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D-29
@수북강녕 으... <주홍글씨>의 그 질기고 끈적한 답답함이라니.. 뽀르피리는 그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인것 같네요. ㅋ 이미 죄를 짓고-그것도 살인이라는..- 믿음으로 이겨내려는 생각과 행위에 대해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종교적 구원이라는 게 실제로 가능한지 말입니다. (저는 그냥 정신승리 같아서요^^)
저는 [죄와 벌]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 라스콜은 분리, 분열이라는 뜻. 자신의 범죄행위[죄] 때문에 가족과 사람들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라스콜리니코프에게는 [벌]에 해당한다. 자수하기 직전에 소냐와 만나면서 더는 홀로 고립되지 않고 둘이 공동의 운명을 갖게 됨.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저 참조)
@하니한의 함께라는 마음이 자수를 이끌고, 나름의 구원을 가능케 한 것 같죠~
지각생입니다. 지금 시작해보겠습니다
@스몰룸 네! 환영합니다^^
5-2 라스꼴리니꼬프, 당신은 나폴레옹이 되고 싶은가? 모두가 칭송하는 힘을 가진 자가 되고 싶은가? 무언가 멋진 일을 하고 싶은데 나의 앞에 있는 게 근사한 몽블랑 원정도 이집트도 아니지만 고리대금업자 노파라도 사라지게 한다면 이것은 큰 업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노파의 돈을 뺏어서.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 불쌍한 리자베따를 살해했을까? 어쩔 수 없어서란 말을 하기에는 그녀가 너무 불쌍하지 않나? 너가 되고 싶은 모습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자를 살해하고 그 위에 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자네가 진정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라네. 당신의 젊은과 능력이 너무 안타까워하는 말이네. 5-3 레베쟈뜨니꼬프(너무 안타까운 상황에 내몰린 소냐를 구해준 사람, 그의 상황설명이 너무 정확하고 논리적이라 루쥔에게서 보호할수 있어서 고마운 존재)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흥미진진한 하권, 즐겁게 읽고 계시는지요~ 이제 제5부 시작합니다^^ 루쥔, 그의 오그라드는 협잡에 탄복하는 챕터였습니다.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 소냐를 상대로 추잡한 도둑몰이를 하는 루쥔은 결국 진실이 밝혀지며 라스꼴리니꼬프에게 망신당합니다. 이후 그는 소냐에게 찾아가 그의 살인을 고백하는데요. 한편 엉망이 된 추도식 이후 그의 아내 까째리나는 광증에 시달리며 거리를 다니다가 죽고 맙니다. 여기서 남은 그녀의 아이들 즉, 소냐의 동생들을 물적으로 지원한 것이 스미드리가일로프입니다! 아이러니 하죠. [제5부] 1. 라스꼴리니꼬프는 결국 소냐에게 살인을 고백합니다. 왜 뽀르피리도 두냐도, 라즈미힌도 아닌, 매춘부 소냐여야 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제5부] 2. 사실은 이랬던 거야. 나는 언젠가 한번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기해 보았었어. 만일 나폴레옹이 내 위치에 있다면, 그리고 성공의 길을 열어 줄 몽블랑 원정도, 툴롱도, 이집트도 없고, 그 멋지고 기념비적인 것들 대신에 오로지 어떤 우스꽝스런 고리대금업자 노파만 있고, 더구나 궤짝에서 돈을 훔치지 위해서는 죽이지 않을 수 없다면 말이야.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말이야, 알겠어? 그러니까 만일 그 밖의 다른 방법이라고는 없다면 말이야. 그는 그 일을 실행하기로 결심했을까? (열린책들 p610) 라스꼴리니꼬프가 여러분 앞에서 범죄사실을 고백하며 이런 ‘의문형’의 질문인 듯 질문아닌 하소연을 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진지하거나 재치있는 답변, 모두 환영합니다! [제5부] 3. 독서 확인 깜짝 퀴즈 루쥔의 범죄를 입증해준 그의 후견인이자 동거인이고, 소냐가 100루블 지폐를 훔쳤다는 도둑으로 몰렸을 때 증인으로 나서준 인물은 누구일까요?
