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새벽달, 책

D-29
네^^
<내 마음을 공부하는 법: 마음에 이름을 붙이자 내 마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을 때, 자기복잡성 우리는 복잡하다. 자기복잡성이 높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삶에 원치 않는 불행이 종종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행을 통해 실패하는 자기를 마주하게 된다. 이때 자기가 단순한 사함은 실패하는 자기가 자신의 전부이므로 실패란 곧 자센의 전부가 무너진 것과 같다. 하지만 자기가 복잡한 사람은 다르다. 하나의 자기가 실패하더라도 무너지지 않는다. 또 다른 나로 살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안의 자기가 언제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자기를 인정하라는 것이 위선과 가식을 부리라는 말은 아니다. 이상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상적인 사람인 척 하기 보다 이상적인 사람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변화의 첫걸음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직면은 변화의 전제 조건이다. 그러니 마음껏 복잡해지자. :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은 게 당연한 거였네요. 너무 많은 내 안에 지질하고 못난 나와도 눈 마주침을 해야겠어요.
넵, 한국 작가들 소설 좋아요! 저는 어제 오늘은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쓰는 기분>을 군데군데 펼쳐 읽었습니다. 시인의 산문집을 읽을 때는 섬세하게 표현하는 문장을 곱씹어 봅니다. '연필은 무얼 쓸어 담기보단 그냥 마당을 만져보려고 움직이는 느린 빗자루처럼 써 내려간다.' '쓰는 일은 '말하고 듣고(독서) 생각하기'를 동시에 하는 일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무언가를 쓴다면, 쓰면서 꾸준히 성장한다면! 그야말로 유토피아다.' '편지의 무게와 장 수,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랐던 시대. 그런 시절이 있었나 봐요. 그리움은 가득한데,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이 있다면 뒤척였겠네요.(...) 마음의 정수가 담긴, 알맹이가 튼실한 편지를 써 보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침묵과 그림자가 더 큰 편지는 어쩌면 시에 가까운 글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부터는 골라 주신 리스트 중에 있는 소설을 또 읽어 보겠습니다! ^^
최은영의 밝은 밤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사람들이 남자에게 쉽게 공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는 문장에서 오래전 일들이 화아악 떠오릅니다. 저희 부모도 저에게 보다는 사위를 생각하는 말들에 화가 많이 났었거든요. 쌍방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이 떠오르며 초반부터 지연에게 공감을 하며 읽기 시작합니다.
밝은 밤을 보고 최은영 작가가 이런 소설도 쓸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장편을 밀고 가는 힘이 있었어요. 백년을 이어가는 이야기는 서사만으로도 버겁고 힘겨운데 끝까지 잘 끌고 간 거 같아요.
<저주토끼>는 단편이었네요. 표제작 저주토끼를 먼저 읽었습니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주문 같기도 하고 예쁜 것이 저주의 무기인 듯 생각되어 인상 깊었고요. 사장 아들의 집에서 토끼는 더 이상 종이를 갉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무엇을 갉아먹으려는지 생각되어 섬뜩했습니다. 저주가 , 복수가 세대의 역순으로 미친다는 설정 와... 소설의 파국을 극대화 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궁금증도 일었어요. 많은 동물 중 왜 토끼 전등이었을까? 그리고 흰 몸에 꼬리와 귀끝, 눈만이 검은색이었을까? 이미 몇십 번이나 들려주었던 같은 이야기를 또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저주일까. 혹은, 축복일까. 이 문장에서도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이야기를 계속하는 할아버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할아버지, 무덤 없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떤 존재 일까요? 할아버지가 기억을 떠올리고 사실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더 나쁜 건, 할아버지가 그냥 내 질문에 놀라서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다. 무언가 숨겨진 이야기가 더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결말도 강렬한 여운을 남겼어요.. 그리고 세대를 다루는 소설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방지기가 모든 책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주토끼>를 보며 새삼 느꼈는데요. 이 책이 부커상 후보로 올라서 유명세를 갖기 전까지 정보라 라는 작가도, 책도, 전혀 몰랐어요. 제가 장르소설을 잘 보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저는 어릴 때부터 SF소설과 추리소설을 좋아한 편이었는데도 성인이 된 후에는 장르소설을 잘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문학적인 성과가 좀 떨어진다든가 해서 문단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주질 않았던 탓도 있었던 것도 같고요. 저도 읽다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해요. 2017년에 발간된 <저주토끼>를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으니....독자로서 한 권의 책을 만나는 인연이란 게 얼마나 어려운 인연인지도 깨닫게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책을 소개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대개 사적인 관계를 통해 한 권의 책을 소개받게 되고요. 언론이나 미디어에 소개된 책들, 나의 페친들이 읽는 책들, 내게 적극적으로 홍보를 보내오는 책들 외에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낯선 이들로부터의 메시지를 받기란 참 힘들죠. 내 시야를 넓혀주는 비교적 다양하고 넓은 관계가 페이스북 친구들인 셈인데 그조차 활발하게 교류하는 이들은 결국 내 주변의 비슷한 색깔의 사람들로 좁혀지게 되고, 낯선 세상의 사람들과 교류는 흔치 않아요. 나와 전혀 다른 이들이 읽고 있는 전혀 다른 종류의 책들....그렇지만 완전히 낯선게 아니라 그중에서 나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소개받고 만나는 일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그믐 플랫폼도 그런 이유에서 만들었을 거 같긴 한데.....뭔가 소통이 좀 더 원활한 장치들이 있었으면 싶네요.
