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주 추리 소설가와 <계간 미스터리> 77호 함께 읽기

D-29
일상에 쫓겨 속도를 맞춰가지 못하여서 뒤늦게 열심히 쫓아가는 중입니다. 설곡야담과 단편소설 두 편을 읽었는데, 매우 흥미진진하고 오랜만에 보는 추리물이라 그런지 심장이 콩닥쫄깃했습니다.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많은 답변을 하긴 어려울 듯 하지만 계간미스터리는 구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절반만 읽었는데도, 이렇게 매력적이라니요! ^^ 좋은 책을 알게 해준 그믐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ㅎㅎ
처음 계간미스터리를 접하신 독자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셨군요!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읽은 소감을 편히 공유해주시면 됩니다. 오랜만에 추리물을 읽으신다면 얼마나 더 재밌으실까요. ㅎㅎ 매호 새롭고 재미있는 소설들과 기획기사들이 많으니까 구독하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에서의 <계간 미스터리> 77호 함께 읽기 마지막 주말이네요! 아직 못 읽으셨던 분들도 이번 주말에도 달려보실 수 있겠죠? 편하게 소설이나 평론에 대한 후기나, 앞으로 추가되었으면 하는 꼭지나 기획 방향 등을 얘기해주세요. + 아마 이번 여름에도 추리작가협회에서 '써머 미스터리 페스티벌(과거의 '여름 추리 학교')'을 개최하실 걸로 알고 있는데, 그믐 모임에 참여해주셨던 분들도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라봅니다. (제 맘대로 이렇게 미리 알리고 다녀도 되는 진 모르겠지만... ㅎㅎ) 그럼, <계간 미스터리> 77호와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주말 동안 마저 완독했습니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이라는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실명 대신 가명을 쓰는 한국 소설의 어떤 경향성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훼손된 모나리자>의 진품가품, 삼송그룹 이상철 회장, <코로나 시대의 사랑>의 엘제이아이 그룹, 미래 일보 등. 최근에 이 에세이를 읽고 대놓고 실명을 쓰는 <빌리 서머스>를 읽어서 더 이런 게 의식된 거 같기도 하고요.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라는 명시 이전에 한국인들이 가지는 어떤 예의바름과 배려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메롱이님 글은 프사 때문인지 저 캐릭터가 눈 맑은 광인처럼 말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는데 저만 그런 걸까요? ㅎㅎ 한국인의 예의바름과 배려...라고 생각하시다니 저로서는 조금 신기한데요, 오히려 명예훼손과 같은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그래도 눈이 맑아서 다행이네요. 찾아보니 말씀하신대로 영미권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우선되어 명예훼손이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범죄를 다룰 수밖에 없는 미스터리물에서는 충분히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슈 같기도 하면서 우리나라 미스터리 작가들이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후... 노고를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ㅋ
『계간 미스터리』 한 권을 완독한 건 처음인데 특집 기사와 소설, 인터뷰, 독자 리뷰 등 다양한 구성의 글이 적당한 분량으로 담겨서 좋았어요. 전에 읽은 다른 잡지는 『계간 미스터리』보다 큰 판형에 긴 분량의 글이 빽빽하게 담겨서 완독하기 어려웠거든요. 특히 『계간 미스터리』는 줄 간격이 좁지 않아서 정말 좋아요. 한정된 페이지 수에 많은 분량을 담기 위해서인지 잡지들이 갈수록 페이지 여백이 좁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독자 입장에서 『계간 미스터리』는 가독성이 확보된 느낌이라 시원한 마음으로 완독했습니다! 그리고 건의사항까진 아니지만... 2023 봄호에서 영화 리뷰글이 굉장히 반가웠기에 영화 리뷰글도 꾸준히 담겼으면 좋겠어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게 흥미로워서 영화 리뷰를 자주 찾아보거든요. 그러다 조금 각잡힌(?) 리뷰가 보고싶어지면 잡지나 평론가의 글을 찾아보곤 해요. 그래서 『계간 미스터리』에도 다른 미스터리 작품 리뷰가 꾸준히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순전히 제 취향이지만요 :)
이번 <계간 미스터리>는 조판을 살짝 변경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글씨가 좀 작아지는 바람에 기존 독자들에겐 살짝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빈츠님은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네요. 2023년 봄호부터 미스터리 영화 추천 꼭지가 추가되었습니다. 앞으로 드라마도 포함하여 추천이 진행될 예정인데, 관심있던 분야라고 하시니 좋네요. 편집장님께 전해드리겠습니다. :)
<계간 미스터리> 디자인은 몇 권에 한 번씩 조금조금 바꿔가며 우리 책만의 디자인 찾기 + 좋은 가독성에 대한 실험을 해나가는 중인데 이번 봄호도 겨울호와 비교한다면 많은 부분 달라졌어요:) 전체 글자수는 이전 호들과 비슷하지만 폰트 크기, 여백, 줄간격 등 내지 디자인을 바꾸게 되면서 책은 조금 더 얇고 가벼워졌답니다. 가독성이나 미적으로 어떤 인상을 받고 계신지 정말 궁금했는데 빈츠님 의견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말씀해주신 부분은 디자인 실장님께도 공유하겠습니다🖤
노안인 분들 글자 안 보인다고도 전해주세요...
