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그 사람을 너무나 사랑했어요, 지난 5년 동안 내내 말이에요! 아니,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걸까요, 아니면 나의 증오심을 사랑했던 걸까요? 아니에요,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거예요! 오오, 그 사람을! 내가 사랑한 건 나의 증오이지 그 사람이 아니라고 난 거짓말을 해왔던 거예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하지만 지금은, 오오, 지금은 그 사람이 아니에요, 절대로 그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도 옛날과는 달라요, 그런 얼굴이 아니라고요. 난 그 사람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거든요. 찌모페이와 이곳으로 달려오면서 도중에 나는 생각했어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할까?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서로 어떤 눈길로 바라보게 될까?〉 하고 말이에요. 나는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는데, 여기에서 그 사람은 내게 마치 구정물을 뒤집어씌우는 것과 다름없는 짓을 해대는 것이었어요. 학교 선생 같은 말투로, 대단한 학자나 되는 양 점잔을 뺐고, 내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점잖게 맞아 주는 것이었어요. 대꾸할 말이 한마디도 없었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난 당신의 정부가 아니라, 성실한 아내가 될 거예요, 당신을 위해 일할 거라고요. 우리 그 아가씨한테 함께 찾아가서 용서를 빈 다음 떠나도록 해요. 용서해 주지 않으면 그냥 떠나면 되잖아요. 그녀한테 돈을 갚아 버린 후 날 사랑해 주세요…. 그녀를 사랑해서는 안 돼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요. 당신이 계속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땐 내가 그녀의 목을 졸라 버리고 말겠어요…. 그녀의 두 눈을 바늘로 찔러 버리겠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러시아에서는 남자들끼리도 입맞춤을 많이 하네요. 현지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인걸까요? 옛날에는 그랬는데 요즘은 사라진 낡은 풍습인 걸까요? 궁금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내용도 거칠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는데 반대로 서로 다정하게 입맞춤하는 내용도 나오니 좀 신기하긴 합니다. 입술에 입맞춤하는 것 말고도 발에 입맞추었다 는 표현도 많이 나오는데 제가 상상하기로는 표현 그대로 진짜 발에 입술을 부딪힌 것 같지는 않고 (그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니까요. 그러려면 허리를 거의 땅까지 굽혀 신발과 양말을 차례로 벗겨야 되는데 그렇게까진 아니었을테고. 그냥 신발에 입맞추는 것도 너무 과장된 것 같아요) 아마 그냥 허리를 많이 굽혀서 신발 가까이 에어키스를 날리는 제스처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도 한 번 상상을 해보니.... 양말을 벗기는 건 아무래도 무리수인 것 같고, 에어키스가 합당해 보입니다^^
그는 이러한 부활과 갱생을 너무나 열망하고 있었다. 스스로 빠져 들었던 더러운 시궁창이 그에게는 너무나 힘겨운 짐이 되었으므로 그는 그런 처지에 놓인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환경의 변화에 더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만 없다면, 그런 상황만 아니라면, 그 저주받을 고장만 아니라면 만사가 새로워지고 만사가 새롭게 풀리리라! 그는 바로 그 점을 믿고 동경하고 있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3부 8권 미짜,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권. 이 책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도스또예프스끼가 쓴 대심문관의 이야기다. 주인공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8권의 미짜는 절망에 빠진, 궁지에 몰린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과 생각의 흐름들을 많이 보여주네요. 그나저나 그믐 덕분에 꾸역꾸역 3부 8권까지 왔습니다. ;)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나갈게요.
6편 러시아의 수도사 1. 조시마 장상과 그의 손님들 p13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아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의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단다. 너는 이 담 너머로 나가더라도 세상에서 수도사처럼 지낼게다. 많은 적수를 갖게 되겠지만 너의 적들마저 너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삶이 네게 많은 불행을 가져다주겠지만, 그로 인해 너는 행복해질 것이고 삶을 축복하게 될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삶을 축복하도록 만들겠지. 그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야. 바로 네가 그런 사람이란다. : 알료사는 까마마조프 형제들에서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그리고 위 문장도 알료사를 표현하는 아주 좋은 문장이라고 여겨졌습니다.
6편 러시아의 수도사 6) 주인과 하인에 관해 그리고 주인과 하인이 서로 영적 형제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해 저는 그의 주인이었고 그는 제 하인이었지만 이제 우리가 영적 감동 가운데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입맞추었을 때 우리사이에는 위대한 인간적 합일이 일어났던 것이지요. 저는 이일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지금도 생각하곤 합니다. 이 위대하고 소박한 합일이 때가 되면 도처에서 우리 러시아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납득하기가 정말로 그렇게 어렵단 말입니까? 저는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그때가 가까웠음을 믿습니다. : 조시마 장상과 그의 하인이었던아파나시 빠블로비치와의 이야기도 따뜻하고 믿음을 준다. 조시마 장상에게 맞았던 아파나시는 그 일을 덮고 조시마 장상에게 수도원에 헌금해 달라며 50꼬뻬이까를 내어주고 또 그에게 50꼬뻬이까를 쥐어준다. 뭔가 진흙탕 같은 모습들의 향연 속에 알료샤와 조시마 장상만 나타나면 낯선 따스한 빛이 퍼지는 느낌입니다.
