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선행이지, 내가 아니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3권. 4. 뜨거운 마음의 고백, 곤두박질,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안녕하세요. 1, 2탄에 이어 신청합니다. 다음 책으로 넘어가고싶어 <악령> 가까스로 완독하고 신청합니다. 책의 두께를 보니 역시 엄두가 안나지만 함께이니 다시 도전합니다. 기대됩니다 :)
환영합니다! 도박사 3탄까지 마스터하시는 '큰 기적' 이루시길요 ^^
환영합니다. 악령 읽으셨다면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속도감도 있고 캐릭터들도 꽤 마음이 가는 인물들이거든요. 그리고 분량은 상당하지만 의외로 스케일은 작습니다. 대하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화이팅입니다~!
"너희 집안에서 그게, 그러니까 범죄가 일어날 거야 너의 형들과 너의 돈 많은 아버지 사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바로 그래서 조시마 신부가 앞으로 일어날 모든 경우에 대비하여 이마를 땅에 쾅 찧은 거야. 나중에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아, 과연 성스러우신 장로님께서 예언하신 그대로야 그건 예언이었어.'라고 할 테지만, 하지만 신부가 이마를 찧은 것에 무슨 예언 나부랭이가 있겠어? 그런데도, 이건 상징이었어, 알레고리였어, 하며 떠들어 댈 테지, 빌어먹을! 명성을 떠받들어 길이길이 기억할 테고. 범죄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아 맞히셨다. 범인을 점찍기도 하셨다, 하고 말이야. 유로지브이들은 늘 이 모양이거든. 술집에 대고 성호를 굿고 사원에는 돌을 던진다니까. 너의 장로가 바로 이래. 의인에게는 지팡이를 휘두르고, 살인자의 발을 향해 절을 하니 말이야." 친절한 라키틴이 잘 설명해 주는군요. ㅎ 저는 유로지브이(민음사 주석으론, 백치이면서 동시에 성스러운 존재로 여겨지는 성(saint) 바보)라는 말과 함께 '알레고리'라는 단어도 자주 접합니다. 이 알레고리는 민음사 번역본에만 나오는 단어인가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클리쿠샤라는 말을 처음 접했고요. 민음사 주석으론, 히스테릭한 여성이라고만 나와있어요. 그런데 3편에서 알료샤도 클리쿠샤처럼 행동을 한다라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제 느낌으론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히스테릭한 발광을 하는 것을 통칭하는 것 같고요. 다만 여성에 한해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을 보니 당시 여성들이 지랄발광 하지 않고는 못 살겠는 환경이 아니었다 생각해 봅니다.
이후의 라키틴의 말만 읽어도 어느정도 앞.뒤의 내용이 파악될 정도로 카라마조프가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도선생님의 의도된 친절? ㅎ
벌레들에겐__정욕을! 나야말로 동생아, 바로 이 벌레란다, 이건특별히 나를 두고서 나온 말이야. 그리고 우리 카라마조프는 전부 이런 놈들이지. 천사인 너의 안에도 이 벌레가 살고 있어서 너의 핏속에서 폭풍우를 낳는 거야. 이건 폭풍우야, 정욕은 폭풍우거든, 아니 폭풍우이상이지! 아름다움이란 말이다, 섬뜩하고도 끔찍한 것이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227p,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정욕이 이 소설의 주 테마인가요? 카라마조프가를 무너뜨리는?
네, 소설의 한 테마인 거 같아요. 정욕이 이상하게 강한 집안입니다. 그 정도 정욕은 밑바닥에는 누구에게나 다 있는 수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까라마조프...?
스메르쟈코프가 3편에 등장하는데요, 본인은 확답을 하진 않았으나 표도르의 자식인 것 같고요. 그를 묘사하는 문장을 읽으면 왠지 크게 한 건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의 관조하는 자세를 이야기하며 언급한 크람스코이의 그림은 제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카체리나는 악령의 리자베타와 죄와벌의 듀냐를 연상시키네요. 뭔가 당차고 거리낌없는 모습에서요.
'관조자' 그림 올려주셔서 잘 봤습니다. 글 읽고 상상한 것보다 그림 자체는 의외로 소탈하네요.
그러나 실천적 사랑은 노동이자 인내이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완벽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2권 3. 신앙심 깊은 시골 아낙네들 p107,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파렴치한 표도르에게 그의 내면을 꿰뚫어보는 듯한 충고를 하고, 괴로움을 토로하는 여인들에게는 위안의 말을 건네는 조시마 장로가 훌륭한 카운슬러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봉급을 받는 노동자이니, 당장 그 대가를, 즉 사랑에 대한 사랑의 보답과 칭찬을 요구하겠다, 그렇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 p104 라는 말이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실천적 사랑은 아름답지만, 어쩐지 희생이라는 말이 그 뒤에 숨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박판에 발을 들여 봅니다!
ㅎㅎㅎ 환영합니다~. 도박사 이름 정말 잘 짓지 않았나요. @수북강녕 대표님께서 지어주셨어요.
얼마 전 이 고장의 방탕한 어느 장사꾼이 자기 명명일에 손님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더 이상 보드까를 가져올 수 없다는 말에 벌컥 화를 내며, 갑자기 식기를 깬 후 자기 옷은 물론 마누라의 옷마저 찢어 놓고 끝내는 자기 집 가구와 유리창까지도 부수었으나, 이 모든 행동 역시 멋을 부리려던 것에 지나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와 똑같은 현상이 지금 아버지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물론 방탕한 그 장사꾼은 다음날 술에서 깨어난 후, 깨진 찻잔과 접시들을 아까워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3권 색마들,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왜냐하면 나는 까라마조프거든. 왜냐하면 내가 어차피 심연 속으로 빠져 들 거라면 좌우간 곧바로, 머리를 아래로 처박고 발뒤꿈치를 위로 치켜 올리고 뛰어내리는 거야. 그편이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바로 그런 굴욕스런 상태에 빠져 들면서도 그것을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런 치욕 속에서 갑자기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한단 말이야. 저를 저주받은 놈, 천박하고 비겁한 놈으로 남게 하옵소서, 하지만 저의 하느님이 휘감고 계신 그 성의(聖衣) 자락에 입을 맞추게 하소서.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3권 색마들,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지금 나는 네게 벌레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란다, 하느님으로부터 정욕을 선물받은 놈들 말이지. 〈벌레에게는 정욕을!〉 내가, 얘야 바로 그 벌레에 해당된단다. 그건 특히 나를 지칭하는 말인 거야. 그리고 우리 까라마조프 집안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야, 천사 같은 너의 내부에도 벌레가 살고 있고 너의 피는 폭풍을 잉태하고 있단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3권 색마들,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나는 방탕한 생활을 좋아했고 방탕한 생활의 철면피 같은 수치심도 좋아했어. 잔혹한 짓도 좋아했지. 정말 나는 빈대나 심술궂은 벌레가 아닐까? 이른바 까라마조프인 게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3권 색마들,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사람이 좀 연설조로 이야기하면 어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3권 색마들,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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