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단.테의 신.곡을 들고 홀.로. 떠나는 그 길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를 그대들

D-29
https://youtu.be/KsGLmrR0BVs 그때 들었던 초절기교인데 그때보다 더 잘쳤어요 ㅎㅎ 일단 이걸로나마 먼저 들어보시길요~
링크 따라 갔다가 연주에 넋을 잃고 한 시간을 푹~ 빠져 감상했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님 링크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윤찬군의 단테소나타 찾아 듣고 다시 단테에 도전할까봐요; 결국 조금 보다 다 못 보았네요 ㅠ 박상진 번역가님의 해제는 다 읽었습니다. 이 방대한 저작을 남기다니! 추방이란 그런걸까요? 정약용님도 그렇고ㆍㆍ 모든 추방된 자들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말입니다.
언급하신 단테와 정약용 선생은 어쩌면 확고한 신념과 철학 때문에 추방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바탕에 글쓰기에 몰입할 시간까지 주어졌으니^^ <신곡> 읽는 동안 @느려터진달팽이님의 댓글이 따뜻한 응원이 되었습니다. 함께 한 여정 감사드리고 느려터진달팽이님의 도전도 응원 드립니다:)
3/1) 93~183쪽 <지옥> 제8~16곡까지 중에서 11:22~25 하늘에서 증오하는 모든 사악함의 목적은 불의이며, 모든 불의의 목적은 폭력이나 기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 12:49~51 오, 눈먼 탐욕이여, 어리석은 분노여, 짧은 삶에서 그토록 우리를 뒤쫓고 영원한 삶에서 저렇게 괴롭히는구나! 15:46~48 (…) 어떤 행운이나 운명이 죽기도 전에 너를 이 아래로 인도하는가? 또 길을 안내하는 자는 누구인가? 최후의 심판을 받으러 여호사팟에 갈 때 죽은 영혼들은 모두 생전의 육신을 되찾지만, 자살자들은 자기 육신을 스스로 버렸기 때문에 되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153쪽 단테는 자신의 이 작품을 comedia(희극)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다 보카치오가 <거룩하다>는 뜻의 형용사divina를 앞에 덧붙였고, 그의 지적에 따라 1555년 베네치아에서 인쇄된 판본에서 La divina commedia라는 제목이 사용된 이후 일반적으로 그렇게 부른다. 따라서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 <거룩한 희극> 정도가 되겠지만, 여기에서는 오랜 관용에 따라 <신곡>으로 옮겼다. (…) -183쪽
3/2) 184~268쪽 <지옥> 제17~24곡까지 중에서 24:1~15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태양은 물병자리 아래에서 빛살의 활력을 되찾고 벌써 밤이 하루의 절반을 향해 갈 무렵, 서리는 땅 위에다 새하얀 자기 누이의 모습을 그리려고 하지만, 그의 붓질이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못할 무렵에, 여물이 부족한 시골 농부가 일어나 둘러보다가, 들녘이 온통 새하얀 것을 보고 자신의 허리를 두드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불쌍한 사람처럼 여기저기 서성이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니, 잠깐 동안에 세상 모습이 온통 바뀐 것을 보고 다시 희망이 솟아 지팡이를 들고 양들을 몰고 풀을 먹이러 가는 것처럼 (스승이자 안내자인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그린 장면)
3/3) 269~359쪽 <지옥> 제25~32곡까지 중에서 26:21~24 덕성의 인도 없이 지나치지 않도록* 여느 때보다 내 재능을 억제하니, 착한 별이나 은총이 나에게 재능을 주었다면 지나치게 남용하지 않으련다. *단테는 이 여덟째 구렁에 있는 사기꾼들인 기만을 교사한 자들에 대해 비교적 너그러운 태도를 보인다. 그들의 죄는 바로 하느님의 선물인 자신의 재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남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인으로서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도 신중함을 기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280쪽 27:118~120 뉘우치지 않는 자는 죄를 벗을 수 없고, 뉘우치면서 동시에 원할 수 없으니 그런 모순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오. 31:142~144 작은 부끄러움이 네가 저지른 것보다 큰 잘못을 씻어 주느니, 이제 모든 후회의 짐을 벗어 버리라. 동태복수법은 지은 죄와 똑같은 고통을 받도록 처벌하는 방식을 가리키는데, [신곡]에서는 죄의 성격과 형벌의 양상까지 일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가령 분열과 불화를 초래한 죄인은 신체가 쪼개지는 형벌을 받는다. 원래 아리스토텔레스의 용어를 스콜라 학자들이 번역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 -311쪽
제가 단테를 읽을지 몰라서.. 근데 궁금하기는 해서, 예전에 지대넓얕 팟캐스트에서 단테편을 열심히 들었었습니다. 지옥이라는것이 내가 생각했던것과 달라서 신기했고, 아 이런 사람들이 지옥에 가는거구나 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막연하게 상상했던 지옥이라는 공간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세분화 되어 있고, 그 안에서도 또 개개인에게 맞춤식으로 형벌의 강도가 주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완독하면 진공상태님께서 언급해주신 팟캐스트도 들어보고 싶네요^^
단테를 안단테로 읽어내고 싶어집니다. 남편이 최근 읽고 느낀 점을 들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집에 책은 없지만 같이하렵니다.
