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3.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D-29
오히려 오래 사셔서 저작권 문제 같은 게 덜 복잡했나 하는 생각이 ㅋㅋ 저의 추측입니다 칸트나 도스토예프스키는 저작권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ㅋㅋ어쨌든 재미있는 건 크리스티 여사가 40대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썼다는 점. 정말 글쓰기의 장점이 여기에 나오는 듯요. 보통 스포츠 선수나 이공계면 40대면 정점인데 문학은 예외인 듯요. 물론 나이들수록 힘든 거 맞지만..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도 오래 살고 싶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저작권 수입을 올리며... 신동이 나오지 않는 분야, 60대에도 본인 의지에 따라 왕성하게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종사해서 행복해요. 크리스티 여사님 작품 저작권은 재단에서 관리한다고 들은 거 같은데 저도 잘은 모릅니다. ^^
네 작가님같은 분은 솔직히 지금보다 더 많은 저작권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죽음에 있어서 저는 약간 다름요. 인간의 뇌세포는 아차피 노년으로 가면 급격하고 퇴화하고 그 때까지 남아서 엔트로피 증가하면서 더 산다 한들 뭔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건강하게 살다 적당히 가면 좋을 듯요 저는. 뇌가 죽으면 저도 떠나고 싶은데 문제는 뇌가 노화될수록 살고 싶은 욕망만 남겠죠 그게 인생의 아이러니. 빌 게이츠가 제일 두려워하는 게 my brain is dying이라는데 저 역시 그게 제일 두려움. ㅠ 인류가 점점 오래 살면서 더 많은 문제들이 나올 겁니다 저는 그냥 적당히 즐기다 가고 싶습니다 ㅎㅎ
일단 저는 정신도 육체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고, 하나 덧붙이자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꿈을 꿉니다. 한데 정신이 쇠락해도 육체만 건강하다면, 그리고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상황을 모면할 경제적인 여유만 있다면, 한 마리 개가 된 기분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삶에 집착하는 인간인 모양입니다. 인류의 미래도 보고 싶네요. 좋은 쪽으로든 안 좋은 쪽으로든 아주 휘황찬란할 거 같은데요. ^^
8쪽, 그 유명한 실종 사건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니 좀 아쉽습니다. 궁금했는데...
아마 본인이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이전에도 그 부분 인터뷰는 빼고 했다는 것으로 알려짐요.
그랬군요. 자작극인지 말 못할 다른 사연이 있는 건지 정말 기억상실증에 걸린 건지 궁금했는데... 크리스티 여사의 행방불명 사건만 무슨 영화나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이미 그런 작품이 나왔으려나요.
12쪽, [지금 추리 소설을 써야 ‘마땅’하지만, 작가란 모름지기 지금 써야 하는 것만 빼고는 무엇이든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라 느닷없이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이는 거이었다.] 시작하자마자 공감의 대향연이... 모름지기 지금 써야 하는 것만 빼고는 무엇이든 쓰고 싶은 충동을 저는 바로 이 순간에도 느끼고 있습니다.
12쪽,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늦든 빠르든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가요? 저는 별로 그렇지는 않네요. 제가 보낸 시간 중에 부끄럽거나 혐오스러운 시간들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일상 에세이를 종종 쓸 작정이라 딱히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그다지 못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그와 별도로 저는 예비 작가들께 자서전 대신 에세이를 쓰기를 권한 적도 있습니다.
하루키랑 비슷하시네요 개인적인 수필 내기는 싫어하셨던 하루키상. 그리고 보면 오히려 크리스티 여사는 의외로 더 외향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건 기본적으로 자신을 내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어야 가능.
아아, 하루키 할아버지가 개인적인 수필은 안 쓰려고 하시나요? 하루키 수필집 되게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면 거기에는 주로 시시콜콜한 단상이고 자기 인생 서사를 밝힌 적은 없긴 하네요. 바 운영하면서 소설 어떻게 썼는지, 부인이랑 어떻게 연애했는지 길게 써주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요. 저는 단상보다는 조금 줄거리가 있는 에세이는 몇 편 더 쓰려고 합니다. 밝히고 싶은 시간에 대해서만요. ^^
‘고양이를 버리다’ 라는 책이 하루키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정리한 수필입니다. 얼마전 저는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아, 맞다. 그 책이 있었지요. 저는 아직 못 읽었습니다. 차가운 도시 남자가 갑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한다는 게 낯설어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어찌됐건 나를 낳아주고 키워준 사람이니 한 번은 글로 정리하련다.” 라는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오오... 이 애매한 느낌은 뭘까요. 그런데 저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안 읽었습니다. 어... 왜 안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하루키 책도 거의 다 읽었고, 소설가가 자기 직업에 대한 이야기하는 책도 무척 찾아 읽는 편인데요. 주변에서 하도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가.
오 그렇군요 저는 소설가로서의 삶인가 그 책만 있는 줄 알았어요. 고양이를 버리다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하루키 선생님 수필은 언젠가는 (죽기 전에는 ㅋㅋ) 일본어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제겐 너무 좋았습니다. 소설가가 아니더라도 지식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4쪽, [“용감한 군인 따위는 되기 싫어요. 차라리 겁쟁이가 될래요!”] 여사님 어릴 때부터 아주 용감하셨네요.
14~15쪽, [자신의 사소한 역할 외에는 삶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우리는 1막에서 몇 줄을 읊어야 하는 배우와 비슷하다. 신호에 맞추어 대본대로 대사를 읊는다.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것뿐이다. 희곡 전체를 읽지를 않았으니, 뭐 하러 읽겠는가? “부인, 전화기가 고장 났습니다.” 하고 한 마디 하고는 모호함 속으로 퇴장해야 하는데.]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 어쨌거나 멋있는 문장 같아서 옮겨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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