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의 새 코너, 다양한 분들을 만나 그 분들의 인생책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생책 5문5답]입니다.
인생책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나를 알고 세상을 알아가는 데 도움을 준 책.
좋은 삶을 살게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용기를 주는 책.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인생책을 추천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다섯 번째 주인공은, 오프라인 독서모임 트레바리에서 클럽 유닛 리더로 근무하고 계시는 이경진 님입니다. 인터뷰는 3월 17일부터 시작합니다.
[인생책 5문5답] 5. 이경진 트레바리 클럽 유닛 리더
D-29
도우리모임지기의 말
도우리
Q1:
이경진 트레바리 리더님,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와 인생책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이경진
안녕하세요. 저도 그믐 회원들과 이런 좋은 기회로 만나뵙게 돼 반갑습니다. 저는 독서모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트레바리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트레바리는 ‘세상을 더 지적으로(업데이트), 사람들을 더 친하게(연결)’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싶어, 책을 매개로 하는 독서모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요. 그믐이 온라인을 무대로 한다면, 저희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독서모임 멤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도 합니다만! 트레바리에서는 독서모임을 클럽이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그 클럽을 만들고, 열고, 그 과정에서 독서모임을 리드해 주시는 고객과 소통하는 일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트레바리에서 일하기 전, 그러니까 스타트업계에 발을 담그기 전에는 기자로 일했습니다. 일종의 커리어 피벗을 한 셈이죠. 직업과 직장을 한번에 바꾸는 과정이 여러가지로 결코 쉽진 않았는데요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지금 생각해 보면, 잘 몰랐으니 그런 시도를 했던 것 같아요 ㅎㅎ. 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예상치 못한 큰 소득이 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 일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떤가?를 오롯이 볼 수 있게 됐어요. 회사 이름, 소속 부서, 직책, 조직문화 등등의 온갖 미사여구와 핑계를 다 떼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그믐 회원들과 공유하고 싶은 책은 마쓰우라 야타로의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100』입니다.
사실 저한테는 인생책이라는 단어가 좀 거창하게 느껴져, “아이고..” 짧은 탄식과 함께 걱정부터 했는데요. 왜냐면, 지금까지 제 독서습관의 8할은…경험으로 채우기 어렵거나, 시간적으로 뭔가 빠르게 습득해야 할 필요가 클 때, 해당 이슈를 책으로 읽어내는 방식으로 형성돼 왔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 문제를 취재할 때 제가 1년 넘게 읽을 책은 전부 북핵, ICBM, 북한 노동당의 권력 체계, 북핵 외교 히스토리, 권력 세습 등에 대한 책이었어요.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는 (기사로는 관심있게 봤지만) 생전 안 읽던 혁신 기업들에 대한 책을 부랴부랴 보기 시작했고요 ㅎㅎ.
그러다 그믐에서 정의하는 인생책이 뭔지 다시 읽어봤더니 “나를 알고 세상을 알아가는 데 도움을 준 책. 좋은 삶을 살게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용기를 주는 책”이더라고요. 그렇다면, 조금 쑥스럽지만 인생책을 소개해 볼 수 있겠다 싶었고, 몇 권의 후보를 두고 고민하다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100』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도우리
Q2:
이 책이 이경진님의 인생책인 이유에 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이경진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일과 생활에서 저자가 각각 기본으로 삼고 있는 100가지를 모아 엮었습니다. 책의 겉모습부터 보면, 페이퍼백이라 가볍고 만듦새부터 아주 기본기만 갖췄어요. 책을 펼치면 글자보다 여백이 많고, 행간도 넓어서 금세 다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금세 다 읽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그 내용에 있습니다.
저자는 일과 삶에 있어 기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의 기본 100가지, 생활의 기본 100가지를 기록해 나갑니다. 책의 내용을 최대한 스포하지 않는 선에서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면 “중요한 것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 것”, “간단해 보일수록 신중하게”, “일의 끝에는 사람이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이 질문하기”, “내 사정만 생각하는 버릇 없애기” 같은 것들이죠. 너무 당연한 얘기 같은데도, 글로 적어두니 너무 충격적인 200가지가 나옵니다. 너무 당연해 간과하고 있었거나, 살면서 시간을 들여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를 글로 읽으니까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아주 긍정적인 충격이었죠.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기본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학교 때부터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는 얘기는 귀에 딱지 않도록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기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본에 대해 정의해 본다면 뭐라고 설명하시겠어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하며,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에 저는 이 책에 인생책이라는 라벨을 붙여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도우리
Q3: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주세요.
