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9. 도박사 2탄, 악령@수북강녕

D-29
나는 항상 말이 많지. 즉, 조급하게 서두르면서 많은 말을 하지만, 항상 요점에서 벗어난다네. 왜 나는 말이 많은데 요점에서 벗어날까? 그것은 내가 말할 줄 모르기 때문이지. 말을 잘하는 사람은 짧게 말하거든.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 <제1장 밤> , 도스토예프스키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육체와 영혼의 고귀함보다 불행과 악덕, 욕정과 범죄에 기독교적인 공감을 보여주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소설 『악령』 중권. 정신 분석가와 같이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해부한 독자적인 소설 기법으로 근대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연 그의 대표작이다. 새 소설 구상에 골몰하고 있던 당시 모스크바의 한 대학생이 배신자로 의심받아 동료 혁명가의 손에 살해당하는 네챠예프 사건에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가
모든 게 좋은 일이야, 모든 게. 모든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좋은 것이네.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좋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에게 좋은 것이지만, 자기들에게 좋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들에게 좋지 않은 것이라네. 이것이 사상의 전부일세. 더 이상은 아무것도 없네!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 <제 1장 밤> , 도스토예프스키
대체로 이웃의 불행에는 항상 제삼자의 시선을 즐겁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그 제삼자가 누구는 간에 말이다.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 도스토예프스키
<너의 아버지와 너의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는 오래 살 것이고 부자가 될 것이다.> 십계명에 있는 말이지요. 만약 하느님이 사랑의 대가로 보상 같은 걸 줄 필요를 느낀다면, 결국 당신네들의 하느님은 부도덕한 신인 거예요.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 도스토예프스키
이래저래 마구 헷갈리다가... 上권을 아예 다시 새로 읽고, 마음 정리하고 왔습니다 ^^ 쓰힘세님이 <上권>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보고 인물들을 정리해 보자는 제안을 하신 것이 <中권>에 들어가기 전, 얼마나 마침맞은 일인지 알 갓 같습니다 📌 1. <上권>은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떡밥처럼 던져지는 그야말로 입문 단계 같아요 스쩨빤, 스따브로긴이 핵심 인물로 소개되었지만, (中권에 이미 들어가서 돌이켜 보니) 아직 뾰뜨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시작도 안한' 단계이기도 하네요 그런 차원에서, 上권에 나온 내용에 한정하여, 책 속에서 묘사된 인물들의 특징을 정리해 봅니다 제가 느낀 바는 따로 있을 테지만, 저자 직강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추출해 보았네요 中권을 읽으면서는 사뭇 달라지는 인물들도 있으므로 오직 上권 기준임을 다시 한번 밝혀 둡니다 1. 스쩨빤 시민적 역할 담당, <추방자>, <유형수>라는 자신의 '만들어낸' 상황을 믿고 사랑해 스스로를 오히려 더 높이 평가함 순진하고 무해한 모습을 띤, 업적이 거의 없는 학자. 억압받는 진보주의자 행세로 얕은 논문을 몇 편 씀. 실력없고 게으른 도박꾼이나 시인이자 학자, 시민활동가인 척하는 울보. 김치국 마시기 전문가. 룸펜. 바르바라의 식객. 