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9. 도박사 2탄, 악령@수북강녕

D-29
바르바라는 스타브로긴이 상류사회에서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니 다샤가 아무리 딸처럼 어여뻐도 며느리감은 절대 안 되는거죠. 프로슈머님처럼 친정쪽이 너무 기우니요.
<2.3장> 1. "한쪽은 그를 신처럼 숭배했고, 다른 쪽은 그를 원수라도 되는 양 증오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제정신이 아닌 건 마찬가지였다. 일부는 그의 영혼 속에 숙명적인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특히 매혹 되었고, 일부는 그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마음에 들어하기도 했다." (열린책들 67쪽) 스따 브로긴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모두의 관심의 중심에 있는 것은 분명한데, 영혼 속에 숙명적 비밀이라든지, 살인자라는 표현에 왠지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상한 일탈행동을 수습하려는 것이 바르바라 부인의 행동들이 아닐까요. 일탈의 행동의 하는 스따부로긴이 농노의 딸 다샤에 관심을 두니 이를 막기 위해 스쩨반과의 결혼을 주선하는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2.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는 인간이 새로운 인간이 될 것이며 즉 신이 된다는 말은 무신론의 주장인 듯 했지만, 현재 인간은 고통과 공포를 느끼기에 이겨내지 못하는 존재이므로 신을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런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는 인간, 신과 같은 존재에 대한 찬양의 말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존재가 이 <악령>에서 누구일까요? 솔직히 끼릴로프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싶지가 않네요. 3. 33살 차이라니 엄청나네요.
<2장>1. 스따브로긴은 정말 미스테리한 인물인거 같습니다. 스쩨판을 쥐락펴락하는 바르바라의 아들이기에 더 궁금한 인물입니다. 우선 스따브로긴은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악령에 싸인 인물같은 묘사부분이 있는데요. p75 그는 말수가 적고 느끼함 없이 우아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겸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도시의 그 누구보다 용감하고 자신만만했다. (...) 치아는 진주알 같고 입술은 산호같아 절세 미남 같으면서도 동시에 혐오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그의 얼굴이 가면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있었다. p78니콜라이는 클럽에서 가장 존경받는 어르신인 파벨 파블로비치 가가노프 의 코를 움켜쥐더니 홀안을 두 세 걸음 정도 질질 끌고 다녔다. 일말의 후회도 없이 악의에 찬 즐거운 미소를 짓던 (...) p82 니콜라이는 마담 리푸티나를 일으켜 세워 춤을 춘후 ㄱ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입술에 연이어 세 번쯤 키스를 그것도 단맛을 쪽쪽 빨아 먹듯이 하고 말았다. 가엾은 여인은 너무 놀란 나머지 기절하고 말았다. p86 니콜라는 짜증스러운 듯 초조하게 듣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이반 오시포비치의 귀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흥미진진한 비밀을 귀띔해 주는 대신 귀의 윗부분을 이빨로 살짝 깨문 다음 상당히 힘껏 잘근잘근 씹었다. - 니콜라가 왜이런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는 지극히 교양있는 사람처럼 우아하게 행동하다가도 돌연 악마같은 모습을 보이는데요. 그가 앞으로 악령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좀 의심을 가지고 그의 행동을 지켜보게 됩니다. 전 스쩨판과 다샤의 결혼을 추진하는 예민하고 짜증스러운 바르바라의 행동도 놀라웠습니다. 자신의 연인같았던 스쩨판과 자신의 양녀 다샤의 결혼을 추진하는... 둘 다 자신의 곁에 영원히 묶어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신지... 바르바라와 그녀의 아들 스쩨판의 기이한 행동들이 아주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신기했습니다. 자신들의 재력과 힘으로 주변인들을 쥐락펴락하려는 모자의 모습이 인상적인 장이었습니다.
