ 이 책은 총 10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어느새 우리들은 절반을 읽었습니다. 남은 모임 기간 동안 힘을 내어 나머지 5장도 즐겁게 읽어보아요. 오늘부터 목요일까지는 2부의 6장 ‘다이앤 포시, 니라마카벨리의 희생’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니라마카벨리’라는 단어가 굉장히 낯설어서 궁금증을 안고 읽게 되는데요, 저는 이 장에서 다이앤 포시의 삶을 보며 너무 다채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이 몽고메리 작가는 다이앤의 삶에서 ‘좋았던 점’만을 적지 않아요. 그가 무너졌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까지도 적습니다. 덕분에 다이앤의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알 수 있어요.
6-1 고릴라와 함께 있을 때면 다이앤은 그들의 일원이자 한 마리 고릴라다. 하지만 밤에 움 막으로 되돌아오면 다시 니라마카벨리, 즉 '남자 없이 산에서 혼자 사는 늙은 여자가 되었다.' - p.235 다이앤 포시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6-2 P.218 그녀는 "바깥 세계와 교신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를 더욱 심한 외로움에 빠뜨릴 뿐이었다."고 썼다. 다이앤은 칠흑 같은 아프리카 밤의 심연 속에서 갈망과 외로움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정화시킬 수 있었다. 엄혹한 고독에 힘입어 자신을 비워낸 뒤 맑고 넓은 그릇이 된 그녀는 비로소 연구 대상 동물의 삶으로 그 자리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P. 240 다이앤이나 그녀의 고릴라는 제인이나 그녀의 침팬지와 비교해 볼 때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각광받지 못했다. 다이앤은 고릴라의 삶에 관해 중요한 사실들을 밝혀냈다. 암컷은 자발적으로든 경쟁자 은백색등의 습격을 통해서든 출신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옮아가기도 한다는 사실, 습격한 은백색등은 종종 교미 할 때 암컷을 흥분시키기 위해 그 암컷 새끼를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 고릴라는 영양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자신이 배설한 똥을 다시 주워 먹기도 한다는 사실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육식, 도구 사용,동족 잡아먹기, 전쟁 등 훨씬 더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보이도록 만드는 침팬지 행동에 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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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테가 말했다. “나는 그때만 해도 다이앤이 고릴라인 줄은 미처 몰랐죠.”
유인원과의 산책 p.242, 사이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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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도 나와요. 왜 다이앤이 고릴라인지 궁금하시죠? 6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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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6-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
6-1 아, 다이앤... 이번 장을 읽고 나니 탄성밖에 안 나오네요. 다이앤 포시, 제 가치관을 다 흔들어놓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3장의 이야기가 너무 허황되다고 생각했는데(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고릴라보다 중요하지, 실제로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야), 정말 미친 것 같은 다이앤에게 빠져드는(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제가 혼란스럽네요. 사이 몽고메리의 글솜씨 때문일까요? 괴롭습니다. 6-2 "그녀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밀렵꾼의 뒤를 밟아 생포해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카리소케 연구 센터는 무장 캠프가 되었다."(250쪽)
6-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오, 다이앤 포시, 잔뜩 달군 인두처럼 뜨거운 여성이여!' 다이앤 포시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참 복잡한 심경이 들어요. 그녀의 뜨거운 욕망과 커다란 좌절과 한없는 고립, 같은 것들을 보면 그 모순되고 속물적인 모습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싫다가도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다이앤 같은 사람은 제가 현실에서는 결코 견딜 수 없는 유형의 인간이지만, 그런 그녀의 인간적인 면들을 이토록 섬세한 문장으로 읽게 해준 저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집니다. 인간과 충분히 가까워질 수 없었던 다이앤, 그러나 누구보다 마운틴고릴라와 깊이 교제한 다이앤, 너무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다이앤... 진심으로 그녀의 명복을 빌게 됩니다. 6-2. 이 장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 214 다이앤은 성욕이 왕성했으며, 에르메스 의류, 고급 레스토랑, 보석류, 잘생긴 남성들에게 주목받는 일 같은 사치스러운 취향을 가진 여성이었다. 236 다이앤은 고릴라 행동을 기록하는 데 동물행동학에서 표준화된 도구인 점검표를 사용하지 않았다. 점검표는 관찰될 때마다 항목에 표시할 수 있도록 상단에 행동 유형(예컨대 털 고르기, 먹기, 놀기, 거닐기, 휴식 따위)을 적은 표다. 