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D-29
<젊은 남자>를 통해 작가의 다른 책들을 함께 읽으셨다니, 아니 에르노 작가의 책들을 소개하는 입장에서는 기쁘네요. 같이 읽는 동안 흔적을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옮긴이의 말이 매우 인상 깊은 책이었습니다. 여행간 곳에서 친구에게 책을 주고 와서 지금 다시 확인을 못하고 있지만, 소설 본문보다 역자 후기에 더 많은 밑줄을 그은 기억이 납니다 ㅎㅎ 덕분에 <사건>도 읽게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에르노의 작품을 읽어가야만 마치 세계지도의 퍼즐을 맞추듯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렵게 쓴 글을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본문의 내용이 좋았기에 그렇게 읽었을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받은 증여품을 되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자신, 자신의 경험과 트라우마, 욕망, 상처까지 글쓰기를 통해 독자에게 ‘증여’한다.
젊은 남자 p.90-91, 아니 에르노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니 아니 에르노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가 떠올라요. 좀 당혹스러웠달까요. 굳이 독자인 내가 작가의 이런 내밀함까지 알아도 되는 건가 싶은. 하지만 글에서 보여지는 사춘기의 충동성, 가난한 청춘, 사랑, 지적이지 못한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여성으로서 겪어야하는 여러 가지 심리적 위축등을 접하면서 자꾸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그 지나온 시간들을 선명하게 떠올리고 거기서 작가의 상처와 나의 상처가 겹쳐지며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증여품’이라는 단어가 참 좋네요. 애쓰지않고 덤으로 무언갈 더 받은 것 같은 만족감요.
아니 에르노의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느끼는 거부감을 제대로 표현해 주셨어요. 어쩌면 그렇게까지 다 이야기해서 더 깊숙이 읽는 사람과 연결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증여품’이라는 표현은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서 알게 되었고, 그 단어가 <단순한 열정>에도 나왔다는 것도 확인했어요. 그다음은 제멋대로 해석을 했던 겁니다. ☺ 그래서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도 증여(?) 하게 되었고요.
첫 방문이었지만 초콜릿 책방의 알찬 큐레이션과 충성스러운 단골에 반하였습니다 번역가님, 소설가님, 책방지기님과 명함을 나누고 인사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니 에르노의 『사건』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 책을 좋아해 직접 제안하고 번역하여 펴낸 분을 만났다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었어요 『사건』을 영화화한 『레벤느망』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젊은 남자』는 아는 만큼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에르노의 생애, 글쓰기에 대한 소신,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러 활동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름만 들었던 ‘수북강녕’의 대표님을 만나서 더 반가웠습니다. 아름다운 한옥 서점에서도 아니 에르노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요.
그믐 밤 수북강녕에서 진행하는 러시아 소설 읽기 모임 지켜보고 있었는데 참가하지는 못했습니다. 한데 초콜릿책방에서 대표님을 뵐 수 있어 반갑고 기뻤습니다~ 조만간 좋은 자리에서 또 인사드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D-1이면 오늘이 마지막 날일까요? 본문의 분량이 겨우 ‘그믐’을 조금 넘는 짧은 책으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젊은 남자>를 통해서 더 많은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에 한 발 다가갈 수 있었길 바랍니다. 끝으로 제가 ‘옮긴이의 말’에 썼던 작가의 윤리 문제 (작가라는 이유로 타인의 삶을 언급할 권리가 있는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면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도, 소아성애를 다룬 <롤리타>보다,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 방식이 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까요? 롤랑 바르트는 1960년대 후반 ‘저자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작가와 텍스트를 분리해서 읽을 때 ‘텍스트의 즐거움’이 생긴다고 언급했지요.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경험한 것들만 쓴다고 했기에, 작품 속에서 작가를 완전히 배제시킬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온전히 작품 속 이야기에만 빠져 읽을 수 있다면, 더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요?) 다음에 다른 재미있는 책으로 같이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아니 에르노의 글에서 언급되는 누군가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작가인 아니 에르노의 입장에서 경험하고 기억한 것에 대한 기록일 뿐 절대적인 그 사람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돼요. 언급이 폭력이 되려면 문학보다는 취재의 형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니 문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도 중요하겠죠! 호기심과 폭력은 한끗차이니까요.
오늘이 마지막 모임이네요. 29일동안 작품을 함께 읽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모임에서 또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 맞네요. 번역을 하면서 여러 번 읽었는데도, 29일 동안 함께 읽으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텍스트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계획으로는 올 하반기에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 일지라고 할 수 있는 <아틀리에 누아르>를 번역 출간할 예정입니다. 늘 계획처럼 되지는 않지만요. 아니 에르노의 다른 책이든, 또 다른 작가의 새로운 책이든, 함께 읽고 싶은 작품이 생기면 살며시 모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29일 동안 함께 이야기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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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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