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주 추리 소설가와 <계간 미스터리> 77호 함께 읽기

완독하고 돌아왔습니다. 애써 집중하지 않아도 되었을 인물간의 관계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미스터리 소품들에는 별로 신경을 못 쓰고 아 이렇게 저렇게 해서 트릭이 이뤄졌구나하고 흘러지나갔습니다. 이런저런 소품들이 고전적인 어드벤처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작가로서는 여러 가정 하에(독자님들이 이거 이렇게 쓰면 저거라고 생각하겠지?) 독자들을 속여먹을 생각에 흐뭇해하며 쓰기도 합니다. ㅎ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장땡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과거로 잡은 건 굉장히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클로즈드 써클"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만 닫힌 원형(공간)이란 뜻이겠죠? 미스터리 소설의 하위 장르 중에 클로즈드 써클이 있는데 어떤 외력이나 살인자의 계획 하에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공간 안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걸 뜻합니다. ㅎㅎ 하나 뿐인 다리가 끊어진 별장? 배가 사라진 섬? 폭풍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아무도 들고날 수 없는 시골? 등등이 있습니다. ㅎㅎ

설명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제가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용어를 잘 몰랐네요. 비공개로 진행하는 신인상 공모 프로세스로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체나 스토리라인은 일본소설 느낌이 물씬 나는데, 민속적 소재를 품고 있어서 독특했어요. 살인을 저지른 대상을 찾아가는 그 추리과정과 트릭은 흥미로웠던 반면, 살의에 이르는 그 과정이 축소, 생략된 느낌에 아쉬움도 받았습니다. 우발적 살인에 비해 계획적 마무리(완전범죄 시도)라니. 이질적인 모습들을 갖고 있는 인물이었어요. 전공 특성상 인물의 특징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어 더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모처럼 진도 쑥쑥 나가는 글이었습니다(단숨에 읽어지더라구요)

민속적 소재는 (아마) 고태라 작가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독특한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작가의 탄생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ㅎㅎ 짚어주신 것처럼 다소 미약한 설정적 아쉬움이 있지만, 신인상인만큼 가능성은 충분히 발휘된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제 등단작도 지금 보면 참으로... 뽑아주신 게 감사할 따름. ㅎㅎ) 일단 저는 진도 쑥쑥 나가게 읽히는 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지금은. 언젠가는 생각이 또 바뀔지도 모르겠지만요). :)

제가 알기로도 <설곡야담>은 김영민 작가님 이후 두 번째로 클로즈드 서클로 신인상을 받은 작품이죠? 일단 첫 감상은... 많은 습작을 거친 노련한 문장이 돋보였어요.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전일 시리즈의 향기도 언뜻 풍겼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처럼 민속학을 풀어넣은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인상에 이렇게 긴 분량의 응모작으로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데 고태라 작가님 당선 인터뷰를 보고서야 이해가 가더라고요. 이미 장편을 습작으로 써놓으셨다는 답변을 듣고 아직 장편 습작이 없는 저로서는 한없이 부럽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단 전에 습작을 많이 쌓아놓았다는 면에서 유리한 출발선상에 서 계신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이 일부 기존 클로즈드 서클물과 비슷해 보이는 부분은 있었지만 장르의 규칙을 충실히 따랐고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클로즈드 서클 말고도 고태라 표 다양한 세부장르물을 맛보고 싶습니다. 기대와 응원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추신. 아참, 혹시 고태라 작가님은 제주 출신이신가요? 고씨 양씨 부씨가 제주 삼성이다 보니 한번 여쭈어 봅니다. 제가 마침 제주에 살고 있어서요.

역시 합평전문(?) 박소해 작가님! 인터뷰까지 꼼꼼이 읽어서 평가해주시는 노련함이 돋보이시네요. 저도 분량이 좀 길었지만 술술 잘 읽힌 게 좋았어요. 단편치곤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라 처음 인지에 난관이 있었지만, 대화체의 특성을 살려 구분할 수 있게 해준 것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이 안 좋아서 몇번 되짚어서 인물 확인을 하긴 했습니다 ㅋ) 고태라 작가님이 여기 계시려나요? 저도 작가님 제주 출신이신지 궁금하네요. 기왕에 작가님의 캐릭터 추측을 해보자면... 남성분이고 30대 초반? ㅎㅎ (심심하니까 별 걸 다 합니다)

