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고 나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나는 그런 노력이 어떤 덕성도 아니며 그저 덜 상처받고 싶어 택한 비겁함은 아닐지 의심했다. 어린 시절,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습관이자 관성이 되어 계속 작동하는 것 아닐꺼. 속이 깊다거나 어른스럽다는 말은 적당하지 않았다. 이해하는 것,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이었으니까. p121
모래로 지은 집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숲속 새벽달, 책
D-29
이바
올리브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으로 살아가는듯해요.
자연스럽게 베어나온 행위들이겠죠.... 어른스럽다는게 뭘까요? 삶이란 참 어 떻게 보면 쉽고, 어떻게 보면 무지 어려워요. 갑자기 그런생각이 드네요^^
이바
생존의 방식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거겠죠?! 정말 삶은 어찌보면 단순한데, 다른 방향으로 보면 인간의 몸 만큼이나 연결고리가 많고 복잡한 것 같아요.
올리브
"도미노게임처럼 소중한 걸 너무 가까이 두지 마라. 하나가 무너져도 연쇄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조금 멀리 두어야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해준 말 중에 큰딸이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말이다. 못 하나를 박아도 허술하게 박아서 무언가를 매달면 얼마가지 않아 떨어지고 부서지게 했던 그였으므로, 현자 같은 그 말은 딸에겐 유머에 가까웠다.
P95
숲속
이틀동안 책도 못 읽고 그믐 접속도 못했어요. 이제 내일이면 그믐이 마무리되는데 뭔가 제대로 못해 아쉽네요.
푸른_쓰는마음
그믐에 자주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저주토끼는 계속 가까이 두고 한 편씩 읽었어요. 어찌 이렇게 다 외롭고 상처 입은 사람들인지,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한 편 읽으면 바로 다음 편으로 넘어가게 되지 않고 잠시 멈췄다가 다른 책도 잠시 읽었다가 다시 책을 펴 들게 되었어요. 환상의 옷을 입고 씁쓸한 현실을 품어 보여주는 것이 딱 제가 좋아하는 장르인데 선생님 추천이 아니었다면 아마 안 읽었을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어서, 다른 분들 마음에 남은 문장들도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믐은... 뭔가... 테스트 과정을 지나면 더 좋아지겠지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이바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내 말에 모래은 고개를 돌렸다. 그 말이 모래를 어떻게 아프게 할지 나는 알았다. 나는 고의로 그 말을 했다. 너처럼 부족함 없이 자란 애가 우리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네가 아무래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네가 뭫 알아, 네가 뭘. 그건 마음이 구겨져 있던 사람 특유의 과시였다. p126
모래로 지은 집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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