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titude 고맙습니다 - 독서대화모임

D-29
아리사김님 링크 공유감사드려요. 찬찬히 올리버 색스를 만나봐야겠네요.
<들어가며> 예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 또 새롭습니다. 망각도 불치병이기는 하죠. 하지만 진짜 불치병을 선고받는 다면, 삶을 마감해야할 날을 선언하는 날이 온다면 난 어떤 일을 할까, 어떤 글을 남길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역시 죽음 만큼 삶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 보게 하는 건 없네요.
공감합니다.. 보통 어떤 독후활동을 할 때 묘비명 쓰기나 내일 만약 죽는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생각쓰기 활동을 해보긴 했지만 이 책을 읽고, 작가에 대해 알아가며 죽음이나 불치병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 깊이와 그에 대한 제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수은 Mercury: 원소와 생일을 하나로 엮어서 생각하는 작가의 모습이 왜 이렇게 순수해 보일까요? 열한 살 때 "나는 나트륨이야."라고 말했다는 부분에선 작가의 어린 시절 모습이 스쳐지나갔어요. ^^ 원소를 생일 선물로 받은 친구의 유머감각도 재미있고요. 문득 제 주변 사람들은 어떤 원소기호에 머물러 있는지 찾아보게 됩니다. 저는 특히 두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17쪽에 작가가 자신의 삶에서 경험한 것들을 감사히 여기며 너새니얼 호손의 표현을 인용해서 말하는 부분이에요. '세상과의 교제'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그저 감사하다고요. 삶은 참 다양하게 우리 각자에게 다가오는데, 희노애락 그 어떤 경험도 작가에겐 즐겁게 교제하는 시간으로 여겨진다는 게 참 아름다운 표현 같아요. 나는 내 삶에서 마주한 경험들을 그렇게 즐겁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여전히 마음에 부득부득 이를 갈며 상처받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은 없는 걸까.. 조용히 생각해보게 되었고요.. ^^ 그리고 20쪽에 '노년은 여유와 자유의 시간이다.'라는 부분이에요. 노인이 된다고 해서 쇠해가는 건강에 대해 무기력하거나 우울해할 게 아니라 평온하게 받아들이며 그 여유로움과 진정한 자유를 느낄 줄 아는 노인이 된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요? 저도 그렇게 나이들어 가고 싶습니다.. ^^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회상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94세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말씀에, 80대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절 중 하나였다고....(p.19) 그리고 나이 들수록 자신의 정신과 시야가 위축되기는커녕 넓어진다고...(p.20)
80대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절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참 멋진 것 같아요. 시민교육과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이신 유범상 교수님의 강의를 최근에 들었는데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아픈 몸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만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선배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찾아가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참 와 닿더라고요. 저도 제 어머니께서 무언가 소소한 일을 하게 되셨을 때 그 일로 인해 더 편찮으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먼저 했었거든요. 때마침 그 강의를 듣게 되면서 어머니도 물론 편찮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때 즐겁게 하시도록 하는 게 삶의 활력을 더 찾을 수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살아갈 때 작가님의 아버지가 회상한 행복한 노년의 추억도 만들어갈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봅니다. ^^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올리버 색스 : 그의 생애>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정말 추천합니다~! 혹시 보신 분들은 그 내용으로도 공유하며 이야기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오늘 다 봤거든요. 책으로 만나는 작가와 영상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알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도 새로웠어요. 다양한 원소들을 모아두고 하나씩 들어서 보여주며 행복해 하는 작가님의 모습이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오랜 세월 세상과 문을 닫듯이 살아온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되고요... 작가님이 경험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의 뇌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문학적 감수성 담은 책으로 담아내는 수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너새니얼 호손이 말했듯, 세상과의 교제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일반판) 17쪽 '수은'부분에서, 올리버 색스
읽으시며 함께 공유하고 싶은 문장을 발견하시면 '문장 수집'을 눌러서 남겨주세요 ^^
'나의 생애' 부분에서는 수집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요.. 작가가 흄의 에세이에서 발견한 문장인 '지금 나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삶에 초연하다.'에 대해 생각하며 초연한 자세를 갖게 되는 건 삶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만 가능할까..궁금해졌어요.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 소위 자유로운 영혼과 같은 삶의 자세는 일상의 저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란 생각이 들거든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벗어나지 못해서 피하고 싶은 것들 앞에서 어떻게 하면 초연하게 오롯이 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저도 '초연함'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서 작가가 무엇보다도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라고 말한 부분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는 일이 더 많은 삶이란 점에서 저도 늘 감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를 떨 정도로 미움이 생기는 사람들도 하나 둘 씩 생기는 걸 볼 때마다 제대로 살고 있는게 맞는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작가님처럼 저도 삶에서 경험하는 혹은 마주하는 모든 일과 사람들에 대해 그저 고마움만 기억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29쪽 - 나의 생애 중에서, 올리버 색스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 ㅡ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동성애자로서 어머니에게조차 부정당한 아픔이 너무나 컸다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점이 환자를 대할 때 역시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성숙하게 했다싶기도 했습니다. 올리버는 의료계의 허블망원경같은 존재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의학적인 이론을 일반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최초의 사람으로 그는 의학에 있어 관찰을 과학적인 자리로 가져다 주었다는 데, 의사가 치료해야할 대상은 병이 아니라 환자임을 그래서 의사가 환자곁에 가까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편견없이 환자를 정밀하고 세심히 관찰하고 그럼으로써 상황을 다르게 보는. 투렛증후군도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넘치게 본다는.. 관점의 전환은 환자들의 삶이 달라질수 있었다는 ...... 죽음을 선고받고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소신대로 살다가는 모습은 모범답안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러기에 오랜 시간 동성애자로서 숨기고 살아야만했던 아픔이 나이 70에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는 존재를 만나는 것도 대중의 사랑과 인정 속에 떠나게 되는 것도 다행이다 하면서 보게 되네요. 의사, 작가 겉으로만 보이는 결과론적인 모습안에 감춰진 인간적인 고뇌가 담긴 올리버 색스를 보았으니, 내일부터 책으로 돌아가면 그의 말이 더 마음에 다가올 듯하네요.
