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D-29
1. 끊임없이 그 두사람은 "벌을 받을까 그랬다"라는 말만 하는 것에서 사실은 벌이 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흔히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라는 생각이 도리어 벌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에 죄를 크게 불리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 말입니다. 예전 압박적 수사로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몇십 년동안 죄인으로 지목당한 일도 떠오르네요. 법이 감싸줄 수 없는 정의의 비극적 면모인 것 같습니다. 2. 그가 나름대로 계획한 살인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잘 숨겨져도 그는 안도하지 못합니다. 그는 분명 살인자지만, 심성이 원래는 살인할 사람은 본래 아니였기에, 스스로에게 벌을 받는 듯합니다. 그의 빈약한 감정상태는 나중에 살인이 들키든 안 들키든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안 들키더라도 평생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라스꼴리니코프의 비극적 결말을 예상해봅니다.
@빈다 와, 1번 질문에 대한 의견.. 너무 공감이 갑니다! 벌이 죄를 만든다는 것, 현대에서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죠. 법이 감싸줄 수 없는 정의의 비극적 면모... 공감합니다.
[ 3월 1,2일 ] ~131~208p 1. 완전범죄로 되어간다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도 허술하고 살얼음판이라, 대체 어떻게 안들키고 있는지 신기할 지경입니다 최근 <재수사>를 읽고 법치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찰 시스템의 공고함과 높은 범인 검거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어렸을때 해외 추리소설을 읽으면 경감이나 경위 같은 사람들은 늘 헛다리를 짚으며 '최초의 목격자=신고자'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명탐정이 엄청난 추리력으로 그들의 결백을 입증하고 진짜 범인을 밝혀내기 전까지는요 고리대금업자 노파가 살해당했다,는 정황에 있어, 인근의 가난한 사람은 모두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타살 사건에서는 원한 관계가 중요한데, 가난의 악취가 가득한 도시, 단 몇 푼의 코페이카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환경에서, 수천 루블을 가진+모두의 미움을 받는(모르는 대학생과 장교의 술자리에서까지 죽여 마땅한 인물로 소환되는)+신체적으로 연약하고 자기 자신을 지킬 힘조차 없는 사람은 라스콜니코프 아니라 누구라도 죽이고 싶은, 죽일 수 있는 인물이었을 터, 마침 현장에 있었던 두 용의자뿐 아니라 그 누가 용의선상에 놓이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2. 사실 그는 살인 전에도 광기로 가득했었지요 눈만 맑았다면 바로 '맑은 눈의 광인'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ㅎㅎ 라스콜니코프의 말과 행동은 일견 확신에 찬 듯하다가도 엄청난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따뜻한 돌봄이나 인간관계가 결핍된 상태에서의 오랜 가난과 허기에 혼자만의 망상 확장이 더해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자신도 양가감정에 시달리는 듯한데, 독자로서도 책의 주인공인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낍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어렵게 보내준 돈을 어이없이 써버리는 모습을 보면 차라리 빨리 잡혀 버려라 싶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교묘하고 얍삽한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기도 하네요 노파는 그렇다 치고, 어이없이 죽음을 당한 리자베따에 대해서는 자꾸 잊게 됩니다 라스콜니코프의 살인을 이해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과 별개로, 리자베따야말로 두냐 소냐 못지않은 가엾은 인물인데, 예기치 않게 목숨을 잃게 된 리자베따의 죽음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수북강녕 (스포아닌 스포..) 그래도 도선생님은 대작가이시라, 우리의 리자베따를 애도하기 위해 뭔가 뒷부분에 준비하고 계실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런듯 하고 아닌듯도 하고요...^^ 모두의 생각에 노파는 누가 죽여도 이상할 것 없는 사람이라 누구든 범인으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경찰에게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도박사분들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Sarahhan 멀리 타국에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구절, 읽으신 느낌, 마구마구 나눠 주세요 ♡