@후시딘 주말에 뒷 부분이 궁금해서 하권 다 읽어버렸네요.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역시 멋진 책이네요. [제5부] 1. 라스꼴리니꼬프는 소냐를 보고 '유로지비'라고 생각했잖아요. 이 유로지비가 세상속에서는 바보스러우나, 영적으로는 가장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을 말한다고 역자해설에 나오네요. 라스꼴리니꼬흐는 스스로 '비범인'이길 바란 이기적인 욕망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비판없이 받아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실제로 소냐는 그렇게 행동했구요. 뽀르피리나 두냐, 라즈미힌은 지식층에 속하기에 라스꼴리니꼬흐의 행동을 이성적으로 비판할 거라고 여겨져요. 소냐만이 자기 내면의 부끄러움을 알아주고 감싸줄거라 믿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아이가 혼날때도 그나마 덜 혼날것 같은 사람한테 가서 말하지 않나요? 어떻게 보면 여린 어린아이의 심정일지도 모르겠네요. [제5부] 2. 나폴레옹은 라스꼬리니꼬프 너의 자리에 있길 원하지 않을꺼야. 출세하고 싶으면 몽블랑 원정, 툴롱, 이집트와 같은 곳을 찾으러 가라고 말하지 않을까? 우스꽝스런 노파를 죽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네가 나폴레옹같은 영웅, '비범인'이 못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영웅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더 이상 영웅이라 불리지 못하겠지. [제5부] 3. 레베쟈뜨니꼬프
[제5부] 1. 뭔가 멋있는 이유를 대고 싶지만 실은 소냐가 착해서 아닐까요? 왠지 소냐에겐 뭐든 말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저도 만약 작중 인물들 중 누군가에게 저의 잘못을 털어놓는다면 라주미힌과 소냐, 그 둘이 될 것 같아요. [제5부] 2. 라스꼴니코프! 이랬다면, 혹은 저랬다면 이라는 치사한 가정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폴레옹이 너의 처지에 있었다면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구워 삶아서 자신의 장군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죽이는 대신 다른 식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새로운 몽블랑 원종을 떠났겠지. 스스로를 나폴레옹에 비유하는 것도 너무 뻔뻔스럽지만 그 밖의 다른 방법은 없었다는 변명 또한 너무 형편 없구만. 정말 맘에 들지 않는 주인공이지만 아래와 같은 문장을 읽으니 한편으론 너무 이해와 공감이 됩니다. 저도 '악에 받쳤던' 시간이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5부 227페이지 라주미힌은 일을 하잖아! 근데 난 악에 받쳐서 하려 하지 않았어. 정말 악에 받쳤지! (좋은 단어야!) 그때 난 거미처럼 방구석에 몸을 숨겼어. 당신도 개집 같은 내 방에 와서 봤잖아......소냐, 낮은 천장과 비좁은 방이 마음과 생각을 억압한다는 걸 알 거야! 오, 내가 그 개집 같은 방을 얼마나 증오했는지! 하지만 그런데도 거기서 나가려 하지 않는 거야. 일부러 그랬어! 하루종일 나가지도 않고, 일하려고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먹으려고도 않고 계속 누워 있었어. 나스타시야가 먹을 걸 가져오면 먹고, 가져오지 않으면 그날은 그냥 지나가고. 악에 받쳐 일부러 물어보지도 않았어! 양촛값을 벌려고도 하지 않고, 밤이면 불도 없이 어둠 속에 누워 있었지. [제5부] 3. 레베쟈트니코프
@고쿠라29 맞아요. 소냐가 착하고 자기말을 다 들어줄 것 같으니까. 그리고, 직업상 왠지 '만만하다는 것' , 직접적으로 나와있진 않아도 아마 무시 못하는 부분이 될 듯 싶어요.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서 루쥔의 협잡은 정말 화를 불러일으켰어요.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자신의 말이 맞다고 증명하려고 착하고 여린 소냐에게 그런짓을 벌리다니!! 처음에 도냐에게 접근할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서 자신이 신사인듯하며 누명을 씌우는 모습이 참 화가났네요. 한결같이 다른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모습이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5부>1 라스꼴리니꼬프는 실제로 루쥔과는 결이 참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 자신의 돈을 선뜻 내어준 사실이나 아니면 이후 드러나는 여러 행동들이 우선 주변인들에 대한 연민과 도움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가장 맑은 소냐에게 자신의 살인을 고백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저도 <죄와 벌> 작품 속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이 소냐예요. 너무 힘들고 어려운데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꿋꿋이 살아내는 모습이 아프면서 도움이 되고 싶더라구요.