이경진
아쉽게도 별다른 스토리가 없습니다 ㅎㅎ 서점에서 이런저런 책을 구경하다가 우연찮게 집어 들었어요. 2019년 여름에요. 이 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제가 평소에도 기본이라는 단어에 좀 꽂혀 있는 편인데다, 책 제목과 앞서도 말씀드린 책의 만듦새가 아주 딱 떨어지는 점도 좋았습니다.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개인인 제가 일할 때 설득하고 소통해야 하는 대상도 점점 많아지는 걸 체감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곧 AI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겠구나…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저한테 주어진 시간이 더 늘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가 지금껏 해 온 일은 시간을 다투는 상황과 자주 맞닥뜨려야 했어요. 자칫하면 기본보다는 지름길로 빠져 버리자, 마음먹기 쉬운 환경이죠. 배려보다는 남 탓과 핑계와 짜증을 앞세우기도 너무 좋은 업무 환경이었고요.
효율화와 최적화, 생산성은 일의 과정과 결과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 걸 지름길과 남 탓, 핑계를 발판으로 달성할지, 기본에 충실하며 달성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두 가지가 가져올 결과의 차이가 어떻게 다른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 더 낫다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는 이 책을 읽고 그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너무 일에만 초점을 맞춰 말씀드렸네요. 저자가 다루는 기본에 대한 200가지 이야기는 인간 관계, 시간, 나의 행복, 마음챙김 등 여러가지 면에서 유효하게 곱씹어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번 읽은 책을 다시 보는 습관은 없는데도 이 책은 한 번씩 펼쳐보게 됩니다. 내용의 연속성이 없으니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그 순간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요. 그리고 재밌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사람은 재밌는 것과 아름다운 것에 끌리기 마련이라서, 글이건 말이건 재밌어야 하니까요:)
도우리
Q4: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겠어요?
이경진
남녀노소 상관없이 내 삶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나와 가족 뿐 아니라 내가 속한 사회, 주변을 돌아보며 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나라는 사람도 - 누군가의 와이프, 딸, 엄마, 팀장, 선배이자 후배, 친구 - 여러 개의 자아로 살다보면 그 상황에 내가 맞춰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게 1년, 2년 시간이 흐르면 그런 게 인생인가 보다 하게 되고요. 하지만 달리 보면 내 중심을 못 잡게 됐을 때, 인생이 원래 그런 거라는 핑계를 삼았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그렇다고 나만 외치면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서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갖춘 사람, 그런 어른으로 나이 먹고 싶은 욕망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조직에서 주니어일 때는 주니어라서, 관리자일 땐 관리자라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미혼일 때, 기혼일 때, 부모일 때 가족 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고민도 있잖아요. 각자의 입장에서 다 달리 읽히면서도 동시에 비슷하게 읽힐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저는 책 선물 받는 걸 좋아하고, 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받을 때는 원하는 책을 말하면 되지만, 선물할 때는 실용성보다 일종의 이벤트적 성격을 염두에 두다보니 선물 품목을 미리 밝히는 게 별로일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책 선물은 난이도가 좀 있어요. 책은 좋아해도, 내가 산 이 책을 좋아할지는 미지수라서요. 그런 고민 없이 첫 직장을 퇴사할 때, 후배들에게 자신있게 선물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기도 합니다.
도우리
Q5:
마지막으로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이경진
제가 친 아주 여러 개의 밑줄 가운데 뭘 꼽을까 하다가...제가 그믐과 나눴던 두번째 질문의 답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기본은 무엇이고, 기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부분이요.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자 서문에서 뽑은 구절입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본은 반복하면 연마됩니다.
기본은 언제나 나를 돕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고른다면...“늘 붙어 있는 실선이 아니고 필요할 때는 따로 행동할 수 있는 점선 같은 경쾌한 관계가 오래가고 건강하다” 제 생활에서 기본 같은 덕목이 된 구절입니다.
그 동안 함께 해 주시고, 제 생각과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의 인생책, 앞으로도 즐겁게 읽어보겠습니다.
도우리
[인생책 5문5답]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진솔한 이야기 나눠주신 이경진 리더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해 주고 싶은 분들은 아래 페이지에 접속하셔서 답변을 작성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template/1
위 페이지 접속이 어려우신 분들은 contact@gmeum.com 으로 연락 주시면 저 도우리가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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