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하권 제6부와 에필로그 <죄와 벌>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다들 즐거운 독서 되셨는지요. [제6부] 1. 바로 제가 그때 고리대금업자 노파와 그의 여동생 리자베따를 도끼로 살해하고 돈을 훔친 사람입니다. (p783) 자수를 택하는 라스꼴리니꼬프, 그의 뒤를 소냐가 따릅니다. 경찰서에 들어 간 후에도 다시 나왔다가 기다리는 소냐를 본 후에야 들어가서 자백을 하는데요. 결말에 대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6부] 2. 형이 집행되고 주인공은 시베리아로 수감되는데요. 에필로그 형식으로 라스꼴리니꼬프와 소냐의 생활을 간략하게 그려내죠. 주인공은 벌을 받고 갱생하게 될까요? 8년형이, 과연 합당한 ‘벌’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6부] 3. 문제적 인물 스비드리가일로프,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조연인 만큼 소설 안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었을 듯싶습니다. 이 인물에 대한 역할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제6부] 4. 이 소설에는 다양한 여성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소냐’를 비롯하여 주인공의 가족인 ‘두냐’와 ‘뿔해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마르멜라도프의 아내인 ‘까쩨리나 이바노브나’, 1장에서 사라지는 ‘알료나’, ‘리자베따’ 자매, 그리고 더 궁금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아내 ‘마르파 빼뜨로브나’ 등이 있습니다. 살해당한 사람도, 살인자를 구원한 것도 모두 여성인데요. 여성 인물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여성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든가, 마음에 드는 인물, 그 반대의 경우도 좋고, 눈에 띄는 사실 등,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저는 소냐가 많이 답답했고, 왠지 감정이 입된 건 하녀인 ‘나스따시야’ 였습니다. 그녀의 관점에서 보면 지저분하고 작은 라스꼴리니꼬프의 노란방을 드나드는 인물들이 얼마나 흥미로왔을까 싶어서요^^ [제6부] 5. 기억에 남는 문장, 혹은 좀 더 긴 문단을 남겨주세요. 간단한 이유를 함께 써 주시면 더욱 좋고요. 이유는 책 내용과 관련이 없어도 좋습니다^^ 저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등장할 때마다 나온 문장과 묘사가 좋아서 필사해 두었답니다. [제6부] 6. 소설에 대한 여러분의 한줄 평이 듣고 싶습니다. 진지하거나 유쾌하거나, 어떤 문장이든 환영합니다. [제6부] 7 그 외에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남겨주세요.^^ 참고로 저는 이번 책으로 러시아 소설에 -특히 등장인물의 이름을 조금은 감당할 수 있게 돼서- 앞으로 러시아 문학들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된 독서였답니다.
[제6부] 1. 마지막까지 라스꼴리니꼬프가 자신의 죄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현실이 아닌 이론 속에서 살아가는 머리만 큰 지식인 같았어요. 말도 안되는 자신의 이론을 정당한 이유라 말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죠. 노파를 죽여 노파의 돈이 많은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이상의 실천을 하기도 전에 연약한 정신에 겁먹고, 또한 스스로 자백하는 단호함도 보여주지 못했죠. 정신적으로 연약하기에 내면이 강한 소냐에게 스스로 약함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 비범한 자임을 증명해보고 욕망을 아직도 포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제6부] 2. 두 명의 살인을 한 인물인데 8년 형이라는 것은 너무 약해요. 주변인들의 라스꼴리꼬프에 대한 증언이 벌을 감형되는 것을 보니 라스꼴니꼬프가 대학생, 지식인이라는 계급의 작용이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재판하는 과정에서도 노파와 여동생의 죽음이 라스꼴니꼬프생각처럼 불필요한 존재의 죽음이라 여긴 것은 아닐까 싶어요. [제6부] 3.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등장은 무척 인상적이에요. 외모나 언변으로 주변의 여자들을 현혹시켰던 같아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자유분방하면서 쾌락을 쫓았던 거겠죠. 하지만 왜 두냐에게만 이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을까요? 그래서 더 듀냐에게 집착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듀냐의 거절 이후 자살을 선택하게 되면서 쾌락적인 사람의 최후를 보여준 것 같아요. [제6부] 4. 