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 킵해 둘 책이 또 생겼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느려터진달팽이 님이 차별받는 사람들과 우리 사회를 피아노 건반에 비유하신 말씀이 유독 반갑고 마음에 남았는데 여기서 뵙게 되어 또 기쁩니다:)
[힐링북클럽] 낭독으로 같이 읽기 #1.지성에서 영성으로
D-29
담영
느려터진달팽이
엇, 그거 기억하고 계시군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와 피아노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Andiamo
@느려터진달팽이 여기서 다시 뵈어 반갑습니다.
(사실 어제 학교에서 장문의 글을 남겼는데 전화가 와서 받고나니 글이 다 날아가버려서 망연자실.. 흡사 레포터 다 쓰고 날려먹은 기분이었답니다.) 전 이어령 작가님 <축소지향의 일본인>으로 기억하는 작가님이었어요. 전여옥 작가(나중에 정치인으로서의 행보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의 <일본은 없다>를 읽고 아마 짝책 느낌으로 같이 읽었던 것 같아요.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최근 몇년간 계속 들었지만 굳이 안 읽으려고 했다가 최근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이어령작가 1주년 기념 전시가 있어서 보고 독서모임에서 같이 낭독하고 있어요.
전시에서 본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구절이 뭉클해서 그 책도 차차 읽어봐야지 했는데.. 또 쌤이랑 통했네요!
각자 하는 일도 읽는 책도 많아서 월요일 저녁 <힐링북클럽>부터 매주 한 권씩 읽어내고 발제하려니 좀 힘에 부쳐서 좀 쉬어가는 느낌으로 멤버들끼리 모여 밥 먹고 1시간-1시간 30분 돌아가며 낭독하는데 낭독하니 더 좋네요. 목소리로 들으니 마음에 와서 박힌다고 해야할까요. 쉬운 말로 쓰였는데 그 말 안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응축되어 있는지, 그런 깊이 있는 생각을 현학적이지 않게 담백하고 간결하게 서술하는 작가님의 문장에 감탄하며 읽고 있어요. 다음엔 <마지막 수업>도 낭독해볼까? 하고 있답니다. 당분간 힐링북은 이어령작가님 전작주의로?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렇게 좋은데 왜 진작 안 읽었냐구요.
사실 고등학교도 미션스쿨. 하.미.녀(하나님에게 미친 여자)로 불리던 1학년 담임쌤도 계셨고, 2학년때는 영어에 미쳐서? 도서관 가는 길에 M.I.(Mission International)국제 교회도 다니고, 대학교 와서는 유학생 선교단체 I.S.F. (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하며 학교에 박사과정으로 온 외국인 유학생들 한국어수업 하고 그 친구들 은행업무,병원진료, 문화탐방도 도와주는 봉사활동도 했고, 실연 당해서? 티벳 여행 가서는 거기서 고아원 운영하시는 선교사님 만나서 신앙심에 불타올라? 거기 고아원에서 봉사하고 성경통독하고 다녀와서는 간증 비슷한 거 하고 다니기까지 했는데... 그런데 교회 다니면서 믿는다면서 남한테 칼 꽂고 위선 떠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겪으면서(서울 와서 집 때문에 2년 가까이 속이 다 썩어내렸는데 그 때 집주인, 재개발업자, 부동산업자들 다 교회다니는 사람들이었어요. 우리는 죽을 것 같은데 자기들 실속은 다 챙기고 하나님께 기도하겠다.. 이딴 소리나 하고. 연락하면 예배 중이었다. 예배 가야한다고. 자신들이 할 일을 하나님 어쩌고를 시전하며 숨는 행태에 너무 질려버려서.. 그래서 이청준의 <벌레이야기>를 각색한 이창동감독(저희과 선배님!!이라고 혼자 내적친밀감.)의 <밀양>을 보며 그렇게 격하게 공감했는지도 모르죠.(이 책은 지난달에 힐링북에서 다시 토론하기도 했어요.)
사실 제가 영어마을에 초빙관장으로 가기 전에 도서관 두 곳을 거쳤어요. 공간을 내 준 두 사람도 한 사람은 목사님, 한 사람은 천주교인이었어요. 이후 협력? 하려다 결이 안 맞아 어긋난 두 사람도 한 목사님, 선교사님이었어요. 믿는다는 그 분들은 나를 그냥 이용하고 싶어 하셨어요. 무급으로 그저 갖다쓰려고 하셨어요. 그분들이 대접받고 싶은 만큼 저도 존중해주셔야 할 텐데.. 정당한 give는 없이 take만 하려는 것이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아, 몇 달 일한 한의원의 언니(한의사)도 또한 믿는 사람이라면서 출퇴근시간, 점심시간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 제대로 안 지키고 계약서 대로 이행하지 않고 직원들 연달아 부당해고하며 병원으로 확장하는 거 보면서 더 마음이 닫혔던 것 같아요.