젊은 시절 대단한 미남으로, 나이 든 후에도 시인 꾸꼴니끄를 연상시키는 멋진 외모 유지 중. 자신이 이념의 선전이라는 고귀한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인식을 같이 하며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들을 필요로 하며, 작은 시골 현에서 '자유사상과 방종, 무신론의 온상'으로 기꺼이 오해받는 허세 만발 모임러이자 선생. 2. 바르바라 고상한 판단만 고려해 하는 여성, 고전주의자이자 문학애호가이자 고결한 숙녀 행세. 꼼꼼하고 치밀한 모습. 상류 사회에 대한 욕구로, 연모하던 시인 꾸꼴니끄를 닮은 '학자 모양새'의 스쩨빤을 후원하며 내세우나, 경제적 지원의 대가로 노예 같은 복종도 요구하며 선을 그음. 키가 크고 누르스름한 피부에 골격이 크며 얼굴은 지나친 말상. 자본가이며 노동자를 착취하는 반동주의자이면서, 새 시대 혁명가와 어울리는 깨인 자인 척, 지식인 사회 진입 열망. 뻬쩨르부르끄에서는 까였지만, 작은 시골 현에서는 먹어 주는 지주 여장부 같으나, 아들을 두려워하는 아들의 노예. 아들이 K 백작에게 이쁨받고, 엄청난 유산을 받을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와 맺어지길 바라며 다샤를 전략적으로 배치. 스쩨빤이 다샤를 예뻐하며 가르치자 교육을 중단, 아들이 다샤와 관계를 갖자 다샤를 노인 스쩨빤에게 시집보내려 함. 3. 리뿌찐 대단한 자유주의자이자 무신론자로 믿어지는 현청 관리. 구두쇠 샐러리맨. 중상모략꾼. 신랄한 이성과 지식욕을 가장. 질투가 심하고 난폭한 독재자였으며, 남은 음식과 양초를 열쇠로 잠가 보관하는 구두쇠에 고리대금업자. 전세계 인류 사회주의공화국을 추구하는 푸리에주의자. 무뢰한. 나약하거나 참을성이 없거나 해롭거나, 아니면 질투함. 혼돈 그 자체. 4. 샤또프 퇴학당한 대학생. 가정교사, 구두닦이, 짐꾼 등 험한 일을 거친 침울하고 과묵한, 열정적 이념주의자. 서툰 몸짓에 덥수룩한 금발, 작은 키에 벌어진 어깨, 두툼한 입술, 숱이 많은 하얀 눈썹, 찌푸린 이마, 무뚝뚝하고 완고하게 내리뜨고 있어 무언가 수치스러워하는 시선. 머리 위에는 한 줌의 앞머리가 가라앉고 싶어하지 않은 듯 항상 위로 뻗쳐 있는, 스물 일곱에서 여덟의 지독히 가난하며 자존심 강한 젊은이. 도시 변두리에 거주. 모임러들을 '추악한 무신론자이거나 무관심하고 음탕한 쓰레기'라고 일갈함. 걸핏하면 화를 내지만 선량함. 이전에 가지고 있던 미숙하지만 올바른 사상을 급격히 바꾸어 버린 것으로 여겨짐. 세 개의 언어를 알고 있고, 영어도 할 줄 알고, 문학적인 작업도 할 수 있음. 5. 비르긴스끼 초라하고 조용하며 순수한 30대의 가난한 관리. 상당히 키가 크지만 지나치게 마르고 어깨가 좁으며 이상할 정도로 숱이 적은 붉은 머리카락을 가짐. 아내가 레밧낀과 바람을 피웠음에도 경솔히 폭력을 휘두르다 전세 역전되어 오히려 무릎 꿇고 사죄함. 신념도 부족하고 어리석은 사람. 6. 레밧낀 다른 지방 출신의 의심스러운 허언증 거인. 비르긴스끼 아내의 불륜 상대이자 식객. 콧수염을 꼬아 대며 술이나 마셔대면서 생각나는 대로 되지도 않는 헛소리나 지껄이는, 속이 텅텅 빈 인간. 정신 이상, 절름발이로 순결을 잃은 여동생을 매일 채찍으로 매질하고 상대남에게 돈을 갈취함. 10베르쇼끄나 되는 키에 살이 쪄 뚱뚱했으며, 고수머리에다 술에 엄청 취해 새빨간 얼굴로 돌아다님. 7. 스따브로긴 어머니가 자기를 몹시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으나 어머니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은 소년. 어머니의 시선이 자신을 집요하게 뒤쫓는 것을 고통스럽게 느낌. 한'때 조용하고 내성적이었음. 어머니의 희망에 따라 군에 입대하고 전도유망한 장교가 되어 상류 사회에 진입. 두 건의 결투에서 한 사람을 주이고 다른 한 사람을 불구로 만들어 병사로 강등되었다, 다시 전공을 세워 장교로 승진. 갑자기 퇴역 후 시골 현에 등장하여 온갖 화제를 뿌림. 스물 다섯 살 정도의 매우 아름다운 청년으로, 옷을 매우 잘 입고 지식+교양을 겸비한 세련, 고상, 우아한 신사. 머리카락은 진짜 새카맣고, 빛나는 시선은 고요하고 밝았으며, 얼굴색은 부드러운 백옥 같고, 홍조는 선명하고 깨끗하며, 이는 진주 같고 입술은 산호빛을 띤 그림 같은 미남인데 혐오스러워 보임. 상당히 큰 키에 엄청난 육체적 힘을 소유. 