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 5장 ] 5.1 편의점 운영기라고 생각했던 최초의 오해에서, 다양한 자영업 좌충우돌 에피소드 모음이라고 생각했던 두 번째 오해를 지납니다 우리 세대의 작은 역사책이네요 ;;; 5.2 '끝'이라는 아빠의 각오는 단단했다. 두 가지 끝이 있다. 힘과 지혜를 있는 대로 짜내서 끝을 보겠다는 파릇한 끝이 있고, 나는 여기까지라고 지레 포기하는 회색빛 끝이 있다. 어떤 끝은 갈고닦으며 번쩍번쩍 빛났고, 어떤 끝은 시무룩 초라하게 이울었다. 우리는 이 끝과 저 끝 사이를 이어가며 살아간다. p.149
[ 6장 ] 6-1. 딱히 금슬좋게 묘사되지도 않았지만, 사이가 나쁘다고 이해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부모님의 이혼 이야기가 등장해 놀랐습니다 이혼이라는 것에 대해, 대단히 특이한 이벤트라고 평소 생각해온 탓이겠지요 이어 본인의 이혼에 대해서도 작가는 한줄로 무덤덤하게 이야기합니다 보통 인생의 모습 중 하나이니 그렇다는 생각도 들고, 작가의 말처럼 IMF가 얼마나 많은 가정과 식구의 삶을 예상치 못하게, 원치 않게 바꾸었을지 생각해 봅니다... 6-2. 목욕을 마치면 아빠는 늘 따뜻한 베지밀을 하나씩 삼 남매 손에 쥐여주었고, 집에 가는 길엔중국집에들러 둥그런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목욕탕도 베지밀도 자장면도 기름때가 반들반들 묻어 있던 중국집 나무 의자도,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이 소중한 추억이다. '우리 식구는 다섯 명'이라는 생각은 그때 가장 또렷했던 것 같다. 식구란 본래 '함께 밥을 먹는 사이' 아니던가. 식구는 그렇게 한 입으로 모여 있다가, 삼 남매가 각자 가정을 꾸리면서 흩어졌다. 누군가 지금 나에게 '식구가 몇 명이냐'하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약간 아리송하다. 어머니 아버지는 여전히 나에게 식구인 걸까. p.166-167 동진오리탕은 우리 가족이 행복했던 시절의 끝자락 추억이다. (중략) 그러다 IMF를 맞았다. 그 시절 대한민국에서 IMF로 운명이 뒤바뀐 가족이 어디 한둘이랴마는 우리 가족 또한 그랬다. 하나뿐인 재산인 아파트라도 지켜야 한다면서 어머니는 이혼을 선언했다. 행복은 단막극으로, 불행은 연속극으로 찾아온다던가. 부모님의 이혼 결정은 나에게, 경제부총리가 티브이에 나와 "정부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에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던 것보다 거대한 사건이었지만, 이미 성인이 되어 그런지 그리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나라를 망가뜨리고도 무덤덤한 정치인들처럼 나도 그냥무덤덤했다. 부모님은 그 뒤로 각자의 길을 걸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평생 보지 않을 사람들처럼 냉랭하더니, 이제는 아버지가 종종 가족 채팅방에 '친애하는 장 여사'로 시작하는 장문의 안부 메시지를 올린다. 어머니도 아버지에게 무운을 빌어준다. 늙으면 그렇게 풀어질 거면서 그때는 왜 그랬을까. 그 뒤로 나도 결혼하고 이혼하면서 아버지와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p.170/172 6-3. 작년에 처음으로 자영업을 하게 되면서, 여러 해 동안 꾸준히 오래 운영하고 있는 많은 작은 식당들을 떠올렸습니다 저렇게 오랜 시간, 변함없이 운영하는 비법은 대체 뭘까, 하고요 생각해보면 성실함, 꾸준함,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없어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운영자 스스로 처리해내는 능력과 근성일 것입니다 1인 가게를 하는 것은 아이템 선정을 포함한 사업 구상부터 공간 확보, 인익스테리어뿐 아니라, 매일매일의 주문과 판매, 청소와 보안, 세금이나 보험, 각종 서류 관계 일처리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할 줄 알아야 하고 해내야 하는 것이더군요 특별하게 생각하는 가게는 1년이 채 못된 제 책방이네요 지속가능성을 아직 시험받고 있는 공간이라서요...