제5부 Wow! 이래서 도스토옙스키를 대문호라고 하고, 고전이라고 하는군요. 동시대인도 아닌 2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독자의 반응까지 간파해 낼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4부 읽고 '소냐는 라스꼴리니꼬프와 같지 않다' 라는 점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는데, 도스토옙스키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소냐에게 "우리는 전혀 다른 인간이니까......"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네요. 대박... 그리고 라스꼴리니꼬프가 자신의 범죄동기에 대해서도 스스로 가짜동기와 진짜동기가 뭔지 점점 파들어가면서 자기 진심을 파헤치려고 하는 것도 마치 제가 '라스꼴리니꼬프는 그냥 돈이 필요했던 거겠죠.'라고 하는 걸 읽어본 것같아서 놀라워요. 물론 실제로 라스꼴리니꼬프의 동기는 더 도덕적으로 정당화되기 힘든 것이었지만요. 그리고 까쩨리나의 속물적인 모습과 열정적으로 소냐를 옹호해주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데 인간의 추한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이 뒤얽혀있는 입체적인 묘사가 놀라웠습니다. [제5부] 1. 소냐가 착해서였다는 고쿠라님의 답변과 직업상 만만해서라는 후시딘님의 답변 모두 동의합니다. 책에서는 충동적으로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이 소냐에게 고백하는 것처럼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때때로 무의식적인 행동이 인간의 가장 계산적인 욕망을 반영하기도 하고, '라스꼴리니꼬프가 만약 계산적으로 행동했다면?' 이라고 생각해봤어요. 그랬더니 너무 슬픈 결론에 도달했는데, 1) 라스꼴리니꼬프는 소냐 집에 처음 찾아갔을 때, 소냐에게 소냐를 때린 까쩨리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봅니다. 그런데 소냐는 까쩨리나가 때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까쩨리나가 좋은 사람이라고 오히려 까쩨리나를 옹호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요. 이 것을 보고 '내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듣더라도 나를 경멸하지는 않을 사람' 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리 간을 봤다고 생각하니 왠지 씁쓸했어요. 2) 소냐가 도둑으로 몰릴 때 레베쟈뜨니꼬프(3번 퀴즈의 답입니다!)의 증언에 이어서 뾰뜨르가 얼마나 본인의 가족에게도 잘못했는지 이야기함으로써 소냐의 누명을 벗기는데 약간의 공을 세웁니다. 이로써 '내가 나쁜사람이 아니라는 면모도 충분히 보여줬으니까 까쩨리나에게 했듯이 나를 완전히 나쁜사람 취급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3) 후시딘님의 소냐의 직업상 이유 때문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직업상 이유 때문에 소냐의 말을 사람들이 잘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무의식중에 깔려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나중에 소냐가 신고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더 믿어줄테니까요. (이 생각하고 제 생각에 제가 소름끼침 ㅠㅠ) 물론 1), 2), 3)은 모두 소설에서는 나와있지 않은 저의 추측입니다. 저의 인간관을 반영한거 같네요 ㅠㅠ [제5부] 2. 우선 우리의 수사관 뽀르피리의 추측이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에 감탄했습니다. 