말이 별로 없고, 품위 있고, 겸손해 보였으나, 저열하고 유치한 짓을 일삼으며 맹수의 발톱을 드러냄. 현명한 뱀. 평생 동안 위험을 찾아다니고 그 감각에 몰두했으며, 그것을 자신의 본성으로 바꾸어 버림. 8. 폰 렘쁘께 신임 지사로, 시골 지주인 바르바라나 얕은 학자 스쩨빤을 대놓고 무시함. 정교를 믿는 마흔 살의 잘생긴 독일계 러시안. 9. 율리아 마흔 다섯으로 다섯 살 연상인 폰 렘쁘께의 아내. 권모술수에 능한 것으로 바르바라에게 폄훼됨. 까르마지노프의 친척. 10.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뚜시나 스따브로긴을 좋아하며 다샤와 그의 관계를 질투하면서, 오히려 질투를 불러 일으킨다며 뾰뜨르에게 접근함. 키가 크고 날씬하며 유연하면서도 튼튼한 몸을 가졌으나, 충격적일 정도로 얼굴 선이 불규칙함. 눈은 깔미끄인처럼 눈꼬리가 처져 있고, 얼굴은 창백하고 광대가 튀어나왔으며, 거무스름하고 홀쭉함. 타오르는 검은 시선에서 당당함과 강력한 거만함이 느껴지며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얼굴을 지님. 자기 안에서 자신의 요구를 만족시킬 힘을 좀처럼 찾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요구를 함. 11. 다샤 (다리아 빠블로브나) 조용하고 온순하며 희생할 줄 아는 성품, 성실하고 겸손한 데다 사려 깊으며 감사할 줄 앎. 타인의 죄. 12. 까르마지노프 유력 인사들이나 상류 사회와의 관계를 자신의 영혼보다 더 귀중히 여김. 완벽한 인내심을 지니고 훌륭한 예의범절을 알고 있지만, 히스테리에 가까울 정도로 자존심이 강함. 누군가 우연히 무관심한 태도로 대하면 병적으로 모욕감을 느끼며 복수하려 함. 키가 아주 작고 점잔 빼는 쉰 다섯이 채 못 되는 노인으로, 얼굴은 제법 불그스름하고 숱이 많은 잿빛 고수머리는 둥근 실크 해트 밑으로 빠져나와 깨끗하고 작은 장밋빛 귀 주변에서 곱슬거림. 깨끗한 얼굴이긴 하나 그다지 잘생기진 않았으며, 가늘고 길며 교활하게 꽉 다문 입술과 약간 살이 찐 코, 날카롭고 영리해 보이는 눈을 가짐. 옷차림은 다소 구질구질하나 옷에 딸린 부속품들은 훌륭한 것들임. 13. 끼릴로프 훌륭한 건축 기사. 단정한 옷차림에 균형 잡힌 마른 몸매와 짙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스물 일곱 살 정도의 젊은이. 얼굴은 창백하면서 약간 얼룩덜룩했고 검은색 눈에는 광채가 없음. 약간 명상적이고 산만해 보이며, 띄엄띄엄 문법에 맞지 않게 말하고 단어를 이상하게 배열하여, 문장을 좀 더 길게 말해야 할 경우에는 뒤죽박죽되곤 함. 러시아에서 자살이 늘어나는 원인과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자살의 확산에 동참하거나 억제하는 이유에 관한 논문 작성. 14. 마브리끼 니콜라예비치 포병 대위. 서른 세 살 가량의 키큰 신사. 미남이고 나무랄 데 없이 단정한 차림새에 처음 보면 딱딱한 얼굴이 인상적.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친절한 사람이나, 말수가 적고 겉보기에 냉정해 보이며 사람들과의 우정을 갈구하지 않음. 📌2. <中권>의 제3장 '결투'에서 스따브로긴의 행동은 한 마디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이해 불가 인물이 스따브로긴 같습니다 中권에 계속 나오는 뾰뜨르의 모습은 아주 단순한 그냥 '악인'입니다 교활하고 간악하며 권모술수에 능하지요 그런데 스따브로긴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결투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집니다 이에 대한 율리아 미하일로브나의 경박한 해석과 스따브로긴의 심정을 볼까요 "스따브로긴이 가가노프와 결투했는데 대학생에게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그렇게 놀랄 일인가요? 그렇다고 자기 농노였던 사람에게 결토를 신청할 수는 없잖아요?" (중략) 그러나 그는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에 대해 떠들어 대는 사교계의 견해를 경멸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스따브로긴은 '어쩌다 이 판에 끼었는지, 속상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즐기기도 하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3. 까드리유인데요 작품 속 많은 인물들을 호와 불호, 그리고 중간으로 나눈다면 이렇게 자선 사업을 벌이는 율리아는 아무래도 불호 쪽으로 두고 싶습니다 남편인 폰 렘쁘께 지사가 몰래 소설 쓰는 것은 겨우 허락했지만 종이 모형 만드는 것에는 질색하는 율리아가 뾰뜨르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네요...
