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3-1. 3장은 엄마들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하네요. 위기에 참으로 강한 대한민국의 아줌마답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팔을 걷어붙히고 일터로 나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존경을 보냅니다. 또한 작가의 문학에 대한 사랑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살짝 알 수 있었던 구간이 있었습니다. 역시 글을 잘 쓰려면 어렸을 적 책과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한 것이구나 깨달았고요. 느지막히 책과 글을 좋아하려니 가끔 머리가 안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렸을 때 책이 주는 재미를 깨달았다면 제 사유의 폭이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후회가 됩니다. 그래도 지금이나마 정신을 차리고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요. 3-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 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차피 다 지나간 길이니까. (p82-83)
3-1. 엄마의 비밀이 흥미로웠어요. 작가님 스스로 외계인 같은 존재로 여겼다는 게 중학생 시절에는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재밌었습니다. 부모님의 시절과 나의 나이를 견주어 보는 것, 생각을 확장하게 해주네요. 부모님의 삶을 만나고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도전해봅니다. ^^ 3-2.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p76-77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p82-83
3-1. 저희 엄마도 장사를 열심히 하던 도중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적이 있어 정말 남일 같지 않게 읽었습니다. 왜 그리 풍족했던 시절은 길게보면 그리도 잠깐인건지요... 그래도 꿋꿋이 이겨나가셨던 부모님들을 존경합니다. 3-2.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제가 아주 자주하는 생각입니다. 아 우리엄마 그때 정말 대단했네. 나는 지금 이렇게 매일 누워있는데 말이야...하고요.
3-1. 3장을 읽는 내내 작가님 ‘개인’의 이야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대의 흐름도 배경도, 3장에선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저에게는요). 저는 이렇게 조금은 개인적인 이야기에 끌리는 것 같아요. 앞의 2장까지도 너무 좋았지만 3장은 특히 좋았어요.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는 장소가 옮겨지며 작가님이 처한 상황도, 작가님의 시선도, 감정도 달라지는데.. 함께 그 장소들로 이동하며 같은 감정을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3-2. 엄마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일가친척들 앞에 자기가 이렇게 성공했노라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p.73)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p.82)
1-1. <프롤로그>에서 저의 편집점은 어디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학 입학식, 대학원 시험 치르던 날, 필리핀 가던 날, 현재 직장에 면접 보러 온 날.... 생각하면 할수록 계속 쏟아져 나오네요. 그리고 1장을 읽으면서는 국민학교 1-2학년 때 방학이면 혼자 보내졌던 큰삼촌집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그때도 삼촌이 50대라 저한테는 할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때 삼촌의 자전거 뒤에 타고 털털 거리며 엉덩이가 아프다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아무것도 가려져 있지 않은 평야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참고로, 저는 시골을 아주 싫어합니다. ㅎㅎ 1-2.는 안타깝지만 이번엔 없습니다~
3.1 생각보다 빨간딱지 붙어보신 분들 계시는군요. 참여자분 중에서도 보이고 전 챕터서도 그런 인생의 굴곡 고백하신 분의 글을 보았지 말입니다. 3.2. 엄마는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풍요할 풍 보다는 바람 풍이 더 어울린다고 느꼈다. 과녁을 잃어버린 화살은 종종 그렇게 날아간다.
3-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살면서 부침이 없는 집도 사람도 없겠지요 큰 너울이 없이 그냥 잔잔히 살아오지 않았나 싶었는데 책을 읽다 그 파도와 너울을 부모님들이 맨몸으로 다 막아주셨구나 그런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두 분다 안계신 후에 이제 후회도 별 소용없겠지요 3-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발마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명문이네요 !
