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2-1. 저희 집은 어렸을 적 어머님이 갈비집을 운영하셨습니다. 지금은 흔하지만 그당시에는 읍내에 단 2곳이어서 회식하는 단체손님들로 저녁이면 항상 북적북적 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는 부모님이 가게 문을 닫고 현금을 세시던 모습입니다. 지금으로서도 큰 돈을 하루 매출로 버시곤 하셨지요. 작가님의 나주농약사처럼요... 본인이 일하는 시간대비 돈을 더 버는 자영업자인지라 하루도 휴일이 없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사하시느라 바쁘셨습니다. 가게에가면 엄마는 항상 계셨지만 밖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네요. 어렸을 적엔 엄마가 일하는게 너무 싫어 현모양처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후훗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친구어머님이 무려 피자빵을 간식으로 구워주시는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제서야 휴일도 쉬는시간도 없이 일하셨을 부모님의 노동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2-2. 그 무렵 밤하늘엔 언제나 별이 가득했다. 사선을 그리며 별똥별이 떨어지곤 했다. 처음엔 별똥별을 볼 때마다 소원을 빌었는데, 며칠 지나니 너무 많은 추락을 만나 그것도 식상해졌다. (P.58) 별이 보고싶은데 이제는 정말 시골에가도 잘 보이지 않아서 섭섭하더라구요. 2-3. 유년시절의 특별한 냄새나 소리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지만... 갈비집에 딸린 2층에 살았던지라 가게홀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는데 회식하는 분들의 시끄러운 소리를 지나 문을 딱 닫으면 웅성웅성 거리는 먼 소리로 바뀌던 순간이 기억이 나네요.
2-1. 작가의 기억이 조금씩 또렷해지면서 이야기가 한결 구체적으로 흘러 더 재미있어졌어요. 저도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자영업 비슷한 걸 해서 하교할 때마다 들렀고 또 시골 터미널을 늘 지나다녀서 그런지, 이야기가 저의 어린시절을 소환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경제가 매년 10퍼센트씩 성장하던 '뭘 해도 되는 시기'에 감돌던 희망적인 분위기, 꼭 옛날 코카콜라 광고에 나오던 그 사회적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어떤 욕망을 키워왔는지가(그리고 욕망을 함부로 키울 수 없는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가) 잘 전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2-2. 경제 규모가 커지면 사람들의 의식 구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 그러한 변화의 결과는 우리 가족의 삶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_61쪽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꿈틀거리던 시대였다. _63쪽 2-3. 저는 도시도 아니고 아주 시골도 아니고, 수도권의 발전되어가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균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의 냄새를 떠올리면, 개천에 흐르던 맑지 않은 물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휙 지나가네요. 얄궂은 건 그 오수의 냄새조차 그립다는 점이네요.
2-1 1장이 “기억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1장이 기억이 갖는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라면, 2장은 기억을 꺼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요. 그러한 방식 가운데 하나로 냄새와 소리를 거론하면서, 다시 욕망과 연결하지요. 그 시대의 냄새와 소리에 섞여있던 갖은 욕망들. 그 욕망이 우리를 키우고 오늘을 있게 했다, 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2-2 한편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 사람들의 의식 구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 그러한 변화의 결과는 우리 가족의 삶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61P)
2-1 저는 영화'벌새'가 떠 올랐어요 벌새의 주인공 아버지는 떡집을 운영하셨는데 장사가 잘 되어 온 식구들이 밤세워 돈을 세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저도 그 시절을 지내온 사람으로 그 시절은 어려웠다고 말하지만 경제적으로 호황이었다는 생각을 가끔 그 시절 친구들 만나면 하거든요 친구들 집이 나날이 좋아지고 피아노가 있고 비디오가 막 나오기 시작하고요, 저도 국민학교를 다니던 사람으로 제 친구중에 아빠가 도지사여서 그 집 관사에서 놀고 하던 기억이 나요, 그집은 정원이 정말 훌륭했거든요, 어린 시절 그 마당에 친구랑 둘이서 무얼 묻고 나중에 파 보자고 했던 추억이 떠올랐어요 2-2 p37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 2-3 그 당시 밥솥으로 카스테라 만들기가 유행이었어요, 잘 만들기 위해 몇 판의 카스테라가 구워졌죠, 저희 집뿐만 아니라 옆집도요,,, 그 때는 나눠먹는 풍습이 있어 만들어 동네 친한 집 마구 돌렸던 기억이 있는데 문제는 엄마들의 취미도 똑같아 같이 만들고 서로 나누어 돌리는바람에 다먹지 못하고 남아돌던 카스테라가 생각나네요 그 향도요. 그리고 그 당시 자동차가 후진하면 엘리제를 위하여 가 흘러나오던 시절이었어요 어디선가 그 음악이 나면 누가 후진하는 군,,, 했죠 그래서 친구들끼리 그 부분만 피아노로 돌려치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벌새 넘 좋죠 😭 한동안 리플렛도 책장에 펼쳐서 잘 보이게 해놓고 김보라 감독님 인터뷰도 마구 찾아보고 그랬었다죠~^^