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주시니 도움이 되네요! 그러고 보니 '폰 렘쁘께'도 '잘생겼다'는 표현이 나왔었네요. ㅎㅎ 카드리유. 정답니다! 저도 율리아 같은 인물을 무척 싫어합니다. 뾰뜨르 같은 인물에게 휘둘리는 거 보면 율리아는 바보스러우면서도 위험한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 정도 자리에 있다면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은 위험한 거나 다름 없어 보여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인물을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고 책에서 묘사한 그대로 옮겨주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중>권 읽다 넘 헷갈렸는데 심기일전해보겠슴다~
[ 중권 - 10장까지 ] 📌1. '네차예프 사건'을 찾아보니, <익령>의 뾰뜨르는 네차예프를 빗댄 악인이라는 해석이 나오네요 스따브로긴은 도스토옙스키가 쓴 작품 속 인물 중 작가 자신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하니 읭? 하는 심정입니다 ^^ 뾰뜨르가 전통적인 귀족 사회, 전제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은 구시대 꼰대 그 자체인 아버지 스쩨빤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 같기도 합니다 대대로 물려받은 유산을 바탕으로, 일하지 않고 농노를 부리며 살아가는 귀족과, 그 언저리에서 생계를 의탁하는 식객에 대한 깊은 혐오가 깔려 있는 것 같아요 모임을 결성하고 5인조를 연계한 것은 상호 감시와 조장,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 달성'을 하고자 함이었겠지요 사회 전복이나 범죄 행위를 일대일, 개인으로 권유하고 도모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진보적인 깨인 사람 여럿이 함께 치열하게 논의하고 결연하게 약속한 일인 척, 납득시키고 각인시키는 것이 간교한 술수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추진하는 일이 '일반인을 죽이고 강도짓하려는 것이 아닌, 정치 살인'이라는 궤변을 설파하고 동의를 얻기 위함이지요 뾰뜨르가 '뭔가'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임 전후로 동분서주한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스따브로긴은 이에 대해 '자네 무리들의 눈을 멀게 하기 위해 샤또프의 피를 필요로 한다'고 정확히 말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리저리 엮인 범죄들로 스따브로긴에 대한 권력도 얻으려고 하는 것이지요 결국 범죄에 공동 참여시키거나 범죄를 행하게 하여 그 사람을 휘어잡고 자기의 권력과 돈을 확보하려는 것이네요 "사회 소설을 쓰거나 관청에서 몇천 년 후 인간의 운명을 미리 결정해 종이 위에 기입해 두는 느린 길을 원하십니까? 그 사이 당신 입을 향해 날아왔다가 그 입을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마는 익힌 고깃덩어리는 전제주의가 꿀꺽 삼켜 버릴 것입니다. 아니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결국 인류의 속박을 풀어 주고 그들이 자유롭게 사회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그것도 종이 위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게 해주는 빠른 결정에 매달리시겠습니까? 