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3.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D-29
애거서 크리스티를 싫어하시는 분도 계신가요. 저도 당연히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한다’ 차원을 넘어 진지한 연구 대상입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그렇게 불멸의 업적을 남기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는가. 인생 자체도 무척 흥미진진하고 알찼다고 막연히 들었는데, 무슨 비결이 있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제 나이가 40대 후반이 되어가니 더 그렇습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출판사 리뷰를 보면 영국 잡지 《우먼스 오운》에서 이 책을 두고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걸작“이라고 서평을 썼다고 나오네요. 이 한 줄 평도 책 고르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책이기에. 읽고 확인해보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책 사시거나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서 자유롭게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그냥 지나가며 애거서 크리스티 관련 이야기 한두 줄씩 남겨주시는 것도 좋고요. 그믐에 곧 스포일러 방지 기능을 도입할 예정인데, 아직은 그런 기능이 없으니까 스포일러 폭로만 조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크리스티 여사님의 책을 30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주로 20대에 많이 읽었는데, 당시에는 독서 기록을 남기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 바람에 요즘은 매번 크리스티 여사님 책을 읽기 전에 ‘이 책 읽었던가?’ 하고 한참 고민합니다.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꽤 있기도 하고요.
가장 좋아하는 여사님 작품은 『수수께끼의 할리 퀸』. 황금가지 버전으로는 『신비의 사나이 할리 퀸』인데 저는 해문출판사 버전으로 먼저 읽어서 ‘수수께끼의 할리 퀸’이라는 제목이 더 입에 붙네요. 이 책 너무 좋아해서 여러 번 읽었고, 집에 영어 원서도 사 놓았습니다.
단편집이고,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아주 로맨틱하고, 읽은 분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가는 분들께 선물하기에 딱 좋습니다. 저도 지인에게 선물했습니다. 이런 소설집 한번 써보고 싶어요.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여사님 작품은 단편 「쥐덫」입니다. 여사님은 『끝없는 밤』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꼽은 적이 있는데, 저는 그 소설은 좀 별로입니다. 그 외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나 『ABC 살인사건』 등등 당연히 다 좋아합니다.
제가 쓴 소설 중에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기서 주인공 남녀가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집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끝없는 밤』, 『나일 강의 죽음』, 단편 「쥐덫」과 「관리인 노파」.
원래 초고에서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함께 말하는데, 교정하면서 크리스티 여사님 작품들을 말하는 것으로 고쳤어요.
오, 그런데 책날개에 보니 이 도서 수익금 일부가 SF&판타지 도서관을 후원하는데 쓰인다고 적혀 있네요. 이 자서전이 SF나 판타지는 아닐 테고, 크리스티 여사님이 세미 판타지로 볼 수 있는 작품은 쓰신 적이 있어도 SF를 쓰셨다는 말씀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슨 사연일까요.
그런데 저도 SF&판타지 도서관 오래 후원했습니다. 아주 소액이지만... 책도 꽤 기증했고요. 엣헴.
왠지 크리스티 여사님 저 무표정한 얼굴 보면 사람 죽이는 방법을 깊이 고민하다 보면 저런 눈빛이 나오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장강명 작가님 팬이라 무작정 왔어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어렸을 때 오리엔트 기차랑 abc 살인사건 읽고 충격 먹은 기억이 몇 번 있는데 이번에 저도 읽어보려구요.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면 되는 건지요? 중간중간에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 있으면 올리겠습니다.
우와! 감사합니다. ㅠ.ㅠ 그믐 사용법은 사실 저희도 모릅니다. 그냥 막연하게 이런 틀을 만들어놓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정도라서요, 자유롭게 올리고 싶은 글 올려주시면 됩니다. 저는 그냥 이 방에서는 밑줄 그어가며 책 읽고, 독서 메모를 다른 분들과 공유한다는 심정으로 활동해보려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크리스티 여사 책 전권이 한국어로 번역되어있다고 하네요. 한 외국작가의 모든 소설을 번역해서 출판하는 경우가 있을까.. 대단하네요. 어렸을 적 오페라 가수가 안 된 게 천만 다행이네요. 어설프게 오페라 했다가 괜히 큰 작가를 잃을 뻔.
그러게 말입니다. 여사님이 오페라 가수 되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이번에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왠지 표지의 얼굴이 오페라 가수 삘이 좀 나시는 거 같기도 한데요.
열린책들이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낸 게 기억이 납니다. 소설은 아니지만 한국칸트학회가 칸트 전집을 냈고요. (두 전집 모두 발간 직후에는 조금 잡음이 있었어요.) 어쨌거나 대단한 일이지요. (모리스 르블랑 전집이 아니라) 아르센 뤼팽 전집은 프랑스에도 없고 한국에만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프랑스에서도 출간되지 않았던 미공개 작품이 한국 전집에 들어가서 발간 당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획자인 성귀수 번역가님이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아르센 뤼팽 전집 중에도 벽돌책이 몇 권 있어서 나중에 벽돌책 챌린지 시리즈로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은 있어요. 그런데 제가 뤼팽 시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하게 되더라도 한참 나중에 할 거 같습니다. 어릴 때는 뤼팽 시리즈 참 열심히 읽었어요. 친구 집에 하드커버로 된 뤼팽 전집이 있어서 열심히 빌려 읽었습니다. 동서문화사 판은 아니었고, 그 전집 혹시 아시는 분? 외양이 에이브 시리즈와 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까치 출판사에서 만든 하드커버 전집입니다. 뤼팽 시리즈 사려고 몇 개 출판사 비교했는데 까치가 단연 나았습니다. 지금도 책장에 자리차지하고 있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까치출판사 하드커버 전집 이미지를 검색해봤는데 이 시리즈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모양은 무척 비슷한데, 21세기에 나온 것 같아서요. 제가 기억하는 시리즈는 20세기에 읽은 것이거든요.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추억의 에이브 전집, 에이스 전집들도 찾아봤네요. 제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에이브 전집 전권 다시 읽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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