올리버에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엄청난 상처의 말을 한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나 슬프고도 아프게 다가와서 올리버는 당시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어요. 남도 아닌 가족에게 그런 말을 듣고 아픔을 감내하며 인간의 뇌에 관심을 갖고 신경학을 연구하게 되기까지 참 아픈 기억이지만, 말씀처럼 그 경험이 올리버를 만들어간 것 같기도 해서 가슴이 먹먹해져 오더라고요.. 정말 인간적인 의사, 꼭 있어야 할 존재임을 인정받은 올리버로서 생을 마감했기에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정말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 다큐 영화도 꼭 보시길 다른 분들께도 강력 추천합니다~!
나의 주기율표 : 책을 구하지 못하신 분을 위해 조금 상세하게 내용과 감상을 나눕니다. ^^ *올리버가 뇌신경학에 관심이 많으니 평소에도 생물이나 의학쪽으로 더 열중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매주 과학 잡지가 도착하면 물리학 관련 기사부터 펼쳐봤다고 해요. 어릴 때 처음 매혹된 것이 물리 과학이었다고요. ^^ 문과인 저로서는 많이 와닿지 않지만.. ㅜㅜ '중성자와 양성자의 서로 살짝 다른 질량을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낸 기사에는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부분이 의아하다가도, 그 설명을 보면 또 금방 수긍하게 됩니다. 양성자와 중성자간의 사소한 차이가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 오늘날의 우주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하니 말이죠. 아주 미묘한 차이라도 그런 물리학적인 원리나 분석이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올리버가 시골 밤하늘에서 별을 바라본 부분이 나옵니다. '가루처럼 별들이 흩뿌려진'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저도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었고, 어른이 된 지금은 직장을 다시 농어촌으로 옮겨서 다니고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밤 하늘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보지 않고 살고 있단 사실이 좀 부끄러웠어요. 올리버는 천상의 광휘를 보다가다 문득 자신에게 남은 시간과 삶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닫곤 한다는데, 어릴 적에 별똥별이 떨어지면 누군가 돌아가셨다보다며 어른들이 말하던 것이 떠올랐어요. 무수히 많은 별을 바라보면서 삶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올리버가 마치 하늘에 환하게 뜬 커다란 별처럼 느껴졌거든요.. *올리버는 어릴 때부터 상실(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 비인간적으로 시선을 돌리는 법을 익혔다고 해요. 그게 뭘까 싶었는데, 바로 여섯 살 때 기숙학교에서 '숫자'와 친구가 된 경험, 열 살이 되면서 원소나 주기율표와 친구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부분이더라고요. 세상에.. 친구라고 여길 정도면 얼마나 숫자나 주기율표에 대해 공부를 하고, 관찰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만이 꽂히는 무엇이 있다고 하죠. 올리버는 이렇게 생명도 죽음도 없는 물리의 세계로 '귀향'했다고 표현합니다. *올리버는 암 진단을 받고 나서 치료를 시작했는데요, 일시적인 소강기나 휴지기를 맞이해요. 다시 환자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고향 방문도 하고, 우정을 다지는 일도 하지만, 자기 자신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몸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음을 깨닫죠. 특히 시한부 진단을 받고 나면 그 간극이 확~ 벌어지는 것 같아요 (나머지 부분은 내일 다시 읽고 생각을 써보렵니다~!)
나의 주기율표 마지막 부분 ㅡ 올리버는 금속을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눈길을 주지 않고 무시하는 수수한 회색 금속인 비스무트(83번 원소)를 각별히 좋아합니다. 이런 자신의 성향을 의사로서 환자를 바라보는 자세와 관련해서 적은 부분이 눈에 띄네요. 환자들 중에도 잘못된 취급을 받거나 하찮게 여겨시는 환자들이 있는데 그런 환자들에게 마음이 가는 의사로서의 자세를 가졌다는 점에서 올리버 색스는 참 존경스런 분 같아요! 인생을 담은 주기율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작가의 표현 하나 하나가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의 현실이 곧 다가 올 것을 예상하고 쓰는 저자의 심정은 늘 담담하다. 주기율표의 금속에 마음을 싣는다. 오늘날 현대인들 중에 죽음의 시기가 거의 확실하게 예측될 때 이런 자세로 글을 적어나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의 경우에는 우선 장기 기증부터 진지하게 생각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문제에 너무 깊은 사유 속에 빠지면 더 실행이 어려워질 수 도 있으리라. 죽음의 현실은 미래일지라도 확실하고. 삶의 현실도 확실한데 오늘 뿐이기 때문이다.