종이 위에서의 느릿한 몽상에서라면 전제주의는 백여 년 동안 1억 개의 머리 정도가 아니라 5억 개라도 먹어 버릴 텐데요. 불치병 환자는 종이에 어떤 처방을 써주어도 어쨌든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 두십시오. 오히려 시간을 지체해서 썩기 시작하면 우리도 감염시키고, 아직까지는 의지할 수 있는 모든 신선한 힘들을 못 쓰게 만들 테고,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되겠지요. 거북이 걸음으로 늪 속을 걸어가겠습니까, 아니면 전속력으로 늪 위를 통과해 가겠습니까?" 질문은 막연했지만, 무섭도록 유혹적이었다. (뾰뜨르의 말) "입회라는 것은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적어도 일대일로 이루어져야지, 스무 명이나 되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아니라는 겁니다." (절름발이 선생의 말) 📌2. 뾰뜨르는 뭣도 아니니까요 뾰뜨르는 식객의 아들, 식객일 뿐이니까요 (남의 집에 방문해 아침부터 커틀릿과 커피, 와인을 축내는 모습이라니) 약자들의 혁명, 하층민들의 해방과 진정한 자유주의를 외치면서, 부유한 지주, 성골 지식인을 리더로 필요로 하고 있으니 꽤나 아이러니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인간>이 <의심할 바 없는 귀족>이라는 사실 외에도 현에서 가장 부유한 지주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그들에게 대단히 도움이 되는 인물이자 행동가가 되지 않을 수 없으리란 것이었다. (중략) "자네는 우두머리이고, 자네는 힘이야. 나는 기껏해야 자네 옆에 있는 비서에 불과하다네. 우리는 한배를 탈 거야. 단풍나무 노에 비단 돛을 달고." 📌3. 회의 중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투표'로 정한다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참석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 표씩을 주겠다는 발상은 상당히 민주적으로 보입니다 스따브로긴이나 뾰뜨르, 또는 여학생이나 장교, 김나지움 학생 등 특정인에게만 발언권이 쏠리는 것보다야, 귀족의 결정을 농노들이 경청하고 받아들이는 것보다야, 상당히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게 아닐까요
1-1. 저는 중권 이후부터는 뾰뜨르가 주인공이었네? 이런 소리가 자꾸 나오더라고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적절히 잘 이용하고, 상황을 잘 포장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2. 결국엔 부유한 지주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것인지... 스쩨빤을 모욕하면서도 사실은 스쩨빤과 닮은 모습이 보입니다. 1-3. 갑자기 '투표' 발언이 나와서 황당하다 생각하면서 내게 된 문제인데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민주적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을 망치지는 않아요. 이 사람이건 저 사람이건. 그러나 정신이 멀쩡한 사람은 망치게 될 것 같소. 나는 정말 비열하고 추악한 인간이라서 말이오. 다샤, 당신이 말한 대로 <최후의 순간에> 정말로 당신을 소리쳐 부를지도 모르지. 당신은 정신이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오겠지. 당신은 왜 스스로를 망치려 드는 거요?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 p.143, 도스토예프스키
