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D-29
1-1 추천의 말보다 머리말이 그리고 머리말보다 1부 1장이 더 흥미로웠어요. 묘사도 너무 생생하고, 에피소드의 조합(구성?)도 너무 멋져서, 흥미진진했어요. 하지만 책장이 빨리 넘어가진 않았어요. 오랑우탄의 특성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을 아직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비루테 갈디카스(다이앤 포시, 제인 구달, 비루테 갈디카스를 아직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는 왜 오랑우탄에 빠졌을까 궁금해졌어요.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서요. 오랑우탄 랠프와 맞닥뜨린 장면에서는... 사실, 여기서 그려지는 '모성'에 대해서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했어요. 또 하나 불편한 느낌이 있었는데요, 글에서 묘사된 오랑우탄이 인간이랑 너무 비슷해서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오히려 거부감이 든달까요? 이 두 느낌은 책을 읽으면서 계속 추적해 나가려고 합니다. 1-2 인상 깊었던 문장이 많은데요, 문장 자체보다는 앞뒤 맥락에서 탁 와닿아서, 따로 떼어놓으면 밋밋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몇 개만 적겠습니다. -나는 다만 그들이 선택한 것 그대로를 내게 보여 주었으면 했다. 그들의 방식대로 그들 삶에 들어가고자 한 것이다. (18쪽) -선착장에서 기숙사로 연결된 아담한 흙길을 걷고 있노라면 캠프 오랑우탄들은 (...) 무심하게 다가와 털북숭이 손으로 내 손을 살그머니 잡거나 연인처럼 천연덕스럽게 옆에서 나란히 걸었다.(44쪽) -이것이 바로 오랑우탄과 친구가 된다는 의미다. 오랑우탄과 맺은 우정은 결코 다른 어떤 우정의 불완전한 버전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하고 독자적이다. (52쪽)
1-1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틀을 깬 세 여성의 이야기, 그 시작이 남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바꿔 말해 엄마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이야기를 더 읽어봐야겠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1-2 세 여성과 그녀들 동물 간에는 신뢰가, 그 어떤 것과도 다른 특별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이 신뢰관계를 위한 협정 내용을 작성한 장본인은 인간이 아니라 바로 동물이다. 이 관계는 동물이 주도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내가 에뮤와 함께 나눈 신뢰도 결코 나의 안전을 위한 계약이 아니었다. ~~ 나의 신뢰는 단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내게 엄청나게 가치 있다는 느낌에서 비롯되었을 뿐이다. 그 관계는 그들의 과학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헌신에 영감을 주고,마침내는 그들의 삶 자체를 변화시켰다. 그들이 유인원과 인간에 관한, 그리고 동물과 인간에 관한 우리 관점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이 동물과 맺은 관계를 통해서였다. -본문 중에서- 늘 인간 중심으로 바라본 시각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데 익숙해져있는 인간에게 뭐랄까 지구위의 동물로서 조금은 겸손해져야 하지 않나?하는 반성이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1-1. 유인원에 대한 연구를 인류학자들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사려깊고 다양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존중하며 오랜 시간 이어왔다는 점, 몽고메리 사이의 집필 자세 또한 그런 존중을 닮았다는 점이 흥미로운 뿐만 아니라 관계를 대하는 나를 돌아보게도 하였습니다. 1-2. p.35 비루테는 언젠가 죽은 새끼를 안은 어미 야생 오랑우탄을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그 어린것이 숨진 후 어미 오랑우탄은 사체를 보살폈어요. 여태껏 봐 온 것 중에 가장 헌신적이고 애정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어미 오랑우탄은 사체를 정성껏 돌보다 그 사체에 구더기가 꼬이기 시작하자 그걸 꺼내 먹었다. 어미는 사체 눈알을 부드럽게 핥아 주었다. 그 눈알이 마침내 튀어나올 때까지 오랫동안 새끼사체를 몸에 꼭 끌어안은 채 데리고 다녔다. 여러 날이 지난 후 어미는 자신이 전에 밤잠을 자던 나무 꼭대기의 둥우리에 미라처럼 말라버린 자식의 몸을 내려놓고서야 그곳을 떠났다. 포유류가 젖을 먹이며 감정을 공유하고 배우고 이어간다는 것을 수피나와 어미 야생 오랑우탄에게서 또 보았네요. 젖은 단순히 배를 불려주는 것만이 아닌 사랑이라는 것. 야생에서나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나 사랑은 이렇게 글로도 만날 수 있으며 슬픔에 공감도 하니, 우리는 꽤 많이 닮았습니다.