각설하고 여차저차 서울 와서 만난 사람들 중 믿는다는 사람들한테 데인 적이 더 많았던 터라 사실 대놓고 믿는 사람임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경계하게 되었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믿음 없이 바르게 사시는 분들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터라.
그런데 이어령 작가님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니까 그 분이 문체부 장관하시면서 이룬 업적이나 문화교육, 언어교육에 관한 그 분의 철학에도 너무 공감하는 바라 <지성에서 영성으로>은 사실 미룰 수 있는데까지 미루다 읽으려고 했어요. 이어령 작가님이라서 사실 너무 쉽게 설득당할? 것 같아서요.
'시'와 '신'을 나란히 두다니..
예술이 깊어지면 종교가 된다는 그 둘이 상통한다는 그 말씀이 어떤 말씀인지 너무 이해가 됩니다. 그를 위해서는 내 존재를 알몸인 채로 서 있는 내 실체를 직면하는 순간을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도. 첫주 1/4 낭독하고 아, 벌써 game over. 이 책은 읽으면 생각은 몇 곱절로 많아져서 생각이 소화가 되려면 사실 더 천천히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축소지향의 일본인일본 문화 깊숙이 박혀 있는, 일본인의 속성을 예리하게 해부해 나간 일본 길라잡이. 일본 고전 문헌에 대한 자료와 그간의 일본, 일본인론에 대한 저자의 견해 및 비평을 피력하면서 문화 현상을 중심으로 일본인을 객관적인이고 중립적으로 바라본다. 저자가 어린 시질 일본 식민지 교육을 받은 체험을 바탕으로 선별한 키워드가 이 책의 타이틀인 '축소지향'이다. 저자는 '축소지향'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는 일본의 고전, 역사, 현재의 과학기술 분야를 모두
일본은 없다. 1
밀양 - 벌레 이야기작가 이청준이 실제 사건을 소재로 1985년에 쓴 단편이자,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 원작소설이다. 아이의 유괴와 살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 게 짓밟히는지를, 그리고 절대자 앞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묻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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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달팽이
우와!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겨주시다니요~ 저도 위에 언급하신 책들과 영화 모두 보았습니다. 당시에 저걸 안 보면 뭔가 책 읽고 영화보는 사람이 아니었던걸로요^^ 모임 잘 하고 계시군요! 네이버 통해서 공간은 슬쩍 봤답니다 ㅎㅎ
그간의 활동이 엄청나시네요! 에너지가 넘쳐나시는 분이신듯 해요^^ 믿는 바대로 행하시는 행동파이시기도 하구요♡ 제가 아는 동생이 네팔 🇳🇵 여행 갔다가 거기 오지에 학교를 세운 현지인과 결국 결혼!까지 했는데 티벳에서의 여정에서 그 친구 생각이 딱 났네요 ㅎㅎ
& 이상한 신자들 많지요. 그들이 다는 아니지만, 이단 종교도 있고 이번에 멀쩡한? 여자들이 막 정명석 씨가 하나님이라며 개소리하는데 이럴 수가 있구나;; 그러고도 교회다닌다 하겠네? 이러니까 크리스찬이라는 mv가 조회 수 터지고 그러는구나 싶었네요. 물론 교회 안에도 예수님 당시에도 이 회칠한 무덤들아! 독사의 자식들아~~ 내 집을 장사의 소굴로 만들려 했느냐 🔥 겉으로만 경건 떠는 바리새인, 사두개인들 모두 혐오하셨던 것이 절로 떠오르네요. 그런? 죄인들만 득시글 거리는 소굴은 아닙니다만. 말이 많긴 한 것 같습니다 ㅋㅋ 대단히 영성이 좋고 괜찮다 싶은 사람들도 어느 영역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실망하게 되고ㆍㆍ그러는 게 연약한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중 아주~ 간혹 보석같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만^^ 잘 찾아야 하죠 ㅎㅎ
저도 각설하구요~:) 얼마 전 아버지 기일이었는데, 이민아 목사님께 쓰신 절절하고도 애틋한 사랑고백과도 같은 저 책이 제겐 한동안 굉장한 위안이 되었던 소중한 책이에요~ 꼭 천천히 음미하면서 넘겨주세요♡
담영
지도력을 가지려면 반드시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군사력, 경제력 다음에는 남을 감동시키는 매력이 필요합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P.130,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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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잉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주기도문의 끝에는 원래아멘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P117>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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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영
예술가들은 (중략) 물귀신처럼 남을 자기 대신 어둠의 심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있지만 그곳에서 나와 구제의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은 없습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P.134,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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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iamo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빛의 속도로 불행이 다가오는 경험 말입니다. 전화가 한 번도 걸려오지 않던 곳에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청천벽력으로 울려오는 법입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p.152,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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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영
못 볼 바다면 무엇 때문에 저렇게 푸른가요. 다시는 느끼지 못할 것이라면 왜 히비스커스는 알로하 셔츠처럼 그렇게도 다양한 색깔로 피어나나요.