악령(중)(열린책들 세계문학 58)육체와 영혼의 고귀함보다 불행과 악덕, 욕정과 범죄에 기독교적인 공감을 보여주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소설 『악령』 중권. 정신 분석가와 같이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해부한 독자적인 소설 기법으로 근대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연 그의 대표작이다. 새 소설 구상에 골몰하고 있던 당시 모스크바의 한 대학생이 배신자로 의심받아 동료 혁명가의 손에 살해당하는 네챠예프 사건에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가
3권은 난장, 난장, 이런 난장판이 없군요! 🤪😱 1,2권에 비해 3장은 페이지가 더 잘 넘어가는 것 같아요. 다들 힘내세요! ✊️
스마일님 덕분에 기대되네요~ 읽고는 읽는데 제가 포인트를 잘 못찾는거 같았거든요~ㅜㅜ 어디에서 <악령>을 선혈이 낭자한 소설이라고 소개한 부분이 있던데 3권이 그런가요???
지옥불입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악령> <중권>을 마치고, <하권>을 열어보며... ♣ 안녕하세요. 쓰힘세입니다. 어느새 <악령> <하권> 앞에 왔네요!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애쓰셨습니다. 모두에게 박수를!!! 저는 개인적으로 <상권>보단 <중권>을 좀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의 앞장 '등장인물'에 언급되는 인물들이 거의 다 나왔기에 인물에 대한 나름의 정리도 해볼 수 있었고요. '뾰뜨르'라는 인물이 참 간교하고 얄밉게 느껴지면서도 흥미진진함을 더해주었던 것도 같습니다. <하권>에선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스마일씨 님 말씀처럼 <하권>은 좀 더 빨리 넘어가는 느낌이고, '난장'이 맞습니다. ㅎㅎ 😁 일단 오늘은 <중권>을 정리해보자는 의미로 이번에도 간단한 논제(?) 하나 준비했습니다. <상권>과 같이 <중권>을 읽으며 느낀 바를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 1. 여러분이 읽은 <악령> <중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럼 이제 <하권> 진도표 나갑니다! <중권>처럼 <하권>도 범위를 넓게 잡아봤습니다. 물론 챕터별 미션이 없는 날에도 지금처럼 편하게 의견 나눠주시면 됩니다. 독해가 어려운 문장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은 ‘문장모음’을 적극 활용해 주셔도 좋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진도표 일정대로 못 오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올라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 <하권> 읽기 일정 📌 📌 * 각 챕터별 미션은 읽기 둘째 날 오전에 나갈 예정 -4월 11일, 12일, 13일, 14일: ~180p(4장까지) -4월 14일, 15일, 16일, 17일: 181~420p(부록까지) -4월 18일: 하권 정리 및 오프모임 안내 **4월 19일: 오프라인 모임 -4월 20~22일: 자유 소감 나눔, 마무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예열 그럼 저는 4월 12일에 몇 가지 질문을 들고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악령>의 중권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지러운 사회만큼 어지러운 사람들!! 처음에는 악령을 스타브로긴을 의심했는데 표트르 스테파노비치가 악령에 씌인 인물같네요. 표토르와 표토르 주변의 인물들이 앞으로 어떤 일들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산기슭의 우글거리는 돼지떼에게 마귀들은 들어가게 해달라고 예수에게 간청한다. 악령이 들린 돼지떼들은 비탈을 내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 돼지떼들은 누구이고 이 악령들은 누구일까? 처음에는 스타브로긴을 의심했는데 중권에서는 스테판의 아들 표트르 스테파노비치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하권도 기대합니다.
