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해 같이 읽기]#1 계간지 긋닛 2022년 겨울호 (통권2호) 기후위기

D-29
매주 1권 기후변화에 대한 소설과 인문 과학 서적 읽기 #1. 계간지 <긋닛>의 두번째 권, 기후위기 편 (이음 출판사)
"이상한 계절이었다. 날씨와 정치와 공간이 얽혀 만들어진 거미줄에 걸려, 거기 붙들린 한 마리의 벌레처럼 갇혀버린 느낌. 신체와 정신이 모두 하릴없이 버둥거리고 있는 무기력한 느낌. ... 행위 능력을 앗아가는 마비의 상태, 그리고 불가항력적인 것과 마주치는 좌절스럽고 공포스런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일종의 카프카적 상황, 변신의 상황이랄까?" 8쪽 <기후의 느낌>중
"비란 적시고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때리고, 깎고, 쓸어가는 것, 가격이나 타격을 의미해야 마땅한 무언가로 인지되어야 한다는 것. 발작적으로 내리는 비,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비,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물줄기. 그리고 나면 지상에는 급작스런 카오스가 펼쳐진다. 저지대에 사는 가난한 자들, 약자들, 소외된 자들은 포식자처럼 습격해오는 비의 속절없는 먹이가 된다.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여름이면 저 비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9쪽 <기후의 느낌>중
"우리는 흔히 파국이 미래에 도래할 어떤 사건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내가 약 삼십 년 전 어느날 마음속으로 '날씨가 뭔가 이상해'라고 중얼거렸던 때에, 적어도 나에게, 기후 파국은 이미 시작되어 진행 중인 사태다. 파국은 나에게는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우리가 파국을 인지할 때는 파국의 그래프가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을 때일 것이다. 매일매일, 날씨를 염려하면서 나는 파국의 퍼즐이 하나씩 맞추어지는 것을 느낀다." 13쪽 <기후의 느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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