『지성에서 영성으로』 P.154,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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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잉
나는 아멘이란 말은 소면의 국수발처럼 약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를 맺어주는 강철보다 강한 끈이요 생명줄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P118>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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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영
기적이 아니라 당신께서 주신 그 기적들을 거두어가지 마시기를 진실로 기도합니다. 만약 민아가 어제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오늘 본 제 얼굴을 내일 또 볼 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지성에서 영성으로』 P.156,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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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영
저의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나이다. 아주 작은 힘이지만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글을 쓰는 것과 말하는 천한 능력밖에 없사오니 그것이라도 좋으시다면 당신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일에 쓰실 수 있도록 바치겠나이다.
Andiamo
그 똑똑했던 우수했던 딸 아이가 암에 걸리고, 아이가 아프고, 이제는 실명하고, 결국은 딸이 죽는데 나라면 이어령 작가님처럼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 있을까요. 주께 매달릴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매순간 하나님 뜻에 순종했던 아이에게 도대체 왜 그러시냐고 영화 <밀양>의 전도연처럼 부흥집회장에 "거짓말이야"를 틀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손가락욕을 날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잉
지도력을 가지려면 반드시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군사력, 경제력, 다음에는 남을 감동시키는 매력이 필요합니다. <P130>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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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iamo
걱정 마요. 아무개 목사님은 어려서 실명하신 분인데도 우리보다 더 잘 보셔. ...늘 밤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그 깜깜한 세상에서도 낮에 본 모든 형상과 빛이 보이지 않나요?
『지성에서 영성으로』 p.154,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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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iamo
@느려터진달팽이 저희 설마 같은 00학번일까요? 읽은 책 다 읽었다 하시니 그 시절 그 책.. 고등학교 동창 만난 이 느낌, ㅋㅋㅋ 책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사생활이 너무 많이 드러나버려서...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저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답니다. 그믐 대표님과 방금 전 톡 하면서 그믐이 예전 "펜팔"하던 그런 아날로그 감성이 있어 더 좋다고. 그믐이 아니 었다면 달팽이님도 못 만났겠지요. 천천히 아껴 읽으려고요. <지성에서 영성으로>도,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도요.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는 사실 전시에 인용된 몇 구절만 보고도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느려터진달팽이
아니요; 저보다 어리신걸요?^^; 저는 무려 구십년대!(후반) 학번입니다. 그 시절 imf가 터졌죠ㆍㆍ 그래서 이런 책도 넘 얘기가 아니네~ 눙물을 훔치며 읽기도 했었어요. 약간 편향된 표집이라는 지적에 공감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IMF 키즈의 생애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십대를 보낸 이들 일곱 명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에서 태어나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가 통과해온 환란의 시대가 과연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IMF 키즈의 생애』.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며 단정한 문체와 깊이 있는 시선이 담긴 글들을 선보인 바 있는 안은별의 인터뷰집이다. 80년대생 일곱 명이 성장한 시기는 민족사관고, 외고, 과학고 등 공교육이 다양해지고 간디학교, 하자학교 같은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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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iamo
@느려 터진달팽이 저는 고등학교 때 IMF여서 고2 때 아버지가 실직하고 포장마차하실 때 식빵 튀겨팔고 오뎅 끼우고 부모님 식사하실 때 교대해드린다고 밤에 한두시간을 그 추운 포장마차에서 동동 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고1때는 근로장학생(매일 아침 교무실 쌤들 책상 닦는 것으로 등록금 면제) 고2때는 계명대 장학금. 2년 내내 장학금 받아서 등록금 안 냈는데 장기화된 IMF로 다같이 힘든데 고3 올라와서는 한 학생한테만 계속 줄 수 없다고 못 주겠다 하셔서 보충수업료 밀려서 불려가서 싫은 소리 들었던 기억이 생생해요. 전 '검정고무신' 세대도 아닌데 수업료 못 낸다고 불려가서 야단맞는다니. 잊어버린 게 아니라 엄마아빠가 안 주시는데 제가 무슨 돈으로 내냐고요. 그 상황에서 아이를 불러서 닦달해야 하는 담임쌤의 마음도 편치는 않으셨겠지만 그 나이에는 그게 너무 상처였네요. 3학년 2학기에는 문제집만 풀어대는데, 뭔 놈의 문제집을 한달에 대체 몇 번을 사냐고 보충수업교재였던 <윤리와사상>, 샛노란 표지의 문제집을 아빠가 결국 안 사주셔서 친구꺼 같이 봤던 기억이 너무 생생해요. 그때 장학금 안 받았으면 고등학교는 끝까지 다녔을까 싶네요. 제가 교육복지. 도서관. 문화사업에 그렇게 목 매게 되는 것은 그때 나같은 아이들을 구제하고 싶다는 그냥 자기애의 발로인 거 같아요. 학교는 겨우 다녔는데 음악미술 등 예술 쪽 경험치는 현저히 낮아서 그 결핍 때문에 계속 배우는 것 같아요. 옷, 화장품, 집과 차에도 돈을 안 쓰는데 여행, 책, 교육비는 큰 돈도 망설임 없이 플렉스하는 것도 그 연장선일 거구요.