3월 29일 저녁 용산에 있는 '서사, 당신의 서재'에서 봉달호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습니다. 안내👉 https://www.instagram.com/p/CqFEuANrr4e/?igshid=YmMyMTA2M2Y= 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은 티켓 구매 없이 그냥 오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4-1. 4장을 시작하며 출판사에서 싫어하는 음식을 주제로 책을 내려고 한다는 대목이 흥미롭게 느꼈습니다. 싫어하는 것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도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4-2. ' ...... "오늘은 왜 늦었어요?", "십 원이 부족해서." 다음 날 똑같은 질문을 했다. "십 원이 남아서.".......' 4-3. 이십대 중반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여직원들에게 점심식사로 선지국을 하라며 콩나물과 선지를 주었고, 그걸 부분적으로 거부(콩나물국)한 여직원들에게 남자과장의 호통?과 설교가 돌아왔다. 그이후 선지국은 나에게 부당함과 굴욕으로 남았다. 지금이라면 갑질 신고가 가능할까...
2-1. 아버지가 농약사와 고추농사로 짧은 시간에 성공하여 초인종이 제대로 눌리는 집으로 이사한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되는 시기에는 그렇게 4~5년이라는 시간에도 부의 초석을 일굴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책이 아직 분량이 많이 남았는데,,,이 황금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걱정반 설렘반,,으로 책장을 넘겼네요. 2-2. 돌아보면 1980년대는 '뭘 해도 되는' 시기이기는 했다. -중략- 1980년대에 먹고사는 문제로 고충을 겪었다는 사람은 그리 만나보지 못했다. 자영업자의 자식들은 더욱 그랬다. 시대 자체가 그랬다.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고, 경기가 호황이니 뭘 내다 팔아도 잘 팔렸다. 세상이 아직 극단으로 고착되지 않았고, 기회의 사다리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2-3. 5~6살 정도에 외가에 엄마와 동생과 셋이 한방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 치매를 앓던 증조할아버지가 계셨는데, 거실 가장 가운데 위치한 증조할아버지 방에서 나던 오래되고 퀴퀴한 냄새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그런 냄새가 나면 잠시 그 시절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경험을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7장 읽기 **** 봄 기운이 한창인 3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 월,수,금에는 각각 7,8,9장을 읽으면서 우리 삶을 나눠볼게요. 먼저 7장 ‘각자의 길-이별에 대하여, 소주장학생 (2000)’에서는 결혼 직후 엄마의 도움으로 열게 된 가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다닌 대학 정문 앞 건물, 전에 만화방으로 운영되었던 곳에 술집을 열게 됩니다. “가급적 손대지 말자”는 엄마의 지론에 따라 책장이 둘러싸인 술집의 이름은 ‘소주장학생’ 입니다. 술집 이름부터 실내 분위기, 그릇까지 ‘특이한 술집’(p.189)이었다고 저자는 회상하는데요. 이 가게에 깃든 추억은 무엇인지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7-1. 녹록지 않은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참 씁쓸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저도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내 손으로 일궈낸 가게를 다시 내 손으로 정리하고 셔터를 내려야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작가님도 책에 적으셨지만, 인생의 낙오자가 된 기분.. 이까짓 것 하나 제대로 못 해서 문을 닫게 만들다니.. 하는 생각에 빠지겠죠. 가게 운영에 열심이지 못했고, 확신의나 의지도 없어 왜 해야하는지조차 모른 채로 운영했다지만, 그래도 결국 '나의 성과'인 거니까요. 가게 문을 닫고 후련한 마음보다 찝찝한 마음을 많이 느낀 작가님을 보며 안타깝고 울컥했어요. 책에 묘사 되진 않았지만 '셔터를 내리는' 장면이 괜스레 생각나더라구요. 7-2. 그 무렵 엄마는 소망분식 시절 엄마가 아니었다. 동진오리탕 시절 엄마도 아니었다. 낼모레면 할머니가 될 사람이었다. (p.193) "네가 어디에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p.207)
7-1. 갑자기 학교 앞에서 어머니와 같이 일하시게 된 7장을 읽다 보니, 20대 후반 하던 일을 다 정리하고 집으로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일하며 지내게 된 시절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고등학교를 기숙사에서 다니게 되면서 집에서 떨어져 나왔고, 대학도 집과 먼 곳으로 가게 되어 10년 넘게 혼자 살다가 다시 부모님과 살게 되니 하나하나 불편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혼자서 즐기던 맥주를 마시는 것도 눈치 보게 되고(부모님은 술을 전혀 못 드십니다.) 혼자 살 때는 씻고 훌러덩 벗고 나와도 괜찮았는데, 옷도 챙겨 입어야 되고 이래저래 불편한 게 많았습니다. 물론 집 밥 먹는 건 매우 행복했지만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독립을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은 가서 집 밥 먹고 부모님과 얘기 나누고 오지만 같이 살면서 부딪혔던 걸 생각하면 지금 매우 편안합니다. 작가님 책 내용처럼 아무리 가족이어도 관계에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한가 봅니다. 7-2. 때로 엄마 쪽이 늘고 때로 아빠 쪽이 늘기도 하였을 테지만, 우리 삼 남매의 삶 속에는 엄마 아빠의 요소가 일정 분량으로 녹아 있고, 그런 엄마 아빠의 퍼즐 조각을 엮어 오늘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182p) 망상을 현실에 옮겨놓는 실행력에 승부가 달려 있는 법이다. (184p) 관계에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한 법이고, 지나치게 가까운 일상은 때로 피로감을 부른다. (201p) "네가 어디에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207p)