죄의 성격과 형벌의 양상이 지옥에서는 그대로 재현되리라는 믿음으로 보통사람은 살아가야지요.참 끔찍한 장면을 요즘은 살아 생전에 목도하기도 합니다. 물론 돈과 권력 또는 불가해한 힘으로 다소 지연되어도 말입니다. 그래서 가장 공평해 보이는 것이 죽음일까요?
@인선님 제가 몇 백 장을 읽고 이제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점을 이렇게나 명쾌하게 한 줄에 담아내셨네요. 안단테로 읽으시며 나눠주실 말씀도 기다려집니다:)
3/4) 360~284쪽 <지옥> 제33~34곡, 지옥 끝까지 중에서 당시의 지리 관념에 의하면, 지구의 북반구에만 육지가 있고 그 북반구 하늘의 <꼭대기 아래>, 즉 육지의 중심에 예루살렘이 있으며, 남반구는 바다로 뒤덮여 있다고 믿었다. 단테는 그 남반구의 대양 한가운데에 연옥의 산이 높이 솟아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380쪽 34:121~126 하늘에서 바로 이쪽으로 떨어졌는데, 예전에 이쪽에 솟아 있던 땅은 이놈이 무서워서 바다의 너울을 뒤집어쓰고 우리 반구로 솟아올랐고, 또 이쪽으로 솟아오른 땅은 아마 이놈을 피하려고 여기 텅 빈 곳을 남기고 위로 솟았지. 루키페르의 추락을 모티브로 하는 121~126행의 이야기는 단테의 풍부한 상상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러니까 루키페르는 천국에서 추방될 때 남반구 쪽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때 남반구를 뒤덮고 있던 육지는 무서운 나머지 바다 속으로 숨어 들어가 북반구 쪽으로 솟아올랐다. 또한 루키페르가 지구의 중심에 틀어박힐 때, 그와 맞닿는 것을 두려워한 흙이 남반구의 바다 위로 솟아올라 연옥의 산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 흙이 솟아오른 지하에는 텅 빈 동굴이 생기게 되었고, 바로 그 동굴을 통해 현재 두 시인은 남반구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381쪽 38:137~139 마침내 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으니,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신곡]의 세 노래편 모두 stelle(별들)로 끝난다
3/5) 385~471쪽 <연옥> 제1~8곡까지 중에서 5:13~18 지껄이도록 내버려 두고 내 뒤를 따르라. 바람이 불어도 그 꼭대기가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탑처럼 굳건해야 한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 목표에서 멀어지니, 한 생각이 다른 생각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쪽의 극을 불사르는 저 세 개의 불꽃*을 보고 있습니다." -8:89 *세 개의 별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향주삼덕, 즉 하느님에 대한 세 가지 주요 덕성인 믿음, 희망, 사랑을 상징한다. 뒤이어 설명하듯이 <연옥>1곡22~24행에 나오는 네 개의 별은 활동적인 삶의 덕성인 사추덕(예지, 정의, 용기, 절제)을 이끌기 때문에 새벽에 떠서 낮을 관장하고, 저녁이 되면 관상 생활의 덕성을 상징하는 이 별 세 개가 떠서 밤을 관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468쪽
3/6) 472~568쪽 <연옥> 제9~17곡까지 중에서 9:76~78 문 하나를 보았는데, 아래에서 문까지 서로 다른 색깔의 계단 세 개가 있었고, 아직은 말 없는 문지기 한 분을 보았다. 이 세 개의 계단은 회개의 세 가지 요소로 해석된다. 첫째 계단은 맑은 양심이 자신의 죄를 비춰 보는 것을 의미하고, 둘째 계단은 죄의 고백을 상징하고, 셋째 계단은 죄의 형벌을 채우려는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 -481쪽 13:94~96 오, 나의 형제여, 우리 모두가 진정한 한 도시의 시민인데, 이탈리아에서 순례자로 살았던 자를 말하는군요. 모든 인간의 진정한 고향은 천국이고, 지상에서의 삶은 천국으로 가기 위한 순례의 삶이라는 관념을 반영한다. -522쪽 17:94~96 자연의 사랑에는 언제나 오류가 없으나, 영혼의 사랑은 그릇된 대상 때문에, 또는 너무 넘치거나 모자라서 잘못될 수 있다. 인간 영혼의 자유 의지로 이루어지는 사랑은 오류에 빠질 수 있다. -564쪽
빌려왔습니다~ 연옥편! 제가 지금 안 읽으면 또 몇년 그냥 갈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나저나 단테도 현실 정치에 발 담궜는진 이제 알았습니다. 마키아벨리 같은 사람이나 현실 정치가로 활동하고 딱 그만한 글을 내놓는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정치가였을 줄은ㆍㆍ 그러고보면 토머스모어도 정치를 하시긴 했었군요~ 결국 신념을 꺾지 않아 처형당하시긴 했었지만.
