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북클럽] 선량한 차별주의자

D-29
andiamo님이 이상을 추구하시는 것같진 않은데... 오히려 차별을 없애는 표현을 쓰라고 작가에게 강요하다가 작가들이 입막음당하지 않을까 염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경우 차별 없는 표현으로 뜯어고치는 바람에, 오히려 작가가 풍자하고자 한 대상의 어그러진 모습이 덜 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고 해요. 어휘가 세상을 표현하는 수단인데, 어휘를 제약함으로써 세상을 보는 시야를 그만큼 제약하게 되는 건 아닌지...싶습니다. 책 먹는 여우 작가님의 화도 그런 맥락인 듯해요. 자빠지다가 주는 어감이 있는데 뒤로 넘어지다는 너무..건조해지지 않았나요?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여튼, @느려터진달팽이 님 비유에 동의합니다. 피아노를 좋아해서 꾸준히 연습하는데, 힘든 부분을 열심히 연습하고 나면 다른 부분까지 연주가 더 좋아지더라고요. 우리 사회의 차별이 하나씩 개선될수록 전체 사회가 아름다워지겠죠ㅎ @어머 님도 차별의 보정에 동의하시는 것 같고요. 차별 자체야 뭐... 우열 나누기가 인간의 본능이라 없어지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비유에 동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자꾸 틀리는 부분을 오늘도 쳐보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우열 나누기가 본능이라는 점은 애들 가르칠 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거의 그게 그건데도 불구하고 진도가 조금 빠르면 나는 지금 체르니 치고 있어! 나는 지금 스텝 c야 등 고만고만한 사이에서 우위임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인도 몇 평 사네 자가네~ 그런 시시한 우위를 확인하는 모습에서 만물의 영장 ㅋ 인간이 고작 그런 소유로 평가받아야 하는가!에서 자괴감을 느끼는 건 모두가 다 그런 본능을 소유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구요~ 가끔 선교사님들의 이야기를 유투브를 통해 듣는데 저런 분들은 세상이 정하는 기준으로는 전혀! 재단되지 않는 beyond measure랄까요? 그런 분들이 아닐까 하며 혼자 감동을 엄청 먹고 있는 1인 드림☆
@어머 님,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좋아하세요? 저는 아직 들어만 본 유명한 책 느낌이라서요.
@진공상태5 지기 님의 초대로 가입하고 주제에 관해 생각을 흘려 놓았지만, 아직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아, 모임지기님 초대로 오신분이군요!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흥미진진합니다 ^^
@느려터진달팽이 <책 먹는 여우>는 사실 육아와 연계라기보다 제 덕질의 연장선이랍니다. 제가 도서관 덕후라서 아이도 도서관에서 키웠던 거고 그러다보니 채인선 작가가 쓴 <도서관 아이>의 모델이 된 '순천 기적의 도서관'과 같이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친화적 도서관을 꿈꾸었지요. 제 도서관에 놀이매트, 소파, 텐트도 있는 건 도서관이 아지트처럼 편하고 자유로운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것이었구요. 책, 사람(작가), 공간(서점,도서관)이 너무 좋아서 도서관이나 책이 들어가는 제목이거나 그것들이 주제인 책들을 한동안 사다 모았던 터라 그런 맥락에서 서지명에 책이 있어 집어들게 된 책이랍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책 먹는 여우의 작가님이 방한하셨을 때 남긴 싸인이 어린이 열람실 메인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은 덕후의 TMI. 각설하고, 선생님의 강연 후기 잘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16년부터 20년까지 5년을 겪어내고나서야 내린 결론을 선생님께선 빨리 내리셨네요. 사실 저도 여유가 있었다기보다는 남의 공간에서(서울시 소유의 영어마을), 남의 돈으로(공모사업-정부나 기관의 돈) 유지했기에 가능했겠지만요. 저도 19년 처음 사립작은도서관을 만들고 월급 없는 관장하며 각종 공모사업으로 "다국어로 다문화를 즐기는 (다.다.락.)" 사회를 도서관에서 만들어보겠다며 열정을 불살랐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저와 비슷한 배경이라 혼자 흠모해오다 도서관 열고 작가 강연으로 <후아유>의 작가 이향규 작가님께서 그러셨어요.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을 이젠 안 한다고. 내가 오만했다고. 나 한 명도 못 바꾸는데. 대의명분에 가슴이 뜨거웠던 저는 당시에는 그 말씀이 잘 안 들렸어요. 다 안다는 듯 작가님은 덧붙이셨죠. 내가 이야기해도 안 들릴 거라고. 나도 젊었을 때는 그랬다고. 젊어서 그럴 수밖에 없다고. 젊으니까 그럴 수 있는 거고. 