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쓰힘세입니다. ♣
어느새 오프라인 그믐밤이 코앞이네요!
처음엔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초독을 하고도 영 기억이 나지 않아 재독도 초독인 것처럼 시작했습니다. ㅎㅎ) 도박사님들과 함께 읽다 보니 생각보다 덜 고통스럽게(!) 천왕봉까지 왔습니다.
함께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면서 여기까지 와주신 도박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가 언제 끌어주고 밀어줬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모든 도박사님들이 이 어려운 책을 함께 읽는 데 도움을 주셨습니다. 🥰🥰🥰 (서로에게 박수를!)
오늘은 <하권>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논제 하나 툭 던져드리고요.
그리고 오프라인 그믐밤 모임에서 함께 나눠볼 주제들을 미리 공지하려고 합니다.
<하권>을 마무리하는 논제는?!
뭐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이것입니다!
📌 <악령> <하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
오프라인 그믐밤에서는 대략 아래 내용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프라인 그믐밤에 참여하지 못하는 도박사님들도 4월 22일까지는 이 판이 열려 있을 테니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후기 등 남겨주셔도 좋겠습니다.
🌜오프라인 그믐밤에서 나눠볼 이야기들(안)🌜
📌 도박사님들 각자 간단 소개
📌 <악령>을 읽은 간략 소회
📌 <악령>에서 특히 더 인상 깊게 본 인물과 그 이유
📌 <악령>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또는 장면
📌 책의 맨 앞에 나오는 두 개 에피그래프의 의미(이건 마지막 스쩨빤이 죽기 전에도 나오지요.)
📌 <악령>에서 말하는 ‘악령’의 의미는?(이 작품으로 도선생이 말하고자 한 바는?)
📌 도선생께 한 말씀!
📌📌 함께 자축하는 의미의 화려한 문학 카드리유??? 😊😊😊
그럼 온오프 그믐밤에서 뵙겠습니다. 💕🌜🌜🌜
[그믐밤] 9. 도박사 2탄, 악령@수북강녕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쓰힘세
스마일씨
쓰힘세님 한 달 동안 악령 발제를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도박사님들과 쓰임세님 아니었으면 악령은 커녕, 죄와벌도 앞 몇 페이지만 읽다가 읽기를 포기하고 책들 위로 먼지만 쌓였을 것입니다.
도스토옙스키가 공병시절, '인간은 하나의 비밀이다. 그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고민을 시작했다더니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의 결과물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인간을 안다는 오만을 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다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나면 (할 수 있겠죠??) 저는 혼자 백치를 읽을 예정입니다. 이게 다 그믐 덕분입니다! 그리고 올해 꼭 레미제라블을 읽어야 겠다는 욕심도 생기네요!
다들 오늘 저녁 모임에서 뵙고 싶습니다. 도박사님들 고생하셨어요!
거북별85
<악령 3>은 <루가 복음서 8장 32-36절>의 악령과 악령이 들어 호수에 빠져 죽는 돼지떼들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무시무시한 루가복음서 문구였어요.
악령은 표트르 그리고 그의 욕망을 실현시켜줄 니콜라이 스타브로긴, 하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죠. 그리고 표트르의 조종을 받던 5인조 럄신, 톨카첸코, 시갈료프, 비르긴스키 들은 돼지떼들인것 같구요. 슬픈 샤토프 . 왜 좋은 사람은 이렇게 마지막을 맞아야 하나요???
이번 그믐이 아니었으면 엄두도 내기 힘든 <악령>이었습니다. <죄와 벌>도 정말 간신히 읽었는데 한권 더 늘은 <악령>까지!!
쓰힘세님과 도박사분들에게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호기심연옥
👏👏👏👏👏
악령 하권은 악령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샤또프와 마리야의 재회)과 가장 참혹한 장면들(샤또프의 죽음과 스따브로긴의 범죄들)이 폭풍우처럼 휘몰아친 책이었습니다.
***
쓰힘세님 저도 끌어주시고 밀어주신 덕분에 완독했어요! 감사합니다🙇♀️🙋♀️
스마일씨
도스토옙스키의 일생과 작품을 다룬 그래픽노블입니다.