마르렐라도프의 아내 '까젤리나 이바노브나'가 나오는 모습을 볼 때 참 안타까워요. 과거 자신의 출신만이 자신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유일한 것. 그것으로 가난한 삶을 스스로 위로 받는 것 같았죠. 하지만 이 유일한 위로가 돌아보면 현실을 더 절망스럽게 만들었을 거예요. 이 자존심으로 그의 남편 마르렐라도프가 아내를 어렵게 느끼고 술주정꾼으로 회피하는 삶을 살아게게 만든 것 같아요. 작가는 '까젤리나 이바노브나'를 통해 과거의 잘난 계급이 가난 앞에서는 허영일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같아요. [제6부] 5. 여기에는 가난한 사람들 특유의 자존심이 개입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자존심 때문에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은 오직<남에게 뒤지지 않기>위해서, 그리고 어떻게 든 남들의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겠다는>일념 하에,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의무적으로 행하는 몇몇 사회적인 의식에 마지막 힘을 모아 여태껏 모아 두었던 마지막 한 닢까지도 다 탕진해 버리는 것이다. 556쪽 마르렐라도프의 추도식을 준비하는 까젤리나 이바노브나의 마음을 보여줘요.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모습도 똑같은 것 같아요. <남에게 뒤지지 않기>위해,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겠다는>일념 하에, 좋은 대학에 목메고, 더 좋은 집, 더 좋은 직장 등등 물질에 목메는 것이 아닐까요. 겉으로 화려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내면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특유한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네요. [제6부] 6. 가난이 죄를 짓게 하여 벌을 받게 하지만 가난한 마음에서 구원에 이르게 한다. [제6부]7 소설 속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려 이름표를 옆에 두고 읽어야 했네요. 상상 속 인물이건만 도스또예프스끼 소설 속 인물들이 내가 살아가는 지금 현실에서도 그대로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시대를 변해도 오늘의 일처럼 읽히는 것을 보니 이래서 고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mayplay 발제해 주신 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는데요! 러시아식 이름, 너무 어렵죠. 이번 소설을 통해 적응이 많이 되었어요. 아마 다음 소설에서는 좀 더 익숙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1 세상의 나폴레옹이 되고 싶은 지식인 라스꼴리니꼬프, 하지만 그는 의도와 상관없이 그는 전당포 노파의 살해범이 되고 맙니다. 그는 계속 노파를 이로 지칭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 하는데요. 하지만 또 착하고 불쌍한 리바베따를 우발적으로 도끼로 살해함으로서 그가 정당한 행동으로 말하고 싶던 행동들은 그냥 살인으로 스스로도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한 그가 진정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매춘부 소냐에 의해서입니다. 뽀르피리 예비판사의 추리력과 설득에도 약간 흔들렸지만 소냐에 의해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는 라스꼴리니꼬프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회적 지위가 아닌 우리의 연민이 사랑이 누군가를 또는 그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6-2 라스꼴리니꼬프의 8년형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한 형기에는 뽀르피리 예비판사, 소냐의 보살핌, 라주미힌의 여러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뒷부분을 읽으며 겹쳐 생각나던 것은 카뮈의 '이방인'이었습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우발적으로 아랍인을 살해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의 불성실한 태도, 이웃들과 친분없는 고립된 삶등으로 인해 평판이 나쁜 편인 것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고 이로 인해 그는 가볍게 받을 수 있는 형량을 '사형'이라는 형벌을 받게 되는데요. 음 이부분에서 전 세상의 평판, 주위 사람들의 신망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나 신기했습니다. 소냐는 자신의 전혀 보호해 주지 못하던 부모도 그의 동생들에게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며 도우려 애를 쓰는 데요. 그러한 그녀가 다시 구원할 사람은 라스꼴리니꼬프인가 봅니다.