조금은 쓸쓸하게 웃으시며 하셨던 그 말씀이 5년이 지난 후에야 이해하게 되었지요. 장기화된 코로나로 영어마을이 폐관되면서 건물을 임대하기엔 너무 부담이 되어 도서관을 집으로 이관하고 남은 사업을 집도서관에서 꾸역꾸역 마무리하다가 가족과도 마찰이 심해지면서 그제야 깨달았어요.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내가 경시했던 돈도 필요하구나. 내가 페이 없는 관장을 하니 도서관 일 같이 하는 선생님들도 무급 자원봉사일 수밖에 없었고, 제가 for the better world를 외치며 도서관에 제 돈과 시간을 쏟아부으면 그만큼 우리 가족들이 힘들어지는구나. 아무리 좋은 취지여도 "함께 가자. 나와 함께 가시밭길을..."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가족들도요. 그 당연한 사실을 5년이나 지나 아프게 깨닫고, 집 도서관은 휴관하고 학교 학원에서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2년간 테트리스 수준으로 새벽부터 저녁, 주말까지일하며 번 돈으로 공간을 임대하여 다시 도서관을 열었습니다. 이제 크고 원대한 목표 대신 제 영역에서 지치지 않고 가늘고 길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해요. 당분간은 오전에 고등학교 국어강사, 오후에는 도서관 관장으로, 가끔 필라테스 강사도 하구요. 임대료는 강사일로 충당하고, 도서관에서는 돈과 무관하게 제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보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이 곧 돈으로 연결되면 너무나 이상적이겠으나 그건 지금 당장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돈과 꿈, 그 중간쯤을 오가고 있답니다. 결이 비슷한 선생님을 뵈어 반갑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 나눠 주셔서 감사하구요. <그믐>에서 선생님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책으로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교류하고 내 생각의 폭이 조금은 확장되는 이런 플랫폼도 대표님이 이상과 돈을 동시에 좇았다면 불가능했겠지요. 대표님과 통화하면서 15년 동안 번 돈을 그믐에 쏟아부었다는 말씀에,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하나는 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5년간 공모사업에 제 시간과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나서 번아웃이 심하게 왔고 이제 제 돈으로, 제 공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즐기면서 할 수 있을 크기로만 하려고 해요. 그 여정에서 <그믐>을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도서관 아이(양장본 HardCover)그림책 작가 채인선이 쓰고 배현주가 그린 『도서관 아이』.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자란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행복한 변화와 잔잔한 감동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도서관 자원봉사자인 엄마를 따라 아기 때부터 도서관에서 날마다 지내게 된 도서관 아이 '솔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도서관은 언제나 우리를 열린 마음을 맞이하는 신비한 세계이자 상상의 세계일 뿐 아니라, 추리와 모험으로 가득한 긴장감 넘치는 세계임을 일깨워준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후아유“이름 붙이고, 경계 짓고, 회피하는 다수로부터 나는 자유로운가?” 우리 안에 감춰진 시선에 관한 고백 『후아유』(이향규 지음)는 자신이 다수에 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할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담은 에세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였다면 이렇게 흥미롭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삶이든 특별하지만 이향규의 삶은 더욱 그렇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영국 사람과 결혼하면서 영국에서 몇 년을 보냈던 결혼 이주 여성. 한국으로