ㅎㅎㅎ네:)
거의 다 읽어갑니다. 백휴작가님 글만 남았어요!! 좋은 소설 좋은 평론 등등 여러가지 읽으니까 생각의 거리가 많아지더라고요. 인구 구조와 사회의 범죄 관련해서 흥미로웠어요. 조금 이해가 안가거나 어려운 부분도 (블레이드러너) 있었는데, 그건 저의 부족으로....;;; 프랑켄슈타인은 소설 줄거리가 많이 나왔는데 부분적으로 조금 더 심도깊게 다뤘으면 좋지 않았을까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믐이 처음이라 컴퓨터로만 한 것이 바로바로 참여하기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다들 너무 전문가적(?)으로 말씀하셔서 깨갱하며 읽기만 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헤헷. 좋은 경험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_<
흥미롭고 즐겁게 잘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저도 그믐에 글 남기는 게 쉽지 않아서 참여자분이 댓글을 달아 주셔도 바로바로 휴대폰으로 답글 달진 못하고 노트북으로 작업할 때만 글쓰게 되다보니, 불편하셨던 부분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ㅎ 더불어, 콘텐츠라는 것은 개인의 기호가 많이 반영되는 영역이기 때문에(제가 쥬한량으로 영화 리뷰에도 썼습니다만 ㅎ), 누구에겐 최고의 작품도 다른 누구에겐 최악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혹여 다 털어놓지 못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더 풀어놔주세요 ㅎㅎㅎ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번 모임을 통해 계간 미스터리를 처음 접하게 된 독자입니다. 77호라는걸 보고 홀린듯 신청했던 모임이었는데,,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부르심을 받고 늦게나마 한줄 남겨봅니당 단편소설들로만 구성된 책인줄 알았는데 평론에 영화리뷰까지! 읽을거리가 다양해서 좋았어요. 처음에 목차를 보고 <나이브스 아웃> 리뷰가 있길래 저는 그것부터 읽어봤어요. 근데 그 리뷰 쓰신 분이랑 <마트료시카> 작가님이 같은 분!? 모임글을 보다가 알았어요. 와아- 저는 마트료시카를 읽고나서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의 '조'가 떠오르더라구요. 매너있고 다정한 얼굴과 말들로 감추고있는 냉소적인 속마음. 드라마에서는 그런 장면들이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소설에서는 더 섬뜩한 느낌이예요. 무서운걸 보고나면 늘 후회하는 스타일이라 읽기 전에 두려움이 좀 있었는데요.. 제가 미스터리에 대한 오해가 컸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이렇게 재밌기만 한걸 ㅋ) 저 정기구독 신청했어요...ㅎ_ㅎ)/
반갑습니다 토끼풀님! 이번 모임으로 계간 미스터리를 처음 접하게 되셨다니 더욱 반갑고, 정기구독까지 신청하셨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인만큼 편집위원인 작가님들이 자존심을 걸고(?!) 열심히 만들고 계시거든요. 미스터리 영화 추천 리뷰는 이번에 처음 시작된 꼭지인데 관심있으셨다니 기쁩니다. 사실 너무 쥬한량의 취향으로 리뷰와 추천을 하다보니, 욕먹을 각오로 쓴 거라 여전히 걱정이 많습니다. (이렇게 다 밝힐 걸 왜 굳이 쥬한량의 이름으로 쓴 거냐 하시겠지만, 영화 추천은 조금 깨발랄한 문체로 쓰고 싶었거든요 ㅎ) <마트료시카>도 잘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너의 모든 것> 시리즈 정말 좋아해요. 저는 특히 시즌3가 좋았는데, 시즌4를 어떻게 진행시킬까 궁금했다가 제대로 뒤통수 맞았습니다. 가끔 이런 식의 전개를 하는 미드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너의 모든 것>은 수습을 너무 잘해버렸더라고요. 작가들의 상상력이 정말 부럽습니다. 흑. 앞으로도 [계간 미스터리] 즐겁게 즐기시고 소문도 많이 내주시길 부탁드려요! :)
미스터리는 2022년 겨울호 이후 두 번째로 읽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미스터리 장르에 특화된 독자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번 호의 경우는 소설 외에 기획 및 특집 기사의 난이도(?)가 지난 겨울호에 비해 높았던 거 같아요. 물론 저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 같고요. 꾸준히 미스터리를 읽어오신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음 저는 평론가 분들의 글은 언제나 어려웠어요. (백휴 작가님과는 직접 대화를 해도 어렵습니다. 아하하;) 염건령 교수님의 글은 그래도 재미있지 않으셨어요?