6-3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이 소설에서 뾰뜨르 빼뜨로비치 루쥔과 함께 최악의 인물인 듯 합니다. 그가 저질렀던 범죄들을 그는 자기 합리화 시키는 능력이 아주 출중했고 이러한 그를 보면 전당포 노파 살인을 합리화 시키려는 라스꼴리니꼬프의 우스운 행동과도 비견되네요. 그러한 그가 마지막에는 초라한 방에서 죽어갑니다. 그의 악몽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요? 그가 라스꼴리니꼬프를 찾아와서 두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열심히 피력하는데요. 정말 사랑일까요? 아닐까요? 라스꼴리니꼬프가 자신이 영웅인 듯 말하지만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초연하기 힘듭니다. 그러한 그가 가장 최악의 사람으로 보았던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자살했다는 것은 가장 우습게 보았던 그마저 자신보다 용기를 냈다는 사실에 마지막 자존심마저 흠집을 내게 한 인물이라 여겨집니다.
6-4 우선 전 답답하긴 해도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소냐'였습니다. 그녀가 무책임한 부모에 밀려 거리에 나가 노란 딱지를 받는 모습에서는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엄마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를 두둔하는 모습에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단지 사회적 지위만 매춘부일뿐 성녀의 내면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평범하게 와닿은 인물은 두냐였습니다. 어느정도 지식인이면서 아름답고 하지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당시 신여성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역할 때문인지 라스꼴리니꼬프의 엄마, 뿔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도 뒤로 갈수록 공감이 가더라구 요. 대학생인 아들이 소냐와 만나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아들이 큰죄를 지은 것을 눈치챘음에도 계속 아들에 대한 좋은 이야기만 의도적으로 하려고 하고 결국은 현실을 이겨내기 힘들어 정신을 놓아가는 모습이 어머니이기에 어리석어보이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구요. 까째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멜라도 계속 잘살았던 옛날이야기만 하고 가여운 소냐를 괴롭혀서 싫었지만 자기 능력이상의 고난 속에서 정신을 놓아버리는 약한 사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6-5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두냐에 관해 말하는 장면이 좀 나쁜남자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해서 적어봅니다. 699쪽 내가 계속 음울하고 역겨운 태도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 누이는 마침내 나를 가엾이 여기게 된 것입니다. 타락할대로 타락한 사람이 가여워진 거지요. 아가씨의 마음에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위험한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구원해 주고>싶어지니까요. 이성을 되찾게 해주고, 재기시키고, 더 고귀한 목적을 이루라고 이끌어 주고 새로운 삶과 활동을 시작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겁니다. 이런 종류의 일을 꿈꾸게 된다는 건 뻔한 일이지요. 나는 곧 작은 새가 스스로 내 그물에 걸려들리라는 것을 깨닫고 내쪽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6-5 이 작품속 최악의 인물인 뾰도르 빼뜨로비치의 한 줄 <가구 때문에 일부러 결혼을 할 수는 없잖아!>
저도 여기에 밑줄 쫘악!
6-6 <공기를 바꿔야 해요. 신선한 공기로!><사람에게는 공기가 필요합니다. 공기가, 공기가요. 그 무엇보다도 말이지요!> <죄와 벌>을 읽는동안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전 라스꼴리니꼬프의 집에 대한 묘사나 이 안에서 똑똑한 그가 음울하고 예민하게 바뀌는 과정에 주목하게 되네요. 전 라스꼴리니꼬프를 보며 요즘 젊은이들이 떠오르더라구요. 똑똑하고 나름 동정심도 있지만 생계나 주거에서 자신의 자존감을 무참하게 깔아뭉개는 현실. 그 속에서 그들도 라스꼴리니꼬프처럼 바뀌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더아구요. 그리고 우리의 소냐는 뽀르삐리는 라주미힌은 누구일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들이라도 있어야지 관속 같은 현실에서 구원의 빛이라도 꿈꿀 수 있을거 같아요.
