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D-29
@고쿠라29 와, 님 이미연 주연의 그 드라마를..!! 무려 황인뢰 PD 였을걸요..(연식이 막..ㅋ) 전 남과 여도 알고 있습죠.ㅋ 그 드라마도 결말이 좀 아쉬웠는데 말입니다.
@수북강녕 으, 나보코브의 최애 책인데요 ㅠ 여기서 이 책 이름을 듣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4부에서 인상적인 문구들 있어 공유합니다. 17쪽(문학동네) 그게 아니더라도 마침 노을이 물들기 시작할 때 나폴리 만과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어쩐지 서글퍼지더군요. 제일 싫은 건 뭔가에 정말로 서글퍼진다는 사실이오! 아니, 우리 나라에 있는 게 더 나아요. 여기서는 최소한 모든 걸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자신을 정당화할 수 있으니 말이오. 책의 주제와는 좀 상관없지만 외국 생활을 정확하게 묘사한 듯한 문구인 것 같아요.
74쪽(문학동네) 갑자기 칼에라도 찔린 듯 그녀는 절망에 빠져 크게 외쳤다. "하느님이, 그렇게 끔찍한 일은 하느님이 허락하지 않으실 거에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락하시더군요." 소냐에게 당신의 여동생 폴레치카도 당신처럼 매춘을 하면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라스꼴리니꼬프가 이야기하니 소냐가 놀라서 그렇지 않을 거라고 강하게 이야기하지만 라스꼴리니코프가 현실을 일깨워주는 장면입니다. 아침 드라마가 세다고 하지만 이런 장면을 보면 고전도 만만치 않네요. 정말 독합니다.
@바르미 책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촛불이 깜빡이며 가난에 찌든 방에서 같이 영원의 책을 읽고 있는 살인자와 매춘부를 흐릿하게 비추고 있다.] 이 문장 좋은 거 같았는데 ㅎㅎ 나보코프에 따르면 아니군요. 저에겐 나름 문학적으로 느껴졌는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남은 며칠 동안 뒤늦게라도 열심히 달리시는 분들 계시다면, 추가로 그믐밤 신청 가능하십니다. 아직 포기하긴 이릅니다. 용기를 내어 합류하세요!
정말 참여하고 싶네요. 지방사는 저에겐 그림에 떡같은...!! ㅠㅠ
오프라인에서 뵙지 못해 아쉽습니다. 온라인 그믐밤에서나마 이야기 나누면서 마무리하면 좋을 거 같아요. 소개해 주신 나보코프 책도 잘 읽어볼게요. ^^
[ 3월 9,10,11일 ] 하권 - 4부 1. '끊임없이 의미없는 공허한 말을 퍼붓다가는 갑자기 무언가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내비치고, 그러다가는 금방 무의미한 말들로 비켜 가는' 뽀르피리가, '명랑하고 조소어린 표정을 띤 채 '머리가 우둔한 농민 출신 피고' 운운하는 뽀르피리가 점점 참기 힘들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될 것이라며 끝까지 교활함을 감추지 않는 예심판사에게 라스콜니코프는 말리고 말리다, 자기 스스로에게 치명타를 가할 뻔했네요 라스콜니코프는 스스로를 함부로 했다고 소냐를 힐난했지만, 실제로 '주님의 용서'를 바라기보다 스스로 내던져 버리고자 했던 자기 자신을 더 비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니꼴라이의 자수에 이어진 직공의 고백은, 라스콜니코프에게 불리한 정황이나 자백을 받아내려는 작전들이 <아무것도 아닌 헛소리>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면서, 앞으로는 이런 근거 없는 함정에 빠지는 대신 더 제대로 된 줄다리기를 펼칠 것 같고, 넘겨짚기 식 추측과 폭로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것 같네요 2. 현실 세계의 암담함이 지나치게 큰 소냐로서는 절대 신앙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그는 살 도리가 없어요 라스콜니코프가 말하는 대로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뽈라도 매춘의 세계로 들어설 것이라는 예측같은 것을 덤덤하게 하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요 라스콜니코프가 라자로를 믿게 된 것은 이제 정말 극한 상황에 몰렸다는 반증인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 같기도 합니다 믿음으로 이겨내고 살아가려는 행위 자체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태일지언정 자기 자신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부활할 기회를 주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뽀르피리가 라스콜니코프를 괴롭히다 살인을 자백하는 니콜라이의 등장에 힘빠져 하는 장면에서는 <주홍글자>의 칠링워스가 떠올랐습니다 젊은 아내 헤스터와 사랑에 빠진 딤즈데일 목사의 죄를 추정하며, 신경이 쇠약한 그를 봐주는 척 괴롭히며 주변을 맴돌았던 늙고 음흉한 칠링워스는, 딤즈데일이 스스로의 죄를 자백하고 신의 구원을 진정성 있게 소망하게 되자 갑자기 맥이 빠지고 힘을 잃게 됩니다 라스콜니코프도 차라리 어서 죄를 인정하고 뽀르피리에게서 보란 듯이 빠져나왔으면 좋겠군요 악마에게 숙주가 되지 않기를, 진상에게 호구가 되지 않기를요 (살인자 편을 들게 되는 것은 뽀르피리의 교활함에 대한 반감도 크네요)
