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4. 조현병의 모든 것

D-29
요약하면, 유전자가 조현병의 원인 제공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 역할은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미미하다. 감염이든 다른 것이든 특정 환경 요인에 노출될 경우 조현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취약성 유전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게다가 조현병이 기본적으로 유전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좋은 소식으로 볼 수 있다. 정말 조현병이 유전질환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비유전적 원인들이 고치기가 더 쉽다.
조현병의 모든 것 5장 조현병의 원인, E 풀러 토리
@장맥주 말씀대로 법철학적으로 어려운 논의가 되겠네요. 제가 아는대로만 말씀드리면 형벌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형벌의 목적이 갱생 및 교화에 있다면 조현병 환자들이나 종교에 빠진 분들은 어느 정도 참작을 해줘야겠죠. 하지만 형벌의 목적이 정의, 말 그대로라면. 모든 이들의 사정을 고려할 수는 없겠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분들은 피해자 및 사회 전체가 될테니까요. 다만 제가 이와 같은 논의들에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는 건 감정입니다. 법 형식과 내용과 상관없이 여론이나 감정에 의해 판결에 영향을 주려고 하거나,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때로는 판결에 영향을 준 사례도 있는 것 같아서요.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요. 안인득에게는 무기징역 시스템교에 빠진 어머니에게는 감형된 형량. 판결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조현병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에게 판결되는 그 프로세스가 단순히 감정에 의해서가 아닌, <조현병의 모든 것>과 같이 과학적 사회학적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 입니다.
저 역시 오래 전부터 품고 있던 의문입니다. 죄형법정주의라는 틀이 막아주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다를 게 없는데 범인에 대한 선고 형량은 들쭉날쭉하지 않나. 결국 여론이 판결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그 여론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군중의 감정에서 나온 것 아닌가. 자비심이든, 복수심이든. 판사나 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인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니라면서 분개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가끔 시니컬해질 때 대한민국 헌법 1조는 국민정서, 2조는 장유유서라고 비꼬기도 합니다.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들은 엄청나게 지독한 낙인을 짊어진 채 살아야 한다. 조현병에는 현대판 나병이라 할 만큼 심한 낙인이 따라붙으며, 일반 대중은 조현병에 대해 경악스러울 정도로 무지하다.
조현병의 모든 것 13장 대중의 눈에 비친 조현병, E 풀러 토리
정신질환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낙인이 그토록 강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폭력에 대한 공포 때문으로 보인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증이 있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폭력적인 사람들로 인식된다. (…) 다시 말해서 정신증 환자는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이 과거보다 오늘날 더욱 강력해졌다.
조현병의 모든 것 13장 대중의 눈에 비친 조현병, E 풀러 토리
예전에 제가 있던 교회는 서툴긴 했지만 조현병 환자들을 종종 돌보았습니다. 안타까우면서도 마땅한 다른 대안이 그때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의 의료계 사정을 봐도 조현병 환자들을 위한 사회적 의료시스템이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네요.
개개인 차원에서 마주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건 분명해 보입니다. 제 아는 동생이 제가 돌보던 환자에게 스토킹을 당했는데, 여러 명이 함께 대응해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려고 했으면 사법시스템으로 해결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겁니다. 저도 교회에 있을 때는 함께 대응할 여지가 있어서 환자를 돌보았지만, 그런 공동체가 없는 지금은 개인적으로 그 환자들을 돌보아달라고 하면 못할 것 같네요.