다이앤은 흔히 점검표와 함께 사용하는 '표집 시간표'에도 관심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동물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된 '표집'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려고 이 표집 시간표를 활용해 정확한 시간 간격에 따라(예컨대 한 번에 1분씩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는 식으로) 행동을 기록한다. 243 그녀는 과학은 결코 마운틴고릴라에게 구원이 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고릴라는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계속 살해되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다. 다이앤은 점차 자신이 명명한 소위 '적극적인 환경보호'를 위해 자료수집은 뒷전으로 미루기에 이른다. 251 다이앤은 카리소케와 고릴라를 다른 연구자와 공유하는 문제를 두고 항상 양가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녀는 인간과 교제하기를 갈망하면서도 은백색등처럼 그들을 통제하려고 했다.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한 동물들을 연구하기 위해, 원치 않는 침입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밀렵꾼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이앤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충성, 절대적인 존경, 절대적인 성실을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인간도 그녀의 이런 요구사항을 온전히 충족시켜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6-1. 유독 다이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 이유는 외로움이나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기대, 열등감과 질투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며 한 번은 느끼게 되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내면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호화로움을 즐기고 사람을 좋아하던 다이앤이 세속을 떠나 겪은 일, 그 속의 감정과 함께 그의 삶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다이앤의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디짓, 엉클 버트, 마초, 크웰리도요. 6-2. p.213 다이앤은 이런 위험 속에서,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들에 대한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p.219 “다이앤, 앞으로 고릴라를 만나려면 그들 흔적을 거꾸로 밟아가기보다 그들이 가고 있는 방향의 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 p.243 그녀는 과학은 결코 마운틴고릴라에게 구원이 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고릴라는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계속 살해되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다. 다이앤은 점차 자신이 명명한 소위 ‘적극적인 환경보호’를 위해 자료수집은 뒷전으로 미루기에 이른다. p.246 다이앤은 거의 모든 새로운 우정에 대단히 열정적으로 접근했다. p.254 다이앤은 캠프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밤에도 “오, 하나님. 저는 외로움에 사무쳐요. 외로움이 마치 육체적 고통처럼 저를 괴롭힙니다.”라고 일기에 적었다.
6-1. 집단을 이루며 사는 고릴라를 연구하는 다이앤은 고릴라와 함께 있을 때 행복했죠. 고릴라 집단과 함께 있을 때 가족과 같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던거죠. 불우한 어린 시절,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다이앤에게 고릴라집단은 사랑을 느끼게 해주네죠. 다이앤은 고릴라와 함께 공동체적인 사랑을 느끼고 배웠을 거에요. 거기에 연구의 대상이 사랑의 대상이 되자 서로 닮아가게 되는 것 같네요. 다이앤은 고릴라가 연구 대상이 아닌 하나의 가족이고 사랑의 대상이 되었죠. 그렇기에 수치적인 조사 결과가 아닌 구성원 하나하나 자신만의 이야기로 공감한 것같아요. 6-2. 내가 약속할 수 있는 보상은 고릴라뿐입니다. 매일의 작업 후에 쌓여가는 그들의 신뢰 외에 어떤 것도 더 욕심내서는 안 돼요. 214쪽 제인이 곰베의 제인 봉우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이앤도 그들을 향해 말없이 똑같이 약속을 건넸다. "나는 여기에 있다. 나는 너희들을 해치지 않는다. 나는 다만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223쪽 고릴라와 함께 있을 때면 다이앤은 그들의 일원이자 한 마리 고릴라다. 하지만 밤에 움막으로 되돌아오면 다시 니라마카벨리, 즉 '남자 없이 산에 혼자 사는 늙은 여자'가 되었다. 235쪽
6-1 - 다이앤 포시의 선천적인 성격의 특이성도 있지만 일단 그녀가 머물러야했던 오랑우탄 서식지가 제인이나 비루테보다 더 고난이도이고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오랑우탄이라는 연구 대상 역시 그녀와 기묘한 화학 작용이 있었던 거 같고요. 6-2 - 212 이것이 다이앤이 말한 우주비행사의 우울증. 즉 몸이 떨리고 열이 나고 땀을 쏟게 만들며 터지는 울음을 제어할 수 없게 하는 폐쇄공포증을 유발하는 날씨다. - 237 그는 숫자를 원했고 그녀는 이야기를 바랐던 거죠. 다이앤은 자신이 확보한 정보들은 과학이 존중하는 종류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6-1 그러네요. 다이앤은 고릴라가 맞는것 같습니다. 열정이라고 해야할까요? 과하다 해야할까요? 죽음도 고릴라처럼... (밀렵꾼에 의한 죽음이라는 의미입니다.) 6-2 '남자없이'. ' 혼자'라는 표현은 그녀가 고릴라를 연구하면서 치러야 했던 희생을 이르는 것이다. 그녀는 밀렵꾼과의 싸움에서. 그리고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서양 과학자 집단과의 투챙에서 정말이지 '혼자'였다. 숨막힐 정도로 험준한 지형과 가난. 미칠듯한 욕망과 고투하는 중에도 여전히 '혼자'였다. 고릴라와 함께 있을 때면 다이앤은 그들의 일원이자 한 마리 고릴라다. 하지만 밤에 움막으로 되돌아오면 다시 니라마카벨리 즉 '남자 없이 혼자 사는 여자'가 되었다.