현생에 치이느라 독서 시간이 부족해서 이제야 감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ㅜ 늦었지만 단편소설 감상 간단하게 남기자면, 수록작 모두 독자에게 먹히는 클리셰(ex. 겉과 속이 다른 인물, 반전, 뒤틀린 사랑 등)를 전제로 해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코로나’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읽으면서 비로소 코로나 시대가 끝나간다는 걸 실감했어요. 작가가 살아가는 시대는 작품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그 작품이 세상에 나올 즈음이면 시간이 흐른 후니까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미스터리와 추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3 봄호에서 홍선주 작가님은 구면이라 개인적으로 반가웠어요! 『여름의 시간』에서 읽은 「능소화가 피는 집」과 「마트료시카」를 함께 생각하다가 작가님이 인물의 정체에 반전을 주는 걸 즐기는 편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ㅋㅋㅋ 「마트료시카」에서 장면 바뀔 때 등장인물 인터뷰가 짤막하게 등장하는 게 독자의 이목을 끌고 누군가를 의심하게 만드는 장치로 기능하는 것 같아 인상깊었답니다. 장편소설 쓰실 때 챕터마다 하나씩 삽입해도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작가님께 제 고민이 담긴 질문 하나 드리고 싶어요. 요즘 혐오나 차별 같은 사회적 불의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는데 글 쓰면서 이런 사항에 대해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검열하는 경우는 없으셨나요? 특히 미스터리 장르의 경우 중심 사건이 죽음과 범죄인 경우가 잦잖아요. 저도 종종 글을 쓰는 입장이라 제 글이 누군가를 혐오/차별하는 건 아닐지 미리 걱정될 때가 있거든요. 현역 작가님과 대화 나눌 기회가 적다보니 이번 기회에 묻고 싶습니다.
그래도 모임이 종료되기 전에 감상을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쁘셨을텐데 시간을 쪼개어 글 남겨주신 것도 감동적이네요. 저도 김형규 작가님의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제가 갖지 못한 내공을 소유하신 분이라 읽을 때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능소화가 피는 집>을 읽으신 분이로군요! 등단하자마자 감사한 제의를 받고 수록한 작품이라 제게 의미가 큰 작업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시기도 하고요. 저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기 자신도 제대로 모르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으로 설정된 캐릭터들을 다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격 미스터리보다는 심리스릴러를 좇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질문을 주신 부분은 작가로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걸 인지할 수 있는 시선을 기르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간혹 너무 제게 뿌리 깊게 박힌 사고방식 같은 경우엔 조심해도 아예 놓치는 상황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얼마 전 작성한 원고에서는 남성 캐릭터를 아름답다고 표현하기 위해 '여성스럽다'라고 썼는데 맥락상 '연약하다'라는 표현이 내포되었던 탓에 편집자분의 조언으로 수정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나이 많은 남성 작가들이 잘못된 표현으로 비난을 받게 되셨을 때 오히려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그런 환경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그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뭐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리란 생각이 들거든요. 어쨌든, 자신이 떳떳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잘못을 지적당하면 검토해서 잘못한 거면 사과하고 다음부터 유의해서 글을 쓰고, 내 의도가 잘못 읽힌 거라면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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