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1-1 편의점 점주에게 셔터를 올리는 순간은 자신이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이라는 말이 무척 공감이 갔어요.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며 오늘을 살고,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저마다의 셔터가 오르내리겠지 생각도 하면서. 1장에 저자의 어린시절 기억을 함께 더듬으며 저의 추억을 소환했네요. 저 또한 슈퍼집 딸내미로 컸기에. 지금은 슈퍼가 많이 없어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슈퍼는 뭐랄까 소통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외관이나 기능은 많이 달라졌어도 오늘날 편의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해요. 슈퍼집 아들이었던 작가가 편의점을 운영하듯 슈퍼집 딸내미였던 제가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교집합 때문인지 유독 공감을 하며 읽었네요. 1-2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 것이 존재한다. p.5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p.34
안녕하세요, 인사가 조금 늦었습니다. 저는 @포롤 님과 함께 <셔터를 올리며> 만든 다산북스 에세이팀 편집자입니다. 다들 이미 열띠게 대화를 나누고 계셔서 기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생각에 설레네요.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1-1.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며 오늘을 산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문장으로 꼽아주신 부분인데요. 저 역시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저 같은 직장인도 사실 자영업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인데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고 내리며 하루를 보내는 우리는, 어떤 측면에선 같거나 또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day 님께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나만의 행동이 있는지 물어보셨는데요. 저는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을 내려서 간단한 빵과 같이 먹는 시간이 그러합니다. 지금도 커피와 베이글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어요:) 1-2. 어릴 때는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 그 길이 이렇게 짧았던가? 그토록 우람했던 정자나무는 왜 저렇게 아담하게 졸아든 거지? 그때 그 나무가 맞나? 동네에 있어 동산인지, 정자교 동쪽에 있어 동산인지, 이제야 이름의 뜻을 궁금히 여기는 산을 느릿느릿 톺아 올라가면서도 의아했다. 이 산이 이렇게 낮았던가? 저 강은 원래 저렇게 가느다랗고 쓸쓸했던가? 절벽 같던 방죽은 한 뼘 돌무지에 불과했다. > 지난 기억은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하면 그때와 달리 보일 때가 많더라고요. 언젠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다시 찾았을 때 책걸상이 이렇게 작았었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내게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것들도 나중엔 아니겠지요.
커피랑 빵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조합이라 생각해요. 편집자님께서 초등학교 기억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보고 저는 놀이터를 가보고 어렸을 때 느꼈던 감각과 달라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1-1 1장은 작가가 아주 어릴 적, 나이가 많아봐야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시기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저한테 이 시기를 두고 글을 쓰라 하면 참 곤란할 것 같아요. 기억의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떠오르는 것도 거의 없고, 단편적인 기억들도 어디 믿을 수가 있어야죠. 봉달호 작가는 이 단편들만을 가지고 20쪽이 넘는 글을 훌륭히 써내더라고요. 마지막에 회귀 본능에 따라 차를 타고 도착한 고향에서 어딘가 쓸쓸함을 느끼는 어른의 뒷모습이 짠하게 느껴졌습니다. 1-2 그런 기억의 촉감을 기억한다. 그 느낌이 몸속 어딘가에 숨어 지내며 살갗 아래를 타고 흐르다 ‘그때 이 느낌이었지’ 하면서 훅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그 끈적한 이물감에 놀라곤 한다. _18쪽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_28쪽 강을 가로지르던 너른 보는 겨우 흔적만 남았다. 근처에 다른 이름의 다리가 생겨나 이제 우리 마을은 정자교라 부를 수도 없는 마을이 되어 있었다. _34쪽
안녕하세요~ 해외에서 살고 있어서 책을 받아보고 읽기가 수월치 않은데 때마침 이용하는 전자책 플랫폼에 이 책이 있네요~ 북클럽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신납니다!!!^^