도스토옙스키(양장본 HardCover)인간은 하나의 비밀이다. 우리는 그 비밀을 풀어야 한다. 평생에 걸쳐 그것을 풀게 된다면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그 비밀에 전념한다. 인간이고 싶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문호의 문학과 삶과 사랑 그래픽으로 기록하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픽노블.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는 동안 열정적으로 불타올랐던 삶의 굴곡들을 만화 콜라주 기법으로 구성했다. 그의 59년 생애 동안 함께했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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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악령>이라는 무시무시한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기엔 오늘 날씨가 너무 좋네요. 하권을 읽고 찝찌름한 기분을 도박사님들과 만나 문학 카드리유 한 판 땡기면서 풀어야겠습니다.
잠시 뒤에 뵐게요~
수북강녕
[ 下권 ~180p ]
📌1. 리자의 죽음은 '죽음의 시작, 전초전'이라는 의미 외, 민중이 때려죽인 자본 귀족이라는 점에서 주목해 봅니다 어느 하나, 그 죽음에 대해 가볍고 무거움을 말할 수 없지만, 리자의 죽음보다 잔혹하고 충격적인 많은 죽음이 끝도 없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민중이 직접 민중의 손으로 봉건주의를 처단(했다고 의미부여하기는 어렵지만)한 직접적인 죽음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뜨료카의 죽음이나 리자의 죽음 모두 스따브로긴에 기인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겠고요
📌2. '사회 기반의 조직적인 동요, 사회와 모든 원칙의 조직적인 해체를 위해, 모든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모든 것을 혼란에 빠뜨리며, 그렇게 해서 병적이며 우울하고, 냉소적이며 신을 믿지 않는 사회, 그러나 그럼에도 뭔가 지도적인 사상과 자기보존에 대한 무한한 갈망을 가지고 있는 불안정한 사회를 단숨에 손아귀에 넣는 것'이 공동의 과업입니다 럄신이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부분이지요
이것을 핑계로 뾰뜨르가 5인조(와 다른 사람들)를 농락했을 수는 있지만, 어찌 보면 이것이 달성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귀족들, 자본가들이 봉건제를 평화롭게 놓지는 않았을 수 있지요
📌3. 방화 사건입니다 살인과 방화, 범죄의 양대 축...
※ 시험 앞둔 벼락치기처럼, 오프 모임을 앞두고 下권에서 생각했던 어지러운 소감들을 정리해 봅니다 ^^;;;
수북강녕
[ 下권 ~ 끝 ]
📌1. 제거해야 할 자(=세력)는 과연 누구일까요. 바르바라와 스쩨빤의 구 세대에서는 (자본가 바르바라 대신) 기생하는 식객, 스쩨빤이 최후를 맞았습니다 뾰뜨르와 스따브로긴, 새로운 혁명의 세대에서는 (혁명의 선봉에 선 과격분자 뾰뜨르 대신) 방탕 귀족, 스따브로긴이 죄값을 치렀습니다
→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2. 스따브로긴의 구체적인 악행을 낱낱이 밝혀 주어서 사이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스따브로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봉건제 시대 마지막 귀족스러운 환경에 놓여 바르바라의 무한 서포트를 받아 도덕과 윤리의 개념이 모호한 상황에서 새 세대를 맞이한 방황자여서 그랬겠지요
우리 근대의 이야기에서 스따브로긴 같은 인물은 흔합니다 어린 하녀를 유린하여 인생을 망쳤다거나, 남편이 있는 하층민의 아내를 빼앗는 이야기가 한두 개가 아니죠 다만 그들은 그 시대에 아무렇지 않게 살았으므로 스따브로긴 같은 통탄도 하지 않았던 거겠지요 고민은 했으되, 마지막까지도 민중 앞에 진심으로 겸손하지 못했던 스따브로긴은 위대한 참회를 권유한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위대한 영광과 힘, 위대한 위로를 받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진정으로 참회하면 주님의 용서를 받았... 겠지...요
📌3. 러시아 문학에는 아주 구체적인 돈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오다 보니, 권총이 15루블의 값어치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며 읽었네요 그 와중에도요...