3/7) 568~738쪽 <연옥> 제18~33곡, 연옥 끝까지 중에서 18:15~75 (…) 너희들의 인식 능력은 실제의 대상에서 그 영상을 끌어내 너희 안에 펼쳐 놓고 그것에 마음이 향하도록 만든다. (…) 그렇게 사로잡힌 마음은 정신의 움직임인 열망 속으로 들어가니, 사랑의 대상이 기쁘게 해줄 때까지 결코 쉬지 못한다. (…) 바로 그것이 좋은 사랑과 나쁜 사랑을 수용하고 걸러 냄에 따라, 너희들에게 잘잘못의 이유를 따지는 원칙이다. 그 밑바닥까지 추론하면서 탐구했던 사람들은 그 선천적 자유를 깨달았고, 그래서 이 세상에 도덕을 남겼단다. 그러므로 너희들 안에서 불타는 모든 사랑이 비록 필연으로 발생하더라도 너희에게는 그것을 억제할 능력이 있다. 그런 고귀한 힘을 가리켜 베아트리체는 자유 의지라 부르니, 만약 그것에 대해 너에게 말하거든 마음속에 잘 간직하라. 30:55~57 단테여, 베르길리우스가 떠났다고 아직은 울지 마오, 아직은 울지 마오. 다른 칼*로 울어야 할 테니까. [신곡]에서 단테의 이름이 직접 나오는 곳은 여기뿐이다. *더 큰 고통, 말하자면 죄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701쪽 33:142~145 나는 성스러운 물결에서 돌아왔고, 마치 새로운 잎사귀로 새롭게 태어난 나무처럼 순수하게 다시 태어났으니, 별들에게로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3/8) 739~847쪽 <천국> 제1~11곡까지 중에서 2:53~57 감각의 열쇠가 열어 주지 않는 곳에서 인간들의 견해가 잘못 방황한다 하더라도 이제 그대는 놀라움의 화살에 찔리지 않아야 할 것이니, 보다시피 감각의 뒤에서는 이성의 날개가 짧기 때문이오. 2:130~148 (…) 마치 먼지 같은 그대들 속에서 영혼이 서로 다른 기관들에 퍼져 적절하게 서로 다른 기능들을 수행하는 것처럼, 지성은 자신의 선을 많이 늘려 별들 사이에 퍼지게 하면서도, 자신은 자신의 통일성 위에서 돌고 있답니다. (…) 거기에서 나오는 즐거운 본성으로 인해 눈동자에 즐거움이 생생하게 빛나듯이 그 뒤섞인 힘은 몸체에서 빛납니다. (…) 그것이 바로 자신의 선함에 알맞게 밝음과 흐림을 창출하는 형성 원리입니다. 4:106~111 이 점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 바라오, 폭력이 의지와 뒤섞여서 잘못에 대해 변명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을. 절대적 의지는 잘못을 허용하지 않으나, 저항할 경우 더 큰 곤경에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만큼은 허용한답니다.
선천적 자유에 이어 자유의지와 절대의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선천적 자유에 따라 도덕을 남겼고 안에서 넘쳐나는 열망과 사랑에 따라 선한 자유 의지는 고귀한 별로 승화된다고 하는 듯한 연옥편을 지나면 천국이 펼쳐지는데 @공중산책님 말씀대로 좀 어렵게 다가옵니다. 절대적 의지가 잘못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얼까요? 두려움으로 저항을 못하는 권력이나 힘에 대한 신념같은 겁니까? 아님 초자연적인 외경심이나 절대적 이성의 날개같은 것을 말할까요?
<천국> 4:109~111 "절대적 의지"에 관해 주석에서는 "절대적 관점에서 의지는 나쁜 일을 허용하지 않으나, 상대적 관점에서는 더 나쁜 악을 피하기 위한 경우 그만큼의 잘못을 허용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의지의 자체 속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들이 상대적 의지를 추구하면서 초자연적(하느님의) 의지를 거스르게 되는 모습으로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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