"아니 그러나가 아니야. 만약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미콜라이의 손에 들어온 귀고리가 실제로 그에게 불리한 중대적 물적 증거가 된다고 하면, 하긴 증거는 그의 진술에 의해 해명되고 있으니까 아직은 왈가왈부할 여지가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한다면 무죄를 증명할 만한 사실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더욱이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더하지.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법률상 성질상 그러한 사실이, 단순히 심리적 불가능성이라든가 정신 상태에 기초를 두고 있는 사실이 거부할 수 없는 사실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그것이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유죄를 긍정하는 일체의 물적 증거를 뒤집어엎을 수 있는 사실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겠느냐 말이야? 아니, 받아들여지진 않을 거야. 상자는 발견되었고 본인은 목을 매어 죽으려고 했으니까. '자기에게 죄가 없다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하는 식이지. 바로 이것이 중요한 점이야. 내가 화를 내는 건 바로 이 점이란 말야! 내 마음 알겠나? "(문예출판사, 209p)
조금 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부지런히 읽어 겨우 진행속도에 맞춰 읽고 있습니다. 1. 용의선상에 몰린 그들은 단지 살인사건 주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범인으로 주목되었죠. 그리고 주위의 거짓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제보들도 용의선상에 오른 그들을 의심하게 만들었구요. 그것은 경찰이 단지 범인을 빨리 잡고 싶은 성급함에서 오는 행동이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아니면 그 당시 러시아 경찰의 무능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2. 초범의 단순한 긴장감으로 인해서가 아닐까요? 특히 자신이 계획하지 않았던 죄없는 노파의 동생까지 살인하고 마는 자신의 모습에 살인의 정당성을 잃어버린 그는 죄책감까지 들어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결말이라... 결말을 알고 있어 패스할게요~^^
@바르미 근데, 1번 같은 일이 정말 지금도 너무 흔해서 말입니다. 조직은 어쨌든 범인을 잡아 어떤 식으로든 빠르게 사안의 완결을 처리해야 하고요. 1800년대 러시아나 2020년대 한국이나 그 점은 별로 크게 변하지 않은 듯 하죠
안녕하세요!메일 확인을 이제야해서 인사가 늦었습니다^^ 책을 쟁여만 놓고 아직 몇장 읽지는 못했습니다. 주말에 열심히 따라잡아볼께요!
실무 능력은 힘들게 얻어지는거야. 하늘에서 거저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고. 문학동네 상권 229쪽 갑자기 자기계발서스러운 문구가 나와 발췌해 봅니다 : )
@고쿠라29 ㅋㅋㅋㅋ 저도 사실은... 여기에 밑줄을 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상권의 세 번째 부분, 아주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 최고의 ‘못난이’라고 생각하는 듀냐의 약혼자 루쥔이 라스꼴리니꼬프의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거리로 나간 주인공은 술집에서 발작적으로 자묘또프에게 살인에 대한 객기를 부리고 뛰쳐나오는데요. 방황하던 그는 다리 위에서 술취한 여자의 자살을 목격하고 ‘무의식적으로’ 살해현장이었던 아파트를 돌아봅니다. 그곳이 어디든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라스꼴리니꼬프는 소냐의 아버지 마르멜라도프가 마차에 치이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의 죽음을 지키는데요. 이 사건이 주인공의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키는 듯 합니다. 1. 경찰사무관 자묘또프에게 의심의 씨앗을 준 만남 이후 그는 거의 이 상황을 끝낼 결심을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다리 위에서 여자의 자살, 그리고 어떤 전형 같은 범죄 현장을 다시 찾는 과정까지 그의 심경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2. <됐어!> 그는 단호하게 승리감에 가득 차 말했다. <신기루 같은 것은 꺼져 버려라. 괜한 공포도 환영도 썩 꺼져 버려라......! 내겐 인생이 있다!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 늙은 할망구와 함께 나도 죽은 것은 아니다! 천당에서 고이 잠드시길. 그걸로 된 거다. 노파도 이제 평안히 쉬셔야지! 이성과 빛의 왕국이 도래했다....... 의지와 힘의 왕국이 온 거야...... 어디 두고 보자! 한번 겨뤄 보자고! (열린책들 p274~275) 주인공의 심경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마르멜라도프의 죽음 이후 병적으로 방황하던 그의 내면이 변화한 이유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3. 독서 확인을 위한 깜짝 퀴즈! 라스꼴리니꼬프가 자묘또프에게 자신의 살인을 알리려고 작정한 듯 독설을 퍼부은 술집 이름은 무엇일까요?