6-7 처음 <죄와 벌>과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를 접하며 큰 벽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한단계 올라간거 같습니다. <악령>이 이보다도 벽돌책이라는 사실에 또다시 두려움이 업습해오지만 그냥 이순간 한고비 넘긴 것에 잠깐이나마 안도하고 싶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죄와 벌>이 쓰여질 때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당시에 저널리즘 많아지고 있었다고 했는데 요즘 유투브라 숏츠등 영상의 범람으로 거짓과 진실을 가르기 힘든 현실이 비슷하게 겹쳐지더라구요. 그리고 이당시 상황이 어땠길래 이렇게 라스꼴리니꼬프와 같은 대학생들이 나타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당시 사람들을 범인과 비범인으로 나누며 전당포 주인같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을 이를 죽이는 것에 비유하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의 존재를 이렇게 가볍게 나누고 허무주의가 팽배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요즘의 현실과 무척 비슷한 거 같아 이 당시를 그려낸 도스토옙스키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지네요. 내용이나 글의 중요부분들이 희미하게 겨우 읽어나갔지만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위대한 작가들의 지혜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6-1. 역시 가장 강한 여자 소냐. 그녀의 눈빛에 다시금 자백하러 들어가는 라스콜니코프. 소냐가 저는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6-2 지금도 이용해먹는 정신미약. 그 당시도 그랬군요. 저는 사형이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1일으로 8년형은 어이없습니다. 리자베타까지 죽였는데 말이죠. 6-3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좀 더 활약해주었으면 했는데 조금 아쉬웠어요 . 자신 뜻대로 세상을 살아왔던 사기꾼이 두냐 앞에서는 무너지는군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겠죠. 6-4 소냐가 저에게는 이 책의 주인공이었어요. ㅜ
다 읽은지 좀 되어서 6장부터 다시 읽어 봤습니다. 후시딘님의 질문에 다 답을 하긴 저의 독서력이 너무 부족한 듯 해 그냥 짧게만 적어볼게요. 3. 저는 <죄와 벌>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이 ‘스비트리가일로프’ 였습니다. 그가 자살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두번 읽어도 모르겠습니다. 두냐에게 청혼했는데 거절당해서? 잘 모르겠네요. 4.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여성 중 가장 입체감있게 다가온 인물은 ‘까쩨리나 이바노브나’ 였습니다. 귀족가문 출신이라는 자부심, 혹은 자존심은 있으나 현실은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알콜중독자인 남편으로 인해 날마다 무너지는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전부인의 딸인 소냐를 거리로 내몰았지만, 그 마음에 소냐에 대한 미안한 마음,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소냐가 처음 성매매를 하고 30루블을 말없이 탁자앞에 내려 놓고 침대에서 누워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소냐의 발치에 무릎 꿇고 앉아 소냐의 발에 키스하는 까쩨리나 이바노브의 모습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두 여자 다 너무 불쌍해서요. 5. p798 심하게 상처를 입은 것은 그의 자존심이었고, 그는 상처 받은 자존심 때문에 병이 난것이었다. 오, 만일 그가 스스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할 부만 있었더라면, 그는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그렇게만 되었다면 그는 모든 것, 즉 수치와 모욕마저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준엄하게 판단해 보았지만, 그의 굳은 양심은 자신이 저지른 지난 사건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실책 이외에는 다른 어떤 특별히 무서운 범죄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 즉 라스꼴리니꼬프라는 사람이 맹복적인 운명의 판결에 의해서 이렇게 맹복적으로 희망도 없이, 소리도 없이, 어리석게 파멸당했다는 사실이, 그리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평안을 얻기 원한다면, 그 판결의 <무의미함> 앞에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굴복해야 한다는 그 사실 자체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끝없이 자기합리화와 살인에 대한 정당성을 외치는 라스꼴리니꼬프의 모습에 질려버렸어요. ㅎㅎ 7. <까마라조프 씨네 형제들>을 구입해 놓은지 10년은 되어 갑니다. 종이가 조금 누렇게 되었네요. 볼 때마다 읽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믐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이렇게 읽을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아요. <죄와 벌>은 스토리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읽기 힘들진 않았는데, 다음 작품인 <악령>은 어떨지…그래도 읽어야죠.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까지 쭉~~