하핫 제가 합평 전문으로 이미지가 굳어져가는가요? ;;; 음 인상평에 불과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부분은 추후 고태라 작가님을 직접 뵙고 여쭙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유재이 작가입니다^^ 이번 계간미스터리 신인상 작품 <설곡야담> 저도 읽어보았는데요, 무엇보다 도입부가 신선했습니다 미스터리 잡지에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이라고 시작하는 소설이 등장하다니요! 타사신이라는 소재가 이 소설에 특별함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립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살인, 괴짜탐정, 예상하지 못한 트릭'이 모두 들어간 본격추리소설이기에 이러한 추리소설을 내내 기다렸던 독자분들은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읽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과연 내 평생 본격추리소설을 쓸 수는 있을까? 싶은데 이 설곡야담은 시작부터 해내고 말아 부러운 마음입니다ㅎㅎ 이 글을 다 읽고난 뒤에 저는 '곡성'이 꼭 근처에서 들리는 것 같아 서늘했습니다. 그만큼 배경이나 분위기를 드러내는 묘사를 잘하신 것 같아요~ 추운겨울이라는 배경과 오해를 불러일으킨 물건이 판타지스럽게 만나 만들어내는 귀신의 울음소리가 소설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주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미신의 영역으로 치부하며 애꿎은 곳에 화풀이를 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하게 해주었구요. 심사평에서처럼 살인의 동기가 약하게 느껴져 살짝 아쉬움도 있습니다. 단편소설이기에 동기까지 자세히 드러내기 어렵겠지만 죽은 이가 남긴 어떤 말이나 행동(예를들어 "그러니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이런 곳이나 다니는 거겠죠"라며 빈정대거나 호루라기를 찾는 행동을 공격을 위한 행동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만한 빌드업)이 가미되었다면 범인의 마음에 조금 더 공감이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민속설화와 추리소설의 기막힌 만남은 두 손 들어 환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실지 무척 기대됩니다 저도 고태라 작가님표 다양한 세부장르물 맛보고 싶어요!ㅎㅎ

와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번 모임에는 추리소설가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셔서 너무 좋네요👏🏽👏🏽 (모임 참여하시는 분들 중에 평소 추리소설가에게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이 기회에 물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

오잇~ 유재이 작가님이 깊은(!) 시선으로 <설곡야담>에 관해 이야기해 주셨네요. 저도 고태라 작가님의 다양한 세부장르물이 궁금하네요. 하지만 일단 본격을 좀 더 써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흔치 않아서 ㅎㅎㅎ) 본격에서의 동기나 현실성은 언제나 이슈가 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그 장르는 판타지로 보고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완전하게 해내는 게 우리 모두의 꿈 아니겠습니까? ㅎ 유재이 작가님의 본격도 언젠간 세상에 나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유 작가님은 최소한 동기 만큼은 확실히 잡아주실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김영민호두 <계간 미스터리>에서 최초로 클로즈드 서클로 신인상을 받으신 김영민 작가님께서는 <설곡야담>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한데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너무 가라앉고 있어서 소환드렸습니다. 미안해요. ㅋ)

어제 새벽에 <설곡야담>을 읽었습니다. 심사평과 인터뷰 읽기 전에 감상 먼저 나누고 싶어요. 오랜만에 보는 추리에 충실한 소설이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샤머니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도입부에 인용된 내용이 소설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더라고요. 그런데 기대보단 크게 활용되지 않고 소설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잡아주는 정도에 그쳐서 아쉬웠어요.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독자가 사건 추리할 시간을 주지 않고 등장인물이 대사로 다 설명하는 부분이었어요. 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사건이 발생하고,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서 독자가 낄 틈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단편소설이라는 분량 탓도 있겠지만요. 아니면 매끄러운 문장 덕분에 술술 읽혀서 더 호흡이 빠르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한국 배경의 클래식한 추리소설을 오랜만에 읽어서 즐거운 새벽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한국 설화 민담이 느낌이 확 안와서 좀 그렇긴 했습니다. 하지만 패기 있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한 감상평 잘 봤습니다. 말씀주신 포인트를 기억했다가 제가 글 쓸 때 고민하겠습니다. (아하하) 빈츠님은 원래 어떤 작품들 좋아하시고 많이 있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장르소설은 안가리고 두루두루 잘 읽고 좋아하는데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추리소설 입문을 <모방범>으로 해서 그런가봐요ㅎㅎ

아무래도 일본 추리소설이 강세일 수밖에 없긴 하죠. 어쨌든 수입되는 작품들은 이미 본토에서 검증이 된 작품(흥행한 작품)을 사오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생(生)으로 나와 있는 작품들과는 느낌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한국 작품들도 많이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오늘밤에 감상평을 올리겠습니다 ^^

다들 단편이라고 하시는데 정확히 얘기 하자면 중편입니다. ㅎㅎ 중편에서 이정도 인물은 등장해도 되지 않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