1-1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다른 분야처럼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늦게나마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추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리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그런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기억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 같습니다. 그 중 5.18 민주화 운동도 반드시 포함되야겠지요. (요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부정을 포함하여 역사 왜곡과 관련된 뉴스가 한 번씩 나올 때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희생된 많은 분들께 부채 의식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부채 의식은 우리 사회가 함께 느껴야 할 부분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무거웠다면 죄송합니다. ;; 혹시라도 관련 작품을 아직 못보셨다면 영화 혹은 웹툰 <26년>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보시길 추천드려요. 1-2 1980년 5월 21일 오전 광주에서 계엄군이 총을 쏘며 학살을 자행하자 시민들은 트럭과 버스에 나눠 타고 인근 나주, 화순, 담양, 장성 등지로 흩어져 광주의 참상을 외부에 알렸다. 세상 이 온통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가로막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인근 경찰서에 딸린 예비군 무기고를 열어 자체적인 무장을 시작했다. (p.29)
1-1. 작가님이 편의점에서 일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책제목이 <셔터를 올리며> 라서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에는 셔터가 없지만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이 셔터가 되고, 주인공이 된다는 글에 바로 수긍이 갔습니다. 1-2. '셔터를 올린다. 시간의 슬레이트를 내리치면서 "촬영 들어 갑니다!" 하고 외친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소리가 차르르르 들린다. 주인공이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출근해서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직장인인 나도 셔터를 올린 것이고, 내 시간의 주인공으로 살아내야 한단 생각에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1-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어릴때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 글입니다 서울 토박이지만 그시절은 도시 변두리나 시골이라고 지방하고 별반 차이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노는것이라곤 서울아이들은 딱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국기 계양식 하강식에는 꼼짝마라 하고 가슴에 손을 올리고 경례를 해야 올바른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은 놀이에서도 보여지곤 했는데 손으로 접는 네모난 딱지가 아닌 동그란 문방구에서 파는 딱지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남자 50대 전후 분들은 기억하실듯 합니다 이걸 승부를 걸어서 구슬 따먹기 같이 따먹는 놀이입니다 손으로 손벽을 쳐서 넘겨 따먹기도 하고 양손에 쥐고 하나를 골라 배팅을해서 승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접는다고 하는 딱지를 쥔 아이가 글높 글낮 또는 딱지 테두리에 그려진 별을 셈하는 별높 별낮 콜을해서 승부를 가립니다 딱지안에는 글씨와 만화와 별이 그려져 있었져 그러다 어느샌가 전쟁높 전쟁낮이라는 배팅이 생깁니다 아이보다 어른이 사람수가 많은지 총 칼 탱크 전투기까지 나오더니 형이상학적인 문제로 커져갑니다 불이 있고 물이 있고 빛이 나옵니다 빛이 제일 강한걸로 나오게 되니 전구도 빛이요 달빛 햇빛이 서로 같냐마냐 싸움도 납니다 그러다 끝판왕이 나옵니다 국기 태극기가 나오면 가장 센게 됩니다 군인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애국이라는 국가적 모토를 아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최고의 가치로 인정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79년에 학교를 들어갔었는데 한두살 일찍 입학을 한 친구도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반대로 구화학교를 거쳐 늦은 나이로 입학한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이친구들을 놀릴수는 없었어요 형아뻘 누나뻘이라 힘이 모자라서 그랬다간 한대 엊어 맞아도 하소연도 못했습니다 1-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프롤로그의 누구나 저마다의 서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것이 존재한다 이부분은 여러번 곱씹게 만드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장 읽기 **** 함께 읽고 답할 부분은 2장 ‘초인종이 있는 집-욕망에 대하여, 나주농약사 (1981~1983)’입니다. 저자 부모님의 두 번째 가게, 농약사의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어린 시절로, 또 우리 모두의 유년기로 오늘 내일, 이틀 간 돌아가 봅시다. 