3-1.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장입니다. 지금 이 글도 수 차례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을 정도로요. 독서 노트로 쓰고 있는 노트북 메모장에 떠오르는 단어를 끄적 끄적 적어보았지만 생각이 쉽사리 정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3장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는 것인데요. 나의 행복의 크기와 불행의 크기를 다른 사람들의 것과 끊임 없이 비교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불평과 불만은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객관적인 시선에서 화자의 상황을 바라보고 더 나아가 저의 상황 또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삐죽 튀어나온 마음의 입술이 조금 들어간 것을 느낍니다. 죽도록 힘들다고 생각했던 제 몇 몇 상황도 돌아보니 바람이 지나갔던 작은 골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잔잔한 어려움도 결국엔 제 삶을 완성하는 수 많은 길목들 중 하나겠죠? 어떤 일이든 맞설 용기가 조금은 생기는 것 같습니다. 3-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그 일이 복잡하고 난해해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를 일들을 자꾸 하셨던 것 같다. 과녁을 잃어버린 화살은 종종 그렇게 날아간다. (e북 23p) ‘왜’와 ‘과녁’; 목적 의식과 목표. 저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고 말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 삶을 그렇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군 생활도 아닌데 2년의 휴학, 1년의 페이 없는 타지 생활, 남들이 다 따는 자격증도 따지 않고, 스펙도 하나 없이 무작정 떠나온 길. 하지만 저는 모든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 스스로에게 늘 질문을 던집니다. ‘이걸 왜 하려고 하는거야?’ ‘그냥’이라는 답이 나오는 것은 가급적 선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책의 이 짧은 두 문장을 읽으니 제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느린 길일 순 있어도 결코 틀리지 않은 길임을 다시금 확신합니다 :) (‘느리다’도 결국은 상대적인걸요.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사실은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도.)
[ 프롤로그와 1장 ] 1. 할머니가 학교 근처에서 가정집에 딸린 슈퍼를 하셨던 저는, 평소에도 그랬지만 슈퍼 앞을 지나 뒷산으로 소풍을 가던 날이면 특히 더 으쓱했습니다 할머니가 슈퍼 앞에 나와 섰다가, 1반부터 주욱 지나가는 아이들의 긴 줄에서 우리 반, 제 모습을 찾아 반색하시며, 사이다와 왔다초코바 같은 것을 쥐어주실 때의 기분이란. 작가의 말처럼 '무언가 특별한 존재'가 된 느낌이었지요 2. 어떤 기억은 느낌으로 남는다. 정자나무 아래 아이들이 모일 때면 나는 무언가 특별한 존재인 것 같았다는 느낌이 있다. 점빵 아들이라는 이유로 나는 언제나 한 수 이기고 들어가는 분위기였고, 나보다 키 큰 아이들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p.17
[ 2장 ] 2-1. 저자가 회고하는 어린 시절이 저의 그것과 많은 부분 겹치고 닮아 있어 재미있었어요 초인종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 도시의 골목에서 놀다보면 늘 누군가 동생을 잃어버렸다며 찾던 기억, 다양한 아이들의 아버지가 하시던 다양한 가게들... 2-2. 돌아보면 1980년대는 '뭘 해도 되는 시기'이기는 했다. p.60 말이 쉽지 한 나라의 경제가 해마다 10퍼센트 성장을 이어간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경제성장률이란 일종의 복리 계산법과 같아, 올해 10퍼센트 성장했으면 다음 해에는 10에서 다시 10퍼센트가 늘어나는 격이다. 그렇게 7,8년이 지나면 기존 덩치의 두 배가 된다. 물론그렇다고 국민의 삶이 두 배 나아졌을 리는 없지만, 경제 규모가 두배 커졌다는 것은기회 요소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경제 구조가 커지면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 p.61 근면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다양한 산업에서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살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던 우리 부모님 세대를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일군 것에대한 인정과는 별개로, 저성장 시대, 성장이 멈춘 시대, 이미 모든 것이갖춰진 시대의 상실과 결핍, 무기력을 비난할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3. 정말 그 기억에 가장 인상깊어서인지, 훗날 사회화된 때문인지, 교실 한가운데 위치했던 커다란 난로와, 그 위에 빽빽하게 놓였던 양은 도시락에서 비롯된 냄새와 소리를 기억합니다 그땐 왜 그렇게 더 추웠는지 모를 한겨울날, 이불 속에서 까먹던 군고구마와 귤의 서로 다른 냄새를 기억합니다