주홍 글자너대니얼 호손 장편소설 『주홍 글자』. 이 책은 17세기 미국의 어둡고 준엄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죄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한 미국 고전 문학의 걸작이다. 청교도의 엄격한 윤리가 지배하던 시절, 간통이라는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한 여인이 있다. 헤스터 프린의 옷가슴에 달린 주홍빛 글자. 또한 그보다 더 크고 진하게 그녀의 치부를 드러내는 어린아이. 그러나 이 죄악의 상징이자 악덕의 부산물을 통해 헤스터는 스스로를 구원하고, 마침내 그녀
@수북강녕 으... <주홍글씨>의 그 질기고 끈적한 답답함이라니.. 뽀르피리는 그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인것 같네요. ㅋ 이미 죄를 짓고-그것도 살인이라는..- 믿음으로 이겨내려는 생각과 행위에 대해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종교적 구원이라는 게 실제로 가능한지 말입니다. (저는 그냥 정신승리 같아서요^^)
저는 [죄와 벌]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 라스콜은 분리, 분열이라는 뜻. 자신의 범죄행위[죄] 때문에 가족과 사람들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라스콜리니코프에게는 [벌]에 해당한다. 자수하기 직전에 소냐와 만나면서 더는 홀로 고립되지 않고 둘이 공동의 운명을 갖게 됨.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저 참조)
@하니한의 함께라는 마음이 자수를 이끌고, 나름의 구원을 가능케 한 것 같죠~
지각생입니다. 지금 시작해보겠습니다
@스몰룸 네! 환영합니다^^
5-2 라스꼴리니꼬프, 당신은 나폴레옹이 되고 싶은가? 모두가 칭송하는 힘을 가진 자가 되고 싶은가? 무언가 멋진 일을 하고 싶은데 나의 앞에 있는 게 근사한 몽블랑 원정도 이집트도 아니지만 고리대금업자 노파라도 사라지게 한다면 이것은 큰 업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노파의 돈을 뺏어서.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 불쌍한 리자베따를 살해했을까? 어쩔 수 없어서란 말을 하기에는 그녀가 너무 불쌍하지 않나? 너가 되고 싶은 모습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자를 살해하고 그 위에 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자네가 진정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라네. 당신의 젊은과 능력이 너무 안타까워하는 말이네. 5-3 레베쟈뜨니꼬프(너무 안타까운 상황에 내몰린 소냐를 구해준 사람, 그의 상황설명이 너무 정확하고 논리적이라 루쥔에게서 보호할수 있어서 고마운 존재)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흥미진진한 하권, 즐겁게 읽고 계시는지요~ 이제 제5부 시작합니다^^ 루쥔, 그의 오그라드는 협잡에 탄복하는 챕터였습니다.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 소냐를 상대로 추잡한 도둑몰이를 하는 루쥔은 결국 진실이 밝혀지며 라스꼴리니꼬프에게 망신당합니다. 이후 그는 소냐에게 찾아가 그의 살인을 고백하는데요. 한편 엉망이 된 추도식 이후 그의 아내 까째리나는 광증에 시달리며 거리를 다니다가 죽고 맙니다. 여기서 남은 그녀의 아이들 즉, 소냐의 동생들을 물적으로 지원한 것이 스미드리가일로프입니다! 아이러니 하죠. [제5부] 1. 라스꼴리니꼬프는 결국 소냐에게 살인을 고백합니다. 왜 뽀르피리도 두냐도, 라즈미힌도 아닌, 매춘부 소냐여야 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제5부] 2. 사실은 이랬던 거야. 나는 언젠가 한번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기해 보았었어. 만일 나폴레옹이 내 위치에 있다면, 그리고 성공의 길을 열어 줄 몽블랑 원정도, 툴롱도, 이집트도 없고, 그 멋지고 기념비적인 것들 대신에 오로지 어떤 우스꽝스런 고리대금업자 노파만 있고, 더구나 궤짝에서 돈을 훔치지 위해서는 죽이지 않을 수 없다면 말이야.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말이야, 알겠어? 그러니까 만일 그 밖의 다른 방법이라고는 없다면 말이야. 그는 그 일을 실행하기로 결심했을까? (열린책들 p610) 라스꼴리니꼬프가 여러분 앞에서 범죄사실을 고백하며 이런 ‘의문형’의 질문인 듯 질문아닌 하소연을 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진지하거나 재치있는 답변, 모두 환영합니다! [제5부] 3. 독서 확인 깜짝 퀴즈 루쥔의 범죄를 입증해준 그의 후견인이자 동거인이고, 소냐가 100루블 지폐를 훔쳤다는 도둑으로 몰렸을 때 증인으로 나서준 인물은 누구일까요?