그렇죠.. 저자도 적극적인 입원치료를 강조하네요. 한국에서도 탈원화 운운하는 분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최소한 이 책은 읽고 탈원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현병이 있다고 해도 성욕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니 굉장히 위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죠.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의 저자도 책에서 탈원화에 대해 거의 분개하는 어조로 반대 의견을 펼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영화화한 《아버지의 깃발》의 공저자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세계적 저널리스트 론 파워스가 자신의 두 아들에게 찾아온 약탈자 같은 질병인 조현병에 무너진, 그러면서도 그 병과 싸우기를 멈추지 않은 가족의 연대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평생을 글과 함께 살아온 저자가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자기 자신과 약속했던 이야기인 조현병을 앓는 사람과 그 가족들의 내밀한 일상과 함께,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혐오하고 멸시해왔는지, 그
저는 조현병 환자들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대한 적이 없어 말하기 조심스럽네요. 하지만 아무리 편견을 버리라고 해도 겁이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은 위험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위험한 환자와 위험하지 않은 환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위험성을 예측할 수도 없을 때 평범한 개인이 취하게 되는 최선의 전략은 일단 피하는 것 아닐는지요. (저는 지하철에서도 종종 이상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자리를 옮기곤 합니다.) 요한님 말씀 듣고 보니 개인과 사법시스템 사이의 공동체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오늘 다 읽었어요... 조현병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저 역시 어릴 때의 억압이나 이런 것과 조현병이 관련이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병이 아니네요. 유병율도 엄청나고(전 인구의 1%) 여기에 이 병이 보통 스물을 전후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일생의 기회를 거의 다 놓치게 되죠. 제 생각에는 우리 시대에 가장 덜 알려진 치명적인 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들이 부분적으로라도 사회에 복귀해서 의미있는 일을 해야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 다음에는 '경계선 지능'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사실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시한폭탄이 바로 이들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90년 경에 노가다를 했는데 당시에만 해도 경계선 지능자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경계선 지능이면 편의점 일도 제대로 하기 엄청 힘듭니다. 거의 모든 일이 상대적으로 고도의 지능을 가져야만 가능한데 경계선 지능은 이게 불가능하고 더구나 사회복지 도움도 받기 힘듭니다. 이들은 거의 15%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사회복지에 넣는다면 사실상 국가가 유지되기 힘들 겁니다. 지금 현실에 15%의 국민이 장애인으로 등록한다면? 그 누가 그걸 감당할 수 있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잘 정리된 책을 읽어보고 싶군요. 개인적으로 조현병을 앓는 분들을 위해서 조그마한 봉사활동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경계선 지능에 대한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시한폭탄도 이만한 시한폭탄이 없을 텐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특정한 개인을 가리켜 할 수도 없는 얘기이고, 막연하게 추상적인 논의조차도 시작하기 어려운 상태일 것 같아요. 엄연히 존재하는 문제이지만, 그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혐오와 차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아마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제일 먼저 그 프레임으로 비난을 받을 것이고) 그래서 아무도 그런 이슈가 존재하지 않는 듯 구는 게 현 상황 아닐까 싶네요. ‘보통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지적 능력, 도구 조작 능력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낙오되는 그룹은 점점 커질 테고요.
경계선 지능 문제를 잘 정리한 책이 있다면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영국 과학 저널리스트 마이클 핸런의 『과학이 아직까지 풀지 못한 10가지 질문』이 있는데, 이 책의 한 챕터가 ‘머리가 나쁜 것도 일종의 장애이다?’입니다. 여러 문제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대중 교양서이고, 경계선 지능 이슈를 깊이 다루지는 않습니다만 이 챕터에서 대답하기 대단히 곤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머리가 나쁜 사람은 살아가기 어렵지 않은가, ‘성공’을 하기도 어렵고, 놀림감이 되는 순간도 많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들의 그런 어려움을 덜어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 검색해보니 책은 절판이네요.
과학이 아직까지 풀지 못한 10가지 질문(양장본 HardCover)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열 가지 주제를 뽑아 엮었다. 성과중심주의, 합리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인간중심, 생명체중심의 과학이 나아갈 방향을 유머와 위트를 통해 과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철학적 나침반을 제공한다. 《과학이 아직까지 풀지 못한 10가지 질문》은 비만도 전염병인지, 영원불멸의 삶과 초과학, 시간의 개념과 리얼리티, 우주는 과연 살아 있는가 등에 관한 10가지 질문과 그 문제에 관한 과학적 이론, 그 이론들이 설득력이 없는 이유를 다룬다
그리고 이 책 한 번 추천 드려봅니다. 인류애가 아쥬 넘쳐나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핵폭탄같은 환자 사랑에 꺼이꺼이 울었던 1인 드림. Ps. 어찌되었든 환자를 그토록 비난하는 게 맞습니까? 전에 종현씨 사례에서 의사가 환자를 편하게 안해주고 비난하고 그랬다는데 그게 더 그를 갈 곳 없게 만든게 아닌가 했었거든요. 샤이니 팬은 아니었지만 🤔
마음을 앓는 사람들
의사들이 왜 그리 환자를 꾸짖는지 모르겠습니다. 안과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혼났던 경험이 많네요. 한국 의료제도 때문일까요? (박재영 작가님의 『개념 의료』를 읽으면서 느낀 바 컸습니다.) 아니면 환자들은 영원한 약자일수밖에 없고 의사들도 그걸 알기 때문일까요? 저는 치과는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곳을 다니는데, 그곳 치과 선생님이 아주 친절하셔서 그렇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 잘 담아놓을게요!
