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전쟁』 혼자 읽기

D-29
[ 동시에 개혁가들은 싸움에 영적 가치를 부여하여 기사의 전쟁을 기독교인의 소명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전사가 비무장 빈민을 하급 귀족의 약탈로부터 보호하고 교회의 적을 추적함으로써 하느님을 섬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930년경 클뤼니의 수도원장 오동이 쓴 《오리야크의 성 게랄두스의 생애》의 성자 같은 주인공은 왕도 수사도 주교도 아닌 평범한 기사였지만 그리스도의 병사가 되어 빈민을 보호함으로써 성스러움에 이르렀다. 개혁가들은 이런 ‘성전’ 예찬을 촉진하기 위해 군기와 검을 축복하는 의식을 만들고 미카엘, 게오르기우스, 메르쿠리우스(사람들은 그가 배교자 율리아누스를 죽인 것으로 믿었다) 같은 전투적 성자들에 대한 숭배를 장려했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교황들은 전에 카롤링거 왕조의 야수적 폭력을 축복했다. 교회가 그 폭력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레고리우스가 하인리히 4세와 싸우면서 배웠듯이 싸우는 사람들은 이제 무조건 교회의 리베르타스를 보호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교황과 황제 사이의 이 정치적인 권력 투쟁은 십자군 원정기에 종교적으로 영향을 받은 폭력의 동인이 된다. 양편 모두 유럽에서 정치적 우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으며, 그 우위란 폭력의 독점을 뜻했기 때문이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1074년 그레고리우스의 십자군 원정에 선뜻 응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20년 뒤에는 평신도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사태는 금세 우르바누스의 통제력을 벗어났다. 종교적 권위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우르바누스는 질서 있는 군사 원정을 상상하여 십자군에게 추수 뒤까지 기다리라고 권했다. 그러나 다섯 대부대가 이런 분별력 있는 조언을 무시하고 봄에 길을 떠나 유럽을 가로질렀다. 그 결과 수천 명이 아사하거나, 아니면 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겁을 먹은 헝가리인에게 격퇴당했다. 우르바누스는 십자군이 유럽의 유대인 공동체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1096년 게르만 십자군 한 부대는 슈파이어, 보름스, 마인츠에서 유대인을 4천 명에서 8천 명 학살했다. 이 부대의 지도자인 라이닝겐의 에미호는 자신을 최후 심판의 날들 동안 서방에서 나타나 예루살렘의 적그리스도와 싸우는 민간전승 속의 황제로 내세웠다. 에미호는 유대인이 기독교로 개종하기 전에는 예수가 재림하지 않는다고 믿어, 자신의 부대가 커다란 유대인 공동체들이 있는 라인 지방의 도시들로 다가가자 죽이겠다고 위협해서라도 유대인이 세례를 받게 하라고 명령했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일부 십자군은 진짜로 혼란에 빠진 듯하다. 예수를 실제로 죽인 민족 — 어쨌든 십자군은 그렇게 잘못 믿고 있었다. — 이 바로 문간에서 잘살고 있는데 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무슬림과 싸우러 가야 하는가? 한 유대인 연대기 기록자는 십자군끼리 하는 말을 들었다. “보라, 여기에 메시아를 십자가에 달아 죽인 유대인이 있는데 우리는 이스마엘의 자손에게 복수를 하러 가고 있다. 먼저 유대인에게 복수를 하자.”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반유대주의 폭력은 유럽의 만성 질병이 되었다. 십자군을 소집할 때마다 기독교인은 먼저 고향의 유대인을 공격하곤 했다. 이런 박해는 물론 종교적 신념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요소도 개입되어 있었다. 라인 지방 도시들은 시장 경제가 발전하여, 이것이 결국 농경 문명을 대체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근대화의 아주 이른 단계에 진입했는데, 이런 이행은 늘 사회 관계를 긴장시키기 마련이다.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도시 생활은 쇠퇴했다. 교역은 거의 사라지고 상인 계급도 없었다. 그러나 11세기 말 무렵 생산성이 증가하자 귀족은 사치품을 찾게 되었다. 귀족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농민으로부터 전문가 — 석공 장인 상인 — 계급이 출현했으며, 그 결과 돈과 물자의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도시가 재탄생했다. 귀족은 자신들의 타고난 권리라고 여기던 부를 획득하여 하층 계급으로부터 성장한 빌랭(‘벼락부자’)에게 분개했는데, 이 또한 독일 십자군이 폭력을 행사하는 데 연료가 되었을 수도 있다. 유대인이 특히 이 충격적인 사회 변화와 관련되었기 때문이다. 주교가 관장하던 라인 지방 도시들에서 도시민은 수십 년 전부터 상업에 장애가 되는 봉건적 의무를 떨쳐버리려고 노력해 왔지만 그들의 통치자인 주교들은 장사에 관해 극단적으로 보수적이었다. 또 부유한 상인과 가난한 축에 속하는 장인들 사이에 긴장이 있었는데, 주교들이 유대인을 보호하려 하자 상대적으로 재력이 약한 도시민이 십자군에 가담해 살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십자군은 늘 종교적 열정만큼이나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십자군 원정은 특히 모험을 찾아 시골을 자유롭게 방랑하는 것으로 군사 훈련을 마무리하던 유벤투스, 즉 기사 ‘청년’에게 매력이 있었다. 