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까라마조프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건 제가 좋아하는 작가 작품에서 이 작품의 흔적이 보이는 겁니다. 1. 무라카미하루키 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 에서 작중화자가 난 그래도 까라마조프 형제들 이름을 다 외운다고 하던 장면 2. 무라카미하루키 태엽감는새, 1Q84에 나오는 우시카와라는 인물의 말투와 표트르, 드미트리 의 그림자. 3. 장강명 작가님이 책이게뭐라고(맞나요?)에서 언급한 ’인류는 증오하지만 개인은 사랑하려고 노력하려는 자세‘
하루키는 인터뷰에서도 몇 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언급했는데 자신이 쓰고자 하는 ‘종합소설(일본식 표현으로는 총합소설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의 대표라는 식으로 말했지요. 지금 찾아보니 이런 인터뷰가 나오네요. https://kafkaontheshore.tripod.com/interview/inter08.html 제가 말씀하신 문구를 인용한 책은 『책, 이게 뭐라고』가 맞습니다. 도스토옙스키나 하루키 이야기하다가 제 이야기를 하니 많이 창피합니다만... 저도 도스토옙스키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고, 특히 『표백』이랑 『재수사』를 쓰면서 의식을 많이 했어요. 『표백』 쓸 때는 『악령』을, 『재수사』를 쓸 때는 책에서는 『백치』가 많이 언급되지만 제가 의식한 작품은 『죄와 벌』이었습니다. 적고 나니 역시 창피하긴 하네요.
하루키 중기 소설 중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 나오는 작품이 분명히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이었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였나...
“악이란 것은 그것 자체가 자립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욕심이나 겁, 상상력의 부족과 같은 그런 자질에 연결된 거다. <악령>를 읽으면 그런 것을 잘 이해할 수가 있다.”는 부분을 읽으니,, 악령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굳어지네요!
저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아니 태어나서 읽은 모든 소설 중에 "악령"이 제일 충격적이었는데 소설적 완성도가 높다는 말은 못하겠어요. ^^;;; 그런데 악이 정말 선의 부재에 불과한 걸까요? 저는 살아서 움직이는, 의지력이 펄펄 넘치는 아주 공격적인 악도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님 단편 중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이 왠지 생각납니다😹
이것도 그믐밤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믿는 사람은 "악은 선의 부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왜 악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그렇게밖에 답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조로아스터교처럼 악신이 존재하고 선한 신과 싸운다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에서는 악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고 말하기 편해질 거 같습니다.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믿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서 악의 존재를 관찰을 할 경우 저는 오히려 "선은 악의 부재"라는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유기체들이 기본적으로 이타적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거 같거든요. 그런 이기적인 세상 속에서 어떤 경우에 이타적인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출현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도 중도 포기한 책이 많습니다. 엄두도 못내는 책도 많고요. 『율리시스』는 아마 이번 생에는 안 읽을 거 같습니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나 『2666』은 잘 모르겠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사기』... 그 외에도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책들 많습니다. ^^;;;
@장맥주 '내용이 찜찜하고 분위기도 어수선한'으로 바꿔 말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악령』을 마치고 나니 이제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 시작부터 친절한 설명 덕분에, 딱지 앉은 흉터를 위로받는 느낌으로 시작했네요 도박판을 싹쓸이하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악령을 읽은 독자에게 까라마조프는 껌입니다. ^^ (이렇게 사람들을 도박판으로 꾀고...)
100페이지까지 고비였군요. 항상 그 문턱을 못넘은 일인으로 이번엔 함께 뜀박질하는 분들이 많으니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
제가 전자책으로 다시 읽었기 때문에 어림짐작으로 100페이지라고 했는데, 종이책으로 확인해보니 열린책들 기준 164페이지까지가 고비입니다. 즉 1부 3권 〈색마들〉부터 비로소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때까지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야 싶게 다소 어수선하고요. 그러다 상권 후반부부터는 중권, 하권까지 쭉쭉 달립니다. 저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요. ^^;;;
@도우리 님 안녕하세요. 그믐에 첫 가입한 새내기 인데요. 우선은 온라인 모임으로 시작해서 오프라인 모임은 5월 초에 다시 신청 받으시는걸로 이해했는데, 그런건가요?ㅎ
@느린치타 님, 안녕하세요. 그믐 가입을 환영합니다. 질문 주신 내용은 이해하신 바가 맞습니다. 온라인으로 함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다가 5월 1일부터 오프라인 모임 참가 신청 받도록 하겠습니다. 4월 23일 독서모임이 시작되면 저 도우리가 이 모임에 자주 들러 계속 안내해 드릴게요. 느린치타님도 모임에 매일 들르셔서 어디까지 읽으셨는지, 어떤 구절이 마음에 들었는지 혹은 이상했는지 편하게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시리즈의 끝판왕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 도전하신 도박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도박사들은 오늘부터 약 29일 동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중,하 무려 3권!을 읽어야 합니다. 일단은 물리적인 양이 만만치 않네요. 온라인 그믐밤 모임은 그래서 특별한 발제없이 일단은 완독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매일 이 곳에서 그 날 읽은 부분 중 인상적인 문장 발췌 및 각자 궁금한 점이나 감상을 자유로이 나눔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29일간 매일 수련하다 보면 진정한 독서 고수로 거듭날 날도 멀지 않겠지요? 자 그럼, 오늘부터 하우스를 오픈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 임쏘쏘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끄트머리에 와있는데요, 책에서 '고전'과 '그믐'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궁금해서 구경 왔다가 홀린듯이,,, 모임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고전은 너무 모르고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중, 하? (전 지금 재수사1,2를 읽어야 하는데,,,) 죽어도 혼자서 안 읽을 것 같아서요. 남겨주신 것처럼 어디까지 읽었는지, 어떤 구절이 마음을 쳤는지, 또는 별로였는지 성실히 나누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지난 보름 동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중, 하권을 열린책들 판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밑줄 그은 부분들을 아래 일정대로 올리려 합니다. 가끔 단상이 떠오르면 함께 적을게요! 4/23 작가로부터 4/24~25 제1권 어느 집안의 내력 4/26~27 제2권 달갑지 않은 회합 4/28~29 제3권 색마들 4/30~5/1 제4권 발작 5/2~3 제5권 찬반론 5/4~5 제6권 러시아의 수도사 5/6~7 제7권 알료샤 5/8~9 제8권 미쨔 5/10~11 제9권 예심 5/12~13 제10권 소년들 5/14~15 제11권 작은형 이반 표도로비치 5/16~17 제12권 오판 5/18 에필로그
작가님 글을 보기 전에 고쿠라님 글을 보고 벌써 글을 써버렸네요;;;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사실 저도 모집기간에 2권까지 읽어놓았어요. <악령> 읽을 때 느꼈는데 어떤 날은 도저히 못 읽겠는 날이 있어서 미리 진도를 좀 빼놓으면 수월하더라고요. 열린책들의 '권'이 민음사의 '장'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랑 지금 같은 진도십니다. 3권 색마들 (열린책들) = 호색한들 (민음사) ㅎㅎ 그리고 6권부터는 중권으로 넘어가네요. 저도 앞부분 읽기가 고역스럽다가 수도원의 식사 초대 자리에서 가족끼리 서로 막말하며 싸울 때 부터 재미있어졌어요. 시작하시는 분들은 제일 처음만 넘어가시면 수월해지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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