오늘 마침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거기에서도 집에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가 그런 꿈은 감히 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질타를 당하는 모습이 등장하더라구요. 도서관 덕후로 도서관을 만드신 분과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서나마 소통을 하다니, 한 때 나마 도서관 알바생이었고 오늘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온 1인으로서 반갑네요 ㅎㅎ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은 저도 젊었을 땐 그래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공부도 밥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무척 열심히 했었고 논문도 많이 읽고 했었지만 이제와 보면 그게 다 부질없다~ ㅠ 내꺼나 잘 챙길 것을ㆍㆍ아쥬 뒤늦게 후회를 해본들 세월이 벌써 이만치나! 흘렀구나~ 하는 것은 문득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본 어느 사십대의 소회랄까요. 그나저나 국어강사에 도서관 관장님에 필라테스강사까지! 사기캐릭터시군요 ㅎㅎ 열심히 버신 돈으로 좋은 취지의 도서관을 운영하시니 사회적 기업 지원금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 같은데 지원기준이 요즈음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초창기엔 굉장히 여기저기 다 지원해주었던 것 같은데 좋은데 안 쓰이고 대체 어디에들 쓰이는건지; 그믐도 무려 15년이나 버신 돈을 투자하신 것이로군요! 모두 대단하시네요~ 저는 북한에 학교짓기 같은 허황된 꿈을 갖고 있지만 두 분 처럼 당최 실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응원하겠습니다!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양장본 HardCover)《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를 쓴 저자 조진주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다뤘다. 아마 대다수는 기억도 잘 못할 네다섯 살 때부터 평생 해야 할 일이 정해져버린 것이다. 저자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던 자신의 업과 생활을 소화해내기 위해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했다.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길 위에 있는 조진주는, 자신의 첫 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에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음악에 갖는 양가적인 감정과 박수갈채와 조명이 가득한 무대 뒤 개인으로서
@느려터진달팽이 응원 감사합니다. 사기캐가 아니라 역량이 부족해서 파트 타임 관장을 하고 있습니다. 좀더 단단해지고 커지면 책 쓰는 전업 관장이 꿈입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책 찾아서 읽어볼게요. 선생님께서도 기회되시면 이향규 작가님의 <후아유>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에 북한 쪽 연구 오래하시고 이주청소년들 교육과정 개발도 주관하셨던 작가님은 영국남자와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지금은 영국에서 한겨레학교 교장으로 계셔요. 가톨릭신문에 매달 연재도 하고 계시니 한번 보셔요. https://naver.me/xfRMZWm1 +잠시 딴 이야기. 생각해보니 <후아유>도 <선량한 차별주의자>도 다 창비군요. 첫째랑 했던 어린이편집자 활동도 <미디어 창비>였네요. 작가 초청 강연 문의하고 어린이편집자 활동하며 창비 편집자분들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참 좋았거든요. 창비 북카페 공간도 너무 좋았고. 내가 책을 쓰면 그 중 한권은 <창비>에서 내면 좋겠다는 소망을 그때부터 가지게 되었네요. 최애 작가를 발굴한 최애 출판사. "어린이가 보는 어린이책은 어린이가 직접 편집해 보자!" 참신한 기획을 하는 멋진 출판사. = 창비. 작가 덕질에, 도서관 덕질에, 혼자 출판사 덕질도 합니다, ㅋ 이향규 작가님도 거창하게가 아니라 토요일마다 장소 빌려 학교 운영하시는, 작지만 멋진 학교의 교장쌤이시랍니다. 저도 크게 말고 소박하게, 내 그릇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요. 작가님은 후아유에서 자신에게 묻고 또 물은 끝에 그렇게 살고 계시고, 작가님을 흠모하는 저도 그냥 작게, 그렇게 살려고 노력 중이고, 선생님께서도 선생님 영역에서 대단하지 않게! 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사회적 기업 지원금.. ㅋㅋㅋ 공모사업을 5년간 하고 나서 깨우친 것은 공모 사업이란 건 결국 남의 돈으로, 남의 이름을 빛내주기 위해, 남의 일을 내가 손발이 되어 대신 해주는 거구나.. 공모 사업으로는 제가 추구하는 것을 제 속도대로 할 수 없고, 사업 기한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을 소진시키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저도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복지사업의 민낯을 봐버려서 사실 전 기부나 지원에 기대는 것은 회의적입니다.