7-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7장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불 구경', '싸움 구경' 만큼이나 이목을 끄는 것이 '사업 망한 썰'인 것 같습니다. 읽을 땐 그냥 재밌게만 읽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등 떠밀려 시작한 첫 가게를 호기 좋게 말아먹은 기억을 되살려 다시 쓰기가 참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세월이 많이 지나서 괜찮은 일도 있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은 기억도 많고 더구나 아픈 기억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글쓰기는 가시밭길로 된 산 능선을 넘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산을 어렵사리 올라가며 경험을 나누어 주셔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남은 챕터도 기대되네요. 7-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 182 부모님이 헤어진 후로, 어쩌면 당연하지만, 명절에도 우리 가족은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다. 나는 아버지에게 가고 남동생은 어머니에게 가고 여동생은 양쪽을 오간다. 명절날 아침엔 영상통화로 서로의 집안 풍경을 보여주며 인사를 나눈다. 마치 화상 국제회의를 하는 것만 같다. 우리는 그렇게 새 시대 새 가족의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간다. 화면 가득 손자 손녀가 여덟 명이나 되니, 그런 측면에서 두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산 것임은 분명하다. → 195 술집에 손님으로 드나들 때는 자신이 드나들 때의 풍경만 그 가게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그 가게에 가지 않았을 때 다른 사람도 가지 않았으리란 사실을 잘 모른다. 그러니 그 가게는 언제나 장사가 잘되는 줄 안다. 대학가 술집은 언제나 흥성이는 줄 안다. 간단한 사실을 간과한 대가는 컸다. → 196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나'였다. 내가 바로 서야 가게를 다잡고, 가게를 키우면서 나도 성장하는 법인데, 내가 이 가게를 도대체 왜 해야 하는지, 그때는 그에 대한 확신이나 의지가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살림이 풍족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굶주릴 지경도 아니어서, 내 안에 들어 있는 '아빠스러움'으로 유유자적하며 장사에─특히 술장사에─회의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즈음 나는 인생에 더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7-1 - 부장님과 교수님의 은퇴 후 창업에서 겪게 되는 어떤 에피소드와 닮아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이분들의 경우 타인과 자신을 향한 어떤 의식 때문에 창업 후 쉽게 요식업체나 사업체가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교수님과 부장님의 대우는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지위를 계속해서 원하기 때문에 날것의 현실에서 방황을 하게 되죠. ‘니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난 원래 이런 일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거든.’ 이런 익숙한 허세가 학생 회장 출신의 저자의 소주 장학생 창업에도 그대로 반영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후 작가의 NGO 투신의 여정을 보더라도 그런 경향성은 20, 30대에 계속 되었던 거 같기도 하고요. 자전적 에세이다보니 작가의 삶을 따라가기 마련인데 개인적으로는 여기 이후부터가 불편해졌습니다. 7-2 - 182/막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20여 년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자 어떠한 시간을 보냈는지 나는 정확히 모른다. 언젠가부터 서로 데면데면해진 탓이다. 내가 10년 가까이 해외에 나가 살기도 했고 지금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으니 얼굴을 볼 기회조차 드물다. - 195/술집에 손님으로 드나들 때는 자신이 드나들 때의 풍경만 그 가게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그 가게에 가지 않았을 때 다른 살마도 가지 않았으리란 사실을 잘 모른다. 그러니 그 가게는 언제나 흐성이는 줄 안다. - 197/손님으로 술집에 드나들 때 내가 본 풍경이 전부라고 파악했던 것처럼, 손님으로 술을 마실 때에는 추태 부리는 손님이 주인장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똑똑히 몰랐다. 술집을 운영하고 나서야 내가 그동안 저질렀던 것들을 깨달았고 그런 손님에게 치이기 시작했다. - 201/자식 입장에서 부모가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밖에서의 부모와 안에서의 무보를 언제나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친구는 그것이 부러웠던 것인데, 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여백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다. 관계에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한 법이고 지나치게 가까운 일상은 때로 피로감을 부른다.