저도 죽음을 앞에 둘 때에는 평온하고, 그동안의 삶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라게 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네요.. 마지막 순간에 초연해지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너무 아둥바둥 살지 말고 우주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삶의 여러 현상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어요.. 기록해주신 내용 중에 '죽음의 현실은 미래일지라도 확실하고, 삶의 현실은 확실한데 오늘 뿐이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오늘도 '오늘'에 감사하며 미련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수은) 나도 "나는 충만한 삶을 살았으니 이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 라고 말하는 어떤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날씨가 완벽한 날이면 "안 죽고 살아있는게 기뻐"하고 말하는 올리버이기를 소망해봅니다. 특히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말이 다가옵니다. 올리버는 팔십대가 가장 즐거운 시절 중 하나였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설레며 여든 살을 기대하잖아요. 정말 공감가는 게 나이들며 좋은 점은 나이드는게 생각보다 좋은 점도 많다는건 사실. 무슨 일을 겪든지 여유롭고 소소함에도 감동과 감사가 깊어지는 것을. 활동력이 떨어지는 여든도 그렇다니.....여든에도 더 있을 '여유와 자유의 시간' 을 기대하며 준비하며 감사하며
나이들며 좋은 점도 많다는 사실에 공감하신 부분을 보면서 살짝 반성해봅니다.. 저는 40대 초반을 이제 막 벗어나는 중입니다. 그런데 올해 근무지를 옮기고 나니 관리자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도요. 40대 까지는 이동해도 괜찮은데, 50대 부터는 근무지 이동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새로운 환경에서 뭘 물어보려고 해도 연차가 있으니 물어보지도 못하고 내적인 스트레스도 생길 수 있다고요. 그걸 이겨내지 못해서 명퇴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은 전문성을 쌓아간다는 생각에 나이듦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가 살짝.. 걱정이 생기긴 하더라도요.. 30대에 느끼지 못했던 소외감도 아주 살짝? 40대가 되서 느껴보기도 했기에 더욱 제가 그렇게 될까봐 문득 문득 걱정을 하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소낙비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제 삶, 나이 들어감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단 용기를 갖게 됩니다~ :)
안식일 : 정통 유대교 집안에서 자란 올리버가 열여덟 살이 되면서 아버지의 집요한 질문에 못이겨서 자신의 성적인 감정을 캐물었다는 것이 좀 충격적입니다. 앞서 다큐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오히려 어머니도 알게 되며 혐오스런 말씀을 하신 것만 강하게 와 닿으며 안타까움이 컸었는데, 책에서 보니 아버지의 집요한 질문이 그 시작이었다 싶어요. 하긴 정통 유대교 집안에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 여겼겠지요.. 그 일로 인해 올리버가 어머니로부터 들은 혐오성 발언은 '종교가 얼마나 편협하고 잔인할 수 있는지 깨닫게 했다.'고 합니다. 저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같은 믿음 안에 있는 사람들이 행하는 일들을 보면 결국 인간이기에 종교라는 이름으로 성스러운 탈을 쓰고 편협하고 잔인한 일을 행할 수 있는가를 깨닫기도 하거든요.. 그것 마저도 초연해져야 제 자신만의 믿음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을 갖고 있기에 이젠 그런 사람들의 언행을 무시할 수 있지만, 올리버는 가족에게 그런 대우를 당했으니 얼마나 충격이 컸고 상처가 컸을지 정말 가늠하기 힘듭니다.. 물론 앞서 언급해주신 분의 말처럼 그런 경험이 오히려 올리버에게 그가 대하는 환자들의 질환에 더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깊이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줬을 거라는 점도 안타깝지만 공감이 되고요.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 올리버 색스에 대한 감상 중에는 그가 삶을 초연하게 바라보고, 감사하는 자세에 대한 부분이 많았는데요. 저는 오늘 '안식일' 부분을 읽으며 이런 생각도 했답니다. 발길을 끊었던 유대교 집안의 각종 의식에 60여년 만에 다시 초대되어서 갈 때, 연인인 빌리를 데려갔는데 가족들이 환대해주었다고 했어요. 어찌보면 가슴아픈 경험을 하고, 완전히 인연을 끊고 싶었을 텐데도 다시 (무심코 결정하긴 했지만) 가족을 방문했고, 가족들 역시 그를 스스럼없이 품어준 것이 올리버로 하여금 그나마 생의 마지막을 쌓인 것 없이 평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살다보면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다시 서로에게 다가가는 노력과 그 노력을 받아주고 품어주는 자세도 중요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선 저도 인생에서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언젠가는 올리버의 가족들처럼 그 자체로 다시 환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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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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