다른 사람의 봉사를 받을 정도로, 그들이 가난하고 무식하다는 이유로 그들을 학대할 정도로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인가?
까라마조프 형제들 2(창비세계문학 86) p72,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 형제들 2(창비세계문학 86)『까라마조프 형제들』에는 인생에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있다.-커트 보니것 ★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 『가디언』 선정 '세계 100대 도서' ★ BBC 선정 '지난 천년간 최고의 작가 10'
추악한 말과 성난 영혼을 지닌 악의 가득한 모습으로요. 어쩌면 당신은 그 아이를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당신을 보지요.꼴사납고 죄 많은 당신의 형상이 아이의 무방비한 가슴에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몰랐겠지만 그로써 당신은 아이에게 나쁜 씨앗을 심은 것이며 그 씨앗은 그렇게 자라날 것입니다.
까라마조프 형제들 2(창비세계문학 86) p76, 도스토예프스키
지옥이란 무엇인가?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더이상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요.
까라마조프 형제들 2(창비세계문학 86) p82, 도스토예프스키
제7편 알료샤 p96 고인이 된 장상은 기적보다는 사랑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했고 그의 주변은 그를 사랑하는 일련의 무리에 둘러싸이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그래서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뒤이어 공공연하든 은밀하든 아주 악에 받친 적들이 수도원뿐 아니라 세속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났던 것이다. p100 그들보다 더 어리석은 다른이가 동조했다. "금식에도 엄격하지 않았고, 단것을 드셨고, 체리잼을 차와 드셨는데, 아주 좋아하셨지. 부인들이 장상에게 보내주었는데, 계율 수도사 제가 차를 그렇게 많이 마셔도 되는 걸까?" 시기하는 다른 사람은 이런 소리까지 했다. "오만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지"가장 고소해 하는 사람은 잔혹하게 말했다. : 사랑은 베풀던 조시마 장상의 시체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고 온갖 사람들의 생각없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음~ 보기가 불편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의 알료샤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나 궁금하네요.
전 조시마 장상의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근거없는 말들을 따라가는 대중심리의 근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요즘도 자주 접할수 있는 현상이지요~
그런 면도 있었네요.. 저는 조시마 장로에게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통념?을 우회적으로 말한다고만 생각했네요.
요즘도 참 자주 봅니다. 누구 하나 추락하기만 기다렸다가 그 순간 자기 화를 그에게 다 풀면서 통쾌해 하는 군중의 모습... 그게 인간 본성인가 봐요.
한 인간의 영혼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법이야. 그러니 조금 더 관대하게나.... p623 푸념은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런 푸념도 늘어놓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슬픔에 짓눌리고 말 거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7권 알료샤 ,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평생 동안 나는 <고작> 한 뿌리의 파를 적선했을 뿐이며 그것이 내가 한 선행의 전부예요. 그렇다고 나를 칭찬하지는 마세요. 알료샤, 또한 나를 <착한 여자>취급도 하지 마세요. p618 왜 나를 보고 놀라는 거냐? 나는 파 한 뿌리를 적선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건데.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단지 파 한 뿌리씩, 단지 조그만 파 한뿌리씩 적선했던 사람들이란다.... 우리가 할 일이 뭘까? 그런데 조용하고 온순한 내 아들아, 너도 구원의 손길을 뻗는 한 여인에게 파 한뿌리를 적선했더구나. 이제 시작하거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이제 네 임무를 시작해, 얌전한 내 아들아.....그런데 넌 우리의 태양이 보이니, 그분이 보이냔 말이야? p635 파 한뿌리.... 불완전한 인간의 마음에 속에 있는 선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네요. 젊은 시절 뺨을 때린 하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결투 신청을 무효화 했던 조시마 장로, 자신을 버린 남자를 용서하는 그루셴까, 그리고 그녀의 교활한 면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칭찬한 알료사까지. 가슴속에 있는 파 한뿌리를 건네는 사람들입니다. 상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강렬한 ‘악’을 비추었다면 중권의 시작은 깨달음과 용서를 말하고 있어서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시베리아라뇨! 아니,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이 원한다면 시베리아라도 좋아요, 아무래도 좋아요…. 우리 함께 일해요…. 시베리아에는 눈이 있잖아요…. 난 눈 위에서 마차를 타고 달리는 것이 좋아요…. 말방울소리도 울릴 테고… 잘 들어 보세요, 방울소리가 들리잖아요…. 어디서 방울소리가 들려오는 것일까요? 누군가 마차를 타고 가는 모양이에요…. 이제 말방울소리가 멈췄네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이게 뭐야, 내가 잠들었었나? 그래… 방울소리가 들렸었죠. 내가 그만 잠이 들어 꿈을 꾼 모양이에요. 눈길을 따라 마차를 타고 달려가는데… 방울소리가 들려왔고 난 꾸벅꾸벅 졸고 있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당신과 함께 달려가고 있었어요. 아주 멀고 먼 곳으로…. 난 당신을 품에 안고 입을 맞추었고, 당신 곁에 착 달라붙어 있었죠, 추운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눈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어요…. 밤에 눈이 빛나고 있었던 걸로 봐서 달님이 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러다가 잠에서 깨어 보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잖아요, 정말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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