언제든 폭력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이 편력 기사들은 정주한 삶의 속박에서 자유로웠는데, 이들의 무법성이 십자군의 잔혹성의 일부를 설명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첫 십자군 가운데 다수는 오랫동안 홍수, 역병, 기근에 시달려 황폐해진 프랑스 북동부와 독일 서부에서 왔기 때문에 그냥 견딜 수 없는 삶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을지도 모른다. 또 십자군 원정 무리에는 불가피하게 모험가, 강도, 타락한 수사와 도적이 끼어 있었으며, 다수는 틀림없이 부와 행운의 꿈만이 아니라 ‘들뜬 마음’에 이끌려 나왔을 것이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십자군은 늘 종교적 열정만큼이나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십자군 원정은 특히 모험을 찾아 시골을 자유롭게 방랑하는 것으로 군사 훈련을 마무리하던 유벤투스, 즉 기사 ‘청년’에게 매력이 있었다. 언제든 폭력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이 편력 기사들은 정주한 삶의 속박에서 자유로웠는데, 이들의 무법성이 십자군의 잔혹성의 일부를 설명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첫 십자군 가운데 다수는 오랫동안 홍수, 역병, 기근에 시달려 황폐해진 프랑스 북동부와 독일 서부에서 왔기 때문에 그냥 견딜 수 없는 삶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을지도 모른다. 또 십자군 원정 무리에는 불가피하게 모험가, 강도, 타락한 수사와 도적이 끼어 있었으며, 다수는 틀림없이 부와 행운의 꿈만이 아니라 ‘들뜬 마음’에 이끌려 나왔을 것이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구경꾼들은 십자군 원정 부대를 행진하는 수도원이라고 묘사했다. 위기마다 행렬, 기도, 특별 성찬식이 있었다. 그들은 굶주렸지만 전투 전에 금식을 하며 전투 지침만큼이나 설교에도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굶주린 사람들은 예수, 성자, 이제 천국에서 영광스러운 순교자가 된 죽은 십자군의 환영을 보았다. 그들은 천사들이 자신들과 함께 싸우는 것을 보았고, 안티오키아 공성전 때는 가장 힘든 순간에 거룩한 유물 — 그리스도의 옆구리를 찌른 창 — 을 발견했다. 이것 때문에 절망하던 사람들은 몹시 들떠 도시 밖으로 뛰쳐나갔고, 포위하고 있던 튀르크족은 놀라서 달아났다. 1099년 7월 15일 마침내 예루살렘 정복에 성공하자 십자군은 하느님이 자신들과 함께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이런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이 적의 나라들 사이에서 그들과 맞설 뿐 아니라 살아남기까지 했다는 데 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도 신부인 샤르트르의 푸셰르는 그렇게 썼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전쟁은 “관계를 보지 못하는 무능력 때문에 일어나는 정신 이상”이라고 적절하게 묘사되어 왔다. 제1차 십자군 원정은 특히 정신병적이었다. 어느 모로 보나 십자군은 반쯤 미친 것 같았다. 그들은 3년 동안 주변 세계와 정상적으로 만나지 못했으며, 장기화된 공포와 영양실조 때문에 비정상적 정신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문화적으로나 인종적으로 자신들과 다른 적과 싸우고 있었으며 — 우리 시대에도 자주 보게 되지만, 이 요인은 정상적인 심리적 억제를 제거하는 경향이 있다. — 예루살렘 주민을 공격할 때는 사흘 동안 약 3만 명을 살육했다. “십자군은 눈에 띄는 모든 사라센족과 튀르크족을 죽였다.” 《프랑크족의 공적》의 저자는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전했다. “그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죽였다.” 거리에 피가 냇물처럼 흘렀다. 유대인은 회당에 몰아넣고 검으로 죽였으며, 하람 알-샤리프로 피신한 무슬림 만 명은 잔인하게 학살했다. “머리, 손, 발 무더기가 여럿 보였다.” 프로방스의 연대기 기록자 아길레르의 레몽은 그렇게 썼다. “사람들은 무릎과 고삐까지 차는 핏물 속에서 말을 달렸다. 사실 이 장소가 불신자들의 피로 가득 찬 것은 하느님의 정의롭고 훌륭한 심판이었다.” 죽은 자들이 너무 많아 십자군은 시신을 처리할 수가 없었다. 다섯 달 뒤 샤르트르의 푸셰르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려고 예루살렘에 왔을 때 여전히 도시 주위의 밭과 도랑에 널린 채 썩어 가는 주검에서 나는 악취에 경악했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베르나르는 기독교인이라면 “이교도”가 “흩어지고”, “잘려 나가고”, “쫓겨나는” 것을 보고 기뻐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첫 서방 식민지들에 퍼진 이데올로기에는 종교가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었는데, 훗날 서방의 제국주의는 더 세속적인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종종 십자군 원정의 무자비함과 공격적 독선을 공유하게 된다. ] 〈8장 십자군과 지하드, 성스러운 폭력의 충돌〉
