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중앙도서관] 책과 함께 만나다 '정우철 도슨트의 미술극장'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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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조금 독특한 것이 클림트 입니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대부분의 화가가 프랑스 파리로 향할 때도 계속 고향에 남아 그림을 그렸다고 하네요.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 내리면 수하물 찾는 곳에서부터 공항 벽을 온통 도배한 그림이 바로 그 유명한 <키스>라고 책에 나오는데요, 저는 빈 공항에 가본 적 없는데 이 그림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공항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아래는 그림링크입니다. https://artsandculture.google.com/asset/kuss/HQGxUutM_F6ZGg?hl=ko 그림을 보면 남성의 몸에는 무채색 네모가 여성은 동그라미가 채워져 있는데요, 그런 식의 남성/여성 대비를 즐겨 그렸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화가는 툴루즈로트레크입니다. 물랭루즈라는 파리의 유명한 캬바레의 단골 손님으로 그 곳의 일상을 세밀히 그린 화가인데요, 보통 우리들에게는 왜소증을 가진 작은 키의 화가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왜인지 엄청 가난한 가정 출신이 아니었을까 짐작했는데 실은 정반대로 유명한 귀족 가문의 자제였으며 허약한 몸과 왜소증은 가족의 부를 유지하기 위한 가문 내의 근친혼의 결과라고 하네요. 이렇게 부유한 명망가의 자식이었지만 몸이 아프다 보니 자연스레 세상에서도 낮은 위치에 있는 것, 불우하고 어두운 것들에 관심이 갔던 모양입니다. https://artsandculture.google.com/asset/moulin-rouge-la-goulue-henri-de-toulouse-lautrec-affiches-am%C3%A9ricaines-charles-l%C3%A9vy/4AGTvcUKn2lXOQ?hl=ko 물랭루즈의 포스터 중 하나인데요, 요즘 컴퓨터로 디자인한 그래픽 포스터라 해도 믿겨질 만큼 세련미가 놀랍네요.
그 다음 화가는 알폰스 무하입니다. 이 책에 실린 다른 화가들에 비해 저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네요. 무하는 체코 출신의 화가인데, 역시나 파리에 가서 활동을 하게 됩니다. 흔히 예술가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괴팍하거나 불성실(?)한 이미지와 달리 참으로 성실하고 묵묵히 인쇄소에서 서브 아티스트로 일하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갑자기 들어온 포스터 의뢰 건을 우연히 맡게 되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각종 포스터를 주로 그렸는데요, 요즘 웹소설의 삽화의 원조이신 것 같아요. 아래는 비스킷 광고 그림이라고 합니다. https://www.artsy.net/artwork/alphonse-mucha-flirt-biscuits 큰 성공을 하고도 젊어서 떠나온 고국 체코를 잊지 못해 결국 고국으로 돌아갔으며 <슬라브 서사시> 라는 작품을 그려 같은 슬라브 민족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위로했다고 하네요. 마침 읽고 있는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도 ‘슬라브 주의’가 등장하여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물의 목을 유달리 길게 그리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한 모딜리아니도 등장하네요. 모딜리아니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데요, 평생 가난에 시달렸지만 ‘잔’이라는 여성과 깊은 사랑을 했고 두 사람은 나름 행복한 시절도 있었지만 모딜리아니는 자신의 작품이 알려지기 전 궁핍한 생활 속에서 결핵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모딜리아니의 죽음 이후 잔은 슬픔에 못 이겨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고요. 책을 읽고 화가들의 삶을 짧게나마 정리하다 보니 조금 더 내용이 명료하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이 책에 소개된 화가들을 비롯 미술의 새 흐름에 몸담았던 이들은 당시 평단과 대중에게 외면을 받았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그림을 현실과 최대한 비슷하게 또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여전히 주류의 흐름이던 상황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하고자 했던 방식이 기존의 미의 개념과 배치되며 인정받지 못했나 봅니다. 하지만 ‘사진’ 기술의 보급으로 더 이상 실제와 최대한 비슷하게 그리는 것은 미술사에서 의미를 잃고 결과적으로는 개성있는 표현방식과 작품의 의도, 개념이 현대 미술에서 주된 역할을 하게 되었네요.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AI 는 예술세계에서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궁금해지는 지점입니다.
올레티비에서 위대한 화가들 시리즈를 작년에 그림 배우면서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못들어 본 화가 이름도 있군요. 에곤 실레를 주인공으로 그의 여동생, 모델, 부인과 십대;;들의 피사체를 다룬 영화에서 클림트도 등장하던데요. 예술가들의 삶은 저렇게 부나방처럼 달려나가야 했는가!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니신 분도 계실터이지만^^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던 책입니다^^ 여기저기 추천도 많이 했었는데 반갑네요!!
EBS클래스 미술극장 ‘뭉크’편 보고 도슨트님 책 찾아읽었는데 강연으로 만날 수 있다니요!!! 꼭 참석하겠습니다!!
미술극장은 구어체라 글이 술술 잘 읽히네요. 모네 그림은 수련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열다섯살에 그렸다는 나비 몸에 사람 얼굴인 익살스러운 캐리커처가 기억에 남네요. 꽤 강렬한 색감을 쓴 그림들도 많아서 다양한 모네 그림을 볼 수 있었어요.
저도 그 캐치커처가 재미있었어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링크는 요기에 https://www.artic.edu/artworks/15803/caricature-of-jules-didier-butterfly-man
책의 마지막은 모네입니다. 정우철 도슨트님은 모네를 소개한다고 하시니 구미에 계신 분들은 내일 강연을 직접 들으시겠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모네와 마네가 매번 헷갈리더라고요. 모네는 ‘수련’이라는 연작 그림으로 유명하고 스스로를 대상이 아닌 ‘빛과 공기’를 그리는 화가라고 말했습니다. 인상파 라는 이름이 나온 것도 모네의 그림 중 <인상, 해돋이> 라는 작품에서였네요. 이 작품을 본 평론가가 “작품 제목처럼 그야말로 제대로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인상을 그렸다. 이들은 인상주의자들이다” 라고 비아냥과 조롱을 섞어 붙인 이름이었다고 하네요. 짧게나마 책에 나온 5명의 화가들을 직접 정리해 보니 앞으로 다른 사람들은 헷갈려도 이들에 대해서는 기억에 확실히 남을 것 같네요. 어렵지 않은 미술책 찾고 계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천재 화가들의 슬픈 삶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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