7-1. 저도 사업을 망한 적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웃프네요. 작가님은 정말 결단력이 빠르십니다. 벌려놓은 일을 접는 것도 용기와 행동이 필요하잖아요. 안되는 사업은 빨리 접는게 낫더라구요. 그렇지만 요즘도 가끔 조금 더 진득하게 투자하고 기다렸으면 잘 될 수도 있었을까?가끔 회상해 보곤 합니다. 7-2. "네가 어디에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사이가 어색해있을 때에도 용기내어 건넨 어머님의 한마디가 자식을 낳아 보니 더 사무치지요. 부모가 바라는 건 정말 건강하고 행복한 내자식인 것 같아요.
7-2 7장은 소주장학생 술집을 엄마와 같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참 많이 울컥하는 이야기였어요. 아마도 저도 이순간에도 어머니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죄송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며칠 전에도 같이 외식을 한 적이 있는데 갈비살에 붙은 살이 번거로워 버릴려고 하니까 일일이 살을 발라 제 그릇위에 올려주시더라구요. 저도 나름 나이를 먹었는데도 부모님 눈에는 그렇지 않나 보더라구요^^;; 7장 <각자의 길> -이별에 대하여 p 182 부모님이 헤어진 후로 어쩌면 당연하지만 명절에도 우리 가족은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다. 나는 아버지에게 가고 남동생은 어머니에게 가고 여동생은 양쪽을 오간다. 명절날 아침엔 영상통화로 서로의 집안 풍경을 보여주며 인사를 나눈다. 마치 화상 국제회의를 하는 것만 같다. 우리는 그렇게 새시대 새 가족의 풍속도를 만들어간다. 화면 가득 손자 손녀가 여덟 명이나 되니 그런 측면에서 두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산 것임은 분명하다. p184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로만 붙들고 있으면 그저 망상일 따름이다. 망상을 현실에 옮겨놓은 실행력에 승부가 달려 있는 법이다. p 187 책장을 그대로 두고 상호를 '소주장학생'으로 지었다. 나름 고육책이기도 했다. 책장을 치우는 데도 비용과 수고가 들고 엄마는 그마저도 손대지 말자고 말렸으니. p 193 한동안 엄마가 기척이 없어 주방 안을 넌지시 들여다보니 종이박스를 펼쳐놓고 바닥에 누워 계셨다. 초여름이지만 바닥은 서늘했을 텐데... 눈물이 핑 돌았다. 안타까운 생각과 함께 원망이랄까 책망이랄까 복잡한 생각이 밀려들었다. 엄마는 왜 이 가게를 하자고 해서 이 고생을 하는 건가. p196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 지난날의 많은 고생을 '다 오늘을 만들기 위한 신의 장난'쯤으로 여긴다. 고단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서로 웃는다. 장사가 안되는 가게는 일상 전체가 짜증스럽다. 쟤 때문에, 그것 때문에, 무엇 때문에 안되는 것이라고 서로 손가락질하기 바쁘다. 책임의 희생양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p198 엄마의 몸은 할머니가 되었어도 기억력은 나주 농약사 시절에 가까워 장부를 들춰보지 않고도 알았다. "며칠 전 외상 얼마 했던 누구" 라고까지 기억해 냈다. 어서 외상값을 받아내라는 사인을 그 손님이 나갈 때까지 집요하게 보냈고 다시 외상을 줘서 보내면 세상 멍청한 녀석을 다 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흘겨봤다. "네 아빠랑 또옥-같다. 또오옥같애" 엄마가 누군가를 저주할 때 가장 심하게 하는 말이라는 걸 알기에 나는 또 아빠가 되어 다퉜다. p203 인생의 낙오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 '이까짓 것 하나 제대로 못 해서 문을 닫게 만들다니....' 자신이 능력 없고 가치없는 존재라고 세상에 인증하는 느낌이다.