[ 3장 ] 3-1. 1980년대에는 초고속 성장, 다양한 산업에서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한 만큼, 사기를 당하거나 사업이 망하여 하루 아침에 가정 경제가 널을 뛰는 일도 흔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거의 모든 국민이 거의 처음 해보는 일을 한 셈이니, 숙련자 경험자라고는 하나 없이 모두가 초보자 입문자였던 셈이겠지요 사기만큼이나 사고도 흔했는데, 갑자기 큰 병에 걸리기도 했고 갑자기 많아진 교통량 때문에 교통사고도 엄청났던 것 같아요 책에서 이야기하듯 보험도 부실했지만 의술이나 의료 체계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해 치료도 어려웠지요 다양한 산업, 사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요식업으로 대거 이동한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농업 가정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대신, 밖에서 일하며 외식과 매식이 늘었으니 당연한 현상이었을 텐데요 대학교 앞 소망분식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네요 3-2. 엄마의 비밀. 첫째,엄마는 천재였다. 아니 천재다. p.70 행동발달사항에 적힌 담임선생님의평가를 보면 "대단히 훌륭합니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통솔력이 있습니다. 장래가 촉망됩니다." 칭찬 일색이었다.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 어린이회 회장이었다. p.71 엄마는 기억력이 비상했다. 계산도 아주 빨랐다. 엄마는 외계인이었다. p.72
화제로 지정된 대화
**** 4장 읽기 **** 오늘은 ‘라면과 최루탄-시대에 대하여, 소망분식 2 (1986 ~ 1987)’를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눕니다. 대학가의 학생 운동이 활기에 찬 시절, 교육대학교 근처에 연 소망분식은 대박이 납니다. 엄마는 특별한 기술을 배워 분식점을 열었던 것도 아닌데, 생활력 강한 엄마의 변신과 노력으로 오래잖아 베테랑이 됩니다. 게다가 소신 있게 운영한 덕에 분식점에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게 되죠. 이 시기 사춘기를 겪는 저자에게는 ‘내 삶에도 거친 순환이 있었다’(p.99)고 말합니다.
4-1.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읽고 또 읽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가두시위에 나서고 경찰이 진압을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상점 셔터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상점 셔터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상점 셔터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어요. 앞의 장에서 작가님이 사람들은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며 산다고 하셨잖아요. 그 장면과 완벽히 대비되는 글이었어요. 셔터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참혹한 시대에 한 개인 개인이 하루를, 일상을, 인생을, 삶을 빼앗기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4-2. 그게 엄마의 장기였다. 어떤 상황이든 적응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p.91) 엄마가 언제 자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언제 일어나는지도. (p.94) 여기저기서 상점 셔터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p.111) 4-3. A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제가 못 먹는 음식은... (놀라지 마세요) 딸기입니다. 딸기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딸기케이크도, 딸기우유도 아무것도 못 먹습니다.. 또르르.. 근데 또 딸기가 참 먹음직스럽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어릴 때, 그냥 알레르기 없는 척하고 하나 집어 먹었었다가 난리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기억들 때문에 ‘못 먹는 음식’을 넘어 ‘싫어하는 음식’이 되었어요. 나를 아프게 하는 딸기 너란 녀석! 이라는 생각에.. 고등학생 땐 엄마가 딸기를 사오면 방문 잠그고 들어가서 안 나왔습니다. 모옷된 딸기, 나를 또 아프게 할 테냐?! 하면서 말이죠.