수북강녕
“ 뾰뜨르 스쩨빠노비치는 인도를 다 차지하고 그 한복판을 걸어가면서 리뿌찐에게는 조금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 리뿌찐은 옆에 걸어갈 자리가 없어서 한 걸음 뒤에서 서둘러 따라오거나, 아니면 옆에서 이야기하며 걸어가려면 진흙투성이 도로로 뛰어내려야만 했다. 뾰뜨르 스쩨빠노비치는 문득 얼마 전 지금의 그처럼 인도를 다 차지한 채 길 한복판을 걸어가던 스따브로긴을 따라 서둘러 가려고 지금처럼 똑같이 진흙탕 길을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던 일이 생각났다. 그는 이 장면이 생각나자 미친 듯이 화가 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리뿌찐도 모욕감에 숨이 막혀 왔다. 그는 뾰뜨르 스쩨빠노비치가 지금이라도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뾰뜨르 스쩨빠노비치를 증오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위험 때문이 아니라, 그의 거만한 태도 때문이었다. 그는 일단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화가 나 있었다. 내일이 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자신의 신세를 망치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뾰뜨르 스쩨빠노비치를 죽일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를 죽였을 것이다.
”
『악령(하)(열린책들 세계문학 59)』 도스토예프스키
악령(하)(열린책들 세계문학 59)육체와 영혼의 고귀함보다 불행과 악덕, 욕정과 범죄에 기독교적인 공감을 보여주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소설 『악령』 하권. 정신 분석가와 같이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해부한 독자적인 소설 기법으로 근대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연 그의 대표작이다. 새 소설 구상에 골몰하고 있던 당시 모스크바의 한 대학생이 배신자로 의심받아 동료 혁명가의 손에 살해당하는 네챠예프 사건에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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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일주일의 세계이 책에 대하여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다섯 번째 소설선, 김미월의 『일주일의 세계』가 출간되었다. 등단 이래 생동감 있는 문장과 서사로 현실 속 고단한 개인의 삶을 절제되면서도 차분하게 짚어온 작가의 이번 신작은 2020년 『현대문학』 9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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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어제 오프모임은 풍성한 발제, 맛난 먹거리와 더불어 훈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 쓰힘세 모임지기 님께서 시작부터 모든 참여자에 대한 맞춤형 감사와 폭풍 칭찬으로 모임을 열어 주셔서 한껏 우쭐하였습니다 ^^
$ 책은 한없이 음침했지만, 밀어주고 끌어주고 던져주고 받아주는 도박사님들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스무 날 이상 온라인에서 나눈 공감과 대화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었습니다
$ 여러 독서 모임에 참여 하고 있지만, 이렇게 인물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씹어먹을 듯 헤집어가며 치열하게 이야기할 때, 백퍼센트 공감하든 다른 의견을 제시하든, 참여자들 모두 그 부분을 곱씹어 읽고 비슷한 사고의 지경에 갔다가 돌아왔음이 분명하다는 확신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드문 만큼 황홀한 경험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이 작품만 완독하셔도 도박판에서 큰 기술 얻어가시는 겁니다."
모임 첫날의 문구가 떠오르네요 『악령』을 완독한 자로서, 넘칠 듯한 칩을 가득 모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로 갑니다~!
◐ 초승달은 저녁에 뜨지만 그믐달은 새벽에 뜬다는군요 그믐달을 관측하려면 모임을 새벽까지,,, 이어가야 하겠어요 ^^ ◑
스마일씨
아! 그믐달은 새벽에 뜨는군요!!
쓰힘세
♣ 안녕하세요. 쓰힘세입니다. ♣
그믐밤이었던 어제! '공동의 과업'을 잘 마쳤네요. 👍👍👍
오프라인에서 모여주신 도박사님들 모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죄와 벌> 때도 그랬지만 <악령> 때도 흥미진진, 반짝반짝 하는 답변을 많이 올려주신 @호기심연옥 님
책을 다 읽으신 후 깨달은 바를 의미 있게 곱씹어주신 @메이플레이 님 등
온라인에서 열심히 참여를 해주신 도박사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제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이번 모임지기 활동은 저에게도 뜻깊었습니다.