저도요~~~ㅎㅎ 느려터진달팽이님도 좋아하셨다니...왠지 동지를 만난듯 합니다~~~
요것도 재미지게 들었답니다~ https://podbbang.page.link/4qivKUf5sMgwtZdt6 & 냄새 맡으며 쫓아다녀야죠 ㅎㅎ 그게 몸속의 회충이 반응하는 거였습니꽈 😆 기생충에서 방역차량 나와서 반가웠던 1인
2-1. 이번 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눈여겨보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공간은 ‘집’과 ‘가게’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흐름, 시대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2. p.48 부잣집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장난감 방’이 있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장난감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니, 사람도 자기 방을 갖지 못하는 판국에 생명체가 아닌 존재에게 방을 마련해 주다니…… 내겐 문화적 충격이었다. p.49 그날 내가 느낀 충격의 결정판은 따로 있었다. 정작 이 모든 행복의 향유자인 생일의 주인공은 우리의 놀람이나 감탄에도 일정 자랑하거나 뻐기는 태도 없이 그냥 무덤덤하더라는 것이다. p.50 그 집은 식탁이었고 우리 집은 밥상이었다. p.53 우리 가족이 완벽한 초인종을 갖게 되기까지는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p.60 세상이 아직 극단으로 고착되지 않았고, 기회의 사다리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p.62~63 그 시절 사람들은 왜 그리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었던 것일까. 부를 일구었다는 성과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제 우리는 아무 때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분리의 표식 아니었을까 싶다. p.64 나와 가족과 국가를 한 몸으로 생각하라는 ‘대가족’ 시대의 최고봉이었고 그 봉우리의 맞은편에서는 또 다른 시대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2-3. 어릴 때 운동장이든 놀이터든 다 흙바닥이라 흙을 만지는 것이나 흙을 만져서 손에서 나는 냄새 같은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어머니께서 세탁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옷이나 신발이 더러워지더라도 잘 놀고 돌아왔다는 느낌이라 그런 거부감이 흐렸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운동장에는 잔디가 깔리고 놀이터에는 우레탄 고무 매트가 깔려 흙냄새는커녕 흙을 보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흙바닥에 쓸려 다치기도 많이 다쳤지만 어린 시절의 흔적조차 없어져 가는 모습이라 아쉬움도 남습니다.
이 책 구성도 좋고 무엇보다 참 재미있네요.^^ 작가님 글짓는 센스가 참 좋습니다. 요즘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습니다. 인기 드라마 보다 재미있네요. <2-1>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1~12퍼센트나 되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2020년부터 전대미문의 코로나를 겪으면서 국민 대다수가 생활, 생존 측면에서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그 호시절을 누린 세대가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 반추해보니 제가 한 4살~6살 정도 시절이었네요. 젊은 시절 부모님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지금의 저보다 더 어린 나이였네요. 부모님의 나이가 불과 30대 중후반이었을 시절인데, 경기가 호황이었던 만큼 젊음의 열정만큼, 철부지 어린 자식들과 함께 어떤 결심과 목표를 가지고 희망찬 하루를 보내셨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또한, 부모님에게 있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초인종집과 같은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무엇이었을지? 홀로 삭였을 아픔은 무엇이고 힘든 생활을 지탱해준 삶의 탈출구는 무엇이었는지? 곧 찾아뵙고 생생한 삶의 스토리와 욕망을 들어야 겠습니다. <2-2>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 그 시절을 나는 소리로 먼저 기억한다. 처음엔 어지러웠는데 나중엔 중독되었는지 점차 무감각해졌다. 도시는 다른 행성이었다. 그건 노는게 아니라 돌보는 수고로 다가왔다. 그때는 뭐, 농약 냄새 폴폴 풍기는 데서 살아도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 눈에 보이니께 살아가는 재미가 있었제."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 나라의 손님을 곧 내 손님이라 여기기도 했다. <2-3> 어린시절 동네 꼬맹이들과 방역 차량을 죽어라 쫓아 가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 때의 소독냄새와 왁자지껄 웃던 소리가 지금도 두귓가에 생생합니다. 그땐 무엇이 그렇게 즐거웠는지.....하하호호 웃으며 동네한바퀴를 천방지축 뛰어 다니곤 했지요.