1 술집에서 라스코니꼬프는 자신의 죄를 인정했죠. 엄연히 살인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지요, 하지만 자묘또프의 놀라운 반응에 자신의 범죄가 완전범죄라는 믿음을 가진 것 같았어요. 자신의 삶을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겠죠. 보란듯이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생긴 것 같아요.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자기만 모른 척 한다면 다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다고 믿은 것 같아요. 2 밑줄 그었던 부분이네요. 그래도 지끔까지 라스코니꼬프가 양심의 가책으로 자살, 자수를 할거라 믿었는데, 결국 타협하고 현실을 살아가겠다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앞서 노파의 살인을 계획했던 그 본래의 이상한 이성이 발현된 것 같아요. 이성이라 말하면서 이것이 의지와 힘이라고 표현한 것이 무섭게 느껴지네요.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사회에 공헌했다고 믿는다면 이 사회의 정의는 어디로 갈지 걱정되네요. 순간 오늘날의 정치인의 모습같기도 한것 같아 답답하네요. 3 수정궁
1.2. 새 옷을 입고 집을 나온 라스콜리니코프는, 당장 무엇을 청산하려고 작정한 듯 보입니다. 저는 그것을 자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환락가를 지나오며 길거리 여성에게 돈을 주자 마음 좋은 분이라는 말을 듣게 되죠. 예전에 읽은 책을 떠올리며 사형선고를 받은 한 남자가 '살고 싶다'고 말한 부분을 기억하는 것으로 보아 그에게 살고 싶은 의지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정궁에서 자묘토프와의 대화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죄를 고백 할 듯 말 듯 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그런데 자묘토프가 노파 살인범의 어설픈 행동에 대해 얘기하자 라스콜니코프는 모욕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조언인 듯, 사견인 듯, 자신의 범행을 은근히 드러내죠. 쾌감을 느꼈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죽을 장소로 정해 놓은 다리로 가지만 옆에서 물에 떨어져 자살한 여인을 직접 목격하고는 자살이 아닌 끝장 경찰서에 가서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끝을 내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다, 노파의 집을 다시 가보고 싶은 강한 욕구에 이끌립니다. 아무도 자신이 범인이라도 상상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범죄현장을 찾아가는 대담함을 보입니다. 곧 경찰서에 가서 죄를 고백할 거라 대담해진 걸까요. 그가 마차에 치여 죽은 마르멜라도프를 지켜보며 다시 한번 살아있음에 대한 강한 생명력을 느낍니다. 마르멜라도프의 가족을 보살피고 금전적 도움을 주며 급기야 소냐의 전갈까지 받자 자신이 죽인 노파의 죽음을 정당화시키며 '살기'를 강하게 소망합니다. 라스콜니코프는 죽거나 자백하기 위해 집을 나섰지만, 뜻밖에 베푼 자신의 호의와 자선이 상대의 존경심을 자아내는 것을 경험하며 마치 자신은 살인자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변호를 받은 듯 굽니다. 스스로 합리화 정당화하면서 살기를 결심하죠. 집을 나서기 전과 후 180도 달라져 있습니다 라스콜니코프의 연이은 오지랖에 황당했으나 그 오지랖이 결국 그를 회개와 자백의 기회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한 결과를 낳게 되니, 사람의 의지라는 것은 정말 갈대 같다는 생각도 들고 라스콜니코프는 어떤 합리화의 끝판왕 같은 생각도 듭니다. 어머니와 누이의 방문 이후 그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됩니다.
도박판이 시작하기 전에 책을 미리 읽어두어서 처음엔 여유만만이었는데요, 어느 순간 모임지기님께 따라잡히더니 겨우 보조를 맞추게 되었네요. 세 번째 발제 답변합니다. 1. 라스꼴리니꼬프는 자살을 하려고 다리로 갔다가 실제로 한 여성이 자살기도 후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보고 그냥 자백을 하기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물은 아니야"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너무 얄밉네요. ㅎㅎ 2. 마차에 깔린 마르멜라도프를 구하려 애를 쓰고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뒤 얼마 없는 자신의 돈까지 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본인이 뭔가 대단한 일을 했다, 숭고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지독한 자기혐오가 조금 사라집니다. 3. '수정궁'을 찾아보니 1851년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개최된 제1회 만국박람회의 회장건축물의 이름인데요, <죄와 벌> 이 나온 게 1866년이라고 하니 그 당시에 종종 술집 이름으로 쓰여졌던 나름 힙한 작명이었을라나요.