[ 그러나 르네상스 인본주의자들은 식민지 기획에 깊이 공감했다. 토머스 모어가 쓴 이상적 사회에 관한 허구적 이야기 《유토피아》(1516)에서 유토피아 사람들은 “침략군을 친구들의 영토에서 몰아내거나, 인도주의의 이름으로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압제와 노역에서 해방할” 때만 전쟁에 나섰다. 모두 매우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이런 자비로운 정책에는 한계가 있었다. 섬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인구가 많아지면 유토피아인은 본토로 정착민을 보내 “원주민이 살지 않거나 경작하지 않는 땅이 많은 곳 어디에나” 식민지를 만들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전에는 너무 황량하거나 무가치해 원주민에게 먹을 것을 제공해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이 방치된 땅을 경작하여 풍성한 작물을 키워낼 것이다. 우호적인 원주민은 식민지로 흡수해 들일 수 있지만, 유토피아인은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과 싸우는 데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유토피아인은 땅을 놀리거나 황폐하게 내버려 두면서도, 자연의 법칙에 따라 그 땅에서 먹을 것을 얻어야 하는 다른 사람들이 그곳을 이용하고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사람들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 완벽하게 정당한 일이라고 말한다.” ] 〈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 루터는 농민 전쟁에 관해 쓴 첫 소논문에서 공정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귀족의 ‘속임수’와 ‘강탈’을 질책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농민은 종교와 정치를 섞는 용서할 수 없는 죄를 범했다. 고난을 당하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루터는 그렇게 주장했다. 농민은 복음을 따라 다른 쪽 뺨을 내밀고 목숨과 재산의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농민은 무모하게도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신약의 가르침과 분명히 일치하는 견해였지만 루터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는 “세속 국가는 사람들의 불평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기에, 일부는 자유롭고 일부는 감옥에 있으며, 일부는 주인이고 일부는 종”이라고 주장했다. 루터는 제후들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서 농민 선동가들을 진압하라고 권했다. ] 〈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 개혁가들은 경전에만 의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성경이 엉뚱한 사람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민중은 스스로 성경을 읽기 시작하자 곧 예수의 가르침과 당시 교회나 정치의 관행 사이에 존재하는 명백한 모순을 보게 되었다. 재세례파가 특히 파괴적이었다. 그들은 복음을 문자 그대로 읽어 신성로마제국, 시의회, 직인 길드 같은 제도를 비난했다. 일부 네덜란드 재세례파가 1534년 독일 북서부 뮌스터를 장악한 뒤 일부다처제를 제도화하고 사적 소유를 금지하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는 — 이번만큼은 확고하게 의견의 일치를 이루었다. — 재세례파가 다른 도시들도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정치적 위협이 되었다고 보았다. 이듬해 뮌스터의 재세례파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연합군에게 학살당했다. ] 〈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 토머스 홉스(1588~1679) 또한 국가의 교회 통제를 평화에 필수적이라고 보았으며, 강한 군주가 교회를 장악하고 종교적 통일을 이루기를 바랐다. 그는 헌신적인 왕당파로서 잉글랜드내전 뒤 파리 망명 중에 고전 《리바이어던》(1651)을 썼다. 종교의 분열적 힘은 하느님이 질서 잡힌 우주를 창조하기 위해 성경에 나오는 혼돈의 괴물 리바이어던을 제압하듯이 효과적으로 제어해야 한다. 홉스는 그렇게 주장했다. 홉스는 종교전쟁은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교조를 놓고 벌인 의미 없는 언쟁 탓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모두가 이 의견을 공유한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의 정치 이론가 제임스 해링턴은 《오세아나 공화국》(1656)에서 이런 갈등에 일조한 경제적이고 법적인 쟁점을 논의하지만 홉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직 “창피한 교리”로 민중을 잘못 이끈 설교자들만이 “최근 벌어진 모든 해악의 원인”이다. 홉스는 그렇게 주장했다. 장로교 성직자들은 잉글랜드내전 이전에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부추긴 데 가장 큰 책임이 있으며, “따라서 벌어진 모든 일은 그들의 죄다.” 