저라면 1) '모든것에 감사' 님을 비롯한 다른 몇 분들도 지적하셨듯이, 나폴레옹이 역사책에 씌여있고 그의 업적을 많은 사람들이 칭송한다고 해서 그가 다른 인간들보다 훨씬 더 위대하거나 훌륭한 인간은 아니고, 2) 단지 출세를 위해서 어떤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도 나폴레옹 같은 사람을 영웅시하는 것에서 비롯된 잘못된 생각이고 3) '그 밖의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라고 대답해주고 4) mayplay님도 비슷한 언급을 하셨지만, 저의 인간관에 따라 좀 더 이기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면, 나폴레옹은 그렇게 했다가 만에 하나 밝혀질 경우 자신의 평판이 추락하고 정치적인 입지가 사라질 것을 계산해서 노파를 살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대답해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5)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과외 일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적고, 네가 10년 넘게 공부나 일을 하더라도 나폴레옹처럼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길 수 없고 다른 사람의 칭송을 받지 못할지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네 능력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고 네 자신한테 성과가 있는 일이라면 네 자신이라도 그걸 인정해줘야 해.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을지라도 말이야. 그래... 느꼈겠지만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말이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게 나름 힘과 즐거움, 원동력이 됐어. 너도 나처럼 우울해보이니까 한 번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라고 말해줄 것 같습니다!
@호기심연옥 님 답글은 깊이에 재미를 겸비해서 여러번 정독했어요. '인터넷에서 들은말..'에서 저는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ㅋㅋㅋ 오프에서 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다음 책 <악령>에서 뵙겠습니다.
점점 바빠지니 오늘 완독해야 할 것을 아직 못한게 아쉽지만, 더 늦기 전에 5부 질문에 답을 해야겠습니다. 1. 사실 조금 잔인하다고 생각하는데, 라스꼴리니코프가 이야기했듯 소냐의 매춘을 주변 환경에 휩쓸려 자기 자신을 죽였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냐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무책임한 발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십자가를 짊어진 소냐를 신적 존재로 인정함으로써, 또 한편으로는 매춘부라는,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신분을 가진 소냐였기 때문에 죄를 회개했던 것 같습니다. 2. 자네는 진정 나폴레옹을 그렇게 찬양하는가? 나폴레옹은 지금도, 그 자네가 말한 성공의 길, 그 멋지고 기념비적인 것을 얻어냈을지라도 그를 그저 한낱 전쟁광에 평가하는 사람이 많네. 그래, 어쩌면 본질적으로 자네와 나폴레옹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 헌데 그건 자네가 노파를 죽이지 않았어도 마찬가지네. 나폴레옹이 손에 피를 너무 많이 묻힌 탓에 스스로의 명성을 깎아내렸고, 자네도 결국 피를 묻힘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비범인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더 줄어들기만 했을 뿐이네. 3. 레베쟈뜨니코프입니다. 정말 고구마같은 전개에 고통받는 소냐를 보며 답답하다고 느낄 때 레베쟈뜨니코프가 속시원하게 진상을 파헤쳐 주었습니다.
