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D-29
상권 얼른 마무리하고.. 하권부터 스케줄 잘 따라가 보겠습니다!
@호기심연옥 <죄와 벌>에서 여성들 고통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말씀에 백번 공감합니다. 이 부분에 도스토옙스키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암말' 사건에서 주인을 보면 내가 내 말을 때리는 데 뭐가 문제냐고 하지요. '내 아내' 를 내가 때린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남편들 (채찍으로 때리는 사건도 등장하죠. 정말 끔찍합니다.T.T) 여동생을 물건처럼 부잣집에 시집보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내용상 유추가 가능한 것 같아요. 주인공 로자와 두냐는 그렇지는 않지만요. 243쪽에 보면 '마흔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도 있었지만, 열일곱쯤 되어 보이는 여자들도 있었고, 거의 대부분 맞아서 눈이 퍼랬다.' 와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그녀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고요. '그대는 나의 멋진 파수꾼 공연히 나를 때리지 마요!'
"여보게, 정말 그것이 진정이라면..물론 자네가 말하는 대로 전혀 새로운 것이 못 돼. 우리가 몇천 번이나 읽었거나 들은 것과 아주 비슷한 이야기니까. 그러나 그중에서 참으로 '독창적인' 의견, 즉 자네 자신의 의견은, 무서운 일이지만 자네가 '양심에 비추어' 피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야..실례지만 거기에는 환상적인 데가 없지 않아...따라서 이 점에 자네 논문의 근본 사상이 들어 있다고 해야겠지. 그러나 '양심에 비추어' 피를 허용한다는 것은, 그것은..내 생각으로는 피를 흘려도 좋다는 공적인 법률상의 허가보다 더 무서운 일이야...." 389p 문예출판사 라스콜니코프가 여러 번 '자기 양심의 판단으로'라는 말을 하지요. 어찌보면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려는 의식적인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르카지 이바노비치가 라스콜니코프에게 너는 살인자야라고 말한 이후, 얼른 하권을 집어들었습니다. 이 책이 언제 쓰인건가요? 진짜 도선생의 필력에 감탄 삼탄 백탄 하며 읽고 있습니다. 🥲
저도 하권 바로 집어들었어요. 하권이 너무 재밌어 계속 읽고 있네요. 진도를 너무 빠르게 혼자 달리나 걱정을 하고 있답니다. 괜찮겠죠? 😁😁
@바르미 하권 정말 재밌죠? 이건 무슨 무협지에 판타지에... 저는 사실 놀랐습니다. 엄근진 도선생님이 이렇게 재밌게 글을 쓰실 줄이야! 달리세요! 달리시면서 이어지는 생각들도 함께 나눠 주세요^^
@스마일씨 도선생님 끊는 기술이 한국 아침드라마보다 능숙합디다. ㅎ 뒤로 갈수록 흥미를 더하는 필력에 대가는 이렇게 다르구나,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믐밤 신청합니다. 도박사라 하기엔 아직 어설프지만 잘 이끌어주셔서 스토리, 감상을 나눌 수 있었어요. 읽은 것으로 착각했는데 이면에 많은 얘기가 있었네요! <매핑 도스토옙스키>도 재독해봐야겠어요.
@작은기적 저도 제가 읽은줄 착각했다가 이번에 당황했습니다. <매핑 도스토옙스키> 너무 재밌죠? 작가의 생애가 겹쳐지면서 책읽는 재미가 배로 늘어나더라고요^^
작은기적님, 그믐밤 신청 확인 되셨습니다. 하권 독서도 힘내주세요 ^^ 3월 20일 저녁 7시29분에 수북강녕에서 뵙겠습니다.
그믐밤 신청합니다 / 상권을 드디어 완독했어요. 쉽지 않을거라 예상했지만 역시 예상대로 쉽지 않네요. ㅎㅎ 열심히 수행하며 이번 도박판에서 '도신'의 자리를 노려보겠습니다.
@고쿠라29 후훗, 상권 완독은 축하드리는 데요... '도신'은 쉽지 않으실겁니다^^;; 환영합니다! 넉넉한 판돈을 준비해 주세요~ㅎ
고쿠라29님, 그믐밤 신청 확인 되셨습니다. 하권 독서도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 3월 20일 저녁 7시29분에 수북강녕에서 뵙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프라인 그믐밤 운영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드릴게요. 20일(월) 오프라인 모임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녁 7시 29분에 시작해서 1,2부 각각 1시간으로 중간에 쉬는 시간을 9분 정도 더하면 총 진행 시간은 129분이에요. 도박판을 마치고 나면 10시에 훌쩍 가까운 시간이 되니 이 점 고려하여 주세요.