저도 현재로서는(상권) 스따브로긴이 '악령'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르바라는 그런 악령의 어머니이고, 스쩨빤은 악령의 어린 시절 그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가정교사였고... 바르바라의 아들로서 태생적으로, 스쩨빤의 제자로서 후천적으로 훈육되어 이런 괴상한 인물이 완성됐다는 의미처럼 생각해보기도 했네요. 정말 다양한 해석을 해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이고,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
2. 솔직히 전 나와 끼릴로프의 대사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ㅜㅜ 하지만 이 문장을 그냥 곱씹어본다면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는 인간, 행복하고 당당한 새로운 인간이 나타날 것이며 이는 그가 스스로 신이 될거라고 합니다. 2.3 장의 바르바라와 스타브로긴의 기행적인 행동들 하지만 이들이 사회적으로 힘을 가진 계층임을 보면 이당시 사회 자체가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간절히 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삶은 고통이지만 이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는 인간이 새로운 신처럼 우리를 구원할 거라는 뭔가 구원자적 바람을 말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당시에 여러 사상과 학문들의 연구가 나오며 그들 중 누군가가 그들의 구원자적 역할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3. 33살입니다. 다샤는 20살 스쩨판은 53살 아저씨입니다. 다샤는 바르바라의 양녀이기에 그녀의 이런 부당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p106 바르바라가 스째판에게 하는 말 당신, 웃을 때 침이 고이기 시작하네요. 벌써 삭았다는 소리야! 웃는 모양새도 이제 이상해졌고.. 맙소사 고약한 버릇이 엄청나게 많이 생겼군요! p 124 스무살이나 된 어린애죠, 다행히도! 제발 눈알 좀 굴리지 말아요. 지금 연극하는 게 아니잖아요. 당신은 몹시 현명하고 학식이 있지만 인생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당신을 꾸준히 돌봐 줄 유모가 있어야 해요. 내가 죽으면 당신은 어떻게 되겠어요? 그애는 당신에게 훌륭한 유모가 되어 줄 거예요. 겸손하고 신실하고 신중한 처녀예요. 바르바라가 스쩨판에게 하는 말들은 거의 악플 수준이다. 이런데도 계속 함께한 이유는 그녀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 때문일까?
스테판과 바르바라 사이의 관계는 리쌍의 노래 같은 느낌이에요.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리쌍! 찰떡입니다! 😆 😆 😆
ㅎㅎ 그렇네요... 생각지 못하던 것들이 여기서 배경음악까지 구체화되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이미지화 하면 더 기억에 잘 남겠지요...^^
뭐 뭐니 뭐니해도 '머니' 때문 아닐까요. ㅎ
ㅎㅎ 그렇겠죠!! 자본주의 사랑^^ 전 이해할 수 없는 커플이라....앞으로 바르바라, 스쩨빤과 다샤의 이들 삼각관계도 흥미롭네요.
1. 저도 쓰힘세님 처럼 스따브로긴이 악령이 들렸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기행을 할 때 '정신 나간 사람'과 같은 표정을 짓는다든지, 스스로도 당황한다든지, 그리고 구치소의 쇠창살과 유리창을 부순 사건에서는 '극도의 망상 장애'에 빠져있었다고 묘사되어 있어서요. 다른 사람을 망신 주는 행동은 그래도 악령에 사로잡혀서 했다기에는 조금 사소한 잘못인 것 같은데,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가 의심되는 일련의 소문들을 보면 나중에 더 큰 악행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긴장하면서 지켜보게 돼요. 저는 바르바라의 결혼 추진을 어긋난 모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아들이 무엇인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의심스럽다면 병원을 보내거나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의존해온 사람들을 희생시켜 그 잘못을 덮으려고 하니까요. 처음 읽을 때는 쓰쩨빤이 괜히 넘겨짚고 호들갑 떠는거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답변을 하기 위해 2번째로 읽다보니 많은 암시들이 있네요. 리자베따 엄마가 다르샤 때문에 니꼴라와 리자베따가 다툰 것 같다고 한 것 부터 시작해서 니꼴라가 레뱟낀의 동생을 성폭행 했다는 소문을 리뿌찐이 전해주기도 하구요. 2. 저는 키릴로프의 주장을 이렇게 이해했어요. (1) 사람들은 고통과 내세를 두려워해서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2) 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죽음이 반드시 고통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3) 산다는 것도 내세와 마찬가지로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공포로 이루어져 있다. (→(3)은 키릴로프가 명시적으로 주장한 것은 아니고 '삶이 공포다'라는 말 등 문맥으로 추론한 것입니다) (4) 그렇다면 산다는 것이나 죽음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죽음을 특별히 두려워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저는 (3)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현생에서도 알 수 없는 일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현생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데 비해서 내세는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잖아요. 예측 불가능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 내세를 더 두려워하거나 내지는 꺼려하는 것에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굳이 예측 가능한 현생이 있는데 다들 자살을 선택할 것이다? 저는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삶과 죽음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인간이 행복하거나 당당하거나 신과 같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현생이 얼마나 고통이고 공포인지도 사람이 처한 상황마다 다를텐데, 저라면 더 큰 고통과 공포가 있을지도 모르는 내세로 가기 보단 현재의 고통과 공포를 좀 더 완하시키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3. 다샤 20살 스쩨빤 53세로 33세 입니다. 다샤가 스쩨빤과 결혼하라는 말에 어쩜 그렇게 태연하게 그러겠다고 대답할 수 있었는지 의아합니다.
