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서의 발전 - 아마르티아 센] 일단 혼자 읽기

D-29
[ 사실 많은 결과들이 전적으로 의도된 것만은 아니라는 일반적 결론에 대단히 심오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그의 사상을 존경하지만(그는 누구보다도 합헌성, 권리의 중요성, 사회적 과정의 중요성을 비롯해 많은 중요한 사회학적, 경제학적 개념들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러한 소박한 인식이 결정적인 사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이에크가 말하듯 이것이 ‘심오한 통찰’이라면 아마도 그 심오함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 〈11장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행위〉
[ 하지만 동일한 문제를 바라보는 다른 방식이 존재하며, 아마도 이것이 하이에크가 강조하고자 했던 점일 것이다. 그것은 어떤 결과들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이 아니다. 인과적 분석을 통해 의도되지 않은 효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정육점 주인은 고기를 돈과 교환하는 것이 그 자신에게만 이익이 될 뿐 아니라 소비자(고기의 구매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관계는 양쪽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작용해 지속 가능하다. 양조업자, 빵가게 주인 그리고 소비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경제적 관계가 지속 가능하기를 기대한다. 의도되지 않은 결과는 예측 불가능한 것일 필요가 없으며, 이 사실에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시장 관계가 지속되는 데 있어 양측의 신뢰는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거나 암묵적으로 가정한 예측에 기대고 있다. ] 〈11장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행위〉
[ 사실 일본이 ‘유일하게 작동하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흥미로운 주장에도 어느 정도 진실이 있다. 이 수수께끼 같은 논평은 일본의 많은 경제활동과 거래에서 보이는 동기가 비이윤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자본주의 국가 중 하나가 여러 중요 영역에서 자본주의의 기반인 단순한 자기 이익의 추구에서 벗어난 동기 구조를 갖고도 경제적으로 성공했다는 특이한 사실을 이해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 〈11장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행위〉
[ 일본은 자본주의의 성공을 증진시키는 특별한 기업윤리를 갖는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사심 없는 노동과 기업에 대한 헌신은 생산성을 향상시켜 많은 나라에서 경제적 성공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또 가장 발달한 산업국가에서조차도 이 행동규범에는 다양한 변이형이 존재한다. ] 〈11장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행위〉
[ 유능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사태가 어떠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판단할 과제를 떠안는다. 우리는 성찰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의 삶을 반추할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동이 야기한 결과들뿐만 아니라(이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할 수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목격하고 있으며 우리의 힘으로 치유가 가능한 재난들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 책임감은 물론 우리의 관심을 요구하는 유일한 것이 아니지만 이러한 일반적 주장의 적절성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의 사회적 존재성의 핵심을 간과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확한 규칙을 정의하는 문제라기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직면해 선택해야 할 때, 공유하는 인간성의 의미를 인식하는 것에 대한 문제다. ] 〈12장 사회 참여로서의 개인의 자유〉
[ 오직 개인적 책임에만 의존하는 것은 그 범위와 유용성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그 본질적 역할을 긍정한 후에야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책임을 다하며 향유하는 실질적인 자유는 극단적으로 개인적, 사회적, 환경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기초교육을 받을 기회를 부정당한 아이는 어린 시절에만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불리하게 작용할 지적 장애를 갖게 된 것이다(읽기, 쓰기, 셈하기에 기초한 기본적인 일들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질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지만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단이 없는 성인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의 희생자이자 피할 수 있던 사망의 희생자일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책임 있는 인간으로서 소망하는 많은 것들을 행할 자유를 잃은 것이기도 하다. 유사노예제 속에 태어나 강제로 구속되거나, 억압적인 사회에 숨 막히게 종속된 소녀, 소득을 얻을 수단을 결여한 비참하고 땅을 갖지 못한 노동자는 모두 복지를 박탈당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몇 가지 기본적 자유에 의존하는 책임 있는 삶을 영위할 능력을 박탈당한 것이다. 책임은 자유를 요구한다. ] 〈12장 사회 참여로서의 개인의 자유〉
[ 사람들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한 사회적 원조를 요구하는 주장은 따라서 개인적 책임에 대한 주장이기도 하며, 그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와 책임의 연관성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어떤 일을 할 실질적인 자유와 역량이 없다면 한 개인은 책임을 질 수도 없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자유와 역량을 실제로 갖고 있다는 것은 그 개인에게 그것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려할 의무를 부여하며 이것은 개인적 책임을 포함한다. 이런 점에서 자유는 책임의 필요충분조건이다. ] 〈12장 사회 참여로서의 개인의 자유〉
[ 개인적 책임에 배타적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종종 생각하듯 이른바 과보호 국가(nanny state: 국민을 과보호하려드는 국가를 뜻한다—옮긴이)가 아니다. 개인의 선택을 ‘돌보는’ 것과, 선택에 기초해 책임을 질 수 있는 개인들에게 책임과 실질적인 결정의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 자유에 대한 사회적 기여는 국가를 통해서만 작동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기관들도 포함해야만 한다. 예를 들자면 정치적·사회적 조직, 공동체에 기반한 기관, 다양한 종류의 비정부 기구 그리고 시장과 계약관계를 작동시키는 제도들이다. 개인적 책임을 자의적으로 편협하게 보는 것은 개인을 다른 이들로부터 도움도 방해도 받지 않는 허구의 섬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 〈12장 사회 참여로서의 개인의 자유〉
189p 이러한 가정은 시장의 산출이 파레토최적이 되어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자신의 이익을 증가시킬 수 없다는 결과를 확립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Pareto optimal은 당시 경제학 전공 선배에게 들었어도 뭔말인지; pd, nl 이런 용어들이 죽어도 안 들어왔던 것과 비스무리허다 할까요 😑 졸업한 뒤에 이 책을 혼자 읽다 뭔가 저 용어를 알게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ㆍㆍ 세월이 또 오래되었기에 다시 잊었;;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하버드대 '최우수강의상'에 빛나는 토드 부크홀츠의 유머와 파격의 경제학 특강. 대표적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경제이론들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현실에서 각각의 경제이론과 그 이론이 주는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책이다. 경제학이 왜 이렇게 난해하고 복잡한지를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해결한다.