결혼도 하고 소주장학생이라는 가게도 엄마와 같이 차리는 작가님의 모습이 나옵니다. 부모님과 같이 하면서 죄송한 마음 들지 않고 서운한 마음 전혀 없이 지낼 수 있을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딱히 내세울만한 일자리 없는 모습에 어머니께서 손수 가게자리를 알아본게 아닐까요? 이 때 어머니나 작가님의 마음이 어땠을지 그리고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두분이 서로에게 서운한 말을 주고 받는 모습도 너무 안타깝고 슬펐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가장 날카로운 칼날을 주고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이이기에 상처가 더 빨리 나을 수 있겠지요. 엄마가 주방바닥에 종이박스를 펼쳐놓고 누워 계신 장면을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떠올라서 울컥울컥하더라구요....ㅜㅜ 제발 앞으로는 꽃길만 걸으면 좋겠어요.
<7-1>입니다
7-1. 접을 수 있는 용기도 정말 큰 용기인데 아니다 싶을 때 바로 결단을 내리는 작가님의 용기가 부러웠습니다. 반대로 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도 생각 해 볼 수 있지요. 혹시나 조금 더 견디고 잘 운영했다면 괜찮았을텐데 못 참고 너무 빨리 접은 것 아닐까? ㅎㅎㅎ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겠지요? 7-2. "네가 어디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 다 똑같은 부모 마음에 뭉클해졌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7-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7-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7-1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장사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저자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고요, 관계에서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고 지나치게 가까운 일상은 때때로 피로감을 부른다는 말에 동감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서 보는 것, 살면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엄마스럽게, 아빠스럽게라는 표현에 슬쩍 웃게 되더라구요.
7-2 207.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돌아봤고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회의했다. 돌아보는 일을 돌아보게 되었다.
p.182 각자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기도 하였다. 때로 엄마 쪽이 늘고 때로 아빠 족이 늘기도 하였을 테지만, 우리 삼 남매의 삶 속에는 엄마 아빠의 요소가 일정 분량으로 녹아 있고, 그런 엄마 아빠의 퍼즐 조각을 엮어 오늘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P.193 사나흘쯤 후에 엄마는 허리가 좀 아프다고 했다. 엄마가 ‘좀’ 아프다는 말은 상당히 아프다는 말을 누르고 누르다 밀려 나오는 말이다. p.207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돌아봤고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회의했다. 돌아보는 일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세 자매가 모일 때면 어떤 행동들에 대해 이건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 같은 말을 자주 한다.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말을 가끔 하는데 유전자란 이렇게도 어마무시한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은 쉽게 변하는 것 같아도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라고, 엄마와 가게를 함께 한 것도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것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했던 가게들을 보며 뚝딱뚝딱 해냈던 것 같았지만 막상 내가 그 전선에 뛰어들고 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던 거다. 아니다 싶은 마음이 든다는 건 확신이 없고 할 마음이 생기지 않으니 애정이 생기지 않아 덜 열심히 하게 되니까. 작가는 소주장학생을 하며 조금씩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다. 4개월에 그친 실패에 가까운 장사였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고민을 할 생각도 안 했겠지 싶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남는 것은 있다.
7-1. 드디어 작가님이 처음으로 사장으로 출연하는 대목입니다. 3개월 만에 처참한 실패로 나아갔죠. 엄마와 아들의 관계도 그렇고요. 주방 바닥에서 종이박스를 펼쳐놓고 누워 계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니 너무 속상한데, 한편으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작가의 방황도 이해가 갔습니다. 저는 직접 겪지 않았지만, 아마도 90년대 많은 대학생의 심정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7-2. 다음 날 간판 크기를 실측하러 온 사장님의 얼굴엔 걱정하는 그림자가 가득했다. ‘이 자리는 안될 텐데’ 하는 표정. 간판을 하도 많이 달다 보니 ‘딱 보면 아는’ 것 또한 간판 가게 사장님들의 직업적 감각일 것이다. _188쪽 서울로 떠나기 전날 엄마와 밥을 먹었다. 평소 먹던 국과 반찬이었고 엄마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밥상 위에 젓가락 들었다 놓았다 하는 소리만 조용히 오갔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설 때, 엄마는 나지막이 한마디만 건넸다. “네가 어디에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_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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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TS가 궁금하다면?
STS SF [응급실 로봇 닥터/책 증정] 저자들과 함께 토론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고려대X포스텍 <STS, 과학을 경청하다>독서모임
톱클래스 함께 읽어요
톱클래스 5월호 <무해로움>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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