무려 런던에서 한겨레학교 교장샘이라니! 엄청나신 분들이 곳곳에 포진해 계시는군요^^ 저는 남산에 있는 여명학교 정도에서 봉사한 적은 있었는데요; 거기 교장샘 생신이 스승의 날이어서 후원자 월례 기도회 가서 막 사회의 스승이 되어달라고 얼토당토 않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 아는 동생이 마침 미디어 창비에 다녔었는데 덕분에 창비 책으로 스트레이트 플래쉬할 수 있게 ㅎㅎ 책 5권을 받은 적이 예전에 있었어요~ 아이의 어린이 편집자 활동이라니! 무려 작가×도서관×출판사 3덕질까지 엄청난 에너지의 소유자시군요 Respect☆ 그리고 역시 5년이나 하셨군요:) 복지사업의 민낯이라니 예산집행의 효율성 제고나 발전을 위해서라도 피드백을 통해서 이렇게 원래 목적에 맞게 지원이 되어야할텐데~라는 이제는 저와 상관없는 쓸데없는 ㅋㅋ 고민을 해봤습니다. 진솔한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후아유는 영화와 예전에 드라마 시리즈 밖에는 모르는 과문한 사람이지만 한 번 챙겨볼게용
욕설을 '부모님 안 계시는'이나 '엄마 없는'으로 순화해서 쓰곤 하던데, 차라리 '개새끼'나 '니미 씨발'이 덜 차별적인 용어가 될까요? 의미는 유사하거나 더 과격하나 한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에 대한 차별이 언표되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욕설을 쓰는 걸 지양해야겠지만, 이왕 욕설을 쓴다면 어떤 걸 쓰는 게 올바름......은 아니고 덜 해로울까요?
@어머 욕설을 저런 식으로 풀어쓰는 건 어디서 알게 된 정보일까요? 저는 금시초문이라 정보의 출처를 알고나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Andiamo 게임 상에서 유통되고 있어요. 금칙어가 있다 보니 "엄마 없음?" 이러는 거지요. 10대 남학생들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부모님 명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도 해요. '엄마 없음'으로 구글링하시면 담화 상황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문득 생각난 건데, 차별을 놓고 보니 뭐가 옳고 그른지 애매해지더군요. "개새끼나 니미 씨발은 그저 '욕'의 기표로 기능하는데 기의는 유효한가?" 이 욕을 쓸 때 가짜 새끼, 엄마와 붙어 먹는 놈의 의미를 담진 않잖아요. '존나'도 마찬가지고요. 욕이라는 게 분노만 남지 의미가 없는, 참 공허한 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주제를 이탈해서 죄송합니다.)
@어머 남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그런 상황을 자주 접할 수도 있군요. 주제를 이탈했다기보다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우리 안의 차별적 표현"이라는 것이 참 모호합니다. "당사자"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차별적 표현"이 되니 그런 맥락이라면 비속어인 욕도 차별적 표현의 일부로 포함될 수 있겠지요. 애꾸나 장님이 욕은 아니지만 인권감수성에 입각하여 보면 당사자들에게는 거의 비속어인 욕과 비슷하게 들려진다는 거니까요. 기표, 기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9174&cid=47319&categoryId=47319 시니피앙, 시니피에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94605&cid=42642&categoryId=42642 기표, 기의 하니 갑자기 언어학책도 이 다음 순서로 같이 읽고 싶어지네요. 고등학교 때 비문학 지문으로 시니피앙, 시니피에 배우면서 멋있어보이는 용어를 이해하는 내가 은근 자랑스러워? 그 용어 한 두개를 습득하고 좀 똑똑해진 양 지적 허영심에 들떴던 시절도 떠오르고요. 그래서일까요? 대학교 들어가고 첫해에 알바로 학교 근처 입시학원에서 초등 영어를 가르치면서 제가 아이들에게 욕의 의미를 설명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대구 북구 대현동, 지금은 재개발이 많이 이루어져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 때는 대구에서 못 살던 동네의 대표, 서울 관악구로 이사와서 대구 북구랑 비슷하네. 이런 느낌의 동네였습니다. 근무했던 학원도 감나무골공부방(야학)을 운영하시던 운동권 출신의 천주교 신자인 원장님과 같이 일했던 공부방 선생님들이 만든 '대안학원?'이라 결손 가정,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원생의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업을 하는데 4학년인가 5학년 남학생이 "니기미씨부럴"이라는 말을 내뱉길래 화들짝 놀라서 거의 20분을 그 말의 의미에 대해 일러주었지요. 더불어 "씨팔"과 "존나"의 어원에 대해서도요. 너희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그 말에는 이런 낯뜨거운 의미가 있단다. 이런 의미를 알고도 계속 쓸 수 있겠니?가 제 의도였지요. 대학교 1학년, 거의 처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으로서" 내가 맡은 아이들의 바른 언어생활을 선도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욕이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했는데 @어머 님이 마지막에 언급하신 "분노만 남지 의미가 없는 참 공허한 말"을 생각해보면 그 때 제 행동도 참 공허한 짓이었습니다. 