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적 대리모를 어떻게 볼 것인가? 반대 입장은 선명하다. 상업적 대리모는 장기매매나 성매매에 비견된다. 그것은 여성의 몸과 자궁을 도구화하고 대상화하는 일이자, 소외된 노동이라는 것이다. 상업적 대리모 출산을 아동매매로 보는 관점도 있다. 여기서 팔리는 것은 여성의 몸이거나 태어난 아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사고팔 수 없는 인간적 가치를 매매하는 도덕적으로 위험한 행위가 아닌가? 반면, 더 조심스러운 접근도 있다. 가난한 성인 여성이 자기의 자율적 결정으로 ‘9개월의 대리모 노동’을 선택하여 비참한 현실을 개선하고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자녀에게 밝은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사고팔리는 이 시대에 그 행위를 비난할 수 있는가? 상업적 대리모뿐 아니라, 난자 시장에 진입하는 여성들의 경우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 AI 시대, 다시 인간의 길을 여는 키워드 8』 〈3장 인공자궁: 재생산 기술로 태어나는 인간〉 (김애령), 신상규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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