@고쿠라29 1답변.. 정말 공감합니다. 물이 더럽다니요, 그래서 자살을 못하겠다고... 허허허 어이가 없었습니다^^ 2. '죄사함'같은 요상한 선행들을 저도 많이 목격했습니다만.... 3. 수정궁.. 런던의 그곳은, 삽화로 봐도 정말 힙하더군요!
1. 이 점을 위해서 라스꼴리니코프가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됐는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는 노파를 죽인다면 자신이 의적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그는 두려움에 벌벌 떨어야했습니다. 이것은 본인의 의도와는 정반대였고, 결국 자묘또프에게 언질을 주며 쾌감을 느끼기도 하나 그 순간은 한순간이었습니다. 다시 두려움에 의해 자살을 택하려 하나 익사에 실패한 여성의 모습을 '역겹다'고 느낍니다. 결국 자살보다는 자수를 택하려 했으나 발걸음이 닿은 곳은 살인을 일으킨 장소였는데, 거기서 살인의 흔적이 깨끗이 지워진 것을 보고 허망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살인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고, 두사람의 삶 또한 사라졌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살인을 하면 무언가 그가 의연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완전히 틀려버리면서 그는 자수를 택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2. 그러나 마르멜라도프의 죽음의 과정에서 라스꼴리니코프는 구원자가 됩니다. 이는 노파의 살인으로 본래 이루고자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장례를 위한 돈도 주고, 그 가족을 위해 헌신하였으며, 이에 대한 사랑도 받았습니다. 노파의 살인으로 이루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것을 마르멜라도프의 죽음 속에서 이루어내니 그는 회개를 받은 듯한 느낌도 받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가 갑자기 떳떳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수정궁 입니다.
@빈다 오락가락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정말 너무 리얼했죠. 앞으로 분열증과 같은 모습은 더욱 증폭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는게 좀 힘들기도 하더군요.
1. 라스꼴리니꼬프는 자묘또프와 대화를 하면서 대범한 척 자묘또프를 자극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차라리 들켜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갈등하고 그런데 겉으로는 그런 갈등이 없는 척, 떳떳한 척 하면서 자묘또프의 반응을 살피고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없는지 생각하며 긴장해야해서 심리적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소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라주미힌과 헤어지고 난 뒤, 탈진한 그는 겨우 이곳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 그는 어디 길바닥에라도 주저앉거나 눕고 싶었다."라는 심리 상태가 되었겠지요. 아프로시니야 라는 여인이 강에 떨어져 자살하는 것을 보고는 '아냐, 더러워 ... 물은 ... 안 돼.' 라고 생각하는데,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여러 방법 중에 여인을 보고 자살도 생각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또 하나 생각한 방법이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는 방법이었는데, 아마도 용기가 없어서 바로 가지 못하고 돌아서 가다가 범죄현장을 다시 방문하게 됩니다. 2. 일종의 자아효능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파를 살해한 뒤로 줄곧 그 사실이 들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그 것때문에 친구를 만날 때도 잘못 행동해서 들킬까봐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하고, 그러나 그런 괴로움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가 없어서 답답함 때문에 그 고통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마르멜라도프 가족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 타인과 연결되지 못한다는 답답함이 해소되고,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에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높게 평가할 수 있게 되고 , 약간의 자신감이 생겨서 이전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와 자책에서 조금 벗어나서 해방감도 느끼게 된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3. 수정궁입니다. 상권 읽으면서 예스러운 말투,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호쾌한 진행 때문에 이질감도 느꼈는데, 한 편으로는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 범죄를 알지 못하는 친구들이 거의 정확하게 범인에 대해서 추리함, 갑자기 낯선 사람이 목격자처럼 등장함,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범죄의 가능성이 보이는 본인의 논문에 대해 캐물음 등...) 여러 종류의 긴장감,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도스토옙스키의 기술에 정말 감탄했어요. 그리고 저는 솔직히 전당포 노파같은 사람은 만나 본 기억이 없는데, 라스꼴리니꼬프의 어머니인 뿔헤리야와 비슷한 사람은 만나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뿔헤리야가 옆에 있는 것 처럼 인물의 특징을 잘 살려서 현실적으로 묘사를 해서 3D영화, AR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은 못 가지만 하권 온라인 모임은 상권처럼 몰아서 참여하지 않고 제 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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