방역차량 따라다녀야죠^^ 우르르 몰려서 ㅎㅎ 산신령인척하고 말이죠~ 딱지도 쳐주고 구슬치기도 해줘야 말인데요. 이러니까 연식이 새삼;; 그래도 즐겨듣는 목사님마냥 딱지치다 탈골될 정도는 아니긴 했습니다:) 추억얘기하니 검정고무신이 절로 생각나네요. 얼마 전에 돌아가셨던데 말이지요
방역차량...그 냄새가 우짜나 좋던지요. 그때 저희는 그 냄새 좋음 회충 있는거라고~~~
산신령인척 하고요? ㅋㅋㅋ 딱지, 구슬치기 아주 좋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었던 제 어린시절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검정고무신 참 재미났었지요.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니, 스트레스 너무 받지 말고 욕심버리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역동적으로 춤추듯 즐겨봐야겠어요.
제가 소싯적? 딱지 좀 접었죠. 서주우유 빳빳하게 왕딱지로 딱 접어서^^ 그래도 이상준 목사님처럼 양 팔 탈장날 정도까진 전혀 아니었어요 ㅎㅎ
2-1. '욕망'에 대한 챕터인 만큼 이 단어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가지고 싶고 누리고 싶어하는 것.. 만족과 행복을 같은 것일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이 행복했다(p.50)' 던 때에서, 이사를 가고 환경이 바뀌면서도 그 감정이 지속되었을지 나름 상상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2. 부모님은 호흡보다 온기 쪽을 택했다 (p.40)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 눈에 보이니께 살아가는 재미가 있었제. (p.60) 2-3. 냄새는 특유의 봄 공기, 직물에 밴 가구(목재) 냄새 맛은 특유의 귤 과육, 특유의 숙성된 김치, 특유의 찌개 맛에서 느낍니다. -------- 책을 읽어갈수록 저자께서 '기억부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부럽습니다.^^
"기억부자"라는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기억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친구중에는 사람 이름을 아주 잘 기억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람의 이름은 잘 기억하는데 그 사람과 관련된 '사건'은 잘 기억하지 못해서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태정태세문단세 암기력"이라고 놀렸던 적이 있지요. 한편, 옷이나 액세서리 등 이미지 기억력이 탁월해서, 그때 그 장소에 어떤 옷을 입고 왔었다느니, 그때 옷의 색감이 어땠다고까지 이야기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친구도 있지요. 타인과의 대화를 또렷이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공간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기억의 부자일 것이라고 봅니다. 자기만의 개성있는 기억 방식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
2-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작가님과 저 사이에는 10년 정도의 시차가 있는데요. 이 장을 읽으면서는, 인간의 경험이라는 게 생애 주기에 따라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특정 시기의 시대적 배경이 미치는 영향이 무엇보다 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는 문장에도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그렇다면 87년의 한국인과 97년의 한국인, 2010년의 한국인과 2020년의 한국인은 또 현격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거겠지요. 얼마 전부터는 경기 침체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일본 사회와 한국을 여러 면에서 비교하는 콘텐츠를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특히 대중문화, 문화산업 차원에서 K-컨텐츠의 부상을 고무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한국 또한 부족한 사회적 안전망과 급격한 인구감소 등에 따라 언제라도 일본의 뒤를 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욕망이 흘러넘치던 시대를 지나, 욕망 자체를 절제하는 게 유일한 선택이 되는 시대에 한국인의 모습은 또 어쩔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한국, 한국인의 모습은 정말 다이나믹한 것 같아요. 2-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 60 돌아보면 1980년대는 '뭘 해도 되는' 시기이기는 했다. 1980년대 중반은 더욱 그랬다. 나중에 대학 엠티에서 밤새 술잔 기울이며 선후배들의 인생 역정을 듣다 보면, 이런저런 가정사의 굴곡은 있었지만 1980년대에 먹고사는 문제로 고충을 겪었다는 사람은 그리 만나보지 못했다. 자영업자의 자식들은 더욱 그랬다.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이 나라 살림을 잘해서 그랬다는 말은 아니다. 시대 자체가 그랬다.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고, 경기가 호황이니 뭘 내다 팔아도 잘 팔렸다. 