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D-29
아..이해됐습니다! 😁
늦었지만 함께 하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이제 시작인걸요.
와 기대됩니다!
저도 기대하고 있는데, 제가 좀 더 구체적으로 읽을 분량을 분담해서 독서 모임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처음 시작은 쉽지가 않네요. ^^
제가 ‘그믐’ 독서 모임을 처음으로 진행해서 좀 미숙했던 것 같아요. 연설문을 사흘 동안 읽자고 했으면, 좀 더 구체적으로 페이지를 제시하고 이야깃거리를 제안했으면 좀 더 활발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15페이지 ‘동일한 일이 되었을 겁니다’까지 읽고 이야기를 했으면 합니다. 이 부분까지는 작가가 어떤 글을 쓰겠다는 각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 에르노 글쓰기의 근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질문 남겨주세요.
기대하던 작품이라 펀딩까지 해서 받았어요. 늦게 모임이 열린 것을 확인해서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별책부록으로 나간 노벨문학상 연설문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15페이지 첫 째줄까지 읽고 이야기 남겨주시면 됩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쓴다’라고 선언한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기본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아니 에르노는 1940년 릴본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노동자 계급을 벗어나 소상공인이 되고자 노력했고요.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전에 딸이 한 명 있었는데, 어려서 병으로 일찍 죽어요. (아니 에르노의 <다른 딸>은 자기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딸을 더 애지중지하며 키웠죠. 특히 아버지가 그랬지요. 부모가 같이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니, 당시 관습적으로 남녀에게 주어진 역할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지요. 또한 아버지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책을 좋아했고 딸에게 집안일을 시키기보다는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같은 부류의 친구들과는 달리 사립학교로 진학해서 계속 공부를 하고요. (1950-60년대 프랑스 시골 마을도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지요.) 사립학교에서 부유한 계층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계급 간의 격차를 인식했을 것 같아요. 그때 학교에서 배운 언어와 집안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괴리도 확인하게 됩니다. (이 부분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전기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자기 부모를 비롯해 주변의 사람들이 못 배우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작가는 60년 일기에 ‘나는 나의 종의 복수를 위해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지요. (<젊은 남자>에 수록된 작가가 직접 작성한 연보를 먼저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프란츠 카프카라서, 10쪽에 카프카의 <법 앞에서>를 언급한 부분이 인상 깊네요. 내가 들어가야 할, 혹은 들오가고 싶은 세계로의 진입을 실패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소설 속의 메타포나 알레고리가 아니라 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실이지요. 낮은 계급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이 현실을 체험한 아니 에르노의 심정이 생생히 와닿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낮은 계급과 이민자 계급의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번역가님이 언급해주신 대로 어째서 자신이 읽어온 문학의 세계가 자신의 글을 쓰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보다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부분은 작가가 의식의 흐름, 낭만주의 문학 등을 비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에 절망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빈 옷장>을 언급하는 부분은 마치 자벌레가 탈피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는 듯한 인상이 남습니다. 번역가님이 언급해주신 아니 에르노에 대한 기본 정보와 연보를 읽는 것만으로도 연설문의 내용이 보다 선명하게 다가와 좋았습니다.
‘오로지 나만이 쓸 수 있는 책을 쓰지 못하고 죽는 운명’ (p.10) 아니 에르노는 그런 운명을 뛰어넘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죽을 각오를 하고 글을 쓴다는 말들을 가끔 마주치게 됩니다. ‘자주, 나는 내 책을 끝마치고 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 생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른다. 출간에 대한 두려움인지, 완성했다는 만족감인지. 책을 다 쓰고 나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여자아이 기억>
아니 에르노는 문학의 세계로 진입하며, ‘진정한 조국’(p.13)이라고까지 언급하며 읽어 왔던 문학 작품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절망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문학의 언어로는 자신이 쓰고 싶은 글(자기 종을 위한 복수, 여성을 위한 복수)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아요. 모든 작가들이 다 그렇겠지만, 아니 에르노는 ‘무엇을 쓸 것인가?’만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습니다. 어쩌면 젊은 시절 작가가 엄청나게 읽었던 문학 작품들은 그런 글쓰기 형식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카뮈의 ‘긍정과 부정 사이’도 그런 텍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이 산문은 카뮈의 첫 번째 작품인 <안과 겉>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를 관통했던 균열, 내 사회적 균열의 이야기. 이 균열이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어떤 전환점이 되었을까요?
전환점이 아니라, 그 균열의 발견(확인)이 아니 에르노 글쓰기의 근간이자 출발점이 아니었을까요?
아니 에르노 노벨문학상 연설문 읽기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작가의 문체를 확고하게 만든 계기가 된 <남자의 자리>이야기를 시작으로 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이 정치적일 수 있는지, 또 그리고 우리는 왜 책을 읽는지 같이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뒤늦게 들어왔더니 댓글에 날짜 기능이 없어서 헷갈리네요. 5월4일까지 연설문 맞겠죠?^^ 연설문이 강렬해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니 에르노의 글이 '삶의 변화'까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의 고독을 깨트'림은 확실하고 그로 인한 안도와 연대의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대가 곧장 정치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스스로도 노벨문학상 수상이 '집단의 승리'라 명명함으로서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용감하고 '정치적'인 선언서라 여겨집니다. 좀 늦었지만.... 7p"...이유로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자손인 내가, 태어난 사회계층의 정의롭지 못함을 ..." 이 문장에서 '마지막 자손'이나 '태어난 사회계층의 정의롭지 못함'을 번역가님께서는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만갈래 길에서 헤매는 듯 의미가 잘 잡히질 않네요.
‘마지막 자손’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20대 초반의 작가를 의미하고요 (본인은 어찌 되었든 대학 진학으로 부모 이전 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니까요), 뒤에 ‘태어난 사회 계층의 정의롭지 못함’은 약간 모호한 표현 같아요. 저는 작가의 말을 제 입장에서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는데요, 정확하게 이해를 하자면 ‘자신이 태어난 사회에 있는 다양한 계층의 정의롭지 못함(계층 간의 차이의 부당함)’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질문을 주셔서 저도 되풀이해서 읽었더니, 의문을 가질만 번역이었던 것 같아요. (연설문의 문장이 작품보다 많이 거칠었습니다.)
내일(5월 5일)부터는 아주 천천히 <젊은 남자>를 아주 천천히 읽을 예정입니다. 노벨문학상 연설문이나 다른 작품 이야기를 함께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아마 <젊은 남자>를 읽으면 떠오르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있을 것 같아서요.
자신이 경험한 것만 쓴다는 점에서, 그리고 여성 작가의 내밀한 삶의 고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아니 에르노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결코 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스테이크 접시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그 스테이크가 식탁에 올라오게 되는 과정(도축, 고기 손질의 여과 없는 묘사)을 선택의 여지 없이 모두 봐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는 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서는 <젊은 남자>는 한결 수월하긴 했습니다. 아니 에르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건 여러 의미에서 여성 작가들에게 고무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맞아요, 그려서 아니 에르노의 글을 불편해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주 정확한 비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엘리트 문학이 아니라고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도 날것 그대로의 장면들이 묘사된 <사건>을 번역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작가는 스스로 그러한 방식을 ‘칼 같은 글쓰기’라고 명명합니다. 자기 자신의 기억 속 이야기를 예리한 칼로 도려내서 그대도 글로 표현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객관성을 유지해서 글을 쓰면, 그 글을 읽는 독자는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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