5-1. 소냐에게 고백한 건, 자신과 가장 친밀도가 낮은 거의 남이었다는 것, 자신보다 하등 나을 게 없는 신분, 그리고 자신의 몸을 팔아 가족을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해 온 사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고백했을 때 자신을 조금은 다잡아 줄 수 있는 인격이라고 생각한게 아닐까요. 금전적으로 도움을 준 자신에게 소냐가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도 가끔 속마음을 일면식도 없는 제3자에게 터놓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5-2 아니 하지 않았을거야! 나폴레옹과 비교하다니 뻔뻔하군. 네 자신을 대단한 사람인냥, 네 행동이 대단한 이유에서 나온 것으로 포장하지 말라구. 넌 사람을 죽었어! 어떤 이유든 정당화될 수 없어. 3. 레베쟈트니코프
4부에서 인상적인 문구들 계속 공유합니다. 44쪽(문학동네) 다름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이미 인생의 쓴맛을 경험한 가난한 처자와 결혼하는 것이 유복하게 자란 처자와 하는 것보다 도덕적인 면에서 더 유익하게 때문에 결혼관계에도 더 이롭다고 했던 그 말 말입니다. 더 도덕적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오네요. 낭만적 사랑의 완성보다는 '부의 재분배'야 말로 진정한 결혼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두냐의 약혼자 루진의 주장입니다. 물론 이 책에서 루진은 그보다는 빈궁하고 의지할 데 없는 두냐를 자신에게 종속시키려는 나쁜 마음을 속으로 품고 있습니다만... 결혼을 통한 부의 재분배에 관해 저 역시 깊은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계층간 사다리가 끊어졌다고들 하지요. 부자는 부자끼리,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끼리, 이러한 세상 속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결혼은 정말 어쩜 도덕적으로 우월한 결정 아닌걸까? 하지만 이 글을 쓰다 생각해 보니 결과로는 '부의 재분배' 모습을 띈 결혼이라 하더라도 그 결정의 원천에는 '낭만적 사랑'이 있을 수 밖엔 없는 것 같네요.
상권에서 하권으로 넘어갈 때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이틀동안 바쁜 일정으로 몇 줄 읽지 못했더니 감흥이 가라앉았어요. 덕분에 독서의 연속성의 중요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라스꼴리니꼬프와 뽀르피리의 대화 장면 중 평소와 다른 모습을 느껴 인상적이었던 장면입니다. 즉흥적인 성격이라고 느꼈는데 말실수하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그리고 그는 마음을 다잡아 먹으며 알 수 없는 무서운 재앙에 대비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는 벌떡 일어나 그 자리에서 뽀르피리의 목을 졸라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이곳으로 들어올 때부터 이런 자신의 적개심을 경계했다. 그는 입술이 마르고, 심장이 쑤시며, 입 안에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해서든 입을 다물고 때가 될 때까지 한마디도 내뱉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것이 그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진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침묵으로 적을 자극하여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실수를 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그는 이것을 기대했다. p499
[제4부] 1. 뽀르피리에 대한 평가가 나뉘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바르미 님 처럼 똑똑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4부 마지막에 '목격자'행세를 했던 사람이 어떻게 뽀르피리가 정보를 얻게되었는지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주는 것을 들으니, 정황증거만 가지고 너무 피의자를 몰아세운 것 같아서 그 점만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그것도 일종의 수사 기술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뽀르피리가 신체적인 고문을 하거나 피의자를 강제로 잡아두고 있었던 것도 아니니까요. 뽀르피리보다 라스꼴리니꼬프를 응원하게 되었다는 의견에는 솔직히 동의를 못하겠어요. 지금까지 밝혀진 행동으로만 봤을 때는 살인이 훨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악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동기마저도 전쟁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와 같은 정당화 할 수 있는 동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라스꼴리니꼬프가 괴로워하고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것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싸이코패스처럼 타고나기를 타인의 고통에 무감하게 태어났거나, 너무 타인에게 고통을 끼치는 것이 일상이 되어서 무감각해진 정도의 악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마일씨@빈다 님이 가능성을 제시하신 것 처럼, 저는 니꼴라이가 자신 대신에 수사,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라스꼴리니꼬프의 죄책감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 것 같아요. 