독서모임 회원 자격으로 활동을 해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진도표를 들고 모임지기를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ㅎㅎ
부족한 점이 많았을텐데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신 도박사님들 덕분에 저도 즐겁게, 보람을 느끼며 책을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완독하신 분들은 러시아판 '천왕봉'에서 잠시 쉬시면서 경치도 구경하시고, 기념 촬영도 하시고, 주변 도박사님들과 책 이야기도 더 나누시기 바랍니다. 문학 카드리유도 환영합니다! ㅋㅋ
그리고 4월 22일까지는 이 창구가 열려 있을 것이니 아직 완독을 못 하신 분들도 이 기간 안에 의견을 남겨주셔도 좋겠습니다.
다음 판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이라고 하지요?!
<악령>에서 모아둔 칩을 잘 챙기셔서 다음 산도 잘 오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호기심연옥
그간 모임을 이끄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항상 친절한 답글을 달아주셔서 책을 끝까지 읽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마일씨
어제 모임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 5인조도 '함께 있을 때' 어떤 '큰 에너지'를 얻지 않았을까. 그 에너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지만 표트르 옆에 붙어 있을 수 있게 하지 않았나 하고요. 그래서 그 생리를 아는 표트르가 그리 5인조에 집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요.
악령을 읽는 한 달 동안 문지방 닳도록 그믐플랫홈을 들락거렸던 이유는 분명 책을 계속 읽게 하는 힘을 이 곳으로부터 얻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확신합니다. 이곳에 같이 있기만 해도 아무리 힘든 책이라도 '독서 동지들과 같이라면' 계속해서 읽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게 되는 것,말이죠.
어제의 그믐밤에서도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중에 다른 도박사님들 말씀에 아ㅡ 깨달음을 얻은 것도 많았고 제가 놓쳤던 부분이 언급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침묵은 못 참겠다는 듯 서로 열띠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에너지를 얻었고요, 이 에너지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첫 장을 기분 좋게 열게 할 거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어요.
그믐밤 장소는 물론 훌륭한 다과와 술까지 제공해 주신 수북강녕 대표님과 모임을 이끌어주신 쓰임세님 그리고 그믐 대표님..두 번째 뵙는 도박사님들, 닉네임으로는 익숙하지만 어제 처음 뵈었던 도박사님들..여러분 모두 덕분에 너무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저기 백두대간의 끝 백두산 등반을 위한 잠시의 쉼을 갖고 다시 찾아뵐게요. 모두 같이 올라갑시다!
다음 그믐달 뜨는 밤, 엄마는 또 집을 나갔다.
(이거 소설 속 한 문장 같습니다만;;;)
거북별85
역시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의 도박판은 멋졌습니다. 혼자라면 도저히 힘든 산이었어요.
후시딘님께서 <악령>은 스토리보다는 너무나 개성적인 인물들의 군상이 가득한 대작이라고 하셨는데 항상 스토리 위주로 읽어나가던 습관이 있었는데 <악령>을 다시 읽는다면 각각의 인물들 위주로 살펴봐야 겠습니다. (역시 함께여서 맛있게 읽는법을 배웠습니다.)
<악령>에서 다샤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수은등님께서 <두 도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저도 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어 다음에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고 저장해 두었답니다. (역시 맛있는 책은 함께 공유하는 맛이있지요)
표트르가 가장 드러난 악인이지만 악의 시초는 스타브로긴에서 시작되고 이를 위로위로 가면 바르바라로 올라가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수북강녕님의 여러 시선들로 단편적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들을 여러 부분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미스터리 인물인 스타브로긴에 대한 이야기로 여러 관점에서 나왔는데 티혼신부와의 대화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면이 살짝 엿보였지만 역시나 아무런 감정이 없어 여러 기행들을 일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가장 일찍 <악령>의 고지를 넘으신 스마일님의 추천도서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도 어떤 이야기로 또다시 이끌지 궁금하더라고요.