예전에 가르치던 애가 꿈이 걸그룹이었는데 저는 작가였구요 ㅎㅎ 꿈을 이루면 만나쟈! 했었는데요~ 안경을 쓰고 있어서 렌즈를 끼면 춤출 때 편하다고 했다가 엄마 몰래 용돈으로 사왔다고~ 엄마는 반대했지만 결국 쇼부?쳐서 ㅎㅎ 렌즈를 획득했다던가 다시 환불했다던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애 꼬드겨서 말 안듣게 했다고 짤렸던 것 같은데요 ㅋ 암튼 요는, 어차피 안경끼고 눈물 매일 줄줄 흘리신다면 일회용도 많으니까 한 번 시범삼아 착용해보시고 맞으면 장땡이고 아니어도 어차피 원래대로 하심 되기에^^가능성이 하나 열려서 다른 시도를 해보거나 망해도 한 삼마넌 잃는 것이고~ 잘 맞는다시면 나머지들 가끔 착용하시면서 👓 에서의 해방!을 누리시는 것도 좋지 않은가 함돠. 꼭 안구건조증이 아니라 해도 몇 시간이라도요~ ㅡ 소식과는 전혀? 무관하나 무병장수를 꿈꾸는 1인 씀
약자라서 더 혼낸다면 그건 뭐랄까? 의료인의 인성문제인듯 싶은데요 ㅡㅡ 오죽 못났으면 아파서 자신에게 찾아오는 환자에게 그렇게 할까요;; 그런덴 가지 마시구요~ 더군다나 상담받으러 오는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도 중요하겠지만 대화를 통한 마음의 엉킴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할텐데 안 그래도 바깥에서 마음다쳐서 내원한 환자이자 ×고객!이기도 할터인데 아쥬 마인드가 제대로네요 🔥 훌륭한 의사 만나셔서 눅지고 엉킨 마음도 잘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난 번에 이 브금을 달려다 말았는데 놓고 갑니다~ 제 생각엔 질병도 범죄도 불평등도 모두 다 이게 넘치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맥락과는 전혀 뜬금없을 순 있겠지만 ㅎㅎ https://youtu.be/cZtBdLdOIBA
그런데 모든 환자는 인성 좋지만 실력 없는 의사보다 인성 나쁘지만 실력 좋은 의사를 선호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렇습니다. 의사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그들도 말 안 듣는 손님 매일 수십 명씩 받는 접객업이니 인내심이 금세 떨어질 터이고, 안구건조증이나 치석 따위야 그리 공을 들일 일도 아니겠지요. (이와 비슷하게 보통 사람에게는 큰일인 사안이 경찰이나 기자에게는 늘상 보는 사소한 사건이어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와달라는 지인들에게 자신들도 모르게 심드렁해집니다.) 소식(!)과 운동으로 병원을 잘 찾아가지 않는 새 나라의 착한 아저씨가 되겠습니다. 노래 선물 감사합니다. 저 노래 정말 30년 만에 들어보는 거 같습니다. 변진섭 가수님도 어디 계신가 했는데... 그 사이에 발매한 앨범이 많아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나이 안 먹으셨네요. ㅎㅎㅎ
의사도 사람이기에 다른 과들은 그렇다 쳐도 ㅋ 정신과는 그럼 안되겠습니다~ 따땃하게 말로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주진 못할지언정! 상담가와 정신과 의사는 약물도 써야하고 심한 경우엔 격리병동에 입원도 시켜야 하겠지만. <어쩌다 정신과 의사>를 후루룩 읽었었는데, 심리적 안전기지라는 말씀을 저 책에서도 세바시에서도 하셨던 것 같아요. 비난조의 훈장스탈 의사들은 안전기지는 커녕 또 다시 코너로 모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미 밖에서 코너에 몰려서 마음 끓이다 못해 문을 두드렸을텐데 말입니다~ ㅡ 역시 밖에서 보는 야매 1인이었슴돠:)
그렇죠. 정신과 선생님들은 그러시면 안 되지요. 대부분의 정신과 선생님들이 훌륭하신 분들일 거라 믿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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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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