1-1. 머리말을 읽으면서 자연 속의 유인원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인 가축, 애완동물들의 관계가 의존과 지배의 주고 받는 관계이지만 야생의 동물과의 관계에서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이 책의 세 여성들이 맺는 야생동물과의 관계는 특별한 신뢰의 관계라는 것, 그 신뢰의 관계의 주체는 인간이 아닌 동물이 주도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 새롭네요.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지배적인 태도를 가진다는 것이 무척 폭력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동물원을 만들어 그곳에 동물을 가두고 그것을 구경하는 인간이나 가축이나 반려동물을 도구, 물건으로 취급하는 행위 등이 떠올라 반성하게 되네요. 앞으로 나올 세 여성과 야생에서 만나 동물과의 관계에서 타자의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배울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보네요. 저자 사이 몽고메리가 에뮤를 보고 싶어 숲풀에 웅크려 눈물 흘리는 마음이 바로 이런 관계이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마음이요. 그 마음을 제인 구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에게서 배운 것이겠지요. 그 첫 장을 비루테 칼디카스가 열었네요. 오랑우탄의 친구가 되는 것은 의존과 지배의 관계도 아니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도 다르네요. 오직 오랑우탄 그들 식대로 이루어진 관계라는 것이죠. 야생에서 인간의 우월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죠. 오로지 타자의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그대로 보여주었네요. 아니 어쩌면 인간관계에서도 이 타자의 방식의 관계 맺기가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네요. 1-2. "만일 당신이 성년 야생 오랑우탄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당신은 잘난 척하는 마음이 누그러지고 겸허해질 겁니다. 나는 랠프와 그가 가진 힘을 진정으로 두려워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친구입니다. ... 그들은 인간이 아닐뿐더러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인간과는 판이하기 때문입니다. 그 관계는 그들 식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전적으로." 이것이 전적으로 오랑우탄과 친구가 된다는 의미다. 오랑우탄과 맺은 우정은 결코 다른 어떤 우정의 불완전한 버전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하고 독자적이다. 52쪽
1-1. 책을 읽기 전까지 야생동물, 그중에서도 유인원과 인간의 관계, 책에 나오는 표현으로 말하자면 ‘인간과 야생동물이 맺을 수 있을 법한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장을 더 꼼꼼히 읽으며 그 관계에 대해 천천히 살펴보려 했습니다. 아직 초반 내용밖에 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서 교육을 받고 자라며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봤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은연중 가지고 있던 모든 편견이나 오해 같은 것을 책을 통해 지워내는 과정이 될 듯합니다. 더불어 책의 끝에 가면 어디에 다다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1-2. 머리말 p.20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나를 죽일 수도 있다.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나의 신뢰는 단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내게 엄청나게 가치 있다는 느낌에서 비롯되었을 뿐이다. p.22 나는 비에 젖고 우박에 얻어맞은 참담한 심정으로 지게라 수풀에 몸을 맡긴 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원한 것이 단지 자료만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저 그들과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1부-1 p.34 “갑자기 두 눈빛이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오직 고통뿐인, 완전히 고통으로 가득 찬 그런 눈빛…….” p.43 비루테는 어미 오랑우탄을 흉내 냈고 그녀의 인간 자식 빈티는 새끼 오랑우탄을 따라했다. 반대로 생포 오랑우탄은 인간 행동을 흉내 냈다. p.45 그들은 인간의 가슴에 등을 기댄 자세로 폭풍우가 그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서 있었다. p.55 10년 남짓 만에 만난 그들 모녀는 서로를 알아보고 껴안았으며 나흘 동안 함께 지냈다.