1. 소냐는 라스꼴리니코프에 있어 신에 가까운, 초월적 인간과도 같은 존재로 인지되어 왔고, 결국 본성을 못 이기고 도망치고 싶었으나 소냐를 보고 '미소 지으며' 자백을 했던 부분은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저는 항상 자백하는 이 장면마다 좀 울고 합니다. 라스꼴리니코프의 살인만큼의 중죄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때때로 자신을 정당화하는 잘못들을 저지르곤 하는데, 그것을 자백하기란 쉽지 않죠. 저 역시 제 인생을 떳떳하지 못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라스꼴리니코프의 행적을 따라가고, 이 대목에서 항상 울곤 합니다. 2. 만약 한국에서 뉴스가 떴다면 형량이 짧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품으로만 본다면 라스꼴리니코프의 자백까지의 과정이 더 유의미하다고 봐서 형량의 길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3.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라스꼴리니코프는 저는 꽤 유사한 지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본래 성품이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자신의 천부적인 성질(욕정이라든가 비범함이라고 여긴 살인충동) 때문에 그것을 흐리는 사람 둘이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마 서로 그것을 알았는지 서로가 서로를 관찰을 하는 장면까지도 나오죠. 소냐는 라스꼴리니코프에게 하여금 자백을, 두냐는 스비드리가일로프로 하여금 자살을 하게 했는데, 각자 나름의 죄를 짓고 벌을 받는 명확한 인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4. 당시 척박한 러시아에서 여성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가난한' 여성이 미래를 위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두냐는 좋은 성품과 지성을 지녔음에도 스비드리가일로프랑 엮여 고생하고 루쥔과 결혼할 뻔했고, 소냐는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을 위해 몸을 팔아야 했으며, 까째리아 이바노브나는 가난해져 간 탓에 미쳤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소냐와 두냐같이 흔들리지 않는 영혼이 있다면 그 끝은 자신을 포함한 다른 누군가까지도 구원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것이 여성만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당대 사회가 여성에게 많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5. 자본주의가 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마르멜도프의 대사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그저 가난하다면 타고난 고결한 성품을 그래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빈 상태에 이르면, 어느 누구도 결단코 그럴 수 없지요. 아예 빗자루로 인간이라는 무리에서 쓸어내 버리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더 모욕을 느끼라고 말입니다. 잘 하는 일입니다. 극빈 상태에 이르면 자기가 먼저 자신을 모욕하려 드니까요." 6. 당신, 돈도 정신력도 바닥나 살인을 저질렀나요? 걱정 마세요! 당신이 그럼에도 선행을 해왔다면 당신은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주위 여자들을 잘 살피세요. 7. 2년? 3년만에 다시 읽은 죄와 벌 대목에서 여전히 자백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리는데 언제쯤 안 울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잘 완독했습니다.
[제6부] 1, 4. @수은등 님 처럼 저도 결말을 보면서 『파우스트』의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가 1831년 출간되었고 『죄와벌』은 1866년에 연재를 시작한 점, 『죄와벌』에서도 괴테의 절친인 실러가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을 보면 도스토옙스키도 괴테의 『파우스트』를 알고 깊은 공감에서 나오는 오마쥬 혹은 『파우스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러시아의 현실을 가미하여 더 보여주기 위해 『죄와벌』을 썼다는 생각도 들어요. 수은등님은 치기 어린 생각이라고 하셨지만, 저는 '왜 구원은 여성만 해야하는가?'라는 수은등님의 그 질문이야말로 현대적인 관점에서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가장 적절한 비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은혜를 갚을 줄 안다.' 라는 말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서술적(descriptive)인 설명인 것과 같은 형식을 띄고 있지만 위 문장과 논리적으로 대우관계에 있는 문장이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면 인간도 아니다.' 따라서 '인간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 라는 규범적인(prescriptive) 의미를 지니고 있듯이, '여성은 끊임없이 남성을 용서함으로써 남성을 구원하고 변화시킨다.' . '여성은 자신의 아들(뿔헤리야), 남자 형제(두냐), 남자 친구(소냐), 남편(까쩨리나)를 위해 희생한다.' 라고 요약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묘사는 그렇게 하지 않는 여성을 마치 윤리적인 규범을 어긴 사람처럼 비난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태양 노래 중에 '나만 바라봐' 생각나더라고요. 이 노래 알면 아재인가요..? '내가 바람펴도 너는 절대 피지마~ 베이베~' 『죄와벌』버전으로 부르면 이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죄지어도 너는 절대 용서해~ 베이베~'