저런 책도 있었군요.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났네요. 나중에 저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내 이야기와 책 이야기를 분리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대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은 때에는 제 삶이 삭막해졌던 것 같아요.몸이 힘든 것보다 이런 대화가 없는 시간이 제겐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믐에서는 이런 부분이 충족되어 너무 좋아요. 서울 와서 너무 힘들면 국중 가서 폰 꺼놓고 책 쌓아놓고 폐관 시간까지 책을 허겁지겁 먹듯 읽었는데(그게 파주 지지향일 때도 있었구요.) 이제 그믐이 있어서 온라인에서도 국중을 거니는 느낌이에요. 책모임들 보면서 서가를 거니는 느낌. 그믐이 자꾸 너무 좋아집니다.
느려터진달팽이
그러셨군요~ 저도 그렇게 부모님 도와 실질적으로 신문배달도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막상 게을러 그렇게는 못하고; 나중에 부모님이 경험도 없으신데 식당을 열으셨을 땐 거기서 서빙도 하고 가까운데는 배달도 해드리고 그러다 돈도 떼이고;; 그랬던 것 같기는 합니다.
저도 고교 때 그게 시험 쳐서 들어가는 학교였어서 등록금이 좀 있었는데, 담임샘이 고 2에서 ~ 3 올라가는 방학에 집안 문제로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 성적이 완전 떨어졌는데 무슨 일이냐고 😑 여차저차 하다 했더니만, 반에서 한 명은 장학금을 줄 수 있는데 누구 것을 계속 걔가 받았으니 너에게 주마! 마음 써주셨던 것을 순전한 객기로 ㅠ 아직 괜찮다 했었던 것 같습니다. 잘못했지요~ 주신다 면 넙죽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말이지요. 뭐가 겹치는게 많네요! 제가 아무래도 언제 그 책방에 가볼까봐요^^ 피아노도 있던데 한 곡 쳐드리죠 ㅎㅎ
Andiamo
@느려터진달팽이 어머, 깜짝이야! 실시간으로 보고 계셨던 거에요? 그 장학금 왜 거절하셨어요. 하긴 저도 고1 때 거창고 다니던 남친녀석이 주말마다 수학과외 받으러 기숙사 나오는데 과외를 저랑 같이 할 순 없으니(그 집 엄마가 저희집 사정보고 그만 만나라 반대..ㅠ) 단과학원 수학 수강권을 자기 용돈으로 끊어왔는데 전 그게 그렇게 존심이 상해서 끝끝내 거절했던 기억이.. 제가 왜 그랬을까요. 넙죽 받고 손 잡고 같이 가서 수업 들으면 됐을 텐데.. 그땐 못난 자격지심에 이 부르주아 자식, 날 동정해?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난이 무서운 것이 마음까지 가난하게 만들어서인 것 같아요. 자기 상처만 내내 핥으며 다른 사람에게는 괜한 적개심. 선한 마음으로 주는 것까지 곡해하며 내치는 못난 모습. 내 마음이 팍팍하니 남이 내어주는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었어요. 그 남친녀석은 선생님 다닌 학교로 갔답니다. 같이 수업 들었으면 수학만 홀로 3등급이 아니었을 수도..
그랬다면 같이 책방하는 후배님은 못 만났겠죠.
서울 사시나요? 1시 이후에는 대개 책방에 있습니다. 연락 주시고 놀러 오셔요. 선생님은 무슨 곡을 쳐주실까. 그 곡이 무엇이든 듣다가 왠지 울 것 같은 느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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