잠깐,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볼게요. 아이들과 구민센터 셔틀을 타고 오는데 센터 다 와서 주차금지 구역에 택시 한 대가 떡 하니 서 있었습니다. 3-40인승쯤 되는 덩치 큰 셔틀버스가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기사님이 운전을 잘 하셔서 무사히 부딪히지 않고 지나왔으나 예상하시듯 기사님의 입에서는 욕설이 나왔습니다. "아이, 씨발 무슨 차를 저 따위로 대놔가지고.." 일그러진 얼굴로 연달아 욕을 하시려고 할 때, 앞자리에 앉았던 저는 조금 과하게 밝은 말투로 끼어들었습니다. "우와, 기사님 운전 진짜 잘 하신다! 틈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스무쓰하게 지나오셨어요? 진짜 베스트드라이버시네. 감사합니다.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안전하게 운전해주셔서." 그 한마디에 구겨졌던 얼굴이 펴지면서 씨익 웃기까지 하시는 기사님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욕하는 사람에게는 욕할 만한 상황이 있겠지요. 분노가 차올라서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에 "욕을 하면 안 된다. 욕은 나쁘다. 네가 한 욕의 의미에 대해 같이 생각해볼까?" 어쩌면 먹물 먹은 사람들이, 활동가들이 이런 식의 접근에만 골몰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변죽만 두드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저는 자꾸 듭니다. 배워서 삶에 적용되지 않는 지식은 개인의 지적 허영심만 충족시키고, 그 허영심으로 되려 타인을 내려다보는 교만한 태도를 가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안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알지 못하는 데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 휘두르는 칼에 서로 상처를 입는 것 같습니다. 머리로 문제를 인식했다면 가슴으로 내려가 이해하고 손과 발을 움직여 실천까지 해야 "아는 것"의 완성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도 이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하지 않게 대단하지 않고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실천하는 삶을 살자, 가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것이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다시 스무 살의 새내기 선생님이었던 학원 그 교실로 돌아간다면, 욕의 의미를 설명하는 대신, "어이구, 우리 ** 골났네. 뭐가 그렇게 속상했을까? 성질 나니까 쌤이 달콤한 초콜릿 하나 줄까? 살살 녹여먹어. 기분도 달콤해지게..." 이 정도로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요? 배워서 머리만 비대해지는 기형적인 사람이 아니라 머리만큼 가슴도 손, 발도 균형있게 커져서 균형 잡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믐>에서의 대화들이 그런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던 박재연 선생님이 쓴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나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도 같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표현은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에 불과한데 우리는 '달'은 보지 못하고 자꾸 '손가락'에서 시시비비를 따지다가 달에는 눈길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도 많이 팔리고 읽힌 책이긴 하지만 '손가락' 단계인 것 같아 다시 읽으면서 답답한 점이 많습니다. 손가락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달이 어디 있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손가락도 중요하지요. 단지 손가락만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상대와 말을 하면 할수록 나만 상처 받은 적이 있는가? 혹은 마음에도 없는 말이 불쑥 튀어나와 상대와의 관계가 묘하게 어긋난 적이 있는가?『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는 오해 없이 상대의 말을 듣고, 내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습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화 안내서다. 단계별 연습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일상에서 말로 인해 얼마나 많은 관계가 틀어지는지를 반추해보고, 말하는 방법이나 상대의 말을 듣고 반응하는 방식을 살짝만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치고, 갑질 하는 조직에서 억지 미소로 참아내고, 성공과 효율을 좇는 사회의 기준에 허덕이고, 관계의 고단함 속에 내 마음은 뒷전이 될 때… 우리는 존재 자체로 존중받지 못한 채 각자의 개별성은 무시된다.