세상이 아직 극단으로 고착되지 않았고, 기회의 사다리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 61 한편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 사람들의 의식 구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1980년의 한국인과 1987년의 한국인은 전혀 다른 인간이었다. 그러한 변화의 결과는 우리 가족의 삶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 63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꿈틀거리던 시대였다. 2-3. 저자는 유년시절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던 손님 목소리’(p.39), 농약 가게에 따린 두 개의 방에 가득 찬, ‘24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p.40) 않은 약품 냄새로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특별한 냄새 혹은 소리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 저도 10세 전까지는 다세대 주택의 단칸방에 세 들어 살았는데요. 저희 집 앞에 애들 놀기 딱 좋은 골목이 있고 하필 대문 바로 앞이 저희 집이라, 축구공이 철문을 때리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네요. 저는 밖에서 노는 걸 워낙 싫어하는 아이여서 집 안에서 그 소릴 참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희 집만 화장실과 욕실이 외부에 있어서 밤마다 참 씻기 싫어했는데요. 욕실이라기보다는 세탁기 있는 창고 같은 그곳이 늘 습하다보니 벽에 항상 민달팽이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네 식구가 살갑게 붙어 지내던 그 시절이 그립고 가끔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져요.
2-1. <초인종이 있는 집>을 읽으며 발이 닿는 모든 공간이 나의 세계이자 너의 세계였던 곳을 떠나, 도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공간에 떨어진 아이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문을 열면 한 번에 모든 세계를 품을 수 있던 곳에서 '벽'과 '벽'을 만나는 곳으로 옮겨가고, 누구나 다 비슷비슷한 삶을 살던 곳에서 부모의 직업에 따라 혹은 무엇으로 먹고사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곳으로 옮겨가는 그런 것들. 스스로 택한 이동이 아닌 삶의 변화가 주어진 그 순간의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지 상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이끌고 성공할지 아닐지 모르는 도전을 매일 해야 하는 어른이라지만, 아마도 그다지 많지 않은 나이였을 그들은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어떤 마음이었을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밥 한 번을 마음 놓고 먹을 수도 없이, 손님의 목소리에 엉덩이를 바로바로 떼야 하는 날들. 매일 밤 현금을 계수하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너희는 이렇게 살지 말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그런 시간을 이겨내고 담이 있고 방이 나뉜 집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들어섰을 그 수고의 시간. 지나온 과거의 시간을 살아낸 모든 사람.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낸 모든 사람의 오늘의 안부를 묻습니다. 2-2. <초인종이 있는 집>의 문장들 (53쪽) 그리고 내 방이 생겼다. ... 그 방에 빨리 친구들을 불러오고 싶어 몸이 달 지경이었다. 창문을 열면 푸른 산이내다보이는 풍경보다 그것이 더 중요했다. (60쪽) 세상이 아직 극단으로 고착되지 않았고, 기회의 사다리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63쪽)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2-3.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특별한 냄새 혹은 소리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때 학교에 갔다 집에 오면 집 안은 커피 향으로 가득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가스레인지에서 커다란 포트를 올리고 사이펀 방식으로 오래오래 커피를 내리곤 하셨습니다. 나중에는 집집마다 있는 간단한 드립 형식의 커피메이커나 에스프레소 머신 같은 것도 사용했지만, 그때 가스레인지 위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며 온 집안을 커피 향으로 가득 채우던 그 커피를 따라가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커피' 향은 엄마의 세계였고, 얼른 자라서 엄마랑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노란색 박스에 가득 담긴 립톤 티백이 아닌, 깡통을 열어 홍차 잎을 꺼내고 커다란 유리 주전자에 붉게 우려내던 홍차의 색깔도 어린 시절의 기억입니다. 붉게 우린 홍차를 잔에 따르고 레몬즙을 꾹 짜서 어둡던 붉은 색이 밝게 변하던 모습에 신기해하던 것. 그 잔에 설탕 한 스푼을 푹 넣어 달콤하게 만들어 반숙으로 익힌 삶은 달걀이랑 먹던 주말 아침의 기억도 함께 떠오르네요. 어쩌면 그 시절 엄마가 유일하게 누릴 수 있던 사치가 커피와 홍차 한 잔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엄마와 함께 차 한 잔 나눠마시며 함께 살아낸 시간을 곱씹을 수 있게 된 것 감사하네요.