도스토옙스키가 기독교 옹호적이라고 알고 있어서, 아마 예수님의 사랑이 죄인을 변화시키는 과정 같은 것을 그리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제4부] 2. 혼자서 읽을 때는 '왜 라스꼴리니꼬프가 '라자로의 부활'에 대한 성경구절을 읽어달라고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는데, 이번 @후시딘 님 질문을 보고 중요한 암시를 놓쳤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도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아요. 저도 라스꼴리니꼬프가 죽음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라자로의 부활'부분을 읽어달라고 요청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질문과는 상관 없는 의견이지만, 요즘말로 하면 라스꼴리니꼬프가 소냐를 '고백으로 혼내주기' 하는거 아닌가요? ㅠㅠ 4부의 이 부분 너무 불편했어요. 늦은 밤에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찾아가서 일장 연설... 소냐가 착해서 망정이지, 저였으면 '뭐야 지금... 지가 돈 줬다고 무례하게 행동할 권리라도 샀다고 생각하는건가?, 까쩨리나 이바노브나가 이 인간한테 의존을 하고 있으니 쫓아낼 수도 없고.' 라고 생각하면서 마치 부장님의 2차에 끌려가는 신입사원의 마음이었을 것 같네요. 그러더니 갑자기 발에 입맞춤. 요즘 기준으로 명백한 성추행입니다. 그리고 소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태도도 너무 자아 도취된 것 같아요. '내가 성매매업 종사자인 널 자랑스럽게 소개했잖아, 너랑 나는 잘 어울려. 이렇게 사회적 편견을 뛰어넘은 나의 사랑이 너무 존경스럽지 않니?' 라는 듯한 태도. 그런데 '소냐와 나는 같다'라는 라스꼴리니꼬프의 인식 자체가 너무 잘못된게, 소냐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성매매가 범죄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고, 범죄로 취급하지 않는 국가도 있을 뿐 아니라, 설령 범죄라고 하더라도 가족들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희생한 거잖아요. 그런데 라스꼴리니꼬프의 살해는 지금 기준으로도 명백한 범죄에요. 무슨 숭고한 자기희생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소냐에게 늘어놓는 말을 보면 본인도 무슨 인류의 구습을 타파하기 위해 인류의 짐을 본인이 진 것 처럼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코웃음이 납니다. 아니 그러려면 무슨 동네에 있는 아무 육체적인 힘도 없는 노파를 죽일게 아니라 신분제의 상징, 부의 상징정도 되는 왕족이나 귀족 정도 살해했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그래도 그 행위가 정당화 되기가 어려운데. 라스꼴리니꼬프 정말 읽으면 읽을 수록 저한테는 비호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때 읽겠다고 해놓고 벌써 5부 시작했는데 이제 4부에 관한 댓글을 올렸네요 ㅠㅠㅠ 분발하겠습니다!
@호기심연옥 연옥님!!!! 댓글을 안달 수가 없었어요. 너무 재밌어서.. 소설보다 재밌는 댓글이에요! 소냐와 라스꼴리니꼬프의 관계에 대해 완전 공감했고요! 소냐의 집에 찾아간 건 그녀가 매춘부이기 때문에 그렇게 찾아가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요? 저도 그녀와 자신을 대등한 선상에 놓는거, 어이없었거든요. 아마 1800년대 '남자작가지식인'의 자아가 반영된 듯 싶어요. 솔직하고 재밌는 의견 많이 올려주세요. 너무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조금 개그 욕심이 있기도 하고 지난 번 댓글에서 너무 저의 부정적인 감정을 저돌적으로 표현했나 싶어서 이번에는 부드럽게 제 생각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아무 반응도 없어가지고 마음속으로 뿌애애애애앵ㅠㅠ 하고 있었거든요 .. 후시딘님이 댓글을 달아주신 덕분에 저의 개그코드가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소냐에 대한 라스꼴리니꼬프의 태도도 댓글이 없을 때는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건가...?'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었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로서는 외롭지 않고 정말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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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주가를 위한 큐레이션
[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서강도서관 x 그믐] ④우리동네 초대석_김혼비 <아무튼, 술>
남들보다 한 발짝 먼저 읽기, 가제본 북클럽
[바람의아이들] "고독한 문장공유" 함께 고독하실 분을 찾습니다.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선착순 도서나눔] 중국 대표 작가 위화의 8년 만의 신작 《원청》! 출간 전 같이 읽어요
혼자 읽기 어려운 보르헤스, russist 님과 함께라면?
(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4.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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