세월호 터지고 하도 울어서, 사실 전엔 돈버느라 가르쳤던 아이들이 그냥 살아만 있어도 귀여워지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돈 안 되는 복지관에 들어가서 자발적 생고생?을 하고 나온 일이 있습니다. 돈이 있어야 공부하겠다는 말을 들었으면서도 대학원을 결국 나와서 돈되는 일을 안하고 ㅋ 거꾸로 돈이 너무도 적은데 업무량은 많고 복지관 아이들이라고 하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대형체인에서 가르치던 사람 입장에서는 온도 차가 나긴 했더랬습니다. 그 아이들이 그렇게 욕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햄버거로 잘 구슬려 놔서 어느새 스티커 배부로 결국은 평정시켜 놨었지만 그 와중에 갑질하는 어머니도 계시고 ㅋㅋ 원비가 3.5만원에 누구 녹을 받느냐며 호통치던 유명하신 분이 계셨었죠 ㅎ 그래도 애들이 많이 늘었어서 다음 선생님이 모집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어서 홀가분하게 연말발표회까지 마치고 나온 적이 있었어요~ 대학원에서 복지를 공부했으니, 나는 그걸 실천하겠다!는 단견이긴 했었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늘 부어주시는 은혜를 온통 그 안에서만 소진하고^^ 밖으로 나누질 않는다는 놀라운 점인데요~ 물론 다 그렇다 볼 순 없겠지요. 그럼에도 늘 그렇게 사랑을 외치는 자들이 정작 그걸 받는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모습에도 역시 놀라움을 느꼈는데요; 제가 보는 것이 또 한계가 있을 수 있기에 쉽게 재단해선 안 되겠지만, 가끔 아니 자주 그런 위선적으로 보이는 모습들을 목격하곤 합니다. 참담하달까요 ㅠ 차라리 외치지나 말지! 그래서 아주 예전에 몸담았던 공간인 공감이라는 사회적 차별과 소외된 그늘진 곳에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삶을 살고 계시는 공익변호사분들을 마구 축복하는 마음이었어요~ 정작 믿음없이도 이렇게 그 무엇보다 실체적인 복음good news로 살아가실 양이면, 차라리 입만 떠드는 믿음있는 자들 보다 믿음없이 차라리 합리적이고 상식적인데다가 이미 실천에 헌신!을 하신 저 분들이 사회선교social mission을 실천하고 계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삼 년이 너머 이제 소강상태긴 하지만 그 척박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태어난 나라가 어디냐에 따라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으로 인해 더 방치되다시피 해서 죽었고, 누군가들은 직장을 잃었고, 또 누군가들은 소득의 절반이상!이 그 삼 년 간 오롯이 날아갔고 그러는 동안ㆍㆍ 우리는 상당수가 어떤 '여유'라는 걸 잃었고 그렇게 풍성함 가운데서 가능했던 타인에 대한 어떤 배려심 같은 마중물이 말라갔고 그 결과 당연하게도 더 팍팍한 삶을 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걸 일종의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이라고 한다면, 이제 이 코로나가 완전 종식되는 그 때 우리는 다시 인간다운 그 마중물을 서로에게 내어줄 수 있을까요? 너무 말라버려서 이제는 끝내 요원해진 일일까요? 부디, 너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잃어버리기 전에 돌아갈 수 있으면 합니다. 여유라는 마중물의 축복이 오늘도 우리에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디까지가 차별 표현일까?를 생각하다보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겪었던 일이 떠올라서 덧붙여봅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병원에 갔다 오셔서 분을 못 삭히고 새파랗게 젊은 새끼가 싸가지 없이.. 로 시작하는 욕설을 뱉으시길래 왜 그러시냐 여쭤봤더니, 아니 어떤 젊은 놈이 나보고 "아저씨 노가다 하는교?" 이렇게 안 묻나? X발X끼 아XX를 찢어놓을라. 낚시를 자주 다녀서 그랬나 피부가 검게 그을린 아버지께 그 사람은 "너 피부가 검은 거 보니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니?" 이렇게 물은 거고 아버지께서는 "이 새X 가 나를 무시하네? 나를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정도로 봤다는 거야? 우씨."로 받아들이신 거죠. 그 때 저는 뭘 그렇게 화내고 그러시냐, 아버지가 노가다 아니면 아닌 거지. 예의없는 사람이 생각없이 한 말에 그렇게 성질을 내시고 그러시냐 하고 말았는데,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노가다'라는 차별적 표현 대신 '건축현장노동자'라고 PC한 표현을 썼다면 우리 아버지는 분노하지 않았을까요?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자신을 얕보고 있다는 사실은 '노가다'라고 하나 '건축현장노동자'라고 하나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그 상황과 그 맥락과 그 사람의 의도가 다같이 고려되어야 하는 거지요.