와, 저 책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파레토 최적은 저도 대학 때 배운 거 같습니다. 저는 쉽게 이해한 개념 같은데 혹시 잘못 이해한 걸까 하는 생각이 지금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
아주 생기초책이죠 ㅎ 파레토 최적은 그리 어렵지 않은 개념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경제분야에 거부감이 있어놔서 그럴 거에요;; & 257p의 인용은 조지 버나드 쇼의 <범인과 초인> 중 1840년의 아일랜드 기근을 기근으로 부르기를 거부한다고 나오는데요. 이 기근이든 저 기근이든 행위자와 장소만 다르지 본질은 같아 보입니다. "문화적 우월성의 확신은 정치적 힘의 불균형과 흔히 결합된다." 챙겨야 할 문화적으로 우월한 우리만 먹이고 나머지 "개돼지들"은 살던지 죽던지 방치한다는 것일까요. 이쯤되면 기근이 아니고 독재와 부패로 인한 착취와 방치 쯤이라고 바꿔 불러야 할까요.
206p 공공정책은 마치 정치처럼 가능성의 예술이다. Art of possibility쯤 될까요? 210p 부적합자를 대상에 포함시키는 유형 1의 오류를 줄이려다 적합자를 대상에서 배제시키는 유형 2의 오류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제가 한창 통계로 고생할 때 잘하는 동기가 저걸 설명해주었었는데 딱 저 이유로 송파 세모녀가 배제되었구나 생각하고 글을 쓴 게 있어요~ https://m.blog.naver.com/widerhorizon/150186339089 그리고 딱 되돌이킬 수 없다던 저 오류처럼 자신의 가난을 증명하지 못한 저들의 비극은 죽었어도 + 그토록 이슈가 되었어도! 아직도 끝난 게 않은가 보더군요 ㅠ 심지어 주민센터에 문의했으나, 거소지가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다르다던지 등의 이유로 자신들이 찾아나서서 파악하진 못할지언정 찾아온 사람도 돌려보내는 "무사안일주의^^"를 유감없이 시전들 하셨더만요 🔥
네, 비슷합니다. 찾아보니 "the art of the possible"이네요.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Public policy, like politics, is the art of the possible, and this is important to bear in mind in combining theoretical insights with realistic readings of practical feasibility."
the possible로 했었군요~ practical feasibility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로만 되는 것은 없기 때문에 😂 그리고 여기서 agency 행위자성이라던가, 역량강화, 역량, 획득권한 entitlement? 이런 키워드들에서 몇 해 전 도서전에서 데려온 역량의 창조가 떠올랐는데 고이 모셔만 두고 있었네요; 각주에도 등장하긴 하더라구요. 대가 😭 김.우.창. 선생님께서도 즐겨 인용하시던 그 학자ㆍㆍ
역량의 창조마사 누스바움이 말하는 ‘역량’은 한 사람이 타고난 능력과 재능인 동시에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환경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의 집합을 의미한다. 진정한 의미의 발전과 사회정의란 개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데 있다고 보고, 이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는 이론이 역량 접근법이다. 누스바움은 10대 핵심역량을 제안하며 각 역량이 최소한으로 보장돼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선택과 자유를 중요
누스바움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역량 접근(capability approach)하면 센과 함께 항상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역량 접근에 대한 아래의 설명을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센과 누스바움이 언급됩니다. https://plato.stanford.edu/archives/win2021/entries/capability-approach/
항상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것 같습니다. 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239p 센코노믹스에서도 강조되었던 민주주의의 중요성은 1. 내재적 intrinsic 중요성, 2. 도구적 instrumental 기여, 3. 가치와 규범의 창조과정에서 갖는 구성적 constructive 역할이 여기에도 등장해 케랄라사례나 기근이 독재국가에서만 나타난다 등 더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네요.
앞 장에서 민주주의가 기근을 방지한다는 내용이 나와도,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한켠에 있었는데, 7장에서 제시하는 실증적인 사례들을 보니 민주주의가 기근을 방지하는 원인이라는 점이 분명하네요. ㅎㅎ
저도 매우 분명하게 알게 되었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사치품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요.
7장 기근과 기타 재난에서, 식량 가용성이 높은 상태에서 일어난 기근의 한 사례가 1974년 방글라데시 기근이라는 것과 아마 켄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풍경>에서 보았던 아일랜드 기근은 253p에서 "악마는 가장 뒤처진 자를 잡는다"는 표현처럼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그게 반드시 기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전 세계가 삼년간이나 오롯이 겪으며 무수한 죽음을 목도한ㆍㆍ치료시스템과 백신, 마스크에 대한 접근 유무가 생/사 마저 가를 수가 있구나! ㅜ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일랜드 기근 당시, 돈을 더 쳐주는 곳으로 남아도는 식량을 역수출! 했다는 대목에서 분노 🔥 를 느꼈고ㆍㆍㆍ 그걸 가지고 제대로 막지도 못했으면서 유사한 다른 사례를 들어 처칠이 "벵골 기근이 토끼처럼 번식하는 원주민들의 성향 때문이었다."고 했다는 대목에서 욕을 한마디 해야할까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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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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