1-1. 바르바라를 아들의 노예로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저런 정황으로 보면 정말 '어긋난 모성'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들의 잘못들을 주변인들을 희생시키는 방법으로 막으려 한다는 점에서 바르바라는 스따브로긴이라는 악령에 씐 캐릭터 같아요. 스따브로긴은 악령 그 자체고요. 1-2. 정말 '여기'나 '저기'나 고통과 공포가 있긴 하지만 '여기'는 그나마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네요. ㅋㅋ 저는 끼릴로프의 말에 막연히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해석해주신 걸 읽다 보니 그의 생각이 합리적이지 않을 뿐더러 허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석영중 교수님도 이 허무주의를 그렇게 바라보신 거 같고요. 1-3. 스쩨빤이 33살에 다샤가 태어난 거니까...너무합니다. ㅠㅠ
[ 상권 - 1장 ] 📌1. 스쩨빤은 허세가 있고, 게으르며, 우유부단하고, 객관적 논리적인 사고보다는 자기 위주의 망상을 하는 편이네요 ("스쩨빤 뜨로피모비치는 점점 더 갈팡질팡하며 여러 가지 의심으로 괴로워하다가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한두 번 울기도 했다. 그는 꽤 자주 우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악행을 저지른 것이 없고, 대놓고는 누군가의 돈이나 다른 것을 노리지 않으며,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데다, 돈많은 미망인 바르바라의 친구이기 때문에 '존재감이 없지 않은' 사람이군요 독립적이지 못하고 바르바라에게 생활과 관계를 많이 의탁하고 있는, 물색없는 인물입니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에 나오는 '김훈장'이 떠올랐는데요 마을에서 어느 정도 지식인으로 인정받으며 '한량'이나 '룸펜'은 아니지만 이쪽저쪽 더불어 말만 많은 인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2. "우리에게서는 선한 것도 좋은 것도 모두 게으름에서 생겨난단 말일세. 모든 것은 우리의 지주 귀족적이고, 사랑스럽고, 교양 있고, 변덕스러운 게으름에서 생겨나지!" vs "당시들이나 우리들은 지금 모두 추악한 무신론자이거나 무관심하고 음탕한 쓰레기일 뿐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모두 지나치게 극단적인 것 같습니다 자기자랑도 심한 한편,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 어울리는 대화라기엔 논리랄 게 빈약하고 경솔하기도 합니다 스쩨빤의 대사 "그는 우리를 가르치려 들었다" 에서 보듯이, 가르쳤고, 배운 것이 아니라, 가르치려 들기만! 하는 대화 같네요 ^^ 📌3. 검은색 프록코트 어릴 적 서양 고전문학을 읽을 때면 '카디건(몇십 년 전에는 이런 이름도 없었어요)' '케이프' 등, 의복의 특정 종류를 지칭하는 어휘가 신기했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프록코트'에 대해서도 궁금했는데, 오늘 사진도 찾아보고 퀴즈도 맞추며 확실히 기억하게 된 것 같습니다 ^^
1-1. 앗! <토지> 김훈장.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1-2. 허세가 묻어나는 대화들이 정말 많은 거 같습니다. '악령'이 이 허세덩어리들을 의미하는 건가 싶기도 해요. ^ ^ 1-3. @스마일씨 님이 말씀하신 쿠콜니크의 초상도 찾아보세요~
@스마일씨 님께서 쿠콜니크의 초상화를 올려주셨네요. ㅎㅎ 아래 링크 보시면 그림 나와요. https://www.gmeum.com/blog/3540/1020
2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첫 부분에서 묘사된 스쩨빤의 교육자적 자질입니다. 그가 니꼴라이의 교사로서 보인 면모는, 뜻밖에도 좋은 선생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쩨빤 뜨로피모비치는 친구의 가슴 깊숙한 곳의 줄을 건드려 막연하지만 영원하고 신성한 우수의 감각을 처음으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선택받은 영혼이라면 한번 맛보고 경험한 뒤 결코 값싼 만족감과 바꿀 수 없는 그런 우수였다(이 세상에서 극도의 만족감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그것보다 우수를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쓰레기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사람이네요.
저는 이 부분에서 (그것이 긍정인지 부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스쩨빤이 교사로서 자신이 가르친 학생에게 어떤 엄청난 영향을 주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건 느낄 수 있었어요. 😁
열기가 대단해요. <악령,상> 손에 넣어 탑승합니다.
@작은기적 어서 오세요 문 열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
환영합니다!😊천천히 진도 따라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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