전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는 동안에 머릿속을 계속 남았던 것들은 <악령>이 '정치팸플릿'으로 쓰여졌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독실한 신자로 무신론자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반대하여 이들을 표방하는 '5인조'를 통해 이들의 무력함 또는 허망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는데 저는 반 공산주의의 개념보다는 현실에 좀더 적용가능한 정치적 지혜를 얻고 싶었는데 그 부분은 제게 좀 부족했었습니다.
그리고 <악령1>에서 나오는 섬뜩한 '루가의 복음서'8장 32-36절의 호수로 뛰어드는 돼지떼와 악령은 누구인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악령을 허무주의와 함께 나타나는 무신론과 사회주의들일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의 악령과 악령에 씌인 돼지떼는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매 시대마다 그 대상은 좀 달라질 수 있겠죠?
앞으로 허무주의와 권태에 빠진 스타브로긴은 점점 더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좀 끔찍한 상상도 오갔습니다. 아무래도 예전의 봉건제와 같은 극심한 빈부격차가 나날이 등장하니까요.
전 어제도 말했지만 스타브로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석영중 교수님의 <도스토옙스키, 깊이읽기>에 나오는 <권태라는 이름의 악>이라는 장이 참 와닿았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스타브로긴은 권태에 빠져 이를 깨뜨리는 행동으로 여러 기행들과 살인에 일조를 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부족함없는 누군가가 아무런 감정없이 이러한 일들을 자행할지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방조하지 않을 수 있을지 궁금하고 답답해지더라구요.
어제 진공상태5님의 내가 가장 경계하는 감정, <악령>을 집중하며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내가 똑바로 볼 수 없는 심연같은 나의 어떤 모습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는 대답을 못했지만 계속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더라구요.
악령은 아니지만 이번에 읽은 정지아 작가님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중에서 작가님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p266 '친구들은 나를 반성주의자 또는 성장애주의자라고 부른다.'
'나의 비극은 내 부모가 빨치산이라서 시작된 게 아니었다.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고 싶다는 욕망 자체가 내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악령>에서 와닿는 인물들은 감상적인 옛구시대 지식인 스테판 트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키, 추상적 모호한 관념에 사로잡힌 알렉세이 닐로비치 키릴로프, 농노의 자식이지만 가슴이 뜨거운 지식인 샤토프입니다.
머리 속에 수많은 허상적 관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슴으로 내려와 실천하게 하는 사람이라면 좋겠지요.
그믐밤마다 멋진 공간과 멋진 이야기들을 제공하시는 그믐과 수북강녕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악령>을 너무나 잘 이끌어주신 쓰힘세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려요. 벛꽃 가득한 계절에 친절한 답변들도 항상 달려주시고 감사합니다.
어제 함께 해주신 스마일님, 작은기적님, 수은등님도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함께 읽고 나누며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수은등
그믐 밤에 무거운 고전을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양한 감상 나누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네요.
판을 깔아주신, 이끌어주신, 함께 나눈 모든 도박사님께 감사합니다.
22일까지 열어두신다니 할 수 있는 만큼 질문에 대한 답도 달아보려고 해요^^
수은등
중권 B 1. 뾰뜨르. 이 인물이 추구하고자 하는 모임?
