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자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왜 좀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삶의 의미는 내적 성찰과 자기를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의 저자가 궁금합니다. 연인이라고 표현한 빌리(p.54) 이야기도 별로 없었죠? 저자의 다른 책 중에서 그런 부분이 담겨진 것이 있나요?
Gratitude 고맙습니다 - 독서대화모임
D-29
클레망
아리사김
저도 저자의 책 중에서는 이 에세이집만 제대로 읽은 상태라 정확히는 모르지만요, 옮긴이의 말에 보면 이 책의 전편 혹은 본론 격인 자사전이 <온 더 무브>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그곳에 어느 정도 언급외 되어 있 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성 정체성으로 인한 아픈 기억도 있는 분이라 특히 연인인 빌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생애> 다큐 영화에서 언급된 것을 떠올려보면 그가 늘오랜 세월 동안 혼자 산책하던 식물원에 연인 빌리와 함께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 늦었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짝을 찾은 것에 대한 기쁜 마음만 조금 언급되더라고요. **혹시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으신 분들께서 발견한 빌리의 이야기가 있다면 저도 궁금해집니다~!
김새섬
빌리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저도 @아리사김 님과 비슷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그리 많이 하지 않는 것 같 기도 한데 아마 이 에세이에도 잠깐 나오듯이 성정체성을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거부당한 것 때문인지 가족과 그리 돈독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올리버 색스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으니 거리 상 떨어져서 지내게 된 이유도 있었겠죠?
<온 더 무브> 를 읽었는데 오히려 친구들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고요. 그리고 기억이 자세하진 않은데 형님들 중에 아픈 사람도 있고, 그래서 그 이야기도 많이 하진 않는 것 같아요.
아리사김
맞아요, 형이 조현병이라고 다큐 영화에서 말했던 것 같아요.
저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제가 만약 올리브 색스였다면 가족보다는.. 학문적 영감을 준 동료나 친구 그리고 자신의 환자와의 시간이 자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그의 삶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김새섬
[안식일] 내면의 평화와 휴식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에세이였습니다. 저는 유대교의 안식일 제도에 대해, (이 책에도 나오지만) 그들이 과도하게 지키는 율법과 규칙들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안식일에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율법에 따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수도 없다고 하던데 이 무슨 바보같은 논리인가 라고 생각했어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일인가? 아닌가? 부터 시작되는 소모적인 논쟁들과 무의미) 여전히 어떤 점에서는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요, 본질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안 누르고가 아니고 '안식일에는 세상과 연을 끊고 나의 내면을 성찰하며 내 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는 것 같아요. 사실상 평일과 휴일의 경계도 사라지고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시대에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유대교의 안식일이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인 사촌 로버트 존의 이야기 "안식일 준수는...(중략)...자신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시간입니다."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아리사김
종교적인 의식을 떠나서 저도 제 일상에서 내면의 평화를 찾는 시간을 스스로 찾아서 지켜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바쁘게 사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로인해 자신을 잃어버리는 삶은 분명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루 15분 나를 위한 책 읽기, 퇴근 시간 이후에는 업무카톡 알림 해제하기, 토요일 오전만큼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일만 하기 등 나름대로의 안식일, 안식시간을 챙겨봅니다.
김새섬
써주신 글을 읽고 깨달았는데 저의 저녁 독서도 하루 끝 저만의 안식 타임이었네요. 매일매일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쫓아가는 것을 잠시 쉬고 책을 읽으며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인데요, 단순한 독서 이상으로 그 역할이 '안식'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클레망
매일 갖는 나만의 안식 타임!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말씀입니다. 홀로 잘 살 수 있는 사람만이 함께 잘 살 수 있다 라는 어떤 분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 혼자 갖는 고유한 안식의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묵상의 시간, 글쓰는 시간, 메모, 낙서하는 시간 등도 필요하지요. '멍' 때리는 시간도 역시!
김새섬
그날 안식일의 평화, 세상이 멈춘 평화, 시간 밖의 시간이 주는 평화는 꼭 손에 잡힐 듯했다. 주변 모든 것에 평화가 스며 있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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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나는 내심 삶에서 그보다 더 깊은 관계를-'의미'를- 갈망했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1960년대에 자살에 가까울 정도로 암페타민에 중독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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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나는 소명을 발견했고, 그것을 집요하게, 일편단심으로, 동료들의 격려는 별로 받지 못한 채로 추구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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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리사김
이제 이 모임도 9일 정도 남았네요! 남은 기간 동안에 이미 다 읽으신 분들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며 우리 삶에서 진정 Gratitude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or대상이나 상황) 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계속 읽고 계신 분은 지금처럼 간단한 감상을 공유해주시며 마무리 해주시면 좋고요^^
zeanya
1.첫날: "들어가며"부분 읽기
저자 올리버색스의 삶에서 제일 마지막 끄트머리를 장식한 2년간 저술된 에세이 네편 내용이
나이든다는 것, 질병 그리고 죽음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는 점 자체로 놀랍습니다.