저자는 2장의 첫 문장으로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p.37)고 말합니다. 자신을 키운 가게에 대해서도 냄새와 소리의 형태로 기억하곤 한다고 회상하는데요. 여러분들도 특별한 기억이 떠오르는 가게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2-1. 자식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 좋은 집, 좋은 생활을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네 부모님이 대부분 그렇듯이 본인보다 자식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자, 희생하시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이는 2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이 그 시대에 하셨던 노력과 끈기과 희생이 참 값지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어 아주 조금은 철이 들어 부모님께 잘 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오늘 생각난 김에 전화를 드려봐야겠습니다. 그 때 해주신 노력과 희생으로 제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노라고, 참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구요. 2-2. 성공은 너무 빨리 봉우리를 향해 달려갔고, 그만큼 빨리 정상에서 내려왔다. (51p) 헤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잠을 자면 인간은 어떻게 되는지 탐구했고, 하루 종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온갖 탐구를 거듭하다가 날이 완전히 어둑해져서야 돌아왔다. (56p)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꿈틀거리던 시대였다. (63p) 2-3. 어릴 때 경복궁 근처에 살아서, 엄마와 함께 경복궁 나들이를 자주 했었습니다. 낙엽이 곱게 떨어지는 가을에도 가고, 꽃이 활짝 피어나는 봄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여름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린 겨울에도.. 사시사철 어느 한 철 빠짐없이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항상 밖을 둘러보고 경복궁 내에 있던 카페에서 엄마는 커피를 시켜 드셨는데, 그 카페에서는 꼭 과자를 함께 주었습니다. 어릴 때는 로투스인지 몰랐는데, 커서 보니 그 과자더군요. 저는 항상 엄마 옆에서 그 과자를 달라고 하여서 먹었었는데, 커피향을 맡으면 어릴 때 그 기억이 떠오릅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카페인이 받지 않는 몸이라 커피를 마시지는 못하지만, 커피향이 나면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경복궁과 로투스 과자만 뚫어지게 쳐다보던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특별한 기억이 떠오르는 가게가 어떤 게 있을까 떠올리다 보니 문득 한 분식점이 생각났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분식점이었는데, 학원에 가는 길에 지나칠 때마다 그 냄새의 유혹을 뿌리쳐 내는 게 쉽지 않아 자주 사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 동안 다녔던 학원은 그대로였지만 그 분식점은 어느 날 미용실이 되었고 지금은 술집으로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길을 지날 때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2-1. 저희 집도 아버지의 사업 성공과 실패의 그래프를 넘나 들며 약 40년을 살았던지라, 작가님의 아버님이 성공가도를 달릴 때 제 불안함은 극도에 달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셨고, 어머니가 방딸린 수예점을 운영하셨거든요. 수예점 옆에 있던 미용실네 자매와 대성 슈퍼라는 큰 슈퍼집 아이들과 놀던 모습, 가게 3개 위에 있는 2층 전체를 사용하던 주인집 아주머니가 저녁 7시만 되면 집에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던 모습...지금도 생생합니다. 2-2. 정말 뜬금없지만, 저희 회사 근처에도 ‘실비식당’이 있어서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름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이 책을 읽고 처음 눈에 들어왔거든요. 44p ‘실비’라는 용어가 ‘실제 비용’의 줄임말이며, 싼 가격에 음식을 판다는 그런 뜻의 상호가 전국 어디에나 흔하다는 사실은 한참 시간이 흘러서야 알았다. 2-3. 어린 시절의 기억은 아니지만, 15년쯤 전에 외국에 살 때 하수 시설이 열악한 곳이라 그랬는지, 주방에 뚫려 있는 구멍으로 냄새가 심하게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패션프루트향의 향초를 사서 항상 켜 놨는데, 가끔 우연찮게 패션프루트향을 맡을 때면 그때 생각이 나 가슴이 저며 옵니다.(왜일까요? ㅎㅎ) 다행인 건, 한국에선 패션프루트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2 48쪽 부잣집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장난감 방'이 있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장난감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니, 49쪽 그날 내가 느낀 충격의 결정판은 따로 있었다. 정작 이 모든 행복의 향유자인 생일의 주인공은 우리의 놀람이나 감탄에도 일절 자랑하거나 뻐기는 태도없이 그냥 무덤덤하더라는 것이다. 