1-1. 개정판을 위한 추천의말 부터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동물 연구가 남성과학자들의 남성 중심적 관점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예를 든 수컷사자와 암컷사자 이야기도요. 왜 이 세여성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지 그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서 더욱 추천의 말이 좋았네요. 1-2. P34. "갑자기 두 눈빛이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오직 고통뿐인, 완전히 고통으로 가득 찬 그런 눈빛••••••." 비루테 갈디카스와 수피나 장을 읽으면서 새끼를 잃은 엄마에 대한 생각이 가슴아팠습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새끼를 잃는 고통이 다를 수가 없겠죠. 엄마가 된 후에는 이런 아픔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가슴을 서늘하게 합니다. 아직 뒷 이야기는 모르지만 수피나가 시디디는 잃지 않고 성년 오랑우탄으로 잘 키워 낼 수 있기를 빌고 있어요.
1-1. 여러분은 이 장(추천의 말, 머리말 포함)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워낙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의 연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다른 두 사람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요. 세 연구자가 당대 학계의 주류였던 남성 연구자들과 다른 길을, 이토록 오랜 시간 확고하게 걸어갈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이 책에서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하구요. 연구 대상과 연구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비단 유인원 연구만이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고 또 많이 변화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차원에서도 이 책이 많은 인사이트를 줄 것 같아서 무척 기대가 됩니다. 과학적 진실은 '객관적'인 위치에서만 담보된다는 생각과, 연구자 개인이 과연 '객관적'일 수 있느냐는 생각, 친밀함과 객관성은 어디서 만날 수 있고 또 어디서 어려움이 생기는지... 읽으면서 여러 생각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2. 이 장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 12 구달, 포시, 그리고 갈디카스는 정확히 그 반대편에 선 인물들이었다. 그들의 연구 방법은 야생동물학자들의 방법보다 인류학자가 취하는 방법에 한층 더 가까웠다. (…) 세 여성 영장류학자는 연구 대상 동물 집단과 평생에 걸친 관계를 형성했고 그들을 극진히 돌보았으며, 이른바 주류 과학자들이 못마땅해하지 않게끔 자신이 공명정대한 척 굴지도 않았다. 오늘날 이 세 여성은 선구자로 찬양받고 있으며, 그들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는다. 그들은 수많은 현장 생물학자가 취하는 좀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류학자들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즉 개별 동물에 대한 그들의 심오하고 사적인 지식을 이용해서 연구를 수행했다. 이것이 바로 사이 책의 핵심이다. 48 하버드 대학 연장류학자 피터 로드먼은 보르네오 쿠타이에서 15개월 동안 야생 오랑우탄을 연구한 끝에 오랑우탄은 다른 어떤 포유동물보다 비사회적이라고 밝혔다. 과일이나 숲에 널리 흩터져 있는 자원을 주식으로 하는 까닭에 덩치 큰 성년 오랑우탄은 고릴라나 침팬지, 사람처럼 떼 지어 생활하지 않고 주로 혼자 어슬렁거리며 다닌다. 함께 이동하는 동물이 많으면 한 지역에 있는 익은 과일이 금세 거덜 날 것이기 때문이다. 성년 암컷 오랑우탄은 대개 자신이 부양하는 새끼와만 함께 다닌다. 성년 수컷은 선택된 배우자와 교미할 때만 동행한다. 성년 수컷은 자기 영역을 침범한 다른 수컷과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그들은 대개 혼자 고독하게 지내며 ‘단 한 명의 일행’과 있거나 자기 내면세계에 머물 때 비로소 평온을 느낀다. 그러나 비루테는 오랑우탄의 삶에서 또 다른 측면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린 오랑우탄, 특히 어린 암컷 오랑우탄은 비교적 사회적인 성향이 있어서 며칠씩 함께 밀림 여기저기를 뒤적이거나 쏘다니기도 한다는 것이다.
1-1. 어제 다 읽어서 뒤늦게 감상 올립니다. 읽는 내내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먼저 읽어 보고 싶었던 탓도 있습니다. 다들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조금 비뚤어진 사람이라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종종 고개가 갸우뚱거려졌습니다. 주류 의견에 역행하면서 일당백 자처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만··· 저는 몇 가지 아쉬웠던 점 위주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의의나 좋은 점은 앞서 많은 분이 말해주셨으니까요. 다 읽고 난 시점에서, 조금 핀트가 안 맞다고 느껴졌던 대목은 강양구 선생님의 추천사였습니다. 책을 잘 모르고 추천사를 읽었을 때는 "대학 졸업장도 없던 20대 여성 여성 셋"이 돈키호테처럼 단기필마로 아카데믹 배경과 무관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을 상상해봤습니다만, 읽어보니 그렇지도 않아서 더욱 의아했습니다. 추천사에서는 이들이 "자격증을 따거나 남들이 그럴듯하다고 여기는 직업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세 연구자들은 누구보다 연구 지원비를 얻기 위해서 발로 뛴 이들이었고, 자신이 처한 아카데미 환경에서 고군분투하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특정인을 칭찬하기 위해서 불특정 다수의 행태를 깎아내리는 수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청년들이 "남들이 그럴듯하다고 여기는 직업을 준비하는" 것이 왜 시간을 허비한다는 논리로 이어지는지도 알 수 없었구요.