자신에게 남은 기한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후에
오히려 죽음의 존재를 오롯이 느끼고 직시한채
지난 시간으로 만들어낸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글을 쓸수 있는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니만큼 독자들도 남다른 호소력과 깊이가 느껴지는 글을 읽을수 있을 듯 합니다.
좋은책과 좋은기회
주심에 감사드리며
달려보겠습니다
아리사김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이 책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네요 ~! 이 책으로 십대 소녀들과 독서모임도 해봤는데요, 에세이의 주제가 나이듦, 질병 그리고 죽음이지만, 아이들도 진지하게 생각하며 읽고,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누구나 언제 삶의 마지막이 다가올 지 아무도 모르는 삶인데요, 저도 이 책을 만남으로써 죽음을 준비하는 삶, 그리고 삶을 초연하게 바라보는 자세의 중요성을 깨닫곤 합니다~! 남은 나날 동안 계속 글로 나누며 소통해요~!
zeanya
좋은기회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zeanya
2.둘쨋날<수은>:
나는 책을 읽기 전 목차를 보며, 제목 <수은>이 저자 나이 80세를 몇일 앞두고, 원소주기율표 80번째 금속의 이름을 떠올리며 짓게 된 것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론 극도로 문과적으로만 성장만 해온 나였기에 제목과 내용을 매칭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저자가 그만큼 부드러운 위트와 허를 찌르는 관점을 지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저자는 80세란 노년이 다가온 시점에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알려주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80대가 제일 즐거우셨다는 아버지는 94세에 돌아가셨으나, 막상 80세에 이른 지금, 지인들은 이미 삼할이 떠나고 없다는 것.그리고 자신 역시 내,외과적으로 거동만 불편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 까지. 저자의 문체처럼 이렇게까지 담담하게 써내려가기엔 너무나도 묵직하고 생각을 많아지게 만드는 주제였던 것을. 심지어 이런 내용을 원소주기율표에 빗댄 제목으로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나는 이미 묵직한 한방을 맞고 글읽기를 시작한 셈이다.
저자는 80세에 이르러 회고하길, 여전히 시간낭비를 하고 있고(심지어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수줍음을 탄다고 한다. 나는 내가 80세면 지금의 미성숙하고 못된 기질을 다 저버리고 인자해 보이기라도 하는 노부인이 되어 있길 소망했는데…
짧은 분량의 글을 읽어나가는 동안, 철렁했다가 아쉬웠다가, 이 상황이 내게 닥친 일이라면 아찔했으리라는 여러 생각이 롤러코스터처럼 이어졌다.
80세의 나이에 접어든 후, 이젠 삶을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저자를 보며… 2016년에 새로 추가된 원소라는 118번의 (Og 오가네손)을 괜시리 의식해 본다.
아리사김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60대 이상이 되면, 70대, 80대가 되면 인자하고 품이 넓은 사람이 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요. 나름대로 부단히 반성하고 또 노력하고 또 깨닫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했거든요. 그런데 80세의 올리버 색스가 여전히 자신에게서 발견되는 부족한 부분을 언급하는 걸 보며 그래서 우리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지금 사십대지만.. 완벽을 추구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자신을 더 쪼아대고, 기대에 도달하지 못한 환경에 혼자 지쳐 떨어지는.. ㅜㅜ 그런데 조금 부족해도 이렇게 길이 기억되는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이 생기네요.. ^^ 다만 계속 자신을 들여다보며 관심을 갖고 살피며 살아가는 건 멈추 지 않아야겠다..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오늘은 23일, 원소기로호 보면 바나듐의 날이네요 ^^
김새섬
바나듐이라는 원소 이름을 처음 들어봤어요.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오네요.
1830년 스웨덴의 화학자 N.G.세프스트룀이 스웨덴산 철광석에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여, 스칸디나비아의 사랑과 미(美)의 여신 바나디스(Vanadis)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제주 삼다수에도 아주 조금 바나듐이 들어있다고 해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원소의 날이네요. 행복하게 보내겠습니다 : )
아리사김
우와~ 이렇게 원소의 어원?을 함께 보니 더 새롭고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오늘도 가방에 삼다수 미니사이즈 하나 넣고 출근했는데 바나듐을 흡수시키며 행복한 하루 보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좋은 하루 보내셔요~!
zeanya
앜!ㅋㅋ 삼다수 마셨습니다ㅋㅋ 좋은 정보 감사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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