장난감 방에 있는 것들도 마음껏 만지도록 했다. 일본에서 가져왔다는 게임기 하나만 소중히 여겼는데 그것도 차례를 지켜 이용하기만 당부할 따름이었다. 46쪽 시골에서는 장사하는 집이 우리 집 하나였다. 나는 언제나 그것에 우쭐했고, '세상에는 농사짓는 많은 집이 있고 그 가운데 장사하는 우리집이 있다'는 우물 안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도심 터미널에는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장사의 세계가 존재했다. 내가 겪은 또 다른 시야의 변화다. 44쪽 "뭐 하는 짓이냐!" 호통 소리가 대합실에 울렸다. "승복이가 이거 준다고 해서" 철없이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가리켰다. 호되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질질 끌려 가게로 갔다. 나는 왜 맞는지 몰라 울었고, 엄마는 계산대 한쪽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날 이후 엄마는 종종 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손에 쥐여주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남에게 얻어먹지는 말아라"
2-1 나주농약사 사업은 작가님의 집에 큰 풍요를 가져다 줬지만 또 농약냄새와 바쁜 부모님이라는 아쉬운 점들도 주었습니다. 전 나름 혜택을 받던 점방 아들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만난 다른 부잣집 친구를 보며 충격을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각자의 행복의 척도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인 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풍요로운 삶이라는게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얻어먹는 아들을 바로 잡아서 교육하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보통분은 아니신듯 합니다. 2-3 저의 어린시절 10년 정도 부산에서 살았는데 기억에 남는 냄새라면 비릿한 바다향입니다. 날이 더워지면 풍기는 강한 암모니아 냄새가 전 어릴 때 참 싫었거든요. 왠지 서울아이들이라면 이런 냄새를 맡지 않을 것 같고 염분기에 까매진 얼굴도 왠지 창피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가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서울로 이사를 오고 나서는 창밖을 바라보면 항상 보이던 푸른 바다가 보이지 않아 향수병에 걸릴것 같더라구요. 아직도 어릴적 참 도망가고 싶던 바다향이 지금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맡고 싶은 향입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향은 천일향의 꽃향기 입니다. 명절날 모든 친척들이 바깥에 나가고 왜인지 기억은 나지않지만 혼자 '빨간머리 앤'을 읽고 있었는데 그 때 코끝으로 화악 퍼지던 천일향의 향기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2-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2-3. 저자는 유년시절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던 손님 목소리’(p.39), 농약 가게에 따린 두 개의 방에 가득 찬, ‘24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p.40) 않은 약품 냄새로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특별한 냄새 혹은 소리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2--1 책을 읽다보니 본의아니게 자꾸 추억팔이를 하게 됩니다. 동생을 잃어버렸던 장면에서는 제가 길을 잃어 보육원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파출소에서 아빠에게 구출(?) 되었던 때가 떠오릅니다(이 기억이 제가 떠올리는 건지, 엄마와 할머니까 귀가 닳도록 말씀하셔서 주입된 건지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의 초인종에 대한 기억도 사부작사부작 생각나네요. 이 책이 편안하게 읽히는 이유 중 하나가 비슷한 시대에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동질감도 있을 것 같습니다.
2-2 62-63 그 시절 사람들은왜 그리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었던 것일까. 부를 일구었다는 성과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제 우리는 아무 때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분리의 표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담을 높이고, 초인종을 달고, 인터폰을 통해 "누구세요?"를 물으면서, 선택적으로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2-3 저는 연탄불 위의 석쇠에서 구워내는 돼지불고기 냄새가 기억납니다. 할아버지가 그 음식을 무척 좋아하셔서 할머니가 특별히 공들여 요리하는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증조할머니부터 동생까지 식구는 많은데 그 고기가 우리 남매의 입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심통을 부리기도 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부엌에서 쭈구리고 앉아 구웠을 할머니와 엄마의 노고가 새삼 감사하네요. 동네에 연탄불고기 집이 생겨서 한 번 가봤는데 짚으로 초벌을 했다는 고기는 맛은 있었지만, 어린 시절 먹던 그 맛은 아니었습니다.