1-1. 유인원이라는 동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영화매체로 접해본게 다였는데, 추천사나 머리말부터 흥미를 끄는 부분이 많아서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가 되었다. 1부 1장에서 오랑우탄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자식을 잃은 어미의 눈빛이나 행동부분에서 인간과 다를 것 없다는 것에 묘한 충격을 받았다. 그저 동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이나 모성은 단순히 동물이라고 해서 쉽게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2. 나는 비에 젖고 우박에 얻어맞은 참담한 심정으로 지게라 수풀에 몸을 맡긴 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원한 것이 단지 자료만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거 그들과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22p) 그들은 대개 혼자 고독하게 지내며 '단 한 명의 일행'과 있거나 자기 내면세계에 머물 때 비로소 평온을 느낀다.(49p)
<추천의 말>에서 기대를 하게 했던 말을 옮겨봅니다. 인간만이 알 가치가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개념이 얼마나 독단적인지 입증해보인다. 사랑 (곧 타자와의 관계를 맺기위해 자기자신과 본인의 이익을 넘어서도록 이끌어주는 힘)이 과연 어떻게 삶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이후에 사진에서는 유인원과 그녀들의 삶을 상상이 아닌 실제적으로 엿볼 수 있어서 좋았구요. 물론 사진 몇장으로 모든걸 알 수 없지만요. 특히 디짓무덤 사진을 보며 '삶을 바쳤구나' 숭고함이 느껴졌습니다. 개정판의 추천사에서는 과학도 성에 따라 연구대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는 말이 인상적이 였습니다. '남성과학자들의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동물에게 성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 머리말에서 에뮤라는 동물에 접근하기 위해 그들의 방식대로 그들의 삶에 들어가려고 매일 똑같은 옷을 입었다. 동물의 신뢰를 얻기위해 동물이 원하는 방식으로 동물이 주도하는 대로 다가갔다는 것. 하지만 그 어떤 내용보다도 연구만을 위한 목적이 아닌 그저 그들과 함께 있고 싶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1장에서 비루테가 이혼하고 아이를 남편에게 보내면서까지 오랑우탄과의 삶이 중요한 이유를 조금더 이해하고 싶어졌습니다. 대학원생이 오랑우탄이 비누를 가져갔다고 투덜거린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진짜 모욕감을 느낀듯이 씩씩거렸다. "오랑우탄과 친구가 된다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니야, 전혀!"
유인원과의 산책 사이 몽고메리
대개 지배나 통제 능력으로 성취를 측정하는 서양 학문의 남성 중심 세계에서 그들 연구 방식은 독특한 접근법을 지녔다. 대형 유인원의 장기 연구를 구상한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가 이 세 여성으로 하여금 연구를 이끌도록 결정한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었다. 설령 몇몇 남성도 어떤 식으로 통제를 멈출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해도 이 접근법은 특별히 여성적이었다. 이것은 타자의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가능하게 하는 접근법이다.
유인원과의 산책 p.20, 사이 몽고메리
1-1. 다소 생소한 세계의 이야기라서 처음엔 잘 읽히지 않았어요. 다양한 이름들도 인간의 이름인지 고릴라의 이름인지..^^;; 지금까지 읽은 많은 책들 대부분이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 인물과 그 인물이 속한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인지 인간과 야생동물과의 유대라는 것이 아직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자신의 자식들을 끔찍이 여기는 모성은 아마도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방식만 다를뿐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몰입하게 되네요. 점점 기대가 됩니다.