“들어봐요, 스따브로긴. 산을 평평하게 만든다는 것, 이건 훌륭한 생각이에요, 우꽝스러운 게 아니죠. 난 쉬갈료프에게 찬성합니다! 교육은 필요도 없고, 과학도 됐어요! 과학이 없어도 1천년 동안 쓸 자원은 충분하지만, 복종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세계엔 오직 그것만, 복종 하나만이 부족하거든요. 교육에 대한 욕망 자체가 이미 귀족적인 욕망이죠. 가족이니 사랑이니 하는 것, 그건 벌써 사유화에 대한 소망이라고요. 우리는 이 소망을 죽일 것이고, 우리는 음주와 유언비어, 밀고를 만연시킬 것이며, 우리는 전대미문의 방탕을 만연시킬 것이고, 우리는 온갖 천재들을 구워 삶아서 어린애처럼 만들 겁니다. 모든 것이 하나의 분모를 향해 가면, 완전한 평등이 되는 겁니다. <우리는 기술을 배웠고, 우리는 성실한 사람들이며, 우리에겐 다른 어떤 것도 필요없다.> 바로 이게 최근, 영국 노동자들의 대답입니다. 오직 불가피한 것만이 불가피한 것인데,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온 지구의 표어가 된 겁니다. 그러나 전율도 필요하죠. 우리 통치자들이 염려하는 건 바로 이겁니다. 노예들에겐 통치자가 있어야 됩니다. 완전한 복종, 완전한 무인격성, 그러나 30년에 한 번, 쉬갈료프가 전율을 던져주면, 모두들 오로지 권태롭지 않기 위해서, 어느 지점까지는 갑자기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권태는 귀족적인 감각이니까요. 쉬갈료프쉬나엔 소망이라는 게 없어요. 소망과 고통은 우리를 위한 것이고, 노예들을 위해서는 쉬갈료프쉬나가 있는 거죠.” p643
뾰뜨르가 혼란과 폭동을 통해 이룬 세상은 결국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스가 지켜보는 세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한 통제속에서 부품처럼 살아가며 사소한 일로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고 포상을 받는 그런 세상. 언어를 줄여 단순화하고 과거를 조작하는 무서운 세상이죠. ‘완전한 평등’을 ‘폭력과 혼란’으로 이루려는 목적의 모임 같습니다.
쓰힘세님의 질문을 통해서 네차예프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이 소설이 당시에는 사회고발(?) 소설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요.
2. 스따브로긴을 리더로 원하는 이유는?
세상과 자신에 ‘초연한’ 인물이 갖는 비범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3. 독서 확인을 위한 깜짝 퀴즈? 회의를 원하면 오른손을 들으라고 했는데 갈팡질팡했던 ‘투표’입니다.
- 중권을 한 마디로 : 폭력과 혼동으로 이루려는 완전한 평등의 실체
수북강녕
“ 인간은 자살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때까지의 세계사는 바로 이것에 불과한 거야. 만인을 위한 구원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증명하는 데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최초에 그것을 자각한 자는 반드시 자살해야 한다. - <악령>, 도스토옙스키 ”
『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2011년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24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예심 심사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본심 심사위원들의 추천을 통해 당선된 작품이다. '한국 문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뛰어난 작품' '몇 년 사이 읽은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인 작품' '이 시대 텅 빈 청춘의 초상, 섬찟하면서 슬프다'라는 평을 받으며 문학상 심사 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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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등
중권 C -1. 리자의 죽음 : 혼돈의 세상을 만들고 싶은 뾰뜨르의 계략에 희생량이 된 죽음이고 민중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는 죽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따브로긴이 이를 예상하고 뾰뜨르에게 부탁했던 것도 인상에 남습니다) 리자는 약혼자가 있음에도 스따브로긴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못했고, 타인의 아픔에 무관심한 귀족이지만, 군중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안타까웠습니다.
2. 5인조는 어떤 이들이들? '공동의 과업'이란? : 5인조가 어떤 이들이라고 정리하기가 쉽지 않네요. 공동의 과업을 향해 모였다고는 하지만 뽀뜨르의 계략에 대한 반응은 각기 달랐던 것도 같습니다. 샤또프를 제거하려는 계략의 정점에서 쉬갈료프는 뒤늦게 깨달음을 얻고 단호하게 돌아서기도 했으니까요. 그들이 원했던 과업은 ‘평등한 세상’이고 그것은 민중을 위한 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뾰뜨르의 계략을 통해 자신들을 밀고 할 것 같은 ‘민중의 한 사람’ 샤또프를 해하는 일에 동참합니다. 스따브로긴이 아닌 다음에야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세상을 위한다는 과업에 모순되는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3. 독서 확인을 위한 깜짝 퀴즈: 혼돈의 상징 ‘방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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