세심한 설명 감사합니다~도우리님 그믐밤 신청합니다~ '타짜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라는 도우리님의 말을 믿고 부족하지만 용기내어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고수님들 따라 한걸음씩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거북별85님, 그믐밤 신청 확인되셨습니다. 하권 독서도 지치지 말고 힘내주세요 ^^ 3월 20일 저녁 7시29분에 수북강녕에서 뵙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박판 초짜들을 고려하여 너무 어렵지 않게 구성하였습니다. 일단은 온라인 모임에서 나온 발제에 관해 좀 더 깊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거에요. 글보다 말이 편하신 도박사님들도 많이 계시지요? 모임지기 @후시딘 님께서 부드럽게 때론 엄하게(?) 이끌어 주실 테니, 각자의 생각과 궁금증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니다. 온라인 발제 중에 이 부분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싶은 부분 있으면 생각해 두셨다가 편하게 꺼내 주세요. 우리들은 이미 온라인에서 짧게라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였기에 그 날 만났더라도 어색함은 없을 거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타짜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독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 번 도박판에 참가하시어 부지런히 읽고 듣고 말해 보아요. *<죄와 벌>뿐 아니라 <악령>,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까지 도박판 전 시리즈에 참여하실 경우, 시리즈 책갈피뿐 아니라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는 점 잊지 마셔요. 첫 판부터 시작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하권과 함께 후시딘, 제가 돌아왔습니다^^ 하권 즐겁게 읽고 계신지요. 아마 이젠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절정을 향해가고 있는 판이 느껴지시는지요. 문제적 인물 스미드리가일로프가 등장하며 하권의 앞에서부터 숨가쁜 진행을 예고합니다. 그는 라스꼴리니꼬프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그러나 주인공의 그에 대한 감정은 동생의 일과 관련된 반감보다는 ‘두려움’같다는 느낌입니다. 못난이 루쥔과 두냐의 파국으로 라주미힌의 본격 호감 표현에 이은 구애가 시작되고 드디어 소설의 작은 절정, 소냐 와의 고해성사 같은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그와 중에 ‘본능적’이끌림으로 라스꼴리니꼬프는 뽀르피리 앞에 ‘스스로’ 자꾸 걸어가고 뽀르피리의 집요함은 강도를 더해갑니다. 겉도는 두 사람의 대화 중에 자신이 범인이라는 페인트공 니꼴라이가 등장하며 종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맙니다! [제4부] 1. 그리고 그는 문득 뽀르피리와 단 한번 접촉한 것으로도, 단 두 마디를 나눈 것으로도, 단 두 번 시선을 교환한 것으로도 그의 병적인 소심함이 한 순간에 괴물같은 크기로 자라났다는 것을 느꼈고.....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열린책들 p488) 뽀르피리의 ‘심문아닌 심문인 듯, 심문같은’ 대화에 관한 라스꼴리니꼬프의 표현이 너무 정확해서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다시 읽어보시죠. 신문을 받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서, 그의 조심성을 으스러뜨린 다음, 잡자기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한 질문을 그 사람의 정수리에 내리치는 그런 방식 말입니다. (열린책들 p490) 뽀르피리의 사과를 받고 돌아서며 라스꼴리니꼬프는 ‘이제부터 또 다시 싸워보자’라고 말하는데요. 니꼴라이의 자수가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어떤 심경변화를 일으킬지, 한번 예측해 봅시다. 그리고 이 자수범의 등장이 작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도 함께 이야기 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4부] 2. 남은 양초는 비뚤어진 촛대 위에서, 이 가난한 방에서 영원한 책을 읽기 위해 기묘하게 만난 살인자와 매춘부를 희미하게 비추며, 이미 한참 전부터 꺼져가고 있었다. (열린책들 p481) 희생과 구원의 상징 소냐를 ‘유로지비’라고 단언하며 그녀의 발에 입맞춥니다. 그리고 그가 살해한 리자베따가 소냐에게 준 성서에서 요한 복음서의 ‘라자로의 부활’에 대한 부분을 읽어달라고 요구합니다. 읽고 듣는 두 사람의 분위기는 격앙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성서 속 ‘라자로의 부활’이 두 사람에게 의미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하권 정말 재밌네요. 라스꼴리니꼬프가 체포될지 안될지 자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되네요. @후시딘님 질문에 답해보며 부지런히 하권 읽어갑니다. [제4부]1 뽀르피리의 심문에 처음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죄가 발각되리라 생각했죠. 책을 읽는 내내 '네가 바로 범인이야 '라고 말할 것 같았고, 자신이 범인임을 털어놓을 것 같았는데 긴 대화는 서로 말꼬리잡기만 하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에 라스꼴리니꼬프가 수세에 밀리는 것 같더니, 갑작스런 니꼴라이의 자수는 뽀르피리의 심문이 헛수고가 되게 만들었네요. 이 순간 라스꼴니꼬프의 죄가 발각이 되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기는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엄연한 살인을 저지를 죄인이지만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죄를 숨기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심적으로 움추러 들었던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뽀르피리의 의심에 대적할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이렇게 니꼴라이의 등장은 결말로 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되어버린것같아요. 니꼴라이는 라스꼴니니꼬프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살인을 했다고 거짓자백을 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니꼴라이의 등장으로 사건의 혼선을 만들어 버리고 누군가 또 다른 배후가 라스꼴리니꼬프의 체포를 막아준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라스꼴리니꼬프가 살인을 했다는 것을 아는 누군가가 있는 것 아닐까요? 초보 탐정이 되어 답을 못 찾는 추리만 계속하게 되네요. [제4부] 2. 유로지비는 성스러운 바보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소냐는 세상의 고통과 치욕을 당하면서도 하느님 덕분에 살아간다고 합니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소냐를 '유로지비' 라 부른 것은 종교에 의지해 가난한 삶에서 늘 당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불쌍한 존재이지만 자신과 비교해서 거짓없이 살아가므로 성스럽게 여기는 것 같아요. 라스꼴리니꼬프가 소냐에게 '라자로의 부활'을 읽어달라면서 이야기 속 라자로처럼 살인에 대한 죄사함을 받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부활을 꿈꾸는 것 같았어요. 소냐에게는 가진 것 없고 삶의 고달픔으로 가득하지만 그 현실에 수긍하고 살아가면서 무한한 자기 희생, 용서, 봉사로 매춘에 대한 종교적 죄사함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가난하고 희생적인 삶이 살인자 라스꼴리니꼬프보다 상대적으로 고귀한 자로 높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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