1-1. 사이 몽고메리의 문장의 시점이 절묘합니다. 비루테와 수피나와 그 외 다른 오랑우탄과 사람들을 묘사하는데 적당한 거리와 깊은 공감이 느껴져서 좋아요. 관찰자의 시점이 이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다니 놀랍네요. 비루테가 25살 무렵부터 작가가 방문했던 1988년까지 무려 17년동안이나 인도네시아의 리키캠프에서 보낸 시간과 그 곳에서 보여준 뜨거운 열정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1-2. 1500만 년 전 오랑우탄과 인간은 조상이 같았다. ... 말레이시아인과 인도네시아인은 이 친족 관계를 인정하고 말레이시아어로 '숲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오랑우탄'이라는 이름을 그들에게 붙였다. 비루테는 그 이름을 경건하게 발음한다. "오롱-우-탄" 그녀는 결코 어떤 오랑우탄도 '사람'을 의미하는 '오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48 숲의 사람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름다움을 음미하게 됩니다. 긴 시간 동안 존중과 사랑을 가지고 오랑우탄과 지내온 비루테의 철학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문장이었습니다.
자기소개가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로 읽어달라고 하셔서 올려봅니다 !!! 동물과 가깝지 않던 사람입니다. 주위에도 아무도 동물과 가까운 사람이 없던 탓에 더더욱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이사를 하면서 새로 사귄 동네 친구들이 모두 강아지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서 강아지와 가까워졌습니다. 산책 시간에 맞춰 나가서 일부러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요. 밤에는 강아지 영상을 보다가 잠이 들고, 강형욱의 개는 훌륭하다를 공부하듯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강아지가 제일 가까운 동물이네요 ^^
1-1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생소한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생각하며 신나게 읽었습니다.철저히 동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동물들의 주도하에 관계 맺는 것을 인정하고 선택한 세 명의 여성 영장류학자들과 사이 몽고메리가 엄청 인상적입니다. 1-2 52p, “(…) 그 관계는 그들 식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전적으로.” 이것이 바로 오랑우탄과 친구가 된다는 의미다. 오랑우탄과 맺은 우정은 결코 다른 어떤 우정의 불완전한 버전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하고 독자적이다.
1-1 추천의 말에서 세 학자의 연구 방법이 '야생동물학자'의 방법보다 '인류학자'가 취하는 방법에 가까웠다고 말하며 기존의 남성 연구자와의 차이점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일부 동물학자들은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주제에 감정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비록 세 여성이 자신의 유인원과 맺은 관계는 그들에게 호된 시련을 안겨 줬지만 그들이 이룬 성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되기도 했다. 그 관계는 그들의 과학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헌신에 영감을 주고, 마침내는 그들의 삶 자체를 변화시켰다. p.25
유인원과의 산책 사이 몽고메리
연구 대상을 이해하는 일은 영장류학자의 과업이다. 그것은 또한 저널리스트의 과업이기도 하다. 사이는 너끈히 그 일을 감당해 냈다. 그 결과 연구자와 연구 대상 동물 양자에 경의를 표하는 공감으로 가득 찬 책이 탄생했다. 모든 독자의 마음 속에서 살아 숨 쉬게 될 무척이나 아름다운 책이다.
유인원과의 산책 2009년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p.14, 사이 몽고메리
1-1. 지난 5월 12일, 하미나 작가님이 돌고래 출판사와 함께 해주신 <유인원과의 산책> 북토크에 다녀와서 책의 첫 부분을 다시 읽었습니다 북토크의 1부는, 유인원에게 질문을 퍼부으며 대답을 이끌어내는 대신, 연구와 분석이라는 이유로 폭력적 착취를 하는 대신, 연구자 자신을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노출하고 기다림으로써 친구가 되는 방식을 택한 세 명의 학자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 시간이었고, 2부는 일본에서 야쿠시마 원숭이를 연구하는 중인 이보윤 박사님을 줌으로 연결해, 실제로 영장류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연구자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1-2. 연구 대상을 이해하는 일은 영장류학자의 과업이다. 그것은 또한 저널리스트의 과업이기도 하다. 사이는 너끈히 그 일을 감당해 냈다. 그 결과 연구자와 연구 대상 동물 양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공감으로 가득 찬 책이 탄생했다. 모든 독자의 마음 속에서 살아 숨 쉬게 될 무척이나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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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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