저도 쓰힘세님 처럼 중권이 더 재미있었어요! 뾰뜨르의 실체도 밝혀지고! 1. 상권까지는 빌드업에 불과했다. 악령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권! 그리고 길고 긴 빌드업 끝에 재미있는 후반부를 맛보면서,19세기에 쓰여진 다른 소설들도 너무 내용이 많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차후에 혼자서도 읽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오! 저와 정말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시는군요. 저도 이번 책 읽으면서 혼자서 다시 읽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벽돌책들 중에서 '혼독 목록'도 정리를 해보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얻으셨다니 기쁩니다!!! 🙌
저는 악령을 읽지 않았지만 스타브로긴에 대해선 한두 번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악령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스타브로긴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상권을 읽고 중권을 다 읽은 지금 표트르가 가장 비중 있는 주인공이 아닌가 싶습니다. 표트르의 사악함과 간교함이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니깐요. 어린 시절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그가 성장해 귀족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핸디캡을 증폭시켰던 것 같고, 일련의 밀려드는 사상들이 마치 구원자처럼 그를 유혹하고 세계를 전복시키고픈 계획을 꿈꾸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표트르가 무서운 건 그는 절대 '보통'의 모습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조금만 자신이 튀면 금세 바보인척 굴고..누구든 그를 의심하지 않도록요. 평범함 뒤에 숨겨진 그의 비범함과 사악함을 쉽게 눈치채지 못하지요. 저는 누구보다 표트르의 최후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 中권 요약 ] "진리가 그리스도 밖에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다 해도, 진리와 함께 있기보다는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쪽을 택하겠다." "사회주의는 그 본질상 무신론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바로 첫 문장부터 자기들은 무신론적 조직이며, 특별히 과학과 이성의 원칙 위에 자리잡으려 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성과 과학은 민중의 삶에서 창세 이래 지금까지 항상 부차적이고 종속적인 임무만 수행해 왔으며, 종말까지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바야흐로 진작부터 과학의 시대였던 현대 사회 속의 부활절을 보내며, 스따로브긴과 뾰뜨르의 사상, 그들이 열렬히 받아들이고 또 알아차리지 못한 채 열렬하게 개작해 버린 그 사상을 함께 한 주말이었습니다 ^^ 📌 1. <上권>은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떡밥처럼 던져지는 그야말로 입문 단계라고 여겼는데, <中권>은 '악행의 확장, 혼란의 전조 분위기 물씬'입니다 스따브로긴은 '어머니가 자기를 몹시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으나 어머니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은 소년'으로, 어머니의 시선이 자신을 집요하게 뒤쫓는 것을 고통스럽게 느끼며 떠난 후에도, 어머니의 아끼지 않는 송금을 받으며 짐승 같은 짓을 거듭한 인물이지요 뾰뜨르는 '낳아준 어머니에 대해 의심하는 아버지, 평생 동안 아들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았던 게으름뱅이 식객, 자발적 하인으로 사교계 여왕에게 빌붙은 아버지'를 혐오하며 세상 전복을 꿈꾸는 인물이고요 드러난 악인, 살인청부업자마저도 '짚신보다는 구두에 대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 더 낫다'고 비아냥대는 가운데, 짚신 뾰뜨르와 구두 스따브로긴의 기행이 가득한 <中권>이었는데요 한편, 도박 빚을 갚지 못해 권총 자살한 어린 소년의 시신을 모두가 구경 가는 장면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불안했던 저 두 주인공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현 사람들 모두에게서 경박하고 사악한 악의 기운이 충만함이 느껴져 소름이 끼치더군요 생명에 대한 경시, 무너진 도덕심에 대해 생각해 본 <中권>이기도 했습니다 下권은 그야말로 난장, 지옥불 맞네요 오프모임에서는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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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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