2-1. 욕망에 대해서. 지금의 욕망은 사전의 의미대로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욕망은 순수한 부러움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어 지나치게 욕심 내는 탐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는 마음이랄까요? 잔디가 있는 친구 집에 처음 갔을 때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집 안에 잔디가 깔려있다니... 그걸 정원이라고 부르더군요. 너무 멋있고 부러웠지만 며칠 뒤 잊었던 거 같습니다. 노느라 바빴거든요. 2-2. p49 그날 내가 느낀 충격의 결정판은 따로 있었다. 정작 이 모든 행복의 향유자인 생일의 주인공은 우리의 놀람이나 감탄에도 일절 자랑하거나 뻐기는 태도 없이 그냥 무덤덤하더라는 것이다.
2-1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 받아 의원님 댁에 갔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초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 남자 아이 생일잔치에 초대 받아 그 집에 간 적이 있었어요. 선생님도 유독 그 아이를 예뻐했었고 그 아이가 부잣집 아들이라는걸 알고 있었어요. 생일잔치 때 처음으로 그 집을 갔는데 커다란 대문을 열자 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정원이 나왔어요. 정원을 따라 걸어가니 2층 집이 나오는데 그 때 봤던 그 집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2-2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p37) 2-3 저는 어린 시절하면, 엄마에게서 났던 ‘식당냄새’로 기억해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 하셨어요. 주말, 공휴일, 명절에도 일하셨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은 아침 뿐이었어요. 어쩌다 늦게 잠드는 날에는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엄마 품에서는 ‘식당냄새’가 났어요. 세탁이된 옷을 입어도 엄마에게는 그 냄새가 났고, 안방에서도 늘 그 냄새가 났어요.
초등학교 시절 놀이터 옆에 달고나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친구들과 달고나 먹으러 할아버지에게 자주 갔었는데, 할아버지 손녀 이름이 저와 같았습니다. 물론 그 손녀는 4-5살 정도 아기였구요. 그래도 할아버지가 손녀 이름과 같다고 저를 무척 예뻐해 주셨어요...40년 전의 옛 이야기네요. ㅎㅎ 2-1. 장사하는 부모를 둔 자녀들이 각각 가게에서 나는 냄새를 말할 때, 헌책방집 딸, 새탁소 아들... 그 중에 냄새로 치면 농약사 냄새가 으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농약냄새를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거든요. 부모님이 농사를 지어 가끔 농약 냄새를 맡게 되는데....전 그 냄새가 싫습니다. 지금도 농약 냄새가 나는데, 예전에는 더 심했겠죠? 옛 기억을 냄새로, 소리로 기억하는 어릴적 추억들. 다 같은 장사라도 품목에 따라 으쓱으쓱하는 아이. 기가 죽는 아이. 그런데 읽으며, 신기한 것은 작가는 참 기억력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보다도 나이가 어린 분이신데...전 어릴적 기억이 거의 없는데, 작가분은 참 기억을 잘 하시네요. 신기해 하며 읽었습니다. 2-2 51p 돌아보면 그 시절이 우리 가족의 생애에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성공은 너무 빨리 봉우리를 향해 달려갔고, 그만큼 빨리 정상에서 내려왔다. 59p E.T를 만나지 못한 것만 빼고 모든 것이 완벽한 시절이었다. 1984년이었다. 조제 오웰이 마치 절망의 시대가 펼쳐질 것처럼 걱정했던 미래의 그해. 1984년. 2-3 부산에 살 때는 아침마다 들려오던 "재첩국 사이소~" 라며 외치던 장사치의 소리가 기억납니다. 엄마는 그 소리에 맞춰 그릇을 들고가 재첩국을 사 오곤 하셨는데, 사실 그 맛은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10살 때 서울로 이사와서는 아빠, 엄마 두 분다 일하러 나가시는 바람에 6학년이었던 언니가 오기전까지 혼자 집에 있었습니다. 혼자일 때는 항상 책상 아래 웅크리고 있길 좋아했는데, 책상에서 나는 나무냄새와 쿰쿰한 먼지 냄새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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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북클럽X토프] 25. 지금, 한국 사회를 생각하며 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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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나 혼자 산다(X) 나 혼자 읽는다(0)
운동 독립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현실 온라인 게임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TS가 궁금하다면?
STS SF [응급실 로봇 닥터/책 증정] 저자들과 함께 토론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고려대X포스텍 <STS, 과학을 경청하다>독서모임
AI로 난리인 요즘!
[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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