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일정에 따라 시집을 읽으시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기록해 주세요.
-하루, 이틀, 사흘: 1부 기억이 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흘, 닷새: 2부 바보의 말을 탐구해보자
-엿새, 이레, 여드레: 3부 우리가 그림자를 던지자 첨벙, 하고 커다란 소리를 냈다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I
D-29
정쏘주모임지기의 말
정쏘주
[1월 1일] 작년 이맘때도 꼭 이랬어요. 그날도 나는 길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구걸을 했어요. 아침에 본 거울처럼 그가 나를 슬프게 건너다보고 있었어요.
정쏘주
[담배와 꽁트] 동시에 나는 다른 꿈을 꾸고 있었어. 한쪽 눈을 뜨고 한쪽 눈을 감은 것처럼, 그러니까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보내는 윙크처럼 말이야. 나는 저 헛것을 지켜 주고 싶다. 저 헛것의 둘레에서 울타리처럼 두 팔을 벌리고 서 있고 싶다.
고냥이
[프루프록의 사랑노래] 그리고 정말 시간은 있겠지 창 유리에 등을 비비고 거리를 따라 미끄러지듯 가는 노란 안개에게 ; 시간은 있겠지, 암 있고말고
네가 만날 얼굴들을 만나기 위해 얼굴을 꾸밀;
사람을 죽이고 애를 배게 할 시간이,
문제를 들어 네 접시에 놓을
손의 일과와 歲時에게도;
정쏘주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월 4일까지 함께 읽어요. 봄밤에 어울리는 문장을 만나셨으면 좋겠네요.
정쏘주
[굴뚝 청소부가 왔다] 당신의 집은 불과 연기와 기침으로 이루어졌어. 연기는 눈에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되겠다는 몸짓이야. 그것은 더없이 아름다운 동작이야. 난 말이지, 일을 마치고 나와 정원에 잠시 멈춰 서서 당신 지붕의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연기를 넋 놓고 바라보는 그 순간을 정말 좋아했어. 이 세상의 모든 연기에는 슬픔의 정조가 어리지만 그건 당신이 춥지 않다는 뜻이라고 짐작했어.
김새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를 잘은 모르지만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김새섬
깊은 밤이란, 빌라 옥상에 세 사람이 달을 보며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은 어둠과 구별되지 않아서 두 사람이 자기들 두 사람뿐이었다고 기억하는 것이다.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밤의 층계] , 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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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ㅕㅇㅇㅣ
우와! 저도 참여해볼게요. (이렇게 댓글을 쓰면 바로 자동 입장이 되려나요?) 김행숙 시인의 시를 제일 좋아해요. 아직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는 완독을 못했는데 이참에 같이 읽어볼게요!
김새섬
어서 오세요. 글을 쓰시면 자동 참여 됩니다. 읽다 좋은 구절 나눠주세요. ~
정쏘주
[굴뚝 청소부가 왔다] 그건 당신이 춥지 않다는 뜻이라고 짐작했어.
[열대야] 한밤중에 지구는 미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정쏘주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ㄱㅕㅇㅇㅣ
김새섬
“ 꿈이면 무서워도 괜찮고, 아파도 괜찮고, 죽어도 괜찮고, 죽여도 괜찮은 것일까. 그래서 인생을 꿈같다고 말할 때 두 눈을 껌벅이는 것일까. 인생이 꿈같으면 죽었다가 살아나고 죽었다가 살아나고...... 진짜처럼 죽었다가 또 거짓말처럼 살아나기를 얼마나 되풀이하게 되는 걸까. 이것이 대체 몇 번째 겨울나무란 말이냐. 분명히 꿈에서 비명을 질렀는데 일어나보면 현실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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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이
아이고 ㅠ-ㅠ 김행숙 시집인걸 모르고 다른 시를 올려서 면목이 없습니다 ㅠㅠ
김새섬
시가 안 올라왔어요. 다른 시를 올려주셔도 괜찮을 거 같은데... ^^
고냥이
“ "어디로 가야 할지 도무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르겠습니다."
"형씨, 혹시 담배 가진 거 있습니까?"
추운 겨울밤 손바닥을 비벼서 불을 피울 수 있다면 ......
우리는 저마다 기다란 불꽃 같을 거예요. ”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1월1일 , 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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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이
"어디로 가야 할지 도무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르겠습니다."
"형씨, 혹시 담배 가진 거 있습니까?"
추운 겨울밤 손바닥을 비벼서 불을 피울 수 있다면 ......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올해로 데뷔 21년 차를 맞는 김행숙의 여섯번째 시집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문학과지성사, 2020)가 출간되었다. 2000년대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온 미래파의 대표 시인 중 하나였던 김행숙은 그간 과감한 시적 실험과 예술을 향한 끈질긴 질문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오랜 지지와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문학적 성취와 역할을 인정받아 미당문학상,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행숙은 유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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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이
처음 활동이라 게시판에 자꾸 실수하여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새섬
죄송하긴요~ 올려주신 글귀 너무 좋습니다. 같은 시를 읽어도 저마다 다른 부분에 눈길이 멈춘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정쏘주
아니에요~~ 저도 이제 막 회원이 되어서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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