4-1 그 시절 호사스럽지도 않으면서 격정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위로해 주는 밀가루 음식이 있었다면 라면 한그릇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비싸도, 특별함이 없어도, 아주 작은 특별함만 더해도 우리는 그 값을 치루며 라면을 먹었던 것 같아요. 문론 무슨 라면값이 이렇게 비싸? 라는 불만도 있었겠지만 세상에 대한 불만을 라면값에 우리의 정서를 담아 토해냈던게 아닐까요? 그럼에도 한 그릇 먹고나면 위로받고. 다시 살아내고. 그 아픔의 토로 들을 묵묵히 강인하게 받아내신 어머니의 뚝심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에 반해 최루탄의 향이 대비됩니다. 모든 아름다운 향을 잠식시켜 기억의 한 편에 지독하게 자리잡은 그 냄새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괜히 마스크를 더 올려쓰게 되더라구요~ ^^ 아 , 이 책을 읽으면서 후각이라는 감각을 참 많이 느끼고 있는데요 4장을 읽고나니 분식집 특유의 가스향?! 그런 향이 스물스물 느껴지네요~ 4-2 -시장에서 가격이란 그런 다양성의 적정치를 맞추는 일 아닐까. -가격이라는 용어가 현실에서 갖는 의미는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는 분명 엄마의 자존심 가겨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엄마는 결코 자존심을 낮추지 않았다. -엄마가 언제자는지 아무도 몰랐다. 언제 일어나는지도. -소망하며 우리는 큰다. 그런데 때로, 아니 종종, 소망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올 것은 와야 했고, 거부하거나 물러설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세상은 물레처럼, 미싱처럼 돌았다. -드러내 밝히고 싶지 않은 내 구질구질한 이면을 강제로 고백당하는 느낌이랄까.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성이 좋은 분이었다. 따뜻한 교육자였다. 그러면서 시대가 만들어낸 기괴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러한 시간의 진흙탕을 거쳐왔다. -너무 치우치지는 마. 그때 나는 이미 상당히 치우쳐 있었다. 4-3 A) 저의 엔솔러지는 재밌게도 이 책에 등장한 라면이네요. 어릴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라면을 정말 많이 끓여먹었던 것 같아요. 간단하고, 적당히 배도 부르고.. 동생 챙겨주기고 쉬웠고.. 그래서 지금은 라면을 잘 먹지 않습니다. 맛있는 김치만 봐도, 김밥 한 줄을 먹어도 라면이 생각날 법도 한데 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영원한 소울푸드인 떡볶이가 저자에게는 슬픔의 음식이듯.. 저에게는 남녀노소 누구의 삶에도 친밀한 라면이 앤솔러지 음식이 되었네요.
4-3 A. 특별한 사연이 있는 음식은 아니지만 전 '회덮밥'을 여간해서는 먹지 않습니다. 회사 워크샵에서 점심으로 나온 음식이었는데 마침 직장 내에서 깐족거리는 걸로 유명한 직원이 앞에 앉았더랬어요. 식사 도중에 얼마나 말이 많은지... . 유쾌한 내용도 아니어서 불편했는데, 심지어 침까지 튀고 재채기까지 하면서 미안해하지도 않는 모습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습니다. 입사 선배여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도 못해 꾸역꾸역 먹었더니 그날밤 결국에는 급체로 응급실에 실려간 경험 때문인지 그때부터 회덮밥은 가능하면 안 먹게 되더군요. ㅡ  B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우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맘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꼬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지금까지도 너무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눈 오는 지도>인데요, 해마다 일기장 맨 앞에 써놓는 시이기도 합니다.
4-1. 분식집 얘기가 나오니 국민학교+초등학교(중간에 초등학교로 바뀐 나이입니다.) 다닐 때 친구들, 언니, 엄마와 함께 갔었던 분식집이 떠오릅니다. 서울에서는 통인동에 기름 떡볶이를 먹으러 자주 갔었고(작년 여름에 언니랑 추억 여행 삼아 가서 사 먹었는데 금액도 엄청 비싸지고 어릴 때 먹었던 그 맛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경주로 이사 간 후로는 학교 근처에 있던 분식집에서 친구와 떡볶이 1인분에 계란 추가를 해서 신나게 계란을 으깨 먹고 같이 학원 가고 놀았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요즘에는 떡볶이 종류도 엄청 다양해지고, 금액도 상상초월이라 어릴 때 먹던 학교 앞 떡볶이가 그립습니다. 4-2. 엄마는 때론 웃고, 때론 심각하게 연구하고, 때론 주위에 묻기도 하면서 그런 허들을 하나씩 넘었다. 오래잖아 베테랑 같은 면모가 생겼다. 그게 엄마의 장기였다. 어떤 상황이든 적응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91p) 거기에는 분명 엄마의 자존심 가격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엄마는 결코 자존심을 낮추지 않았다.(94p) 사람이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심성이 좋은 분이었다. 따뜻한 교육자였다. 그러면서 시대가 만들어낸 기괴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러한 시간의 진흙탕을 거쳐왔다.(108p) 4-3. A. 전 부대찌개를 즐겨 먹지 않아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먹어보게 되었는데, 그 날은 발명 대회에 발명품을 들고 발표를 하러 서울로 가는 날이었어요. 서울에 살다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고, 지방에서 몇 년 만에 서울을 가니 설렘도 있고, 긴장도 하고, 친구들과 같이 가니 신이 나기도 했죠. 서울 가는 길에 어딘가 내려 생전 처음 보는 부대찌개를 먹었는데, 어린 제 눈에는 약간 괴식(?) 같은 느낌이었어요. 