2-1 저자의 유년시절을 따라가며 읽었던 것 같아요. 환경이 바뀌면서 느끼는 시야의 변화들이 성장 과정으로도 나타나서 저의 어린 시절도 함께 반추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느끼는 부러움, 자랑스러움, 으스대고 싶은 맘, 욕망 등이 냄새와 촉각과 기억으로 환기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어요. 2-2 - 방해 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 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 내가 겪은 또 다른 시야의 변화다. -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 2-3 저희 집은 부모님 두분 모두 제가 어릴때부터 맞벌이로 직장을 다니셔서 제 목에는 항상 열쇠 고리가 걸려있었어요. 열쇠가 목에 닿아 한 번씩 깜짝깜짝 놀라던 그 차가움이 떠오르네요.. 문 앞에서 그 열쇠를 꽃고 돌리던 소리, 문 열자마자 느껴지는 몇 초간의 정적과 적막. 그 적막속에서 느껴지는 우리집 냄새, 엄마냄새, 아빠냄새, 나의 냄새가 섞인 우리집 냄새. 아.. 내가 집에 돌아올땐 누군가 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문이 열리면 환하게 밝았으면 좋겠다. 문이 열리자마자 온기가 확 나를 덮쳤으면 좋겠고. 그 온기에 엄마 아빠 냄새와 밥 짓는 냄새가 섞여 있었으면 좋겠다... 저의 유년을 떠올리니 그런 생각을 저도 참 많이 하고 자랐던 것 같네요..^^ 그리고 저희 엄마는 재봉사이셨는데.. 아직도 그 일을 하시니.. 지금 40년 가까이 하고 계시네요. 40년 동안 드르륵 재봉틀 돌아가는 그 하나의 소리를 아주 오랜세월 들으면서 산다는건 어떤마음일까... 소음처럼 지겨운 소리일까, 들리지 않는 소리의 소리일까.. 그런 생각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p.48 그 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장난감 방'이 있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장난감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니, 사람도 자기 방을 갖지 못하는 판국에 생명체가 아닌 존재에게 방을 마련해 주다니...... 내겐 문화적 충격이었다. p. 62 그 시절 사람들은 왜 그리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었던 것일까. 부를 일구었다는 성과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제 우리는 아무 때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분리의 표식 아니었을까 싶다. 담을 높이고, 초인종을 달고, 인터폰을 통해 "누구세요?"하고 물으면서, 선택적으로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릴 때 그렇게 잘 사는 축에 들지 못했고, 그렇다고 친구집에도 자주 놀러가는 성격도 아니었는데 한 번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놀랐던 기억이 있다. 친구집에 무려!!!! 이층 침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냥 침대도 놀랐을 텐데, 이층 침대라니...... 그 이층 침대는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어떻게 생겼는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내가 놀라는 모습에 별 것 아니라며 어깨를 으쓱하던 친구의 표정도 기억한다. 그리고 가부장적인 아빠 아래 자라며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못했었는데, 엄마는 저녁 준비를 하시며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해 주셨었다. 우리는 소리를 작게 하고 보다가 철제 현관의 끼긱 하는 소리가 들리면 빠르게 텔레비전을 끄고, 방으로 달려가 공부하는 척을 했었다. 그 소리가 아빠가 아닌 날도 많았다. 당시에는 현관 안에 여러 세대가 모여 살았으니 옆집이나 윗집 사람일 수 있었으니까. 그러다 방심하는 날에 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후다닥 안방을 나오다가 걸리는 날도 있었다. 그때 혼이 났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빠의 기분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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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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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TS가 궁금하다면?
STS SF [응급실 로봇 닥터/책 증정] 저자들과 함께 토론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고려대X포스텍 <STS, 과학을 경청하다>독서모임
AI로 난리인 요즘!
[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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