<저주토끼>를 읽고 난 후에 내 독서노트에 이런 비슷한 감상평을 써놓았네요. "세상에 이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숨어있는 재미난 책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 책들을 누가 내게 알려주었으면 싶다. 읽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책, 읽으면서 숨이 가빠오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책, 가슴이 뻐근해 숨조차 쉴 수 없는 책, 덮고 나면 다시 맨 앞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책, 그런 책을 만나고 싶다"
여러분들은 그런 책이 있으신가요?
이십대에 읽었던 '태백산맥'과 '아리랑' 이 순간 떠오르네요. 나의 세계관이 뒤흔들렸던 책이였어요.
저는 한국소설은 아니고, 테드 창의 소설을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아요. 특히 [숨]은 압권이지요.
저는 어제 원주에 그림책 강의하러 다녀 왔어요. 준비가 필요한 강의여서 그동안 책을 읽지 못했어요. 오늘은 쉬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박쥐와 백조] 읽었어요. 재미로 읽는 책이었는데요, 범죄 피해자 가족의 상태랄까 이런 걸 잘 그렸더라고요.
도서관에서 최은영 작가님의 '내게 무해한 사람' 책을 빌려놓았던터라 이 책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단편의 글들이 소개가 되어 있네요..오늘은 '지나가는 밤'의 한 구절에 마음이 머물러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은 다른 밀도의 시간 같다고 윤희는 생각했다. 같은 십 년이라고 해도 열 살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그 이후 지나게 되는 시간과는 다른 몸을 가졌다고. 어린 시절을 함께 살고 사랑을 나눈 사람과는 그 이후 아무리 오랜 시간을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끝끝내 이어져있기 마련이었다. 현실적으로 서로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로 살아간다 할지라도." 육개월만에 여동생이 찾아왔어요. 삼개월전에는 혼자였지만, 이번에는 어린 조카와 함께 왔었습니다. 복숭아 냄시가 나는 조카를 중간에 뉘어 놓고 여동생과 두런두런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신기하게도 같은 시간속의 경험이였지만 다른 기억으로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어요. 그래서인지 '다른 밀도의 시간'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오래 머무르는 밤입니다.
정보라 작가는 친구가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하데요. 지금은 결혼해서 부산에서 산다고. 작품은 못 읽었는데요. 읽어보고 싶네요.
저는 오늘 동네서점에 가서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를 구매했습니다. 젊은 작가 책을 잘 안읽어서 뭐 부터 읽어야 할까 고민이었는데~제목이 와닿아서 이 책으로 시작하려합니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네요^^
아직 “애쓰지 않아도”를 못읽었네요. 전 이렇게 짧은 소설 모음이 별로예요. 긴 글을 읽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소설에서 얻고자하는 뭔가 본질을 주지 못하는….
말씀하신 부분이 뭔지 느꼈어요. 일기를 쓰다 마지막에 ‘참 즐거웠다’로 마무리 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짧아서 독자에게 주제를 정확히 손에 넘겨주는 것 같았어요. 문장도, 주제도 일상적이라 재미있긴 하네요. 최은영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이 책보다는 다른 장편을 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 끝내고 최은영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저주 토끼> 정보라 작가를 선생님이라는 세계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이게 2017년 작이라니 놀랐어요. 근간인줄 알았거든요. 제게 SF는 김초엽 작가로 시작되었어요. 그전에는 그저 문학작품, 고전, 에세이를 주로 읽었고요. 장르소설로도 삶의 어떤 메시지나 물음을 던질 수 있구나. 시공간을 초월하는게 흥미로웠어요. 정보라 작가의 글은 더 읽어봐야겠지만 범상치 않고 생각 그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있겠는 기대감이 <저주토끼>로 인해 들었어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책이 좋더라고요. 얕은 독서력으로 좋은 질문이 어렵지만 점점 쌓아가려고요. 책을 만나는 인연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기여코 알게되는 책은 진짜 인연이 되는 것 같아요. 알게된 책이 진짜 좋은 책이라면 금상첨화. 주관적이겠지만요. 가슴이 뻐근해 숨조차 쉴 수 없는 책이 쉬이 떠오르지 않으니 아직 못만난 것 같아요. 그 책을 찾고 싶어요. 짧은 소설과 단편 소설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같은 것인데 단어만 다른것인지 궁금합니다.
단편소설이 보통 원고지 100매를 기준으로 본다면 요새는 초단편 혹은 엽편소설이라고 해서 그에 훨씬 못미치는 짧은 분량으로 소설을 많이 내요. 아마 최은영 작가 책은 아직 안읽었는데 30매 내외일까요? 일반 에세이 한 꼭지 정도 분량으로? 아무래도 분량이 짧다보니 촌철살인으로 세상을 관조하는 메시지가 없는 한, 소설적 서사나 전개에 아쉬움이 있기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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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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