고기, 햄, 콩, 두부, 라면 사리, 김치 등등 이것저것 잔뜩 섞어 놓은 음식이 맛있어 보이지 않았고, 맛도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발명 대회가 끝나고 다시 내려가는 길에 또 부대찌개를 먹게 된 거예요. (담당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나봐요....) 생전 처음 먹는 취향이 아닌 음식을 점심, 저녁 두 끼나 먹게 되다니! 발명 대회도 준비한 만큼 잘 하지 못해 속상했는데, 음식까지 도와주지 않았어요. 이런 기억 때문인지, 저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부대찌개는 좋아하지 않아요. 제 돈 주고 사 먹어 본 적은 당연히 없고, 어려운 자리가 아니라면 메뉴를 꼭 변경합니다. B. 정지용 시인님의 호수라는 시를 좋아합니다. 이 시는 언제 보아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자연스레 눈을 감으면서 보고 싶은 이를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좋게 느끼셨으면 합니다.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4-3 A 싫어하는 음식 앤솔러지 기본적으로는 음식을 참 좋아해서 싫어하는 음식이 없는 편인데 좋지 않은 상황때문에 계속 먹어야 하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럴 때 싫어하는 음식들이 생겼는데 한동안은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핫케잌: 10대 때 아빠의 사업실패로 과자를 마음대로 사먹지 못했을 때 엄마가 간식으로 한동안 밀가루 반죽으로 핫케익을 계속 만들어 준 적이 있었는데 한동안은 질려서 안 먹었어요. * 삽겹살 김치볶음밥: 고3때 잠깐 실직하신 아빠가 집에서 계속 만들어주시던 음식이었어요. 몇달동안이긴 했지만 아는 요리는 없으시고 쉬는 동안 자식들을 챙기겠다는 마음으로 저녁마다 강제적으로 매일 요리해 주셨는데 정말 싫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10년 쯤 뒤에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지금은 그리운 음식입니다. * 우동: 재수할 때 용돈을 절감하느라 1년 내내 공립도서관에서 공부하며 그 곳 식당에서 팔던 가장 저렴한 우동으로 끼니를 떼운적이 많았는데 대학가서 내내 우동은 먹지 않았어요. 요즘은 새우튀김 우동은 잘 먹습니다. B: <셔터를 올리며>에서 주인공이 <님의 침묵>을 읽는 부분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 한동안 빠져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사춘기 때는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이 란 문장이 두근두근 설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업실패 중에도 간식으로 핫케잌을 드셨다니 + 실직 중이신 아버지께서 손수! 삼겹살 김볶을 해주시다니~ 뭔가 괜찮아 보이는데요^^; & 현수동에서 질문해주신 가난한 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국가는 가난한 자와 싸운다는 대목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www.kpil.org의 황필규 변호사님 인용이었습니다. 제가 수백년전에 ㅋ 인턴했던 곳이에요~
ㅎㅎ 좀 그렇긴 하죠~ 워낙 헌신적인 부모님 밑에 살다보니^^ 그래도 그 당시에는 그 집안 분위기때문에 싫었던거 같습니다 '가난한 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국가는 가난한 자와 싸운다' 는 참 와닿는 문장입니다 그런 분 계신 곳에서 인턴하셨다니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인턴 뿐 아니라, 당시에는 수료 후 비슷한 업종^^ aka. 비영리(국제인권분야)에 종사하면서 그 근방이라 수시로까진 아니고 뻑하면 ㅋ 들락거리면서 참여하고 그랬던 젊은 시절이;; 말만 푸짐하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료변론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을 위한 엄청난 비빌언덕의 공간입니다♡ https://www.kpil.org Ps. 사업실패 후 실의에만 빠져 계신 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해 뭐라도 의욕적으로 챙겨주셨던 모습에서 무척 건강하고 긍정적인 분들이셨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한 번 귀찮아 해봤으면 원이 없었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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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나 혼자 산다(X) 나 혼자 읽는다(0)
운동 독립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현실 온라인 게임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TS가 궁금하다면?
STS SF [응급실 로봇 닥터/책 증정] 저자들과 함께 토론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고려대X포스텍 <STS, 과학을 경청하다>독서모임
AI로 난리인 요즘!
[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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