@후시딘 주말에 뒷 부분이 궁금해서 하권 다 읽어버렸네요.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역시 멋진 책이네요. [제5부] 1. 라스꼴리니꼬프는 소냐를 보고 '유로지비'라고 생각했잖아요. 이 유로지비가 세상속에서는 바보스러우나, 영적으로는 가장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을 말한다고 역자해설에 나오네요. 라스꼴리니꼬흐는 스스로 '비범인'이길 바란 이기적인 욕망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비판없이 받아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실제로 소냐는 그렇게 행동했구요. 뽀르피리나 두냐, 라즈미힌은 지식층에 속하기에 라스꼴리니꼬흐의 행동을 이성적으로 비판할 거라고 여겨져요. 소냐만이 자기 내면의 부끄러움을 알아주고 감싸줄거라 믿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아이가 혼날때도 그나마 덜 혼날것 같은 사람한테 가서 말하지 않나요? 어떻게 보면 여린 어린아이의 심정일지도 모르겠네요. [제5부] 2. 나폴레옹은 라스꼬리니꼬프 너의 자리에 있길 원하지 않을꺼야. 출세하고 싶으면 몽블랑 원정, 툴롱, 이집트와 같은 곳을 찾으러 가라고 말하지 않을까? 우스꽝스런 노파를 죽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네가 나폴레옹같은 영웅, '비범인'이 못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영웅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더 이상 영웅이라 불리지 못하겠지. [제5부] 3. 레베쟈뜨니꼬프
[제5부] 1. 뭔가 멋있는 이유를 대고 싶지만 실은 소냐가 착해서 아닐까요? 왠지 소냐에겐 뭐든 말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저도 만약 작중 인물들 중 누군가에게 저의 잘못을 털어놓는다면 라주미힌과 소냐, 그 둘이 될 것 같아요. [제5부] 2. 라스꼴니코프! 이랬다면, 혹은 저랬다면 이라는 치사한 가정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폴레옹이 너의 처지에 있었다면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구워 삶아서 자신의 장군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죽이는 대신 다른 식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새로운 몽블랑 원종을 떠났겠지. 스스로를 나폴레옹에 비유하는 것도 너무 뻔뻔스럽지만 그 밖의 다른 방법은 없었다는 변명 또한 너무 형편 없구만. 정말 맘에 들지 않는 주인공이지만 아래와 같은 문장을 읽으니 한편으론 너무 이해와 공감이 됩니다. 저도 '악에 받쳤던' 시간이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5부 227페이지 라주미힌은 일을 하잖아! 근데 난 악에 받쳐서 하려 하지 않았어. 정말 악에 받쳤지! (좋은 단어야!) 그때 난 거미처럼 방구석에 몸을 숨겼어. 당신도 개집 같은 내 방에 와서 봤잖아......소냐, 낮은 천장과 비좁은 방이 마음과 생각을 억압한다는 걸 알 거야! 오, 내가 그 개집 같은 방을 얼마나 증오했는지! 하지만 그런데도 거기서 나가려 하지 않는 거야. 일부러 그랬어! 하루종일 나가지도 않고, 일하려고도 하지 않고, 심지어 먹으려고도 않고 계속 누워 있었어. 나스타시야가 먹을 걸 가져오면 먹고, 가져오지 않으면 그날은 그냥 지나가고. 악에 받쳐 일부러 물어보지도 않았어! 양촛값을 벌려고도 하지 않고, 밤이면 불도 없이 어둠 속에 누워 있었지. [제5부] 3. 레베쟈트니코프
@고쿠라29 맞아요. 소냐가 착하고 자기말을 다 들어줄 것 같으니까. 그리고, 직업상 왠지 '만만하다는 것' , 직접적으로 나와있진 않아도 아마 무시 못하는 부분이 될 듯 싶어요.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서 루쥔의 협잡은 정말 화를 불러일으켰어요.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자신의 말이 맞다고 증명하려고 착하고 여린 소냐에게 그런짓을 벌리다니!! 처음에 도냐에게 접근할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서 자신이 신사인듯하며 누명을 씌우는 모습이 참 화가났네요. 한결같이 다른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모습이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5부>1 라스꼴리니꼬프는 실제로 루쥔과는 결이 참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 자신의 돈을 선뜻 내어준 사실이나 아니면 이후 드러나는 여러 행동들이 우선 주변인들에 대한 연민과 도움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가장 맑은 소냐에게 자신의 살인을 고백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저도 <죄와 벌> 작품 속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이 소냐예요. 너무 힘들고 어려운데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꿋꿋이 살아내는 모습이 아프면서 도움이 되고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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