@호기심연옥 오프모임에서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돌아와서 기록해 두었는데요 고등 학문을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통찰력과 소신과 교양과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미모의 두냐, 를 보며 도대체 현실적으로 가능한 캐릭터인가, 누군가(그들)가 꿈꾸는 대상이 아니겠는가, 라는 내용을 적었다지요 연약하고 겁많은 소냐가 '구원' 분야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뚜렷한 방향성과 과감한 실천력을 갖춘 특급 구원투수인 점도 그렇고요 저는 한때 그래서, 전문 구원투수로 세이브를 올려봤자, (패가 많아도) 승수가 많은 선발 대비 연봉협상이 밀리느니, 무조건 선발로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 맞을 때 맞더라도 4박 5일 쉬는 패턴 등 챙길 걸 챙기는 선발투수 메인 등판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팔 나갈 때까지 등판도 했었고(과연 제 팔과 스피드, 제구력이 선발용에 최적인지 세이브 투수에 최적인지 고민해 보기도 전에 무조건 다짜고짜), 심지어는 구원투수가 멋지게 막아준 이닝 직후 경솔한 도루를 시도하다 죽어버리더라도, 어그로 끌며 다음날 스포츠면 1면 장식해 네임드 되는 6번 타자가 낫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이런 생각과 행위에 너무 심취해서, 독후 사례조차 '야구'로 들고 있네요 하하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구원을 강요받은 바람에 포용과 사랑의 잠재력을 무한히 계발시킬 수 있었던 여성으로서의 기회를 날려 버릴 필요까지 있는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돌봄의 가치에 대해 나누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도 계속 나누었고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악령>과 <카라마조프...>에서 더 나눌 수 있길 기대해요 많은 얘기 들려 주세요 ^^
[제6부] 2. 저도 8년 형은 다른 분들 말씀처럼 너무 적은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이 『죄와벌』인 것에 비해 라스꼴리니꼬프가 받는 형벌은 너무도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아마도 도스토엡스키는 라스꼴리니꼬프가 살인 후 느끼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불안과 혼란스러움, 공포, 타인으로부터 단절된 것 같은 고립감 등을 진정한 '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만일 그렇게 본다면 싸이코패스 또는 싸이코패스 정도는 아니라도 자신이 지은 죄를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록 '벌'을 적게 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점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그 때 당시에는 '싸이코패스'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조차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있을 수 밖에 없는 한계인 것 같습니다.
[제6부] 3, 5. "어떻게 당신 내면에는 그런 치욕과 저급함이 그와는 정반대인 성스러운 다른 감정들과 함께 섞여 있을 수 있는거지?" (p.471) 『죄와벌』 읽는 내내 이 문장이 생각났어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에필로그 바로 뒤에 있는 역자 해설 제목에도 '인간 본성의 이중성' 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이중성도 『죄와벌』의 주제 중에 하나 인 것 같아요. 저 문장도 출판사의 책 소개란 혹은 도박사 댓글들 중에서 보고 더 제 머릿속에 '주제문장'으로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출처를 찾을 수가 없네요. ㅠㅠ 스비드리가일로프도 그 연장선상에서 읽었어요. 마르파가 몸종에게 손대는 것을 허락했다고 하니까, 책에서 일일이 열거된 범죄 외에도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성범죄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리고 마르파는 독살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스비드리가일로프도 두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랑을 느꼈다고 도스토옙스키는 표현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제6부] 6. 인간이 지니고 있는 어리석은 면 타인의 사랑과 용서가 필요한 면,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 [제6부] 7. 저는 한 10년 전에 『까라마조프』를 읽고 이번에 다시 10년만에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죄와벌』은 처음입니다.), 10년 전의 제가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감동 받았던 부분과 지금 감동 받는 부분이 완전히 달라서 그 부분도 재미있었고, 10년 후에 읽었는데도 저에게 다른 면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 왜 고전으로 칭송받는지 알게 되어 보람있고 알찬 독서 였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보면 추하고 악한 모습도 많은데, 그 면들 중에서도 아름다운 면을 찾아내는 도스토옙스키의 미학과 문학적인 표현방식에도 감탄했어요.