홉스의 해법은 절대국가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이 국가는 인간이 자신의 믿음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바람에 쉼 없이 전쟁의 운명으로 빠지는 경향을 누를 것이다. ] 〈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 청교도 신학에서는 ‘원죄’가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이 고집스러운 청교도 식민지 개척자들은 정체(政體)를 생각할 때 인간의 타락한 본성을 다스릴 절대주의적 해결책 쪽으로 기울었다. 아담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정부는 필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은 자연히 거짓말 도둑질 살인에 빠져들게 되며, 이런 악한 충동은 오직 강하고 권위적인 정부만이 힘으로 제어할 수 있다. ‘거듭난’ 사람들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자유를 누리지만 오직 하느님이 명령하는 것만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들은 회심하면서 자신의 경향을 따를 권리를 포기했으므로 하느님이 그들 위에 세워놓은 권력에 복종해야만 한다. ] 〈10장 세속주의의 승리, 혁명과 민족〉
[ 매사추세츠의 청교도는 원주민을 죽이는 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없었다. 그들은 30년전쟁 중에 잉글랜드를 떠났기 때문에 그 무시무시한 시기의 호전성이 몸에 밴 상태였으며, 성경을 매우 선택적으로 읽어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했다. 예수의 평화주의적 가르침은 무시하고, 히브리 경전 일부에 나오는 전투적 태도에 의존했다. “하느님은 탁월한 전사다.” 알렉산더 레이턴은 그렇게 설교했다. 성경은 “가장 훌륭한 전쟁 지침서다.” 존경받는 목사 존 코튼은 그들이 원주민의 영토에 대한 천부의 권리를 지녔을 뿐 아니라 그들의 땅을 차지하라는 “하느님의 특별한 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상대의 “도발이 없어도” 공격 — 정상적으로는 불법인 절차였다. — 을 할 수 있었다. 훗날 미국 정치의 특징으로 자주 등장하는 예외주의적 사고의 표시가 이미 눈에 보이고 있었다. ] 〈10장 세속주의의 승리, 혁명과 민족〉
[ 정치적 쟁점 — 연방의 보존이냐 해체냐. — 이 무엇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당혹스럽게도 북부인이나 남부인 모두 이념의 안내자로 의지했던 성직자에게서 공통된 견해를 찾을 수 없었다. 노예제 찬성론자는 수많은 성경 텍스트를 마음대로 갖다 댔지만, 노예제 폐지론자는 노예 소유자에 대한 명백한 비난이 성경에 전혀 없었기 때문에 성경의 정신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 〈10장 세속주의의 승리, 혁명과 민족〉
[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은 한 세대의 젊은 남자들을 파괴했지만, 처음에는 많은 유럽인이 이 전쟁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 현상은 오랫동안 종교가, 또 이제 세속 시대의 새로운 신앙인 민족주의가 활성화한 그 감정에 저항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준다. 1914년 8월 유럽의 도시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는데, 이것은 프랑스 혁명의 의식과 마찬가지로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실체를 갖춘 현실로 만들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환희에 젖어 서로를 바라보았다. 소원했던 친구들이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빛나는 유대를 느끼며 서로 끌어안았다. 그 후 이런 행복감은 공동의 광기의 분출로 폄하되었지만,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깊이 살아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또 ‘근대성으로부터의 탈출’이라고도 불렀는데, 사람들이 기능에 따라 규정되고 분류되며 모든 것이 순전히 물질적인 목적에 종속되는 산업 사회에 대한 깊은 불만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선전포고는 삶에 의미를 주는 고상한 이타주의나 자기희생을 향한 소환장으로 보였다. ] 〈10장 세속주의의 승리, 혁명과 민족〉
[ 불길한 종교적 계시처럼 전쟁은 20세기 문명이 감추고 있던 물질적이고 기술적이고 기계적인 현실을 드러냈다. “모든 것이 기계가 된다.” 한 병사는 그렇게 썼다. “이 전쟁은 전문화된 인간 살육 산업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 〈10장 세속주의의 승리, 혁명과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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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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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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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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