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는 그 상황과 맥락과 의도를 너무 축소하거나 양쪽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쪽 입장에서만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 선생님들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저는 오해나 차별,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종류의 주장에 비판적인 편입니다. 일종의 자가검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거든요. 의도가 좋던간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 발언(주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저자의 주장 그 자체를 반박할 가능성이 있지 않냐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청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그것을 반박하는건 오히려 다시 화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공격하는 태도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나를 노가다로 본 그 젊은이에게 그렇게 노여워하시던 아버지는 팔에 황금색 털이 북슬북슬한 외국인 사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원숭이도 아니고 뭔놈의 털이 그리 많노? 깔끔하게 싸악 밀어뿌라." 악의 없이? 하신 아버지의 말씀에 저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없습니다. 차별당한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의 폭력성이나 비열함에 우리는 너무 관대한 것 아닌가. 그래서 '을질'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손님일 때도, 내가 대접하는 주인일 때도 있을 텐데 자신이 당한 차별에는 파르르 치를 떨며 노여워하면서 자신이 타인을 향해 푹푹 찌르는 칼날은 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차별'이라는 개념도 늘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균형있게 보고 판단을 내려도 될 텐데 왜 자기 입장만 얘기할까 왜 남의 입장은 보지 못할까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대남이대녀 kbs 시사다큐(23.3.7.) https://youtu.be/zGghfKiwfD4(15분) 시간이 되시면 풀버전으로 한번 보시구요. https://youtu.be/zGghfKiwfD4(48분) 여기에 초코파이님이 말티즈님의 화법에 답답해하다 거의 울먹울먹 하시는데, 초코파이님의 마음이 제 마음이었습니다. 왜 상대는 보지 못하냐고요. 스스로 개화되었다 믿고 지적 우월감에 한껏 고취되어 남을 얕잡아보고 칼날이 되는 말을 마구 휘두르는 말티즈님의 모습은 페미니스트임을 천명하며 페미잡지에 후원하고 나에게 트위터의 논란글을 열심히 퍼다 주던 대학 동기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런 저또한 이 영역에서는 아니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모르고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하겠지요. 모르고 상처주지 않도록 배웁니다. 다 알지 못하니 내가 틀릴 수 있으니 저 사람의 말도 판단없이 재단하지 않고 들으려고 합니다. 만나면서 결이 달라 계속 상처가 되는 사람은 그 사람이 틀려서가 아니라 나와는 결이 맞지 않으니 조금씩 거리를 둡니다. 뭘 더 잘 해주려고 하는 것보다 상처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덜 하려고 합니다. 잘 안 되지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을 읽고 현재 내 삶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도 한번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느려터진달팽이 "돈이 너무도 적은데 업무량은 많고 복지관 아이들이라고 하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대형체인에서 가르치던 사람 입장에서는 온도 차가 나긴 했더랬습니다. 그 아이들이 그렇게 욕을 했던 것 같아요." "원비가 3.5만원에 누구 녹을 받느냐며 호통치던 유명하신 분이 계셨었죠." 달팽이님이 느낀 경험이 특수한 경험이 아니라 '보편적 경험'인 거 같아 씁쓸해요. 가르치는 일로 대략 20년을 밥 먹고 살아왔는데 "가난한 사람=착하다"가 아닌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았어요. 