[ 3월 12,13,14일 ] 하권 - 5부 예전에 읽었던 내용을 완전히 잊고 있었던, 새롭게 읽으면서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된, '5부' 발제에 대한 답변입니다 1. 다른 분들의 답변을 읽으며, 라스콜니코프가 그렇게 (잠재적으로라도) 계산적이었을까, 갸우뚱 합니다 매춘부라서, 만만해서 소냐를 찾아갔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어요 잘못을 잔뜩 저질러 놓고 '내 말 들어줄 사람 너뿐이야!'라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얄밉다거나 불쾌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고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심판받기보다 이해받고 싶어서, 용서받고 구원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논리와 주장도 가지고 있지만 죄책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논리에 대해서는 라주미힌이나 뽀르피리와 설전을 벌일 수도 있겠으나, 그들에게서는 소냐와 같은 지지와 애정을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작고 여린 여자, 매춘부라서 '나폴레옹 이론'을 토의할 대등한 상대로는 보지 않고 무조건 보듬어주길 바란 것도 아닌 듯합니다 다치고 아픈 영혼을 기댈 곳을 찾았을 것이고, 찾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2. 소냐와 똑같은 말을 하겠습니다 "당신은 왜 해서는 안될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어떻게 그런 일이 내 결정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지요? 누구는 살아야 하고, 누구는 죽어야 한다고 심판할 권리를 누가 내게 주었나요?" p.599-600 "죽이는 권리요? 죽이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요?" "그런 고통을 짊어지고 가겠다니! 그걸 평생토록, 평생토록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어떻게 살려고 그래요? 무엇에 의지해서 살려고요?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사람을 떠나서 살겠다는 거지요!" p.616-617 3. 안드레이 세묘노비치입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 레베쟈뜨니코프지요 선량하지만 다소 어리석은 공산주의자로 소개되지만, 5부에서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소신있게 악을 처단한 인물이라 대단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뾰뜨르 빼뜨로비치 루쥔의 어이없는 소냐 음해 공작을 안드레이 세묘노비치 레베쟈뜨니코프와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의 협공으로 이겨내는 장면이 <죄와 벌>에서 최고의 사이다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내용이 꽤 복잡한데, 그 정황과 의도를 알아채고 밝혀내고 설명하는 이 두 청년에게도 감탄하고, 그걸 또 알아듣는 추모식 참석자들에게도 놀랐습니다 ㅎㅎ "유익한 목적을 위해 하는 행동이에요. 그렇게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그들의 발전과 우리의 선동을 도울 수 있을 겁니다. 누구든지 다른 사람을 계발시키고 선동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어쩌면 더 과격하면 과격할수록 좋은 건지도 몰라요. 저는 사상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겁니다. 그들에게 모욕이 될 게 뭐가 있다는 거죠? 처음에는 기분 나빠하겠지만, 나중에는 자기들도 내가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겠지요. 우리 동지인 쩨레비예바는 가정을 뛰쳐나와서... 어떤 남자에게 몸을 맡기고는, 편견 속에 사는 것이 싫어 자유 결혼을 한다고 부모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그런 행동은 아버지에게 너무 잔인한 짓이라고, 부모님들을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겨서 좀 더 부드럽게 쓸 수도 있지 않았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건 다 쓸데없는 생각이에요. 전혀 부드럽게 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자유 결혼에서는 오히려 그런 짓이라고는 전혀 없을 겁니다! 간통, 이것은 모든 합법적인 결혼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입니다. 말하자면 그것은 합법적인 결혼의 수정이요, 반항이므로, 이런 점에서 간통은 결단코 치욕적인 것이 아닌 게 됩니다. 제기랄, 저도 합법적인 결혼에서 속임수를 당하면 불쾌하다는 것쯤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건 서로가 굴욕적인 비열한 사실의 비열한 결과에 불과합니다." p.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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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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