6-1. 다이앤은 고릴라와 참 닮은 점이 많은 사람이었네요. 그래서 다이앤은 고릴라에게 더 매료되었던 걸까요? 다이앤에게는 제인에 비해 연구환경이 참으로 가혹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거해야하는 환경, 밀렵꾼, 제인의 뒤를 이어 연구하게 된 점 등등 말입니다. 그녀의 어렸을 적 삶부터 죽을때까지의 궤적을 죽 훑고나니 다이앤이 외로웠을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디짓, 버틀과 행복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6-2. p.242 비루테가 말했다. "나는 그때만 해도 다이앤이 고릴라인 줄은 미처 몰랐죠." 비루테의 허를 찌르는 농담이 재미있네요.
6-1. 다이앤이 고릴라라는 언급이 이런 일화에서 나온 줄은 몰랐네요 ㅎㅎ 오랑우탄은 위계구조가 무의미하고, 침팬지공동체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중요하지 않은데, 고릴라에게는 중요한 요소라니 정말 연구자들의 성격과 유사한 것 같네요. 6-2. 다이앤은 이렇게 평화롭고, 이렇게 이상적인 가족의 평온을 깨트리는 침입을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224쪽)
6-1. 다 읽고 돌아와서 이 장을 다시 보면, 사이 몽고메리는 다이앤 포시라는 복잡다단한 인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인 구달과 비루테 갈디카스는 사이 몽고메리가 책을 쓸 당시에는 그 분야의 권위자였습니다. 다이앤 포시와 비교하면 훨씬 언급하기가 쉬운 인물이었죠. 그 반면에 다이앤 포시는 거짓말을 일삼고, 밀렵꾼들의 악의적인 행위에 맞서 연구자의 윤리를 저버리고 그와 비슷하게 보복을 가할 정도로 당혹스러운 인물이었습니다. 다이앤 포시는 자신의 저서에서 콩고를 탈출할 때 감금되고, 살해 위협을 받고, 강간 당했다는 따위의 애끼를 과장해서 적은 사실마저 있습니다(220쪽). 사이 몽고메리는 연구자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다루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졌던 것인지, 부정적인 사례를 (간혹) 언급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나쁜 사례를 다이앤 포시에 모두 몰아넣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이앤 포시가 '그럴수 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을 강조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합니다. 이는 제인구달처럼 겉으로 드러난 흠결이 매우 적은 인물을 다룰 때와는 구분됩니다. 그래서인지 사이 몽고메리는 다이앤 포시를 다룰 때, '비이성적인 광기', '주술성', '마술', '아프리카의 열악하고도 특수한(?) 환경'이라는 기이한 주제로 빠집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과 야만성이 과연 아프리카의 특성이기만 할까요? 아프리카의 야만은 서구가 그 자신들은 정신적, 물질적 노폐물을 아프리카에 하치함으로써 야기되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이 몽고메리는 다이앤 포시의 광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아프리카의 야만을 강조하는, 되려 지극한 주류 서구인의 시선을 노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강하게 비판받아야 할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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