부자 동네 비싼 수강료 내고 공부하는 경우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더 예의 바르고 열심히 공부하고, 가난한 아이들이 '그저 주어진 복지 혜택'에 감사하지 않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성인들도 마찬가지. 저도 마을공동체사업하면서 당일 취소에 5천원 참가비 환불 불가하다고 다시 말씀드렸더니 나라의 녹? 어쩌고를 시전한 분이 계셨어요. 사장? 나오라고 니 윗선 누구냐는 막말까지 하시는데 하... 구청사업 받아오면 홍보 포스터에 주관에 꼭 ㅇㅇ구청 표기해야 하는데 그거 보고 공무원이 한다고 생각하셨나 보죠. 마을공동체사업 인건비 책정 안 됩니다. 200 300 받아와서 활동에 필요한 소모품, 재료비 위주로 써야 하고 좋은 취지로 노력 봉사?하는데, 사람들은 모르니까요. 제가 공모사업을 더 안 하는 이유 중에 이런 이유도 있어요. 아는 미술학원 원장님도 지역에 어려운 아이들 구청에 이야기해서 차상위 아이들 추천받아 몇 명 수강료 없이 수업 듣게 장학혜택 주셨는데, 코로나로 수입이 줄면서 주3회에서 주2회로 수업 횟수 줄었다고 차액?! 내놓으라고 따지는 학부모가 계셔서 개인사비로 장학혜택 주는 것에 회의가 든다고 하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관심과 배려, 복지정책도 좋은데 '약자'로 불리는 계층도 자신들이 누리는 혜택에 감사하고 받은 것을 pay it forward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태도도 필요한 것 같아요. 나도 언젠가는 약자가 될 테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누지만 받으면서도 감사하지 않고 약자의 '을질'을 시전하는 사람들에게 여러번 데이고나니 사실 무분별한 복지정책에는 회의가 듭니다. 오늘 구청에 '아동인권모니터단 발대식' 다녀왔는데 '사회적 약자'인 '아동'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선 아이들도 그들의 인권을 지키는 보호자(교사, 부모)를 '존중'하고 지시에 응해야 할 '의무'도 있을 텐데, 그저 권리만 소리 높여 외치는 교육만 받으니 아이들은 "내 맘대로 하는 것=인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공공장소에서 계속 떠들고 의자를 쿵쿵 치고다녀서 몇번을 주의를 주는데도 2시간 내내 그러고 있는 아동센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제지하지도 않는 센터장님을 보면서 저것도 아동인권 존중인가 싶어 씁쓸했어요. 최근에 아동학대로 교사가 자살했고 다큐로도 보도되었는데, 사실 그건 빙산의 일부일 거에요. 보도되지 않았지만 '피해자'라고 하는 아이들의 말만 듣고 그 상황 맥락 의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조리돌림을 하는 것이 아동학대법의 실제 적용입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뛰쳐나가서 교사가 큰소리로 야단쳐도 그 상황에서 아이가 무서웠다고 상처받았다고 하면 그건 100% '정서학대'입니다. 그러니 억울해서 자살을 하지요. 법이 그런 식으로 운용되니 교사들이 뭐를 못 해요. 열심히 하다보면 오히려 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커지니 복지(伏地)주의로 딱 할 것만 하며 살 거나 그게 답답한 열정의 선생님들은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더 많지요. 학교에 퇴직 가까운 선생님들께서 의욕이 없으신 거 보고 처음엔 왜 그러실까 답답했는데, 몇 년 있다보니 선생님들도 아이들 옆에 있기 위해선 적당히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야 선생님 자신을 지킬 수 있으니, 뭘 더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문제에만 휘말리지 말자가 되는구나 이해가 되더라구요. 관심과 배려 좋죠. 하지만 '받는 사람'도 어느 순간엔 성장해서 이전의 나같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사람, 받은 것을 되갚지 (pay it back)하지 않고 앞으로 갚는(pay it forward)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약자가 영원한 약자로 남지 않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정비하고(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저에게는 도서관이고 장학혜택이었어요. 내가 받은 걸 갚고 싶은데 장학 재단할 돈은 없으니 재능기부 교육봉사하다가 작은 도서관을 만든 거구요.)약자들도 누군가의 세금으로 누리는 혜택에 감사하는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별이라는 상황을 판단할 때 제발 약자의 목소리만 듣는 '을질'도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사람=약자, 부자=강자' 이런 이분법적 사고도 사실 좀 벗어나면 좋겠습니다.(여유가 없어 불가능할 거라는 것은 알지만) 피해 의식에 젖어있는 '약자'들도 자신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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